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장장이 회귀해서 만능캐되다-150화 (150/211)
  • 150화. 왕좌의 게임 (8)

    플레이어들만 산정했을 때 그렇고, 드림히트 성의 마족들을 비롯해 드워프, 리자드맨, 크로커다일 등 이종족과 백신의 혜택을 보게 될 마족들까지 포함하면 수억 명 수십억 명이 그의 고객이 될 것이고 동시에 그가 챙겨야할 직원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그가 선택해야 할 직업 또한 사업가여야 했다.

    “사업가.”

    장현의 선택에 따라 다음 알림이 떴다.

    [사업가를 선택하셨습니다.]

    [사업가 직업과 부합하는 파라셀수스 퀘스트가 부여됩니다.]

    [파라셀수스 퀘스트: 차폐자석을 연성해 패드와 전기 지네차용 차폐자석을 납품하세요.]

    ※차폐자석은 영구자석으로, 전자기기의 자기장을 차단하는 효과를 가진 것입니다.

    -다음 퀘스트를 완료할 시 파라셀수스의 능력을 모두 계승할 수 있습니다.

    -사업가를 택한 플레이어에게 다음과 같은 퀘스트를 부여합니다.

    -마계에서는 디스플레이 패드 제작을 위해 차폐자석이 필요합니다.

    -킹덤에 앞으로 필요한 전기 지네차에도 차폐자석이 필요합니다.

    -최상급 연성술에 이른 연금술사 조각 보유자에게 차폐 자석을 연성하는 퀘스트를 부여합니다.

    -보상 : 연금술과 신약 개발의 아버지 파라셀수스의 모든 능력을 계승합니다.

    역시 이번에도 디스플레이 패드가 관련되어 있다.

    다른 점이라면 전기 지네차의 부품으로도 쓰인다는 것이다.

    킹덤에 가장 필요한 기구가 지네차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해가 된다.

    드넓은 지역을 지네차 없이 다니긴 힘들 테니.

    무엇보다 장현은 이 퀘스트를 반겼다.

    퀘스트를 부여한 시스템이 창조신의 패드 아이템의 부품을 원한다면 아직 창조신의 패드는 완전히 복구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이렇게 퀘스트를 통해 복구에 필요한 부품을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겠지.

    ‘일단은 따라주마. 나 역시 패드를 복구시킬 필요가 있으니.’

    이제 그에게 남은 목표는 창조신의 패드를 가지는 것이었다.

    신의 금속으로 무기를 만들었으니 어쩌면 목표가 사라졌을 수도 있다.

    마왕과의 전투는 아르헨이 해결할 테니까.

    그에게 남은 건 이제 창조신의 아이템인 패드의 정체를 밝히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일단 그가 차지해야 했다.

    이렇게 하나씩 고리를 맞춰 나가다보면 언젠가 자신도 창조신의 패드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퀘스트를 받아들이겠습니까?]

    “받아들이겠다.”

    장현이 퀘스트를 수락하였을 때, 이정환 역시 퀘스트를 끝내고 보상을 얻었다.

    그는 장현과 포프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두 분 덕분에 퀘스트를 클리어했습니다. 전 이제 헤파이토스의 능력을 모두 계승했습니다. 이제 이 능력을 안정화시키는데 주력할 생각입니다. 혹시 필요한 아이템이 있다면 연락 주십시오. 적극 돕도록 하겠습니다.”

    “퀘스트를 클리어한 걸 축하합니다.”

    장현은 이정환의 정중한 인사에 예를 갖춰 축하 인사를 건넸다.

    “축하해. 다음에도 같이 작업하자고!”

    포프는 오히려 편하게 그를 대했다.

    작업을 함께 하면서 이정환과 뭔가 모를 끈끈한 대장장이들의 감정을 공유한 듯 했다.

    장현, 아르헨, 이정환은 각자 방금 얻은 것들을 정리하기 위해 헤어졌다.

    포프는 신의 무기를 제작한 것에 만족한 듯, 시원한 술과 음식을 먹으러 갔다.

    장현은 파라셀수스 퀘스트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서 고민해야 했다.

    그때 김덕배가 그에게 찾아왔다.

    “장현, 관리자들을 모두 모아 회의를 열어야할 거 같다.”

    “회의? 그러도록 하지. 그런데 무슨 일이길래 회의까지 열려고 하는 거야?”

    장현은 의문의 눈빛으로 그에게 물었다.

    “그게, 내게 직업을 다시 선택할 수 있다는 알림이 떨어졌어. 특수한 업적을 이루는데 공헌했다고 하더라고. 나머지 이나연, 이성훈, 최형석 역시 같은 메시지를 받았다고 해. 그런데 내 직업 같은 경우 우리 모두와 관련된 거라서 나 혼자 결정하기가 어려웠어. 그래서 회의를 열어서 모두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었어.”

    “직업이 뭐였길래 그래?”

