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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장이 회귀해서 만능캐되다-159화 (159/211)
  • 159화. 던전 레이드 (6)

    그녀는 장현보다 한두 단계는 더 높은 성취를 이루었다.

    강환은 강기의 경지에서도 상급의 경지다.

    장현이 현재 할 수 있는 공격은 검강에 준하는 강기를 망치에 두르는 정도이다.

    그의 주 능력은 원래 전투력 부분이 아니었기에, 레벨이 올라가면서 성장하는 속도가 줄어들었다.

    그에 비하면 김덕배는 마현의 염라문 무공을 익히면서 급성장한 경우에 해당했다.

    안젤라의 공격력은 장현이나 김덕배보다 훨씬 강했지만 그것은 타고난 종족의 차이였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안젤라는 고위 마족 헬릭스의 핏줄을 이어받았다. 전 마계에서도 손꼽히는 전투 마족의 피를 이었기에 자질 또한 마족 중에서도 최상급이었다.

    심지어 자질만 놓고 봤을 때 마현이나 아르헨조차도 안젤라에 비하면 한 수 아래였다.

    새삼스레 자신과 안젤라의 격차를 깨달은 장현은 마음이 무거워졌다.

    마왕과 대공을 비롯한 고위 마족들이 얼마나 강할지 새삼스레 와닿았기 때문이다.

    장현은 잠시나마 부정적인 생각을 했다는 걸 깨닫고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는 여우 던전을 클리어할 뿐만 아니라 마왕군도 쓰러트리고 종국에는 마왕까지 죽일 수 있다는 믿음을 가졌다.

    “반드시 성공한다.”

    그는 나직이 중얼거리며 다짐했다.

    안젤라의 강환 공격으로 여우들을 쓰러트렸을 무렵, 다른 팀원들 또한 세 꼬리 여우들을 모두 쓰러트렸다.

    세 꼬리 여우들을 상대하며 치명적인 부상을 입은 레이드 팀원들은 아무도 없었다.

    약간의 부상은 입었지만 그 정도는 마나 포인트를 지불하고 금방 회복했다.

    다음은 여섯 꼬리 여우들의 구역이다.

    그때 아르헨이 팀원들을 향해 말했다.

    “잠시 여기서 휴식을 취한 뒤 전진하겠습니다.”

    아르헨의 말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각자 부상을 치유하거나 소모된 기운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장현도 안젤라와 함께 운기조식을 하며 기운을 회복했다.

    주위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다들 잠시 그들을 쳐다만 볼뿐, 각자 자신을 점검하느라 깊이 관심 두는 이는 없었다.

    그때 그의 귀에 레이드 팀원들의 대화가 들렸다.

    “세 꼬리 여우로는 부족해. 상점에서 좋은 아이템을 사려면 부지런히 사냥을 해야 하는데 말이야.”

    “그러게 말이야. 나도 아이템을 업그레이드해야 하고 스킬도 구매해야 되는데 포인트가 너무 모자라. 상급 던전에서 레이드하면 보상도 클 거라 기대했는데 기대에 못 미쳐. 여섯 꼬리 여우는 좀 다르려나 모르겠어. 여기에서 뒤처지면 앞으로 최상위권 플레이어들을 영영 따라잡지 못할 거야.”

    “맞아. 좀 더 분발해야겠어.”

    장현은 그들을 슬쩍 쳐다봤다. 둘 다 레이드를 하게 되면서 알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자들이다.

    두 사람이 블록 왕국의 일행이라는 것만 아는 정도.

    그때 그중 한 사람이 장현에게 말을 걸었다.

    “장현 님이시죠? 저는 김동석이라고 합니다. 이쪽은 차준우라고 하고요. 저희는 블록 왕국에서 왔습니다.”

    “네. 알고 있습니다. 여기는 저와 같은 네오디움 왕국에서 온 안젤라와 최형석입니다.”

    장현의 소개에 그들은 최형석과 안젤라에게도 웃으며 인사했다.

