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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장이 회귀해서 만능캐되다-157화 (157/211)

157화. 던전 레이드 (4)

마현의 영지에서 벌였던 신재생 에너지 사업은 진척이 되질 않고 있었다.

메지옥 성주는 말은 그럴듯하게 했지만, 실제로 마나 포인트를 벌어들이진 못한 것이다.

그러다보니 킹덤에서 신재생 에너지를 추진할 주체도 사라졌고 완전히 버려진 상태나 다름없었다.

지금은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방역과 백신 확보에 급해 사업까지 생각할 여유가 없었지만, 백신을 얻고 난다면 진지하게 사업에 대해 고민해볼 생각이었다.

아직까지 무림 왕국은 던전 레이드를 통해 마나 포인트를 벌어들인다는 점에서 클라우드 왕국과 비슷한 부분이 있었지만 여러 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았다.

한편, 아르헨은 차례대로 접견하면서 연합에 합류할 것과 던전 레이드를 함께 해줄 왕국에 먼저 백신을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자 많은 나라에서 처음에는 반발했지만 결국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물론 그중에는 테오의 마법 왕국과 제이미의 신성 왕국 또한 있었다.

백신이 없었다면 갈등과 반목을 했을 나라들이 이렇게 연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던전에 참가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몇 명이나 들어갈 수 있는 겁니까?”

제이미가 아르헨에게 물었다.

그녀는 이미 이곳에 성기사단과 사제를 잔뜩 이끌고 왔기에 인원으로는 부족함이 없었다.

오히려 모두 데리고 가지 못할까봐 염려했다.

“던전에 참가 가능 인원 제한이 있습니다. 한 던전에는 총 스무 명까지 입장이 가능합니다. 가능한 정예를 뽑아서 후보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그중에서 가장 강한 순서대로 뽑겠습니다. 물론 마법이나 신성력, 주술 등 레이드 팀에 필요한 능력은 가중치를 두려고 합니다.”

아르헨의 말에 제이미를 비롯한 군중의 얼굴이 굳어졌다.

이곳에 모인 왕국만 해도 10개는 족히 넘을 거 같았다.

그중에 스무 명이라면 왕국당 최소 한 명 내지 두 명이란 말이 아닌가.

그것도 공적에 따라 백신 공급 순위를 결정한다면 왕국의 최강자가 참가해야 할 것이었다.

“질문이 있습니다. 한 왕국에 강자들이 모여 있어서 다른 왕국의 최강자보다 더 강하다면 어떻게 합니까?”

“그에 대한 준비는 이미 해놨으니 염려 안 하셔도 됩니다.”

아르헨의 말에 납득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불만을 품은 사람들도 있었다.

“이거 사람 목숨 가지고 협박하는 거 아닙니까? 연합왕국이라고 해놓고 클라우드 왕국의 해결하기 어려운 던전들만 해결하려는 거 아니냔 말입니다.”

누군가 참지 못 하고 화를 냈다. 그러자 아르헨의 표정도 굳었다.

“물론 처음은 우리 클라우드 왕국의 던전을 먼저 레이드하겠지만 그 다음은 모든 연합왕국에 생길 던전들도 함께 레이드를 할 것입니다. 클라우드 왕국의 던전은 우리가 만든 게 아니라 킹덤 내에 자생적으로 생긴 것이란 걸 모르시나봅니다. 이미 다른 왕국도 높은 등급의 던전이 생겨 처치 곤란해 하고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이번 던전에 참가 못하는 왕국이라도 계속해서 던전 레이드를 함께 진행할 테니 그때 참가하셔도 됩니다.”

아르헨이 남자를 노려보며 말하자 남자는 할 말을 잃었다.

아르헨이 이어서 말했다.

“그리고 던전 레이드를 통해 아이템을 비롯해 여러 부산물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아실 겁니다. 희생이 두려워 상위 던전에 도전하지 않는 왕국은 자연히 도태될 수밖에 없겠죠. 우리 모두는 그동안 튜토리얼과 영지전을 거쳐 킹덤에 오기까지를 겪어봤기에 잘 아실 겁니다. 무엇보다 이건 자율이라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저희도 백신을 우리만 갖고 있다가 다른 왕국들이 코로나로 초토화되고 난 후에 공략하는 게 킹덤의 왕좌를 차지하기 쉬울 거라는 생각을 왜 하지 않았겠습니까. 그러나 우리의 적은 같은 인간이 아닙니다. 던전에서 나올 몬스터와 마족들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힘을 합쳐야 합니다. 저 또한 양보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맞습니다. 저는 동참하겠습니다.”

“오, 라니아 왕국의 바이젠 국왕전하시군요. 감사합니다.”

“저희도 참가하겠습니다.”

“저희도 동참하겠습니다.”