    “내가 이전까지는 영주였잖아. 그런데 이번에는 영주대신 국왕이라는 직업이 생기더라고. 그 외에 전사라는 직업도 선택 사항에 있었어.”

    “그런데 뭐가 문제야? 혹시 국왕을 선택해도 되는지 고민된 거야?”

    “그래. 영주까지는 했지만 국왕은 다른 얘기잖아. 더군다나 아르헨에게 킹덤의 왕좌를 넘기기로 한 상태에서 국왕을 선택해도 될지 의문이고. 그렇다고 전사를 선택하자니 혹시 우리 영지에서 운영하던 사업체들의 소유권이 어떻게 될지도 염려되어서 말이야.”

    “흠, 그랬군.”

    장현은 김덕배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김덕배로서는 고민될 수밖에 없는 선택지였으리라.

    그동안 영주 자리를 맡아오긴 했지만 실질적인 결정은 대부분 장현이 처리했다.

    김덕배의 영주 자리는 바지사장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렇기에 이제 킹덤까지 진출한 마당에 영주 자리를 계속해도 될지가 망설여졌으리라.

    그런데 영주도 아닌 국왕의 직업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그가 회의를 요청한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다.

    장현은 오히려 그가 마음대로 국왕을 선택하지 않았기에 김덕배를 더욱 신뢰할 수 있었다.

    모두의 의견을 구한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장현의 의사를 묻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난 사업가의 직업을 선택했어. 국왕과 사업가는 전혀 다른 종류의 직업이야. 국왕은 정치에 있어 수장이지만 사업가는 경제를 담당해.’

    장현은 경제의 수장이 될 것이었기에 국왕은 어차피 선택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아르헨이 왕좌에 오르도록 돕기로 약속했다고 해서 김덕배에게 전사를 권할 수도 없었다.

    그가 말한 대로 그동안 벌인 사업의 소유권이 아르헨에게 귀속될 수 있다.

    나중에 킹덤을 통일하게 된다면 그때는 상관없지만 지금은 장현에게 할 일이 있었다.

    차폐자석을 연성해서 패드 부품과 지네차 부품으로 납품하라는 퀘스트를 완료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가 국왕의 권한에 영향을 행사할 수 있어야 했다.

    “덕배야, 국왕 직업을 선택한다면 어떤 권한이 있는지 혹시 알아봤어?”

    장현의 물음에 김덕배는 고개를 끄덕였다.

    “킹덤 내의 영토를 선택해서 나라를 세울 수 있었어.”

    장현의 예상대로였다.

    그는 퀘스트를 해결하기 위해 킹덤 내 특정 영토가 필요했다.

    물론 그 영토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아르헨의 협조가 있어야 했다.

    “덕배야, 넌 국왕을 직업으로 선택해. 나라의 영토를 정하는 부분은 아르헨과 만나서 의논하도록 하자.”

    “정말 그래도 돼?”

    “물론.”

    김덕배는 장현의 대답에 기뻐했다.

    사실 영주 자리마저 이제 내려놓게 될 거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국왕 자리에 오르다니.

    실질적으로는 장현이 실세지만 어쨌든 김덕배는 킹덤의 국왕이 되는 것이다.

    설령 바지국왕이라고 해도 신분이 높다는 것은 다르지 않다.

    “어쨌든 김덕배 네가 국왕이 되기로 했으니 관리자들과 영지민들에게 알릴 필요는 있겠어. 이 부분에 대해서 아르헨 쪽이 오해하지 않게 내가 얘기하도록 할게.”

    “알겠어. 난 관리자들을 불러오도록 할게. 네가 아르헨과 얘기가 되면 그때 회의를 하도록 하자.”

    “그래.”

    장현은 다시 아르헨을 찾아갔다.

    그는 새롭게 얻은 신검 나초를 살펴보고 검술 연습을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아르헨, 할 얘기가 있어.”

    “음. 그래. 앉도록 하지.”

    아르헨은 나초를 집어넣고 장현에게 의자에 앉기를 권했다.

    아르헨이 물었다.

    “할 얘기란 게 뭐지?”

    “내가 파라셀수스 퀘스트를 얻었어.”

    “파라셀수스 퀘스트?”

    “이정환이 대장장이 조각의 보유자로 최상급 대장장이에 오른 후 헤파이토스의 퀘스트를 얻었듯이 나는 이번에 신검을 만드는데 기여한 덕에 연성술사 조각의 최상급 레벨로서 파라셀수스 퀘스트를 얻게 됐어.”

    “그렇군.”

    아르헨은 고개를 끄덕이며 장현을 바라봤다. 계속해서 얘기하라는 뜻이다.

    “내가 얻은 퀘스트는 차폐자석이라는 것을 연성해야 하는데 이것은 패드와 지네차에 들어가는 부품이야.”

    “패드라면 네가 말했던 창조신의 아이템으로 의심된다는 그 패드 말이냐?”