    “최형석 님. 좀 전에 언데드 거인족을 부리는 모습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합니다.”

    “흐흐흐. 당신들도 여기까지 함께 온 걸 보면 누구한테 부탁하고 할 실력은 아닐 텐데, 뭐. 그래도 목숨은 하나뿐이니 위험하다 싶으면 나한테 오도록 해. 나의 언데드 병사들이 방패노릇을 해줄 테니.”

    최형석은 자신을 칭찬하며 잘 보이려는 그들의 모습에 어울려주었다.

    저들은 블록 왕국의 최강자들로, 알아두어서 나쁠 건 없었다.

    한편 안젤라는 딱히 이들과 친해질 생각이 없었는지 힐끗 쳐다만 볼뿐 대꾸조차 하지 않았다.

    김동석과 차준우는 머쓱했지만 그녀가 강환으로 여우들을 죽이던 모습을 봤기에 감히 불만을 내비칠 생각은 하지 못했다.

    장현은 그 모습을 그저 피식 웃으며 바라보다 다시 휴식을 취했다.

    얼마 후 레이드 팀은 다시 안쪽으로 이동했다.

    비바람은 더욱 거세어졌고, 시큼한 어둠의 기운이 잔뜩 서린 안개가 파도처럼 다가왔다.

    여섯 꼬리 여우들의 구역으로 진입한 것이다.

    크르륵!

    그때 안개 속에서 여우들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에는 조금 전보다 두 배는 더 많은 수였다.

    여섯 꼬리 구역이었지만 여섯 꼬리 여우들 주위로 세 꼬리 여우들이 보좌하듯 섞여 있었다.

    그 모습에 팀원들의 안색이 굳어졌다.

    여섯 꼬리 여우들의 기운은 세 꼬리 여우들에 비해 확연하게 강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덩치도 다른 여우들에 비해 머리 하나 높이는 더 컸다.

    여우들이 등장하자 레이드 팀은 일순 걸음을 멈추고 긴장에 찬 모습으로 전투를 준비했다.

    “조심하시오! 마스크 단단히 착용하고. 여섯 꼬리 여우들의 기운이 보통 강하지가 않습니다.”

    아르헨이 일행들에게 주의를 주더니, 이내 신의 검 나초를 꺼내들고 여우들을 향해 먼저 돌격했다.

    그의 뒤를 아모레와 제란이 따르며 검을 휘둘렀다.

    아르헨의 신검 나초에서 빛이 화아악 하고 일더니 순식간에 태양처럼 밝은 빛이 전면을 향해 뿜어졌다.

    그 빛의 기운은 거대한 검의 형상을 한 채로 여우들을 향해 날아들었다.

    검의 형상을 한 빛의 기운은 곧장 앞에 있는 여섯 꼬리 여우를 향해 들이닥쳤다.

    빛의 검에 의해 여섯 꼬리 여우의 외양이 뚜렷하게 눈에 들어왔다.

    가죽이 거의 벗겨져 뼈가 곳곳에 드러나 있었다. 세 꼬리 여우들보다 여섯 꼬리 여우들의 부패 상태가 더 심각해보였다.

    그러나 위력은 부패 상태와 전혀 상관없는 듯 했다.

    크아앙!

    여섯 꼬리 여우가 검의 형상을 향해 꼬리를 휘두르자 강력한 충돌음이 울려퍼졌다.

    콰콰쾅!

    충돌 후 검의 형상이 사라졌으나 여섯 꼬리 여우역시도 꼬리 두 개가 사라진 상태였다.

    아르헨은 검의 형상이 사라졌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나초를 휘둘렀다.

    그러자 다시 빛의 검들이 쏟아져 나와 여섯 꼬리 여우에게로 날아들었다.

    크르릉!

    여섯 꼬리 여우는 꼬리 두 개가 소멸되어 위축된 분위기였다.

