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장장이 회귀해서 만능캐되다-166화 (166/211)

166화. 창조신의 패드 (2)

데랑스는 창조신의 패드 담당자.

아마도 천족에서 가장 강한 자 중 하나였을 것이다.

“그럼 지금 해야 하는 건 뭐지?”

“내공 수련이지. 천족이 전해준 스킬은 엄청난 내공을 필요로 해. 마나 포인트도 에너지원이니 그것으로 스킬을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마나 포인트는 아껴둬야지. 내공은 우리가 함께 운기하는 것만으로도 모을 수 있으니 스킬을 사용하는 에너지원은 기본적으로 내공을 활용하는 게 좋을 거야.”

“알겠어. 내가 도와줄게.”

장현은 안젤라와 양손을 맞잡고 내공을 수련하기 시작했다.

두 사람의 단전에서 기운이 올라오면서 백회혈과 회음혈을 돌기 시작했다.

장현은 내공을 운용하면서 기존에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감각을 느꼈다.

데랑스에게 얻은 스킬들 때문이었다.

시간과 공간의 흐름이 전신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마치 피부 위에 옷을 입고 있는 듯 했다.

안젤라 역시 장현을 통해 같은 느낌을 공유하고 있었다.

그녀는 알 수 없는 감각에 의아해 했다.

‘이건 대체. 혹시 이게 장현이 말한 천족의 스킬일까.’

두 사람은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내공 운기를 통해 교감하고 있었기에, 지금의 상황을 보다 면밀히 느끼기 위해서는 운공을 계속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게 시간이 계속 흘렀다.

두 사람의 내공이 점차 커져갔고, 어느 순간 그들은 시간 스킬과 공간 스킬의 사용 방법을 익힐 수 있었다.

안젤라까지 스킬의 사용 방법을 얻게 된 것은 예상치 못한 소득이었다.

둘 모두에게 기연이나 마찬가지였다.

장현은 예상보다 빠른 시간 안에 스킬을 익힐 수 있었고, 안젤라는 마족임에도 불구하고 장현과 함께 내공을 운기한 덕에 스킬에 대한 이해가 생겼다.

그 상태에서 장현은 한 손으로 안젤라의 손을 붙잡고 다른 손으로 스킬을 시연했다.

그 순간 그가 스킬의 사용 범위를 설정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장현이 손을 휘젓자 스킬이 발동했다.

두 사람의 몸속에서 내공의 기운이 움직이며 공간에 간섭하기 시작했다.

지지직.

장현은 이어 데랑스가 영상에서 구현했던 천중수 스킬을 발동했다.

범위를 지정한 공간에 대기 중의 수분이 끌려왔다.

장현은 수분을 물로 변환 시킨 후 압축시키기 시작했다.

그러자 대기 중의 수분이 지속적으로 빨려드는 한편 공간 속의 부피는 커지지 않았다.

그 결과, 무게가 무거워졌다.

장현이 만든 공간에서 작용된 스킬의 힘이 만든 효과였다.

‘이것이 천중수로군.’

공간 스킬만으로도 다양한 응용이 가능했다.

여기에 시간 스킬과 천중수 스킬을 결합한다면 그 쓰임새는 무궁무진했다.

그럼에도 장현의 마음속에는 세한 찬바람이 불었다. 데랑스의 공격을 무력화시켰던 마족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그 마족의 모습은 희미해서 장현으로서는 알아보기 어려웠지만, 안젤라가 그 영상을 같이 봤다면 정체를 짐작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생겼다.

그때, 데랑스의 스킬을 사용한 탓에 순식간에 내공이 바닥이 되었다.

그 스킬은 막대한 에너지를 필요로 했기에 장현과 안젤라의 음양합일신공이 대성에 이르렀음에도 바닥난 것이다.

장현과 안젤라는 다시 내공 수련을 시작했다. 내공 수련은 단순히 내공을 채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내공을 담는 그릇 또한 커지게 했다.

내공 수련을 할수록 장현과 안젤라가 품을 수 있는 내공의 양 또한 늘어나는 것이다.

‘이제 데니우스가 나타날지도 모르겠군.’

장현이 데랑스의 스킬을 시연한 것을 데니우스가 알아차렸다면 금방 들어올 것이다.

다만 그의 말대로 보안이 제대로 걸려있다면 장현이 데랑스의 스킬을 사용한 것을 알 수 없을 테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했다.

그 전에 장현은 가능한 스킬 사용에 익숙해지기 위해 내공이 생성되는 대로 스킬을 발동하며 다양하게 적용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스킬을 사용하면서도 운공이 가능하군.’

운공의 효과를 보기 위해 시간 스킬을 집중적으로 사용했다.

내공 운기를 하는 시간을 느리게 돌아가게 하자 같은 시간 속에서도 내공이 빠르게 쌓이기 시작했다.

