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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장이 회귀해서 만능캐되다-164화 (164/211)

164화. 데니우스의 제안 (2)

데니우스의 말에 좌중은 정적에 빠졌다.

장현을 제외하고 누구도 이런 제안을 예상한 사람은 없었다.

잠시 후 이곳의 대표라 할 수 있는 아르헨이 입을 열었다.

“그러니 천족의 스킬을 익혀 패드의 생체인식 기능을 복구시켜 달라 이 말이지요? 그 보상으로 천족의 전투 스킬인 천중수와 전투로봇 아이템을 준다는 거고요.”

“맞습니다.”

데니우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보상이 아니라 당신들에게 필요한 걸 얻기 위해 우리를 이용하는 것 아닌가요?”

블록 왕국의 김동석이 테이블을 탕하고 치더니 소리를 높였다.

“다음 던전에서 상대할 보스는 이 스킬이 없다면 레이드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물론 모두가 전멸하지는 않겠지만 이중에서 레이드를 자신할 수 있는 분이 몇이나 될까요. 아홉 꼬리 여우 던전을 클리어했다고 다음 던전도 자신할 수 있는지 의문이군요. 더군다나 스무 명 중 네 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뒤치다꺼리만 했지 않습니까.”

“이이익.”

김동석이 이를 악물며 데니우스를 노려보았다.

분하지만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때 장현이 나섰다.

“전 제안을 받아들이겠습니다. 패드의 생체인식 기능을 복구할 테니 천족의 스킬과 전투로봇 아이템을 내어 주십시오. 대신 저도 조건이 있습니다.”

“흠, 조건이 뭔가요?”

장현이 조건을 받아들인다고 하자 데니우스가 기꺼운 표정으로 물었다.

“패드 생체인식 기능 센서의 독점생산권을 제게 주시죠. 그리고 전투로봇의 설계도 또한 주십시오.”

“독점생산이라, 알겠습니다. 어차피 그것을 복구할 수 있는 자가 생산하게 될 테니 독점생산권은 어렵지 않습니다. 다만 전투로봇의 설계도는 없습니다. 그렇기에 그 요청은 들어주기 어렵군요.”

장현의 말에 김동석이 벌떡 일어나 장현을 노려보며 외쳤다.

“이것보세요, 장현 님. 지금 뭐하는 겁니까?”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 어렵군요. 뭐가 문제죠?”

“데니우스가 요청한 건 마족들의 알 수 없는 목적을 위해서 우릴 이용하려고 하는 겁니다. 그런데 요구 조건을 들어주려는 겁니까?”

“이것보세요. 냉정하게 현실을 보세요. 지금 우리에게는 다음 던전 레이드를 성공시킬 무기가 필요합니다. 아니면, 김동석 씨가 다음 던전 레이드를 책임질 수 있습니까? 그렇다면 저는 데니우스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겠습니다.”

장현이 싸늘한 어조로 말했다.

김동석은 할 말이 없었는지 입을 다물었다.

사실 그는 패드의 생체인식 기능을 복구할 수가 없었기에 제안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건 다른 자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이 진정 우려하는 건 장현이 킹덤의 패권을 잡는 것이었다.

그렇잖아도 네오디움 왕국은 백신을 무기로 킹덤의 왕국들을 강압하고 있는데, 장현이 천족의 스킬과 아이템까지 얻게 된다면 다른 왕국들은 더욱 네오디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다.

장현이 다른 팀원들을 보며 말했다.

“일단 우리는 생존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강력한 스킬이나 아이템은 얻을 수 있을 때 챙겨야 합니다. 다른 분께서 데니우스의 제안을 대신 받아들인다면 저는 양보할 수 있습니다.”

장현의 말에 팀원들은 눈치를 살폈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지금 상황에서는 설령 생체인식 기능을 복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나서기는 애매했다.

장현의 말에 테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장현 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우리의 당면한 목표는 다음 던전을 무사히 클리어하는 것입니다. 나 테오는 장현 님을 지지합니다. 전투로봇을 업그레이드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기꺼이 돕겠습니다.”

테오가 말하자 회의장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우리 클라우드 왕국 또한 장현 님의 의견을 지지하는 바입니다. 던전 레이드에 도움 될 스킬과 아이템이라면 당연히 확보해야겠지요.”

비록 한 발 늦은 감이 있지만 아르헨도 참여한다고 나섰다.

그제야 다들 나서면서 장현을 지지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김동석의 표정이 굳어졌다.

괜히 나섰다가 본전도 못 찾게 된 것이다.

이번 일로 장현에게 밉보인다면, 앞으로 백신을 얻는데도 문제가 생길 수 있었다.

‘제길! 비열한 놈들. 다들 가만히 있더니 뒤늦게 지지한다고 난리야. 진즉에 그랬으면 내가 안 나섰지.’

