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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장이 회귀해서 만능캐되다-158화 (158/211)
  • 158화. 던전 레이드 (5)

    “저긴 거인족들이야. 대공의 박람회 이벤트 경기에서 싸운 적들이잖아. 최형석에게 죽을 바에는 그냥 자살하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어.”

    최형석은 자신에 대해서 떠들어대는 얘기를 들으며 흐뭇해하고 있었다.

    “흐흐흐, 이게 주인공이 된 기분인가. 이러다가 금방 유명인사가 되겠군.”

    그가 노린 것은 명성으로 얻을 부수적인 포인트 수입이었다.

    마튜브에서 인기 영상에 올라온 플레이어들은 영상 조회 수에 따라 저작권 명목으로 포인트를 지급받았다.

    최형석 역시 그가 출연한 영상들이 언데드 군단으로 인기를 끌자 저작권 명목으로 포인트를 받았고, 그것으로 부족한 마나 포인트를 보충했다.

    그뿐 아니라 언데드 캐릭터들을 인형으로 만들 수 있도록 계약도 진행했다.

    결국 유명인사가 되는 만큼 포인트를 벌고 강해지는 선순환 구도가 형성되는 것이다.

    잠시 후 아르헨이 등장하면서 모든 카메라와 현장에 온 자들의 시선이 그에게로 쏠렸다.

    “아르헨 국왕이다. 이번 레이드팀의 대장 아르헨 국왕이 왔어.”

    “이제 입장하는 건가.”

    구경꾼들이 떠들어댔지만 아르헨은 그들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고 던전의 입구만 바라보았다.

    던전 입구 주위로 검은 안개가 형성되어 있었다. 들어가기 꺼려질 법도 하건만 그는 한동안 입구를 노려보더니 주위를 향해 소리쳤다.

    “지금부터 레이드를 시작합니다. 레이드 참가자들은 모두 모이시기 바랍니다.”

    그의 말에 각 왕국의 캠프에 있던 레이드 참가자들이 아르헨 앞으로 다가왔다.

    장현은 주변을 둘러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드디어 최후의 전투를 위한 멤버가 모두 모였다.

    이들이 현재 킹덤의 최강 전력이자, 1회차 최후의 전투에서 활약한 자들이었다.

    ‘이제부터 슬슬 최후의 전투를 위해 호흡을 맞춰봐야겠군.’

    콰르릉!

    던전에 진입하자 천둥치는 소리와 함께 어둑어둑한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원래부터 던전에 비가 내렸던 건지는 알 수 없지만 그로 인해서 시야가 한정되었다.

    “여기가 던전입니다. 제가 사전에 얘기한대로 흩어지지 말고 일단 탐색부터 먼저 하겠습니다.”

    아르헨은 2기사단장 아모레, 3기사단장 제란과 함께 셋이서 들어왔다.

    던전에 들어온 플레이어들은 각 왕국의 에이스나 다름없었다.

    그들은 비록 두려워하는 기색은 없었지만 이번 던전 레이드의 위험성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긴장은 유지하고 있었다.

    다만, 그들 중 긴장과는 거리가 먼 사람도 있었다.

    최형석이었다.

    “큰 형님. 날씨가 으스스한데 뭔가 귀신이라도 나올 거 같지 않습니까? 여우 귀신이요.”

    “여우 귀신은 아니고 여우 마족이지.”

    장현이 대수롭지 않게 대꾸해주었다.

    “형님, 보스가 아홉 개의 꼬리를 가진 여우라고 하던데, 이거 구미호 아닙니까? 전설의 고향에 나오던 구미호가 그렇게 예쁘던데. 여기 보스도 형수님처럼 예쁠까요?”

    “왜? 예쁘면 사귀게?”

    장현이 어처구니없다는 듯 최형석을 쳐다봤다.

    바로 옆에 있던 안젤라가 장현을 슬쩍 쳐다봤다.

    그 시선에 장현이 흠칫할 때 최형석이 말했다.

    “그럴 수도 있죠. 저도 형수님 같은 예쁜 마족을 만나 싱글 생활을 끝낼 수 있다면 좋지 않겠습니까. 하하하.”

    “최형석…… 쯧.”

    장현은 시답잖은 소리 하지 말라고 하려다 입을 다물었다.

    고요하던 던전에서 살기가 몰려오고 있었다.

    동시에 던전 미션의 알림이 떠올랐다.

    [아홉 꼬리 여우 던전에 진입했습니다. 던전 레이드 중 중도 포기는 없습니다. 클리어하거나 전멸하거나 두 가지의 경우만 존재합니다.]

    흠칫.

    생과 사. 두 가지 경우만 존재하는 던전의 임무에 레이드 팀원들은 잠시 당황했지만 금세 그 사실을 받아들였다.

    당황은 했지만 동요하지 않는다.

    언제라도 죽을 수 있다고 각오하고 들어왔다.

    “온다.”

    아르헨의 말에 자연스럽게 그들은 서로간의 간격을 띄우고 거리를 두었다.

    무의식적으로 몸에 체화된 전투 거리였다.

    다가오는 여우의 체형은 사전에 들은 정보로 알던 여우의 크기가 아니었다.

