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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장이 회귀해서 만능캐되다-142화 (142/211)
  • 142화. 플레이어 런 킹덤 (9)

    아자르는 녹색 알갱이들을 떨쳐내려고 발버둥 쳤으나 쉽지 않았다.

    더군다나 입속으로 들어온 녹색 알갱이들이 몸속에서 급격히 마력을 빼앗아갔다.

    그는 서둘러 마나 포인트로 마력을 보충했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나 다름없었다.

    “서, 설마 코로나 바이러스?”

    그는 이 증상에 대해 이미 많은 정보를 들었기에, 자신의 몸속에서 벌어지는 현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챘다.

    커커컥!

    아자르는 머리를 감싸 쥐고 공포에 찬 채 몸을 돌려 도망쳤으나 이내 힘을 잃고 쓰러졌다.

    크르륵!

    쓰러진 아자르의 몸이 부들부들 떨리더니 곧 눈에서 광증이 도지기 시작했다.

    알려진 대로 이성을 잃고 몬스터화 되어가고 있었다.

    크르륵. 크크.

    장현이 발작하듯 버둥거리는 아자르를 지켜보고 있을 때, 안젤라가 다가와 물었다.

    “이 자는 확진된 거야?”

    “음, 아마도 그렇겠지. 코로나 바이러스 결정체를 입 안에 넣었으니.”

    안젤라는 식은땀이 흘렀다.

    이미 확진된 몬스터들은 많이 봐왔지만, 마족이 눈앞에서 바이러스에 걸려 몬스터화되는 것은 처음 보는 것이다.

    고위 마족인 그녀가 저런 몰골로 변한다고 생각하면 끔찍했다.

    안젤라가 고개를 흔들며 쓸데없는 생각을 지우고는 물었다.

    “이 자는 어떻게 처리할거야?”

    “이대로 놓아주면 코로나 바이러스만 뿌리고 다닐 테니 없애주는 게 좋겠지. 본인도 이런 꼴로는 살고 싶지 않을 테고.”

    “그렇겠지. 나라도 저렇게 살아있느니 죽는 게 나을 거 같아.”

    “그래, 죽어서 백신이 되도록 해주자고.”

    장현은 아자르를 깔끔하게 화로에 넣고 태웠다.

    화르르륵.

    아자르는 화로에서 순식간에 재로 변하더니 곧 녹색 알갱이가 생성되었다.

    “음? 생각보다 양이 많은데.”

    아자르를 태우고 나온 녹색 알갱이는 이전의 몬스터 수십 마리를 태워서 얻은 것보다 크고 양이 많았다.

    “혹시 생전에 얼마나 강한 마력을 지녔는가에 따라 바이러스의 양도 달라지는 건가.”

    장현은 의문이 들었지만 알 수 있는 건 없었다.

    감별 스킬을 써 봐도 별다른 정보가 나오지 않았다.

    그는 녹색 알갱이를 흩어지지 않게 모아서 콜드체인이에윰으로 만든 보관함에 담았다.

    또르륵.

    병에 담겨 맑은 소리를 내는 녹색 알갱이들을 보며 장현은 뚜껑을 닫았다.

    아직 양이 얼마 되지 않는다. 추적자들을 더 잡아 병을 가득 채워야 한다.

    그러면 그때 가서 백신으로 만들 생각이었다.

    그렇게 둘은 다시 킹덤으로 떠났다.

    장현과 안젤라는 음양합일신공을 활용해 2인 1조 합격진을 펼쳐 추적자들을 상대로 계속해서 싸워나갔다.

    싸움을 이어갈수록 그들은 점점 더 강해졌고, 코로나 바이러스의 결정체인 녹색 알갱이들을 계속해서 모을 수 있었다.

    시간이 흘러 장현과 안젤라는 드디어 킹덤에 도착했다.

    [킹덤에 도착했습니다. 킹덤의 왕좌를 차지하십시오. 킹덤 내 모든 플레이어로부터 대표로 인정받으십시오. 마왕의 이름으로 킹덤의 주인을 공인받을 수 있습니다.]

    -보상 1. 킹덤의 통치권 인정.

    -보상 2. 킹덤 내 총 수익 중 30프로 세금 제외한 나머지에 대한 인정.

    킹덤에 도착했음을 알리는 알림과 함께 연계 미션이 떠올랐다.

    장현은 이미 알고 있던 내용이었기에 확인 후 동료들을 향해 이동했다.

    김덕배 일행들은 다행히 마스크를 쓰고 있어 확진된 몬스터의 위협에도 평소의 훈련에서 쌓아온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었다.

    심지어 마족이 끼어있는 추적자도 있었지만 김덕배, 최형석, 이나연이 힘을 합치자 죽이지는 못해도 쫓아내는 정도는 충분했다.

    다만 영지민들 중 일부는 확진된 몬스터의 공격에 마스크의 보호막이 훼손되어 죽고 말았다.

    그들은 먼저 킹덤에 도착한 상태에서 장현과 안젤라를 맞이했다.

    “장현, 왔구나.”

    “소성주님, 오셨군요.”

    김덕배와 포프가 먼저 달려왔다.

    한편에서는 안젤라가 킹덤에 온 것을 의아해하는 자들이 수군거렸다.

    “아니, 소성주님이 여긴 대체 왜 온 거지?”

    “설마 추적자팀은 아니겠지?”