그의 일행인 차준우 또한 김동석을 좋지 못한 눈빛으로 쳐다봤다.

장현은 그들을 보면서 생각했다.

‘역시 가장 영향력이 있는 것은 아르헨, 테오군.’

두 사람의 말에 분위기가 대번에 바뀌었다.

다른 레이드 팀원들은 은근슬쩍 아르헨의 눈치를 살피고, 그와 척지지 않도록 애쓰는 게 느껴졌다.

주요 안건이 결정 나자 회의는 끝났다.

회의가 끝나고 장현은 테오, 아르헨, 제이미, 마현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중요한 얘기를 할 게 있으니, 클라우드 왕국에서 따로 모였으면 합니다.”

아르헨과 마현은 어떤 내용일지 짐작했다.

드디어 최후의 동료들이었던 플레이어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이다.

장현은 회담이 끝나자 데니우스를 따로 만났다.

“장현 님, 여기 생체인식 센서 설계도와 제작에 필요한 부품들입니다. VIP룸을 준비했으니 그곳에서 제작하시고 제작이 끝나면 연락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이건 약속한 천중수 스킬과 전투로봇입니다.”

“알겠습니다.”

장현은 데니우스에게 제작에 필요한 재료들과 약속한 스킬 및 아이템을 받았다.

데니우스는 장현 일행을 곧장 VIP룸으로 데리고 갔다.

그곳에서 장현은 데니우스에게 받은 패드의 생체인식 센서의 설계도를 훑어보았다.

천중수 스킬은 일단 인벤토리에 넣어두고, 전투로봇은 최형석에게 맡겼다.

‘생체인식 기능은 센서로 사용자를 인증하는 부품 모듈이 핵심이군.’

이 센서 기술은 특정한 대상물의 특성을 나타내는 물리량과 화학량을 감지하여 전기신호를 발생시켰다.

그 전기신호가 천족의 스킬에서 나오는 물리량 및 화학량과 일치해야 패드가 사용자를 인식해 잠금이 해제되는 것이다.

마족들이 설계도를 얻고도 생체인식 기능을 복구하지 못한 원인은 그 때문이었다.

‘하지만 나는 가능해.’

이미 음양합일신공으로 천지의 기운을 두루 통합할 수 있기에 천족의 스킬이라 할지라도 사용할 수 있었다.

더군다나 미세한 오차는 장현의 연금술사 조각으로 조정할 수 있었다.

고개를 끄덕인 그는 이어 설계도의 나머지 부분을 보다가 눈썹을 찌푸렸다.

이 설계도에 기록된 바에 의하면 생체인식 모듈은 사용자를 인식할 때 두 가지 방식을 사용한다고 되어 있었다.

광학 방식과 초음파 방식이 그것인데, 창조신의 패드에 쓰인 것은 광학 방식이었다.

‘광학 방식이라, 이런 건 덕배가 잘 알 거 같은데.’

김덕배는 예전 세이프존에 도착해 헬릭스에게 과거 신상을 털어놓을 때 해킹을 한 적이 있다고 했었다.

장현은 급히 김덕배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덕배야, 너 해킹 좀 한다고 했지? 혹시 광학식 센서라는 게 뭔지 알아?”

“알지. 그런데 그게 말로 설명하기가 어려운데, 마침 보안 장치가 필요해서 정보 스크롤을 구매한 게 있어. 필요하면 지금 보내줄까?”

“그래, 지금 바로 전송해줘.”

“알겠어.”

김덕배는 시스템을 통해 장현에게 광학식 센서에 대한 기술을 전송했다.

“그런데 갑자기 광학식 센서는 왜 필요한 거야? 무슨 일을 또 벌이는 거야?”

“던전 레이드가 끝난 후 데니우스가 다음 던전에 대한 정보를 준다며 부르더라고. 그런데 다음 던전 레이드 때 필요한 스킬과 아이템을 줄 테니 패드의 생체인식 센서를 복구해달라잖아. 그래서 설계도를 살펴보고 있는데 생체인식 센서가 광학 방식을 사용한다고 해서 물어본 거야.”

“음. 그렇구나. 혹시 그걸 또 사업으로 발전시키는 건 아니지?”

“어라, 어떻게 알았어? 안 그래도 이거 독점생산권 따냈어.”

“역시…….”

김덕배는 장현이 사업을 벌이는 일을 따라가려다 이제는 포기했다.

지금까지 벌여놓은 일들이 얼마나 많았던지, 영주로서 챙기려다보니 정신이 감당하기 힘들었다.

심지어 네오디움 왕국을 설립한 후에는 백신과 차폐자석 사업까지 벌이더니.

이제는 패드의 생체인식 센서 독점 생산까지.