    그럼에도 빛의 검들이 날아오자 여섯 꼬리 여우는 할 수 없이 다시 꼬리를 휘둘렀다.

    꼬리 하나하나가 빛의 검들과 충돌하더니 소멸되었다.

    분노한 여섯 꼬리 여우가 빛의 검들이 소멸된 틈을 타서 녹색 연기를 입으로 뿜으며 뒤로 후퇴했다.

    크르릉, 킁킁!

    여섯 꼬리 여우가 물러나며 소리치자 옆에서 따르던 세 꼬리 여우들이 일제히 아르헨을 향해 덤벼들었다.

    “이놈들! 우리도 있다.”

    세 꼬리 여우는 아모레와 제란이 저마다 검을 휘둘러 상대했고, 그 사이 아르헨은 다시 한번 나초를 휘둘러 여섯 꼬리 여우를 격살했다.

    검을 거둔 그는 쓰러진 여섯 꼬리 여우을 보더니 의문이 담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확진되면 마족도 기운이 소멸되고 쓰러지는 것 아니었던가.”

    아모레와 제란이 세 꼬리 여우들을 처리하고 나서 다가오며 말했다.

    “저도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저걸 보니 장현 님이 언급했던 변이 바이러스가 아닐까 싶습니다.”

    “혹시 여섯 꼬리 여우가 원래 더 강했다가 바이러스에 걸리면서 약해진 게 이정도 아닐까요?”

    “하긴, 그게 더 맞겠습니다. 고위 마족도 코로나 바이러스에 확진되면 모든 마기가 소실된다고 하는데, 여섯 꼬리 여우라 한들 고위 마족보다 강할 리도 만무하구요.”

    제란과 아모레의 말을 들은 아르헨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쨌든 조심해야겠어.”

    그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장현, 테오, 마현, 제이미까지 자신과 함께 최후의 5인이었다는 동료들은 여섯 꼬리 여우들을 상대로 잘 싸우고 있었다.

    그중 안젤라의 실력은 독보적이었다.

    안젤라는 양손을 전면으로 내밀어 여섯 꼬리 여우들을 향해 손가락을 뻗었다.

    이어서 그녀의 손가락에서 강력한 기운의 실선이 뿜어져 나왔다.

    붉은 양기와 푸른 음기의 기운이 회오리치면서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나아갔다.

    양기와 음기의 실선이 여섯 꼬리 여우의 몸에 부딪히자 그대로 몸통에 구멍을 내버렸다.

    그 뒤를 장현의 망치가 날아가 여섯 꼬리 여우의 머리를 박살냈다.

    동시에 인근에 있는 세 꼬리 여우들을 향해 암기가 날아들어 박혔다.

    “안젤라와 장현, 저 둘은 확실히 강하군.”

    레이드 팀원 중에서 아르헨이 강하다고 생각한 이는 몇 없었다.

    마현 역시 강한 실력을 보였지만 안젤라는 나초를 든 아르헨 자신보다 강하리라 생각됐다.

    그녀 곁에 있는 장현 역시 대공의 박람회 경기 1위를 했던 자답게 매서운 실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장현의 암기는 아르헨도 섬뜩할 정도였다.

    곧 아르헨의 시선이 옮겨가더니 나머지 팀원들의 전투 상황을 훑었다.

    “저들이라면 당분간 위험할 일은 없겠군. 아모레, 제란! 지금부터 여섯 꼬리들은 내가 맡을 테니 세 꼬리 여우들을 부탁한다.”

    “알겠습니다.”

    “맡겨주십시오.”

    아르헨이 나초를 뽑아 들더니 기운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의 신체 위로 얇은 막이 생겼고, 그 위로 한 차례 더 얇은 막이 겹쳐서 생겨났다.

    이것은 마스크가 만든 보호막과는 또 다른 것이었다.

    그러자 그의 전신에서 번개 같은 전기가 형성되더니 주위로 뻗어나갔다.