    체고가 2m는 될 듯한 흐릿하고 검은 짐승들이었다.

    놈들의 피부는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찢어져 있었다.

    수는 대략 스무 마리 정도.

    “뭔가 이상한데. 어라, 저 놈들. 화, 확진된 놈들이야!”

    눈이 밝은 누군가의 외침에 모두가 여우들의 상태를 다시 살펴봤다.

    여우들의 몸체는 언데드와 다름없을 정도로 썩어 들어가고 있었다.

    의식이 사라지고 본능만이 존재하는 듯한 눈빛은 익히 추격자팀들과 싸우면서 봤던 확진자 몬스터와 똑같았다.

    몇몇 플레이어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던전 속 몬스터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확진된 여우라는 사실에 본능적으로 움츠러들었던 것이다.

    그때 아르헨이 소리쳤다.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우리는 백신을 맞았습니다. 놈들이 확진자든 정상이든 상관없습니다. 오히려 지능이 떨어질 테니 상대하기 더 쉬울 겁니다.”

    아르헨의 말에 동요하던 플레이어들이 안도했다.

    던전 레이드에 참가할 20인이 정해지자 백신을 아직 맞지 않은 참가자들부터 우선적으로 백신 접종이 이루어졌다.

    또한 장현은 모든 레이드 팀원들에게 보호막 형성 마스크를 나눠주며 확진된 몬스터가 나타날 경우 보호막을 가동할 것을 권했다.

    예상치 못한 변이 바이러스 등의 문제에 대비해야 했기 때문이다.

    아직은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할 때가 아니지만 언제가 되든 나타날 게 분명했다.

    1회차와 달리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사건의 흐름 속에서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이 빨라진다고 해도 이상할 것은 없었다.

    그렇기에 방심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마스크는 쓰는 게 좋았다.

    장현은 던전 속 여우들이 확진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자 만약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팀원들에게 소리쳤다.

    “모두 보호막 형성 마스크를 쓰도록 하십시오.”

    그의 외침에 아르헨을 비롯한 모든 플레이어들이 흠칫하더니 빠르게 마스크를 쓰기 시작했다.

    확진된 여우 몬스터들은 꼬리가 세 개 달려 있었다.

    안젤라의 정보에 따르면 여기가 세 꼬리 여우들의 거주지역일 것이다.

    여섯 꼬리 여우들이 합류하기 전에 놈들을 쓰러트려야 했다.

    다만, 아직 이놈들의 전력은 모른다. 그렇다면 먼저 놈들의 위력을 파악해야 했다. 그러기 위해 가장 적당한 플레이어가 이곳에 있었다.

    “최형석, 저 놈들을 우선적으로 상대해줘.”

    장현의 말에 최형석은 고개를 끄덕이며 나섰다.

    “그렇지 않아도 나서려 했습니다. 지원받은 마나 포인트 몫을 해야죠. 흐흐.”

    그는 특유의 주문을 외우며 사령술로 언데드 거인을 소환했다.

    언데드 거인 다섯 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 언데드 거인들은 대공의 박람회에서 상대했던 실제 거인족 위력의 70프로 정도 됩니다. 여우들의 전투력을 비교해보기에는 가장 적당할 겁니다.”

    최형석의 말에 레이드 팀원들은 물러나서 지켜봤다.

    언데드 거인들은 뼈로 만든 몽둥이를 들고 있었다.

    저 몽둥이는 장현이 최형석의 요청을 받아 거인족의 크기에 맞게 뼈들을 연성시켜 만든 언데드용 무기였다.

    언데드 거인이 등장하자 여우들의 시선이 거인들에게로 옮겨갔다.

    크르륵.

    크허헝.

    비록 여우들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확진되었지만 울음소리는 여전했다.

    여우들은 입을 벌려 녹색 연기를 뿜어냈다.

    화아아아.

    확진된 여우들의 공격에 바이러스 균이 퍼져있었다.

    인간이나 마족 같은 생명이 있는 존재들이 그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감염되어버리고 말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거인족들은 언데드.

    바이러스에 노출되어도 확진이 될 리가 만무하다.

    녹색 연기를 뚫고 몽둥이가 날아와 선두에 있는 여우의 머리를 내리쳤다.

    퍼서석.

    머리가 박살난 여우가 바닥에 쓰러진 사이, 나머지 거인들이 아직 서있는 여우들에게 돌격해 몽둥이를 휘둘러댔다.

    후웅. 쿵! 퍽!

    몽둥이를 휘두른 거인이 낮게 날 듯이 다가와 공격을 가한 여우의 공격을 막지 못해 비틀거렸다.

    그 틈을 노려 네 마리의 여우가 몸을 날려 일제히 비틀대는 거인을 향해 꼬리를 휘둘렀다.

    퍼퍼퍽!

    콰콰쾅!

    꼬리에 담긴 위력이 꽤 강했던지 거인은 뒤로 넘어져 쓰러졌다.

    쓰러진 거인에게 여우들이 달려들어 전신을 물어뜯기 시작했다.

    곧 여우 무리에 공격당한 거인은 소환이 해제되어 사라졌다.