능력이 너무 뛰어나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김덕배뿐 아니라 이성훈, 이나연 등 관리자급 모두가 과로에 지쳐있는 상태였다.

장현이 또다시 일거리를 받았다는 얘기를 하자 기쁨보다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먼저 든 것이다.

장현은 김덕배의 말에서 그의 감정을 읽을 수 있었다.

그라고 왜 동료들이 고생하는 것을 모르겠는가.

볼 때마다 다크서클이 눈 밑 짙게 내려와 있는 모습을 보면서 미안한 감정이 들기도 했다.

그래도 킹덤의 모든 플레이어들이 마왕군과 싸울 수 있도록 아이템과 스킬로 무장하려면 막대한 포인트가 든다.

대량으로 포인트를 벌어들일 수 있는 사업은 포기할 수 없는 일이었다.

장현은 김덕배와의 통화를 종료한 후 그에게 받은 광학식 센서에 대한 정보 스크롤을 열었다.

곧 그의 머릿속으로 광학식 센서에 대한 내용이 들어왔다.

그 덕에 생체인식 기능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질 수 있었다.

이제는 설계도에 나온 생체인식 모듈을 제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장현은 안젤라와 최형석에게 자신을 방해하지 말 것을 언급해두고는 VIP룸에 딸린 제작실로 들어갔다.

곧 장현의 손에서 빛이 뿜어져 나와 부품들에 스며들었다.

***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장현은 설계도대로 생체인식 센서를 완성시키고 깊은 숨을 내쉬었다.

‘설계도대로 만들긴 했는데, 검증을 해봐야지.’

장현은 몸을 일으켰다.

이제 데니우스를 만날 차례다.

장현이 제작실에서 나오자 룸에서 대기하고 있던 안젤라와 최형석이 다가왔다.

“드디어 나왔구나. 소득은 있었어?”

안젤라가 장현의 밝은 표정을 보고 물었다.

“응. 다행히 설계도대로 완성했어. 다만 제대로 작동하는지는 테스트를 해봐야겠지. 이제 데니우스에게 연락해야겠어.”

장현의 말에 안젤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둘의 대화를 듣고 있던 최형석이 인사했다.

“형님, 축하드립니다. 제가 도울 건 없겠습니까? 저도 수확이 있습니다. 형님께서 맡기신 전투로봇으로 아홉 꼬리 여우를 만들었습니다.”

최형석이 장현 앞에 아홉 꼬리 여우를 보였다.

그것은 분명 장현이 제작실에 들어가기 전 맡겼던 전투로봇 재질과 같았다.

그런데 모습이 아홉 꼬리 여우와 같았다.

“최형석, 이 전투로봇이 모습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거였나?”

“네. 동기화시키고 나서 원하는 모양으로 바꿀 수 있다고 하길래 아홉 꼬리 여우로 만들어봤습니다. 위력도 실제 아홉 꼬리 여우와 동급으로 업그레이드되었습니다.”

“수고했다, 최형석. 앞으로 그 전투로봇은 네가 쓰도록 해라. 그동안 고생한 것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해라. 사령술과 달리 전투로봇을 작동시키는 데는 마나 포인트가 필요 없다고 하니 비상시에 도움이 될 거야.”

“감사합니다. 형님.”

최형석은 장현이 전투로봇을 자신에게 준다고 하자 깜짝 놀랐다.

사실, 장현은 처음에는 전투로봇을 그에게 줄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전투로봇을 아홉 꼬리 여우로 만들었다는 말에 생각이 바뀐 것이다.

데니우스는 분명 전투로봇이 여섯 꼬리 여우보다 약하다고 했었다.

그런데 장현이 제작실에 들어갔다 나오는 동안 최형석은 이미 전투로봇을 아홉 꼬리 여우 수준으로 업그레이드시켰다.

그렇게 빨리 성장시킬 수 있었던 데는 최형석이 사령술사로서 수많은 언데드 병사를 부린 경험이 도움된 것이리라.

장현은 그것을 알아차리고서 그에게 선물로 준 것이다.

“그래, 그동안 수고했는데 많이 못 챙겨줘서 미안하다. 이번 던전 레이드를 하는데 최형석 네 역할이 정말 컸어. 다음 던전 레이드 때도 잘 부탁한다.”

“알겠습니다, 형님. 맡겨주십시오.”

최형석은 마음에서 우러나서 감사 인사를 했다.

전투로봇으로 아홉 꼬리 여우와 동급의 강한 부하를 얻게 되었다.

더군다나 전투로봇은 성장형.

앞으로 더욱 강해질 수 있었다.

그렇기에 그간 섭섭했던 것들이 모두 사라졌다.

잠시 후 장현은 데니우스에게 생체인식 센서 제작을 완료했다고 연락했다.

호출을 받은 데니우스가 급하게 달려왔다.

“벌써 만드셨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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