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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장이 회귀해서 만능캐되다-165화 (165/211)

165화. 창조신의 패드 (1)

잠시 후 장현은 데니우스에게 생체인식 센서 제작을 완료했다고 연락했다.

호출을 받은 데니우스가 급하게 달려왔다.

“벌써 만드셨다고요?”

“직접 보면 될겁니다. 여기 있습니다.”

장현은 작은 칩 형태의 모듈을 건넸다. 그것을 받은 데니우스는 주의 깊게 살펴보더니 다시 장현에게 건넸다.

“이것은 말씀드렸다시피 천족의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 자가 구동시킬 수 있습니다. 혹시 천중수 스킬은 익히셨습니까?”

“아직입니다.”

“지금부터 장현 님을 특별한 곳으로 모시겠습니다.”

장현의 대답에 데니우스가 말했다.

그때 장현이 안젤라를 가리키며 말했다.

“안젤라와 최형석도 함께 갈 겁니다.”

천중수의 스킬을 익힐 때, 음양합일신공을 함께 운기하는 안젤라에게도 천중수의 스킬을 익히게 해볼 생각이었다.

비록 그녀는 마족이지만 음양합일신공으로 마기를 모두 씻어냈기에 가능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반면 최형석은 음차원의 마나를 사용하기도 했고, 굳이 천중수 스킬을 익힐 필요가 없었다.

차라리 외부에서 만약에 대비하는 게 나았다.

다만 특별한 곳이 어디인지는 모르지만 거기까지는 그도 함께 가는 게 안심되었다.

데니우스는 힐끗 안젤라를 보더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지요. 안젤라 님은 헬릭스 성의 소성주이시니 당연히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안젤라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감사를 표했다.

데니우스는 장현과 안젤라, 최형석을 데리고 방을 나와서 통로를 한참 이동했다.

통로를 지날 때마다 보안 카메라가 주기적으로 나타나 그들을 스캔했다.

보안 카메라 숫자만 보아도 얼마나 이곳이 기밀 지역인지 알 수 있었다.

장현은 이곳에 창조신의 패드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데니우스가 말한 특별한 곳에, 어쩌면 창조신의 패드가 있을 수도 있겠군.’

테스트를 해보기 위해 이곳에 창조신의 패드를 가져왔을 가능성이 컸다.

‘드디어 볼 수 있게 되는 건가.’

장현은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켰다.

통로의 끝에 이르렀을 무렵 문이 나타났고, 데니우스는 그 문의 입구에 안면을 인식했다.

지이잉.

안면을 스캔한 후 신분이 확인되자 문이 열렸다.

덜커덩.

문이 열리고 내부가 드러났다.

회색빛 혼돈의 기운으로 가득 찬 곳이었다.

그곳에는 실험실 연구원 복장을 한 마족들이 있었다.

그들은 문이 열리자 입구를 힐끔 쳐다보더니 들어오는 자 중에 데니우스가 있는 것을 보고는 신경을 끄고 자신들의 일에 집중했다.

데니우스가 장현에게 말했다.

“이곳에 생체인식 센서를 테스트해볼 패드가 있습니다.”

“대체 어떤 패드인 거죠? 일반적인 패드는 아닌 거 같습니다.”

장현은 이미 짐작하고 있었지만 모르는 척 물었다.

“그저 신제품입니다. 다만 천족의 기술을 참고하려다보니 장현 님의 도움이 필요한 것이었습니다.”

“저들은 뭐하는 분들인가요?”

장현이 연구원을 가리키며 물었다.

“우리 마족의 패드 연구원들입니다. 천족의 기술을 어떻게 하면 마족의 기술로 바꿔서 호환 가능하게 할 수 있는지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이곳에 있는 분들이라면 고위 마족일 수도 있겠군요.”

연구원들에게서는 강력한 음차원의 마나가 느껴졌다. 음양합일신공을 익히기 전의 안젤라나 헬릭스 같은 마족에게서 느꼈던 것과 비슷했다.

“역시 눈이 좋으시군요. 맞습니다. 저들은 고위 마족 가문 출신들입니다. 천족의 패드를 연구하는 일은 실력만 좋다고 할 수 없습니다. 연구원이 잘못을 하거나 배신을 한다면, 가문이 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지요.”

데니우스가 스산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는 경고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 패드와 관련된 일에서 문제가 생길 시, 설령 안젤라라 하더라도 책임을 면치 못한다는 의미였다.

꿀꺽. 침을 삼킨 장현은 말없이 데니우스를 바라봤다.

데니우스는 슬쩍 미소를 짓더니 그를 안쪽으로 데려갔다.

여러 가지 연구 시설들을 지나쳐 마침내 특수한 공간이 나타났다.