‘이제 패드를 작동시켜볼까.’

스킬에 익숙해지고, 내공도 쌓이게 되자.

장현은 데니우스가 돌아오기 전에 패드를 살펴보고자 했다.

현재 스킬을 발동한 상태이기에 그의 손가락이 패드의 생체인식 센서를 터치하는 것만으로도 작동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파치치치칫.

손가락이 닿자 과연 패드에서 반응이 일어났다.

데랑스에게서 패드 사용법을 전해 받았기에.

그는 곧 생체인식 센서를 통해 패드가 가동되자 작동법대로 조작하기 시작했다.

비록 여러 군데가 파손되긴 했지만 데니우스의 말대로 패드는 가동되었다.

위이이이잉.

패드에 전원이 들어오면서 사용자 인식을 시작했다.

‘서둘러야 해.’

장현이 있는 공간과 데니우스가 있는 바깥 공간에 시간 차이가 난다고 해도, 바깥의 시간 흐름을 완전히 정지시킬 정도는 아니다.

물론 스킬을 다루는 실력이 높아지고 에너지원 또한 충분하다면 이론상으로 가능할 수 있겠지만, 그것은 데랑스조차도 불가능했다.

장현의 현재 능력으로는 시도조차 할 수 없었다.

그 와중에 내공이 급격히 소모되어 갔다.

할 수 없이 마나 포인트로 에너지원을 대체해야 했다.

‘이래서 포인트를 더욱 많이 벌어야 하는 거야.’

장현은 새삼스레 사업을 확장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패드의 화면을 지켜보았다.

패드는 그간 상당히 복구를 시켜왔었는지 작동하는 데 큰 이상은 없었다.

곧 화면 속에 글자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것은 천족의 글자였는데 데랑스의 전언과 스킬을 받은 덕인지 장현은 그 글을 읽을 수 있었다.

다만 패드가 부분적으로 파손된 영향인지 화면의 일부가 일그러져 있었다.

그럼에도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장현은 그 글을 읽고서야 왜 마왕이 패드를 필사적으로 얻으려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이럴 수가.’

일부는 예전에 동료들이 추측한대로 창조주의 권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었는데, 그 당시에는 권능의 내용을 제대로 알지는 못했었다.

지금 패드에 나온 내용에 따르면 창조주의 패드를 얻어 권능을 부리면 과거와 미래에 영향을 줄 수가 있었다.

또한 대규모의 인원을 한 번에 한해서 시공간을 초월해 이동시킬 수 있었다.

‘이거라면 인류 플레이어들을 모두 고향으로 보낼 수 있어.’

장현은 온몸이 부들부들 떨릴 정도로 흥분했다.

패드에 떠오른 글을 모두 읽었을 때, 시간과 공간 스킬의 유효시간이 다했다.

때마침 패드의 전원이 다시 꺼지고 곧 데니우스가 급히 들어왔다.

그는 들어오자마자 다짜고짜 물었다.

“어떻게 된 겁니까? 이곳에서 강한 기운의 충격이 감지되었습니다.”

장현은 시치미를 떼고 말했다.

“패드에 전원이 들어왔습니다. 지금은 다시 꺼졌던데, 확인해보시죠.”

“천족의 스킬을 익힌 것입니까?”

“그렇습니다.”

“패드를 작동시키기 전에 저를 불렀어야죠.”

데니우스가 사나운 눈빛으로 말했다.

“패드를 작동시키려고 한 건 아니었습니다. 전해준 스킬을 익히고 패드를 확인해보려 했는데 갑자기 켜졌던 겁니다. 그 이후 다시 꺼지더군요.”

“그럼 이제 제대로 패드를 구동시켜 주시죠.”

“그런데 스킬을 사용했더니 급격히 마나 포인트가 소진되었습니다. 이대로는 스킬을 발동시킬 수가 없습니다.”

“음, 알겠습니다. 마나 포인트 보충제를 드리도록 하지요.”

“보충제?”

“제가 임의로 마나 포인트를 충분히 드릴 만큼 보유한 게 없습니다. 다만 장현 님에게 마나 포인트가 부족할 때 드릴 수 있는 보충제는 있습니다. 다량의 마나 포인트를 압축시켜놓은 것이니 이 정도면 스킬을 구동해도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데니우스는 즉시 장현에게 마나 포인트 보충제를 건넸다.

그것은 알약과도 같이 생겼는데 장현은 감별을 해보고 한 알당 마나 포인트 천 만이 들어있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

그는 즉시 알약 수십 알을 모조리 집어 삼켰다.

알약은 입에 넣는 대로 녹아서 흡수되었다.

이제 마나 포인트도 충분했기에, 장현은 데랑스가 전해준 스킬을 발동했다.

