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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장이 회귀해서 만능캐되다-197화 (197/211)

197화. 최후의 전투 (8)

마왕군에 의해 통신이 끊긴 마르바스와 캄온에서는 장현의 활약을 보지 못했지만, 마계의 드림히트 성에서는 마계 주민들이 실시간으로 영상을 보고 있었다.

그것은 숙소에서 쉬면서 패드를 보고 있던 블랙펑키 멤버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언니, 장현이 저렇게 셌어?”

블랙펑키의 데니가 침대에 누워서 말했다.

그 침대는 장현이 퀘스트를 받아 헬릭스 성에 있는 동료들에게 얘기해 제작한 것이다.

그들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공연도 멈춘 채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러게. 무뚝뚝하게 생겨서 손재주가 있는 줄은 알았는데, 저렇게 싸움도 잘하다니. 꽤 멋진걸.”

우우웅.

수안이 종아리에 마사지기를 댄 채 화면을 보며 말했다.

그 말을 들은 리안이 손톱에 네일 스티커를 붙이더니, 이내 손을 들어 보며 만족스럽게 끄덕였다.

그녀에게는 플레이어들의 경기보다 자신의 공연과 네일 가꾸기가 훨씬 더 중요했다.

“너희들 그거 알아? 장현이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도 만들었다고 하더라. 안젤라 아가씨도 백신을 맞았다던데.”

“그게 정말이야? 그럼 우리도 곧 다시 공연할 수 있겠다.”

로시가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그녀는 멋진 롱패딩을 가졌지만 외출조차 못하고 있었기에 그동안 많이 갑갑해하던 차였다.

그때 제인이 방문을 열고 소리치면서 들어왔다.

“얘들아. 우리 드디어 나갈 수 있게 됐어.”

“뭐? 몽슈 백작님이 바이러스에 확진될 수 있으니 꼼짝도 하지 말라고 그랬잖아.”

수안이 침대에 누워서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나머지 멤버들 역시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제인의 입만 바라보았다.

“몽슈 백작님이 백신 접종 받으러 오래. 그리고 우리 드림히트 성의 군대도 마르바스로 간대. 그때 우리도 응원차 간다는 거야.”

“잠깐, 마르바스로 간다고? 그럼 몽슈 백작님이 플레이어 편에 서서 마왕에게 대항하는 거야?”

그때 인큐버스 대디가 들어왔다.

“우린 직접 전쟁에 참여하지는 않지만, 몽슈 백작님은 플레이어들을 지지하는 대공 전하의 편에 서기로 했어. 아무래도 마왕과 대공의 전쟁은 이제 피할 길이 없게 됐거든. 몽슈 백작님이 군대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우리에게 부탁했어. 알다시피 너희들은 마계 최고의 인기 스타니까, 너희들이 응원해준다면 군대의 사기가 하늘을 찌를 거야. 그러면 장현에게도 도움 될 테지.”

대디의 마지막 말에 블랙펑키 멤버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정치에는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

음악과 패션 외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장현은 남이 아니다. 자신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은 동업자이자 친구다.

지금 그들이 쓰는 침대, 마사지기, 네일 스티커, 패딩과 인형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 장현과 플레이어들의 손이 거치지 않은 것이 없었다.

“좋아. 난 장현이 만들어준 침대 덕에 허리 아픈 게 나았단 말이야. 이제 멀리 원정을 가도 이 침대가 없으면 안 돼. 자랑스러운 블랙펑키로서 친구를 저버릴 순 없지.”

“나도 장현이 만들어준 마사지기 덕에 부종이 사라졌어.”

“좋아. 너희 모두 반대하지 않는 거 같으니, 오랜만에 공연도 할 겸 마르바스로 가자!”

멤버들의 말에 대디가 결론을 지으며 말했다.

“좋아!”

“역시 대디야!”

멤버들 역시 같은 생각이었기에 동의했다.

블랙펑키들이 대공과 반란군, 플레이어 연합군을 지지선언하면서 마계 주민들의 민심은 상당수가 마왕에게서 돌아섰다.

그만큼 스타의 위상이라는 것은 큰 영향을 미쳤다.

마왕군에 소속되거나 마왕을 지지하는 자들은 연예인이 정치에 참여한다고 비난했지만 대부분의 마계 주민에게는 긍정적으로 지지를 받았다.

애당초 인간들을 플레이어로 잡아온 것부터가 문제였다는 인식이 퍼진 것이다.

이런 여론이 형성된 것에는 몽슈 백작의 역할이 컸다.

그는 패션과 엔터테인먼트를 주름잡는 실력자였다. 당연히 마계 언론의 주요 인사와도 활발한 인맥 활동을 하고 있었다.