그곳에는 테이블이 있고, 패드가 전시되어 있었다.

‘저것이었군. 창조신의 패드.’

패드에는 혼돈의 기운이 서려 있었다.

처음 봤음에도 저것이 바로 창조신의 패드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장현이 보는 앞에서 데니우스는 테이블에 놓인 패드를 꺼내서 들었다.

“자, 이제 여기에 생체인식 센서 모듈을 달아주시면 됩니다.”

패드를 받고 보니 여러 부위가 파손되어 있었다.

그 때문에 작동이 안 되고 있었다.

‘이래서 아직 창조신의 패드를 구동시키지 못한 거군.’

그는 패드를 분해해 기존에 달려있던 생체인식 센서를 제거하고 자신이 제작한 센서를 붙였다.

장현이 데니우스에게 물었다.

“생체인식 센서 외에도 파손된 부분이 여러 군데 보이는군요. 생체인식 센서만 교체했다고 해서 이걸 테스트할 수 있나요?”

“그렇습니다. 생체인식 센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면 그 부분만 테스트 진행할 수 있습니다.”

데니우스가 담담히 대답했다.

그 말에 장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센서를 교체한 패드를 건넸다.

“이제 됐습니다. 한번 테스트해보시죠.”

장현의 말에 데니우스는 스크롤을 건넸다.

“테스트는 장현 님이 직접 하셔야 합니다. 이제 천족의 천중수 스킬을 익히십시오. 스킬을 익히면 천족의 생체 DNA가 장현 님에게 부여될 겁니다. 그렇게 해야 스킬에서 나오는 물리량과 화학량이 패드로 하여금 사용자 인식을 가능하게 할 것입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는 익히기가 곤란한데, 아까 그 VIP룸으로 가서 익히면 안 됩니까?”

“죄송하지만 이곳에서 익히셔야 합니다. 혹시 보안이 걱정이라면 안심하셔도 됩니다. 이곳은 그 누구도 함부로 침범할 수 없는 곳이니 스킬을 익히고 수련하기에는 적합한 장소입니다.”

데니우스의 말에 장현은 따를 수밖에 없었다.

“알겠습니다. 그럼 이제 이곳에서 비켜주시죠. 외부인이 있는 곳에서 스킬을 익히는 훈련은 할 수가 없습니다.”

장현의 말에 데니우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스킬을 다 익히시면 저를 부르십시오. 밖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안젤라 님도 저와 함께 나가시겠습니까?”

“안젤라는 저를 도와주기 위해 함께 있어야합니다. 다만 최형석은 사령술을 익혔기에 천족의 스킬에 반작용이 일어날 수 있으니 밖에서 기다리는 게 나을 겁니다.”

장현의 말에 최형석은 고개를 끄덕이며 데니우스를 따라 나섰다.

그는 중요한 순간을 함께하지 못해서 아쉬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런 최형석에게 데니우스가 위로의 말을 건넸다.

“하하. 최형석 님, 너무 아쉬워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곳은 VVIP들과 연구원들을 위한 곳이라 밖에 즐길 거리가 많습니다.”

“VVIP가 즐길 거리라니, 기대되는군요. 알겠습니다. 당장 그 곳으로 가시죠.”

최형석은 조금 전의 우울한 표정을 버리고 신나서 데니우스를 재촉했다.

데니우스와 최형석이 자리를 뜨자, 장현은 안젤라와 함께 데니우스에게 받은 천중수 스킬을 열었다.

그러자 갑자기 전언이 들렸다.

[본인은 창조신의 패드의 천계 담당자 데랑스이다. 나는 오랜 세월 동안 패드를 관리해왔다. 패드는 창조신이 남긴 유물로서 과거와 현재 미래를 관통하는 능력이 있다. 나는 미래를 보았지만 막을 능력이 부족했다. 내가 얻은 능력은 시간과 공간을 조절할 수 있는 스킬. 심지어 과거로도 미래로도 이동을 할 수 있다.]

[이것은 창조신의 패드 담당자로서 얻은 권능으로, 결코 마족은 얻을 수 없을 것이다. 나는 큰 부상을 입었고 더 이상 과거와 미래에 영향을 끼칠 수 없게 되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미래를 볼 수 있으니. 미래의 연자여, 그대를 위해 이 전언을 남긴다. 그대가 천족이길 바라지만 내가 보는 미래에 천족은 멸망해 있는 것으로 나오니 천족이 아닌 다른 종족이겠지. 연자여, 부탁이 있다. 나의 천중수 스킬과 더불어 공간 스킬과 시간 스킬을 전수할 테니 부디 패드의 권능으로 마왕을 죽여 다오. 이 스킬은 연자가 가진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스크롤의 전언이 끝나며 빛이 일었다. 빛은 장현의 몸으로 쏟아져 들어왔고, 엄청난 데이터와 기억들이 전해져 왔다.