그리고 다시 패드의 생체인식 센서에 손을 갖다 대자 패드의 전원이 켜졌다.

패드에는 조금 전에 읽었던 글이 지워져 있었고, 패드의 설계도가 나타나 있었다.

장현은 가슴이 철렁하며 데니우스를 살폈는데 그는 화면 속 글을 읽지 못하는 듯 했다.

‘천족의 글이라서 읽지 못하는 건가. 다행이군.’

장현은 즉시 설계도를 상태창으로 복사해 저장하기 시작했다.

설계도는 총 10장이었다.

자연스럽게 화면이 넘어가면서 보여줬지만 이상하게도 데니우스는 내용이 보이지 않는 듯 가만히 장현을 쳐다보기만 했다.

가만히 보니 그는 마치 정지한 것처럼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장현은 놀라서 옆의 안젤라를 쳐다보았는데, 그녀 또한 정지한 듯 움직이지 않았다.

그제야 자신이 발동한 데랑스의 스킬이 패드를 구동시키면서 시간 스킬을 극대화시켜 자신 외에는 아무도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렇다면 이대로 있을 때가 아니야.’

창조신의 패드를 복구해서 빼돌려야 된다.

그게 어렵다면 패드의 복제품이라도 만들어야 했다.

다행스러운 건 장현의 인벤토리에는 테세리움이라는 창조신의 금속이 있는데다, 연금술사 조각의 모든 권능을 이어 받아 파라셀수스 그 자체가 된 것이었다.

테세리움만 있다면 설계도대로 패드를 복제하는 건 문제가 아니었다.

장현은 즉시 파라셀수스의 권능을 발휘해 테세리움 금속으로 패드의 복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 동안에도 데니우스와 안젤라는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 듯 가만히 그를 지켜만 보고 있었다.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 장현은 드디어 패드의 복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

복제품을 만들고 확인까지 해본 뒤, 장현은 이것이 진정한 창조신의 패드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는 즉시 새로 만든 창조신의 패드를 인벤토리에 넣었다. 그러고는 파손된 원래 패드를 부수려 하다 잠시 멈추었다.

‘젠장, 시간이 없어.’

이제 마나 포인트 보충제 효과도 거의 다 떨어져갔다.

시간이 없었기에 패드를 데니우스 모르게 부수는 건 어려웠다.

결국 그는 패드를 제자리에 돌려놓고 시간 스킬을 거두었다.

그러자 패드가 삐이익 소리를 내더니 다시 꺼졌다.

장현은 흠칫한 얼굴로 데니우스를 쳐다보았다.

“이거, 켜지자마자 다시 꺼지는군요.”

그러나 데니우스의 반응은 예상외였다.

“오오, 정말로 해냈군요. 패드를 구동시켰습니다. 생체인식 센서를 복구한 공을 마왕께서 잊지 않으시고 보상하실 겁니다.”

데니우스가 크게 기뻐하며 말하자 장현은 속으로 미안함을 느꼈다.

“센서는 복구했지만 아직 제대로 작동되는 것은 아닌데 괜찮은가요?”

장현이 데니우스의 말에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하하, 조금씩 고쳐가는 거죠. 처음 상태를 못 봐서 그런 얘길 하는 겁니다. 벌써 오랜 시간에 걸쳐서 복구를 해왔던 겁니다. 이번에 생체인식 센서도 복구했으니 언젠가는 완전히 복구할 수도 있을 겁니다. 마왕님께서는 무한한 시간을 가지고 계시니까요.”

데니우스의 말에 장현은 침음을 삼켰다.

그 말이 맞다.

그가 영상에서 봤던 대로 천족이 파손시켰을 때에 비하면 아주 많이 복구가 된 상태였다.

다행인 건 장현이 온전한 패드를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서둘러 떠나야겠어.’

몰래 복제한 온전한 창조신의 패드를 인벤토리에 갖고 있어서 조마조마했다.

마왕과 마족들이 인벤토리를 검색한다면 금방 들킬지 모른다.

“그럼 이제 약속한 대로 생체인식 센서를 복구했으니, 저희는 이만 돌아가 보려고 합니다. 생체인식 센서 모듈의 독점생산권과 생산시설 지원에 대해서는 네오디움 왕국으로 연락주시지요.”

“알겠습니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다음 던전 레이드 또한 무사히 클리어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데니우스는 정중히 예의를 갖춰 장현에게 인사했다.

장현이 안젤라와 함께 데니우스를 따라 나갈 때, 최형석이 안 보인다는 것을 깨닫고 물었다.

“그런데 최형석은 어디에 있죠?”

“최형석 님은 지금 음차원의 마나 보충제를 구입한 후 필요한 아이템들이 있는지 보겠다며 매장으로 갔습니다. 오실 때까지 기다릴까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