    남은 거인들과 세 꼬리 여우들 간의 치열한 접전이 벌어졌다.

    최형석이 소환한 거인족 언데드들은 최형석의 포인트를 기반으로 소환된 것이라 파손이 되더라도 포인트만 충분하면 금방 복구되었다.

    이번 던전 레이드를 위해 최형석은 연합왕국의 지원을 두둑이 받았다.

    적어도 마나 포인트가 부족해서 언데드 병사를 소환하지 못할 일은 없었다.

    그렉과 크레온을 소환할 수도 있었지만 현재는 세 꼬리 여우들의 수준을 알아보기 위함이었다.

    다만 언데드 병사를 소환하기 위해서는 마나 포인트 외에도 정신력의 소모가 꽤 컸기에, 이후의 전투를 위해서는 정신력을 아껴둬야 했다.

    세 꼬리 여우들은 언데드 거인족과 싸우면서 부상을 입어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덤벼드는 모습을 보여줬다.

    두려움이란 감정이 없는 놈들 같았다.

    “후우, 이제 놈들의 전투력은 충분히 확인하셨을 테니 거인들은 거두도록 하겠습니다.”

    최형석이 지친 목소리로 말했다.

    마나 포인트는 충분했지만 이후의 전투를 위해서는 정신력을 아껴둬야 했다.

    “수고했어. 최형석. 거인들을 물리고 좀 쉬도록 해.”

    “감사합니다. 형님.”

    최형석이 한숨을 돌리는 사이, 아르헨과 마현 등 레이드 팀들은 각자 맡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여우들에게 전진했다.

    거인족들이 세 꼬리 여우와 전투를 벌이는 장면을 모두 지켜봤기에 놈들의 특성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었다.

    장현이 여우들에게 공격하기 전 안젤라에게 말했다.

    “안젤라, 저 여우들이 내뿜은 녹색 연기에 변이 바이러스가 있을 수 있으니 마스크를 끼고 보호막을 단단히 굳히도록 해.”

    “알겠어. 장현, 그동안 훈련한 음양합일신공 합격술을 써보자.”

    “좋아.”

    장현과 안젤라는 그동안 음양합일신공을 함께 수련하면서 2인이 함께 조를 이뤄 유기적으로 싸울 수 있도록 훈련해왔다.

    그렇기에 이런 상황에서는 따로 싸우는 것보다 합격술로 여우들을 상대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었다.

    둘은 음양합일신공을 함께 운용하며 호흡을 맞춰 전진했다.

    장현은 이정환에게 부탁한 암기들을 준비하고 망치를 꺼냈다.

    망치에 기를 두른 그는 먼저 여우들을 향해 공격했다.

    그 뒤를 안젤라가 바짝 붙으며 따라왔다.

    슈슈슉.

    장현이 암기를 뿌리자 기를 품은 암기가 전방을 향해 날아갔다.

    비록 그가 내공을 당문독공에서 음양합일신공으로 바꾸었지만 암기술은 더욱 열심히 훈련했다.

    그랬기에 늘어난 내공을 바탕으로 암기의 위력은 이전보다 더욱 강력해졌다.

    장현이 직접 제조한 각종 암기들이 날아올랐다.

    나비 모양으로 천천히 날아가는 암기와 바늘같이 가늘고 뾰족한 암기, 부딪히면 폭발하는 암기, 고슴도치 같이 뾰족한 바늘이 곳곳에 박혀있는 암기 등 종류가 무척이나 다양했다.

    암기들이 날아가 여우들에게 적중했다.

    그렇다고 곧장 죽지는 않았지만, 뒤를 이은 장현의 망치는 여우들을 박살내기에는 충분했다.

    슈욱. 쾅!

    장현의 망치에 거대한 기운이 집중되어 여우의 몸통을 두들겼다.

    망치에 맞은 여우가 날아가자 곧이어 장현은 암기에 명중당한 다른 여우들을 향해 빠르게 공격을 이어갔다.

    장현의 뒤를 따라온 안젤라 역시 여우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보호막으로 전신을 두텁게 보호한 채 여우들을 향해 양손을 휘둘렀다.

    그녀의 손가락에서 날카로운 기운이 뿜어져 날아갔다.

    쉭. 쉭. 쉭.

    열 손가락에서 날아간 열 개의 기운이 저마다 여우들에게 명중했다.

    캐캐캥.

    안젤라의 공격에 당한 여우가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기운에 적중당한 부위는 구멍이 뻥 뚫려있었다.

    안젤라는 부상당한 여우에게 순식간에 접근해 손을 휘둘렀다.

    그와 동시에 여우들의 머리가 잘라져 허공에 떠올랐다.

    이어 그녀는 장현을 공격하는 여우들을 확인한 뒤 하늘빛 기운을 뿜어내 던졌다.

    그것은 내공을 구슬 모양으로 뭉친 것이었다.

    구슬이 순식간에 날아가 장현에게로 향하는 여우들을 박살냈다.

    여우들은 형체도 없이 사라졌다.

    “가, 강환!”

    장현이 놀란 눈으로 안젤라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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