곳곳에서 아르헨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연합에 참여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흡족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던 아르헨은 이윽고 던전 참여자를 결정하는 방식을 발표했다.

“최상위 던전은 대공의 박람회 이벤트에서 상위 순위자순으로 스무 명을 먼저 뽑겠습니다. 그리고 그에 불만이 있는 분들은 상위 20위에 도전하면 되겠습니다. 다만 전사 계열에 치우칠 수 있으니 마법사와 신성력을 쓰는 분들은 20위에 들지 못해도 두 명씩은 뽑도록 하겠습니다.”

아르헨의 발표에 사람들은 합리적이라고 인식한 듯 했다.

굳이 새로 인원을 뽑기보다는 기존 대회에서 결정된 순위를 활용하면 시간을 절약할 뿐 아니라 단합을 깰 우려도 없었다.

어차피 1위를 뽑자는 게 아니고 상위 스무 명을 뽑자는 것이기 때문이다.

10위권 내에서는 인원의 변동이 없었지만 11위부터 20위권에서는 죽은 사람도 있었고 현재 자리에 없는 사람도 있었기에 도전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중에 한 명이 안젤라였다.

즉석 무대장이 만들어지고 그녀는 라니아 왕국의 바이젠 국왕에게 도전했다.

바이젠 국왕은 대검을 들고 안젤라를 돌아봤다.

“마족이군. 던전 예행연습으로 딱 적당하겠어.”

“미친 놈. 그 입을 찢어주지.”

안젤라는 시작과 함께 먼저 돌진하며 팔을 뻗었다.

그녀의 손에서 음양합일신공의 내공이 뻗어 나오며 주먹 형상의 권기가 날아갔다.

바이젠도 그녀를 얕보지 않고 검을 휘두르며 스킬을 펼쳤다.

바이젠의 검에서 눈 폭풍과도 같은 공격이 쏟아져 나왔다.

퍼퍼퍽.

“흥! 이 정도로 떠들어댔느냐.”

안젤라는 바이젠의 공격을 무시하고 손으로 후려치며 접근했다.

원래 안젤라의 신체 자체가 인간보다 뛰어난데다 무공을 익히게 되면서 그녀의 전투는 더욱 체계적으로 변했다.

장현이 전해준 무공에는 무림의 오랜 역사가 깃들어있었다.

더군다나 무림의 천하제일인이었던 마현의 무공을 이어받았기에 그녀는 현재 장현보다 더 강했다.

대공의 박람회 이벤트 경기 1위였던 장현보다 강하다는 것으로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었다.

바이젠은 뛰어난 기사였지만 안젤라보다는 몇 수 아래였다.

바이젠의 검술 공격을 후려치며 몸 안쪽으로 파고든 안젤라의 손바닥이 그의 배를 쳤다.

파앙!

그 순간 음양합일신공의 장력이 바이젠의 몸속을 파고들어 그의 신체 내부를 휘저었다.

울컥!

바이젠이 입에서 피를 쏟으며 바닥에 쓰러졌다.

안젤라는 지금 경기가 화합을 위한 성격이 있다는 것을 감안해 손속에 사정을 둠으로써 치명상은 입히지 않았다.

“안젤라 승리!”

경기를 주관하던 클라우드 왕국의 기사의 선언에 따라 안젤라는 무대에서 내려왔다.

“수고했어. 안젤라.”

“뭘 이 정도가지고.”

장현은 안젤라를 맞아주며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다친 데는 없어?”

“약간 내상을 입었지만 이 정도는 괜찮아.”

“그래도 완치하도록 하자. 숙소에 가서 같이 내공 운기하도록 해.”

“알겠어.”

안젤라도 싫지 않은지 자연스레 그들의 숙소로 향했다.

둘은 아르헨의 배려로 같은 숙소를 쓰고 있었다.

장현이 안젤라와 내공 운기를 함께 하는 동안, 밖에서는 스무 명의 정예가 모두 정해졌다.

그러다보니 아르헨의 기사단장은 두 명밖에 통과하지 못했다.

20위권에 한 명도 들지 못한 왕국도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클라우드 왕국이 얼마나 강한지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장현과 최형석에게는 따로 도전하는 자가 없어 그대로 포함되었다.

다행히 테오와 제이미 역시 스무 명 안에 들었다.

순위 결정전이 끝나자 스무 명이 속한 왕국들에게는 백신이 우선 지급되기로 계약이 맺어졌다.

스무 명에 들지 못한 자들도 명단을 작성해 백신이 생산 되는 즉시 순서대로 공급이 될 것이라고 알려졌다.

물론 다음 번 던전 레이드에도 의무적으로 참석하고, 연합 왕국에 가입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클라우드 왕국에서 각 왕국에 배송을 하는데 있어 예상외의 일이 생겼다.