정기적인 모임도 갖고 있었다.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언론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그동안 그들은 정치적으로 어느 한 쪽의 편도 들지 않았다.

마왕과 대공은 따로 가릴 것 없이 둘 다 마계 역사상 최강의 강자들이다.

그렇다면 세력의 판세를 비교해보며 줄다리기를 해야 한다.

그동안은 마왕의 우세였다.

천계를 멸망시키고 내친김에 인간계까지 정복해서 마계 주민들에게 플레이어들의 경기라는 유흥거리를 제공해 주었다.

당시에는 몽슈 백작과 성주들은 물론이고, 대공마저도 마왕의 지배를 당연하게 여겼다.

그랬기에 1회차에서의 대공은 침묵했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판세가 마왕에게서 대공에게로 흘러왔다.

백신을 개발할 수 있는 장현이 대공과 우호적인 관계였기 때문이다.

이제 마왕과 대공의 전쟁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고, 어느 한 쪽을 택해야 한다면 민심과 판세가 따라주는 곳을 선택해야 했다.

해서 그들은 대공과 플레이어들을 선택했다.

한편, 대공군은 드디어 마왕군의 배후에 도착했다.

대공군이 도착하는 것과 함께 마초가 이끄는 반란군 또한 도착했다.

제오 장로가 부하에게 연락을 전해 받고는 급히 바알에게 보고했다.

“폐하, 대공이 군대를 이끌고 왔습니다.”

“그가 이곳에 온 게 나의 명을 듣기 위함인 거 같은가?”

마왕은 대공에게 소환령을 내렸었다.

“그건 아닌 거 같습니다. 대공은 반란군과 함께 왔습니다. 모반을 꾀하고 있는 게 틀림없습니다.”

“모반이라, 반란군과 함께 플레이어들과 손이라도 잡았나보군. 그러지 않고서야 감히 모반을 실행에 옮기진 못했을 텐데. 안 그런가, 장로.”

마왕은 여전히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것이.”

장로는 뭐라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항복사절단으로 마르바스에서 온 인간들을 마족으로 만들어 장현과의 전투에 투입했으나, 그들은 장현의 상대가 아니었다.

‘한심한 놈들. 마족으로 변신했으면 이전보다 족히 몇 배는 실력이 올라갔을 텐데. 일곱 명이서 한 놈을 당해내지 못했단 말인가.’

장로는 이미 죽은 블록 국왕 일행들을 속으로 욕했다.

마왕이 장로를 돌아보며 말했다.

“더 이상 이 상황을 경기로 위장하는 것은 의미가 없겠군.”

마왕은 그동안 장현의 전투 영상을 플레이어들의 경기 장면인 것처럼 꾸몄다.

플레이어들이 반란을 도모한 것을 마계 주민들에게 알려지지 않게 하기 위함이었다.

불순분자인 장현과 수뇌부 몇 명만 처단하면, 나머지 플레이어들은 조금 전 항복사절단으로 온 자들처럼 얌전히 통제에 따를 것이었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마계에 반란군이 일어났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었지만, 그동안 마왕은 미디어와 언론을 통제하고 있었다.

비단 통제에 그치는 것뿐만 아니라 그들의 관심을 현실에서 돌릴 수단을 강구했다.

그것이 플레이어들의 경기였다.

여전히 마왕이 마계와 플레이어들을 통제하고 있다는 표현이기도 했다.

“이제 놀이는 끝났군. 대공이 왔으니 본좌가 직접 마중을 나가야겠지.”

마왕 바알은 몸을 일으켰다.

마치 기다리고 있었던 것 마냥, 그의 움직임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장현은 태극기를 이용해 일곱 명의 마족을 쓰러트린 후, 마르바스 성으로 움직이며 다음번에는 군단장 정도 되는 자가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때 갑작스레 움직이는 마왕의 군대들이 보였다.

‘뭐지? 혹시.’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아마도 대공의 군대가 도착한 모양이었다.

안젤라와 연락한 지도 꽤 됐으니, 지금쯤이면 도착할 때가 되었다.

장현은 서둘러 음양합일신공의 표지를 통해 안젤라에게 연락했다.

“안젤라, 혹시 대공군이 지금 마르바스에 도착한 거야?”

“맞아, 장현. 마왕이 친히 모습을 드러냈어. 지금 대공 전하 또한 마왕을 맞으러 나섰어. 그리고 마초의 반란군도 함께 왔어.”

“그랬군. 어쩐지 갑자기 마왕군이 이상한 움직임을 보이더라고. 안젤라, 난 이대로 마르바스로 진입할 테니 넌 거기에 있도록 해. 김덕배와 일행들을 부탁할게.”

“웅, 알았어. 조심해야 해.”