그 과정에서 끔찍한 두통을 겪었으나 그는 버텨냈다.

눈앞에 영상이 떠올랐다.

아마도 전언을 남긴 데랑스의 모습인 듯 했다.

조각 같은 미남이었지만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했다.

그는 자신의 스킬을 하나씩 시연하며 운용법을 설명했다.

데니우스가 스크린에서 보여주었던 물을 이용한 압력 공격은 공간 스킬을 활용한 것이라고 했다.

데랑스는 계속해서 설명을 이어갔다.

다음은 시간스킬이었다. 데랑스가 시간 스킬을 사용하자 적의 움직임은 느려지고 자신의 움직임은 빨라졌다.

데랑스가 시간을 움직이고 공간을 장악하는 모습을 본 장현은 어떤 마족도 그를 이길 수 없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런 능력을 갖고 있음에도, 그는 마왕으로부터 패드를 지킬 수 없었단 말인가.’

스킬에 대한 시연과 설명이 끝났다. 다음은 그의 전투 장면이 재생되었다.

데랑스는 쓸쓸히 패드 앞을 지키고 있고, 그의 앞에는 수많은 마족들이 다가오고 있었다.

데랑스의 공간 안에서 마족들의 시간은 느려지고 그 자신은 빠르게 움직였다.

데랑스가 시간 스킬에 이어 공간 스킬까지 사용하자, 마족들은 막대한 압력 하에 거의 움직이지를 못했다.

그러는 동안에도 그는 계속해서 새로이 나타나는 강력한 적을 맞이해야 했다.

어느 순간, 그의 스킬들로도 적을 압박하는 데 한계가 찾아왔다.

결국 데랑스의 스킬을 극복해낸 마족이 돌진해와 그에게 무기를 내질렀다.

마족은 형태가 흐릿해 누구인지 구별하기가 어려웠다.

무기에서 뻗어 나온 파괴적인 기운에 강타당한 데랑스는 피를 토하며 날아갔다.

심각한 부상을 입은 데랑스의 눈에 체념의 빛이 어렸다.

그는 무언가 결심이라도 한 듯 기도를 올리더니 전신을 터트려 자폭했다.

그와 함께 그의 손에 있던 창조신의 패드도 펑하고 폭발했다.

데랑스를 쓰러트린 마족은 분노에 찬 괴성을 지르며 패드를 붙잡았지만, 이미 패드는 심각하게 파손된 상태였다.

마족은 분노에 찬 음성으로 수하 마족들에게 무언가 명령을 내렸다.

이어 그는 패드를 챙기고 몸을 돌렸다.

스크롤 속에 담긴 영상은 그렇게 끝이 났다.

‘그 마족은 누구였을까.’

데랑스의 스킬들을 이겨낸 걸 보면, 마왕 또는 대공일 가능성이 높았다.

“안젤라. 영상 봤지?”

“무슨 영상?”

“방금 천족 데랑스의 전언 말이야. 전언 나오고 나서 영상도 나왔잖아.”

장현의 말에 안젤라는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하다 말했다.

“네가 멍하니 허공만 보고 있길래, 무언가 살펴보는 줄 알아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전언에 영상이라니?”

“뭐, 전언도 못 듣고 영상도 못 봤다고?”

장현은 안젤라의 말에 전언은 자신만 들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군. 연자에게만 전하는 거였군.’

모종의 방법으로 단 한번 인연이 이어진 자에게만 전하려고 한 듯 했다.

‘그렇다면, 나만이 저 패드 담당자에게 스킬을 이어 받은 건가.’

장현은 스크롤 속 스킬을 일단 익히기로 마음먹었다.

천중수와 시간 스킬, 공간 스킬 세 가지였다.

데니우스조차도 시간 스킬과 공간 스킬이 있는지는 모르고 있었다.

다만 현재 가진 내공과 마나 포인트로는 스킬을 익히기에 부족했다.

데랑스는 연자가 가진 에너지원으로 스킬 수련이 가능하다고 했다.

장현이 가진 에너지원은 내공과 마나 포인트.

결국 내공과 마나 포인트 모두 지금보다 향상되어야 했다.

“안젤라, 방금 스크롤을 통해 천족의 스킬을 이어받았어. 나만 전해 받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스킬은 내공으로 운용이 가능할 거 같아. 내가 가진 에너지원으로 스킬 사용이 가능하다고 했어.”

“내공으로 스킬을 운용할 수 있게 했다니. 스킬을 전한 자는 정말 대단히 강력한 존재였던 거 같아.”

안젤라의 말에 장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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