    위협을 느낀 세 꼬리 여우가 아르헨을 향해 공격해왔으나, 번개의 막에 부딪히자 순식간에 타버렸다.

    아르헨이 이 번개의 막을 유지하는 데는 상당한 기운을 써야했기에, 마나 포인트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었다.

    속전속결해야 했다.

    아르헨이 번개 기운을 형성하면서 앞으로 나서자 여우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에게로 향했다.

    본능에 의지하는 확진된 여우들이라고 해도 강자의 기운은 오히려 더욱 잘 구분할 수 있는 듯 했다.

    치치치칙!

    아르헨이 그 상태에서 나초를 휘두르자 강력한 빛의 검의 형상이 검신 위로 생성되었다.

    빛의 검은 강기의 기운을 띠었는데 1미터 정도 길이로 늘어났다.

    “자, 오러 마스터의 위력이 어떤 건지 보여주마.”

    아르헨은 씨익 웃더니 이어 여섯 꼬리 여우들을 향해 달려갔다.

    크르릉! 킁킁.

    여섯 꼬리 여우가 무어라 소리치자, 곁에 있던 세 꼬리 여우 여섯 마리가 아르헨을 향해 입을 쩌억 벌리며 물듯이 덤벼들었다.

    아르헨은 덤벼드는 세 꼬리 여우들을 향해 빛의 검을 빠르게 휘둘렀다.

    빛의 검은 검신에서 솟아나듯 쏘아져 날아갔다.

    빛의 검이 쏘아져 날아가면서 사라진 나초의 검신 위로 순식간에 빛의 검이 다시 생성되었다.

    아르헨은 반복해서 빛의 검을 쏘아 보내 여우들의 신체를 양분했다.

    그럼에도 동시에 여섯 마리를 공격하다보니 빈틈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그 틈을 여섯 꼬리 여우가 노렸다.

    크아아!

    여섯 꼬리 여우가 입을 벌리고 무언가를 쏟아냈다.

    녹색 연기가 강한 회오리바람이 되어 아르헨을 향해 날아와 그의 보호막과 부딪쳤다.

    그때 번개가 파지지직 하고 뿜어졌다.

    파스스.

    끄으으응.

    아르헨의 번개 막에 부딪힌 여섯 꼬리 여우.

    놈의 부패되어 있던 신체가 까맣게 그을었다.

    그렇지만 세 꼬리 여우와는 달리 아직 죽지 않고 더욱 강하게 아르헨을 향해 몸을 부딪혀왔다.

    이번 몸통 공격에는 아르헨의 번개 보호막도 흔들리더니 일그러졌고, 잠시 구멍이 생겼다.

    그 틈에 여섯 꼬리 여우가 입을 벌려 구멍 속으로 녹색 연기를 뿜어냈다.

    번개 보호막뿐 아니라 마스크의 보호막에도 구멍이 났기에 아르헨은 녹색 연기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

    흠칫. 녹색 연기가 보호막 속에서 퍼져나가자 아르헨은 보호막을 해제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잠시 당황했지만 녹색 연기의 바이러스가 그에게 아무런 해를 끼치지 못한다고 느끼자 안도하며 매섭게 나초를 휘둘렀다.

    쉬익!

    아르헨의 검에 여섯 꼬리 여우의 머리가 쪼개졌다.

    그 틈을 노려 주위에 있던 여섯 꼬리 여우가 일제히 아르헨에게 덤벼들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아르헨도 위기를 느꼈다.

    조금 전 보호막에 구멍이 뚫리는 경험을 했기에, 이번에 그는 아껴왔던 비장의 수를 사용했다.

    아르헨은 나초를 순식간에 여러 번 휘둘러 허공에다 마나의 그물을 형성했다.

    이전과는 다른 기운이었다.

    다시 나초에 기운을 밀어 넣자 잠시 후 마나 그물이 번쩍 하더니, 이윽고 그에게 돌격해오는 여섯 꼬리 여우들을 한 번에 포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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