    “그래. 난 이 패드 부품을 연성하라는 퀘스트를 받은 것이 아무래도 창조신의 패드를 복구하기 위함인 거 같아.”

    “흠, 그래서?”

    “아르헨, 넌 내가 했던 얘기를 믿나?”

    장현은 아르헨의 질문에 질문으로 답했다.

    아르헨은 잠시 장현의 물음에 멈칫했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믿는다. 신의 검을 얻어놓고서도 믿지 않으면 안 되겠지.”

    아르헨은 허리춤에 찬 신의 검 나초를 툭툭 치며 말했다.

    “난 너를 킹덤의 왕좌를 차지하게 만들 거야. 다만 그전에 준비가 필요하다. 당분간은 지금 같은 연합국 체제로 동맹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어.”

    “혹시 그 이유가 퀘스트 때문인가?”

    아르헨의 물음에 장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김덕배를 비롯한 관리자들이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알림을 받았어. 직업 선택란에 영주가 없어지고 국왕이 생겼어. 지금은 그가 국왕 직업을 선택하게 해야 해.”

    장현은 잠시 말을 멈추고 아르헨의 반응을 살폈다.

    그는 말없이 가만히 장현을 바라보기만 했다.

    장현은 침을 꿀꺽 삼키고는 말을 이었다.

    “그가 국왕을 유지해야하는 이유는 두 가지야. 하나는 그가 가진 권한 중에 영토 선택권이 있어. 내가 퀘스트를 클리어하기 위해서는 차폐자석 원료를 얻을 수 있는 영토가 있어야해. 두 번째는 헬릭스 성과 드림히트 성에서 벌여놓은 사업거리들 때문이야. 갑자기 소유권이 넘어가게 된다면 분명 헬릭스 성주와 몽슈 백작이 반발하게 될 거야.”

    장현이 그렇게 얘기했을 때 아르헨이 손을 들었다.

    “잠깐, 대충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겠다. 내게 그렇게 설명할 필요 없다. 국왕 직업을 선택하도록 해라. 나 역시 국왕 직업을 선택했으니까. 넌 내가 왕좌를 차지하게 돕겠다고 했지. 내 밑으로 들어오겠다고 한 건 아니니까 그런 걸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장현은 아르헨의 말에 눈을 크게 떴다.

    그가 자신을 기만했다고 여길까봐 걱정했는데 괜한 염려였다.

    아르헨이 말했다.

    “난 네 말을 믿는다고 했다. 신검 나초도 얻었지. 이제 나의 목표 역시 마왕을 쓰러트리는 것이다. 이제 왕좌 따위에는 관심이 없어. 어차피 마왕을 쓰러트릴 텐데 왕좌와 보상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 그저 함께 마왕과 싸울 수 있음 그만이다.”

    “아르헨. 고, 고맙다.”

    장현은 목소리가 떨렸다.

    그가 자신을 이렇게 전적으로 믿어준다는 게 너무 고마웠다.

    역시 그는 자신이 믿을 수 있는 최후의 동료였다.

    처음에는 의심 가득했던 그가 지금은 진실로 자신을 신뢰하고 있었다.

    이제야 장현의 가슴에 얹혀있던 묵직한 돌이 사라진 것 같았다.

    그는 그동안 많은 정신적 불안에 시달리고 있었다.

    회귀하여 마왕을 쓰러트려야 한다는 임무를 영웅이 아닌 평범한 그가 감당하기란 힘들었다.

    수많은 밤을 불면증으로 지새우면서 어떻게 테세리움을 얻을 수 있을지, 신의 무기를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해왔다.

    “역시, 아르헨. 너야말로 인류의 영웅이야.”

    장현은 감격에 젖어 말했다. 그만큼 그의 말이 힘이 되었던 것이다.

    “너 역시 마찬가지다, 장현. 네가 회귀해서 여기까지 끌고 온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넌 결국 회귀를 한 목적을 이뤄냈다. 바로 테세리움으로 신의 무기를 만드는 것이었지. 넌 대장장이였지 전사가 아니었어. 너의 임무는 이것으로 끝났어. 이제 그 임무는 내가 이어받겠다. 마음 편하게 먹도록 해라.”

    아르헨의 말에 장현의 눈에서 눈물이 뚜욱 뚝 떨어졌다.

    “고맙다, 아르헨. 고마워.”

    아르헨이 장현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수고했다. 장현.”

    장현이 진정이 되자 아르헨은 그에게 물었다.

    “그래서, 영토를 어디로 정하고 싶은 거야?”

    장현은 그의 말에 차폐자석의 원료가 매장되어 있는 지역을 떠올렸다.

    남부 땅에 희토류가 풍부하다고 했었지.

    이것은 1회차의 기억으로 알고 있었던 것이다.

    희토류라면 원자번호 57에서 71번 사이의 15개 종류의 금속이다.

    그중 차폐자석의 원료가 되는 것은 네오디움이다.

    희토류가 남부 땅에 있다면, 네오디움 또한 거기에 매장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