백신의 운송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차가운 온도 유지였다.

마법 왕국의 테오는 아이스 마법으로 백신을 오염되지 않게 배송할 수 있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우며 클라우드 왕국에서 생산된 백신을 각 왕국에 배송하는 일을 맡겨달라고 요구했다.

아르헨의 클라우드 왕국은 물류와 배송 일을 하고 있었지만, 백신의 보관 및 이송에 온도가 중요하다는 점을 알고 있기에 거절하기가 어려웠다.

연합왕국 간에 앞으로 협력을 계속해서 이어갈 필요가 있었기에 사업적인 부분도 상생이 필요했다.

아르헨은 아쉬웠으나 테오의 요구를 수용했다.

“하하. 감사합니다. 아르헨 국왕전하. 우리는 마법사들이라 이런 쪽의 특별한 보관 운송 사업을 하기에는 저희가 아무래도 다른 왕국보다는 낫습니다.”

“끄응. 알겠소. 앞으로 같이 MOU를 체결해서 함께 일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도록 하지요.”

아르헨은 테오에게 대답하며 그를 주의 깊게 바라보았다.

테오는 장현이 언급한 최후의 5인 중 한 명이이었다.

또 한 명 제이미까지 살핀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들은 마왕과 싸울 동료로 검증된 사람들이다.

가능한 친분을 쌓는 게 좋았다.

그러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이익을 공유하는 것이다.

그는 제이미를 바라보며 물었다.

“우리는 베어울프 수제맥주와 나초라는 디저트를 팔고 있소. 혹시 우리와 납품 계약을 하는 건 어떻습니까?”

아르헨의 말에 제이미가 고개를 갸웃하며 대답했다.

“베어울프 수제맥주는 저도 압니다. 여기서 기다리는 동안 먹어봤는데 시원하고 청량한 맛이 일품이더군요. 그런데 이미 MG리테일과 계약했다고 홍보까지 하던데 우리와 납품 계약을 또 할 수 있는 건가요?”

“MG리테일은 킹덤 외부 마족들의 편의점에 납품합니다. 킹덤 내 왕국들에는 아직 편의점이 들어가지 않았지요. 저희는 마법 왕국과 신성 왕국에 베어울프 브랜드 제품을 시작으로 차츰 교역을 넓혀갔으면 합니다.”

“그렇다면야 저희 쪽에서도 환영이지요. 저희 신성 왕국은 신성력을 활용해 신선배송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자세한 얘기를 해보도록 하죠.”

“신선배송이라면 마법 왕국의 극저온 배송과 어떤 면에서는 겹치겠군요. 알겠습니다.”

아르헨은 제이미의 말에 살짝 놀랐다.

어쩌면 테오와 제이미가 경쟁 구도를 형성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쟁 관계가 형성된다면 한 쪽에 치우치지 않을 수 있어서 오히려 좋았다.

아르헨은 미소를 지으며 그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시간이 흘러 아홉 꼬리 여우 던전 레이드 팀이 결성되었다.

레이드팀은 던전에 참여할 수 있는 정원인 스무 명으로 구성되었다.

각자 나름의 속셈이 있었지만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있었다.

보스를 잡는데 공헌해 킹덤에서 주도권을 잡는 것이다.

레이드 팀이 결성되자 던전 입구에 레이드팀 지원 캠프가 차려졌다.

레이드 팀에 합류했다는 건 킹덤에서 20위권 안에 드는 강자라는 것을 공인받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더군다나 레이드 과정은 경기의 한 요소이므로, 마튜브를 통해 마계에 중계될 것이다.

레이드 팀에 합류된 플레이어는 명성뿐 아니라 추가적인 보상도 얻을 수 있었다.

실력이 낮아 합류하지 못한 플레이어들은 이들을 부러움과 질시의 눈으로 바라봤다.

그러다보니 온갖 루머들 또한 떠돌았다.

루머가 떠돈다는 건 그만큼 화제 거리라는 걸 증명하기도 했다.

레이드에 참여하게 된 플레이어들은 소문을 오히려 즐기기도 했다.

최형석이 그런 경우였다.

그는 크레온과 그렉, 거인족 언데드를 소환해서 각 왕국 및 마계 여러 성에서 취재 나온 기자와 마튜버들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기자와 마튜버들이 최형석을 향해 카메라를 들이댔다.

“최형석이다! 네크로맨서 최형석!”

“본인은 사령술사라고 하던데?”

“네크로맨서나 사령술사나 같은 말이야, 멍청아.”

“그런가.”

“와, 저 언데드들은 영지전에서 경쟁했던 크로커다일 종족들 아니야?”

캠프 앞에 모여 있는 사람들은 저마다 레이드팀을 보며 수군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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