“그래.”

갈수록 말투가 변하는 안젤라에 장현은 내심 적응이 안 되었지만, 연인이 되면 으레 그렇게 되는구나 생각하고 넘겼다.

장현은 대공이 왔음을 확인하고는 서둘러 마르바스 성으로 진입했다.

이제는 그를 막는 자가 없었다.

마왕의 장수급이 아니고서는 그를 막을 수 없었기에, 병사들은 막을 시도를 하지 않았다.

거기다 대공이 직접 군대를 끌고 나타난 이상, 더는 플레이어들에게 신경을 쓰고 있을 수가 없었다.

그 덕에 장현은 테오의 마법진이 있는 곳까지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마침 테오는 마법진을 운용하고 있다가 항복사절단으로 간 자들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장현이 마법진을 향해 달려오는 것을 알아차렸다.

“장현! 어서와. 배신자들 몇 명이 마왕군에 투항하러 갔는데, 혹시 별일은 없었나?”

테오는 장현의 위아래를 힐끗 쳐다보았다.

비록 흙먼지로 뒤덮여 있어 엉망이었지만 기운만은 쌩쌩해 보였다.

오히려 예전보다 마나가 충만해 보이는 것이, 기연이라도 만난 것 같았다.

테오의 시선을 느낀 장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이미 죽었어. 마족으로 변해 날 공격하더군.”

“그들이 마족으로 변했다고?”

“모두가 있는 데서 얘기할 테니, 일단 안으로 들어가도록 해.”

“그래. 모두 널 기다리고 있었어.”

테오는 서둘러 장현을 따라 움직였다. 그들은 곧 마르바스 성내 회의실로 들어갔다.

장현이 들어오자 아르헨과 일행들은 놀라워하는 동시에 반가워했다.

“장현, 무사했구나. 마왕군이 마르바스 성을 둘러싸고 있어 외부 소식을 알 수가 없었다. 일은 잘 해결됐나?”

아르헨은 장현을 믿었지만, 무슨 일이 생길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성 밖에는 마왕이 친히 강림까지 했으니.

더군다나 통신 또한 두절되어 있었기에, 장현의 상황을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캄온의 일은 일단 잘 해결됐어.”

장현은 대공과 있었던 일을 얘기해줬다.

중립을 지키는 성주들에게 백신을 제공해주기로 하고, 대공의 지원을 이끌어냈다고 하자. 그들은 기뻐했다.

“그럼 대공이 군대를 이끌고 이곳에 오는 것은 언제지?”

테오가 초조한 기색으로 물었다.

그는 이미 마법진을 유지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었다.

대공이 군대를 이끌고 오면 더 이상 마법진을 유지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때는 앞뒤로 마왕군을 공격할 것이니까.

“그들은 이미 와있어. 그 덕에 내가 들어올 수 있었지. 대공군에 반란군까지 함께 왔어. 김덕배와 이나연이 이끄는 캄온 공략팀 일행들도 대공군과 함께 왔어. 이제 곧 마왕과 대공의 전쟁이 시작될 거야.”

“수고했다, 장현. 계획대로 됐구나. 우리도 이제 전투에 나설 때가 됐어. 아, 그런데 미리 얘기하지 못한 게 있다. 전투가 시작되기 전에 킹덤의 국왕들 간에 약간의 분란이 있었다. 몇몇이 뒤통수를 칠 놈들처럼 보여서 미리 내 나름대로 걸러서 마왕에게 보냈다.”

“걱정 마. 그놈들은 내가 처리했어.”

“그랬군. 후훗.”

장현과 아르헨은 마주 보며 웃었다. 이제, 진짜로 마왕과 싸울 차례였다. 준비는 끝났다.

아르헨은 마르바스 성에 있는 모든 플레이어를 소집했다.

마왕군의 장수급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이쪽에서도 그에 어울리는 강자들을 준비해둬야 했다.

던전 레이드에 참가했던 자들이라면 장수급들을 상대할 수 있었다.

그들은 대부분 킹덤에서도 국왕 또는 관리자의 위치에 있던 자들이었다.

장현이 전투 운용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다.

“이나연에게 병사들의 총지휘를 맡기는 게 좋을 것 같아. 다만 던전 레이드나 확진자 마족들과의 전투를 치른 경험이 있는 부대들은 그들끼리 자유롭게 전투를 수행하도록 하는 게 좋고.”

“좋아. 나 역시 그게 좋을 거 같아.”

아르헨은 소수의 강자들을 위주로 한 레이드에만 치중한 면이 있어, 군대를 지휘하기에는 경험이 부족했다.

최강의 무력을 가졌다고 해서 군대의 운용이나 전술에도 뛰어난 것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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