    “추적자팀이면 저렇게 같이 있을 리가 없어. 그리고 자기 영지민들을 죽여서 득 될 게 뭐가 있다고.”

    “하긴 그렇구먼. 그럼 플레이어팀으로 참가하신 거란 말인데. 대체 왜?”

    안젤라를 발견한 플레이어들은 반기면서도 의아해했다.

    그녀가 경기에 참석할 거라고 생각한 영지민은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장현조차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인데, 다른 플레이어들은 오죽하겠는가.

    주위가 소란스러워지자 이나연, 이성훈, 최형석도 자연스레 상황을 알 수밖에 없었다.

    이나연이 뛰어나오며 반겼다.

    “장현. 드디어 왔구나. 무사해서 다행이야.”

    그녀는 옆의 안젤라 소성주를 보고 인사했다.

    “소성주님, 킹덤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저희 플레이어팀에 합류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나연의 인사에 안젤라도 기분이 좋아졌다.

    관리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나서 장현은 본론으로 들어갔다.

    “덕배야. 지금까지 상황에 대해서 설명 해줘.”

    “후, 지금껏 몬스터들과 세 번의 전투를 치렀어. 그중 두 번의 전투가 확진된 몬스터와 싸운 거고, 마지막 한 번은 마족이 몬스터들을 몰고 공격해온 거였어. 마스크 덕에 대부분은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 감염되지 않았지만 일부는 전투 중에 마스크가 훼손되면서 확진되고 말았어.”

    “확진된 사람들은 증상이 어땠어?”

    “그게, 호흡이 곤란해지면서 전신에 극심한 근육통을 호소했어. 전투에서는 당연히 열외 시켰지만 오래 버티지 못하고 죽었어. 아무래도 그런 몸 상태에서 전투를 이어가는 것도 어려웠지만 마지막에 마족이 몬스터와 함께 공격해왔을 때는 부상자들을 돌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거든.”

    장현은 입술을 깨물었다. 아무 희생도 없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함께 영지전을 거치며 버텨왔던 사람들이다.

    잠시 희생자들을 위해 애도한 장현은 이윽고 궁금한 것을 물었다.

    “혹시 마현 사부와는 연락해봤어?”

    “그래. 마현 사부는 우리와 다른 쪽 방향으로 도착한 거 같아. 아무래도 사부와 무림인들의 메지옥 성 자체가 우리와 멀다보니 다른 쪽으로 들어간 거 같아. 대체 이 킹덤의 크기가 얼마나 큰지 파악조차 안 돼.”

    “킹덤의 크기는 지구에서 대륙 하나 정도 크기라고 생각하면 될 거야.”

    “뭐, 그렇게나 넓단 말이야?”

    “나도 얼마나 넓은지는 정확히는 모르지만, 이 곳 킹덤엔 수많은 나라들이 형성되었었어. 땅은 넓은데 그만큼 사람이 적다고나 할까.”

    “대체 왜 이렇게 넓은 곳에 고작 이 정도 인원만 보낸 거지?”

    “아마도 우리가 마계에 끌려온 1기 플레이어가 아닐까 싶어. 원래라면 우리 이후에도 계속해서 사람들이 끌려올 예정이었겠지.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그 계획이 중단된 거 같지만 말이야. 그 때문에 킹덤이라는 이름에 비해 플레이어 수가 적은 게 아닐까 싶어.”

    “그렇군. 너도 정확하게 알고 있는 건 아니구나.”

    “그래. 킹덤에 오고 나서 얼마 후에 최후의 전투가 시작되었으니까. 어떻게 보면 지구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다행이라고 할 수 있겠지. 우리가 마지막 플레이어가 되어버렸으니까.”

    장현의 말에 김덕배는 쓴웃음을 머금었다.

    잠시 후 김덕배는 표정을 굳히고 말했다.

    “아르헨이 회귀 전 최후의 전투 때 남은 동료라고 얘기했었지? 대공 박람회에서 너 다음으로 2위를 했던 플레이어 말이야.”

    아르헨의 소식에 장현은 눈을 빛내며 귀를 기울였다.

    “그래, 아르헨이 왜?”

    “그가 우리에게 자신들 밑으로 들어오라고 경고장을 보냈어. 처음엔 장현 널 찾았는데, 네가 없다는 걸 알고는 내게 전해주고 갔어. 일단 명목상 내가 영주였으니까.”

    “결국 시작되었군.”

    “킹덤의 왕좌를 차지하는 것 말이지?”

    “그래. 퀘스트 보상은 누구라도 혹할 만하겠지. 다들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 세력을 키우려고 할 거야. 특히나 아르헨이라면 그의 성격상 남 밑에 들어가진 않을 테니까, 먼저 인근 세력들을 병합시키려고 하겠지. 우리에게 경고장을 보낸 것 또한 그런 이유 때문일 거야.”

    장현의 말에 김덕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하긴, 나도 퀘스트를 받으니 욕심이 나더라고. 욕심을 부리면 다시 인간 플레이어들끼리 내전이 벌어진다는 걸 아니까 욕심을 접을 수 있었지. 다른 사람들은 다를 거야.”

    1회차 때 발생했던 킹덤 내 플레이어간의 내전.

    그것이 지금 시작되려 하고 있다.

    다행히 장현은 억제재를 가지고 있다.

    “다행히 백신을 성공적으로 제작했으니 우리에게는 저들을 압박할 무기가 있어. 인간이든 마족이든 코로나 바이러스를 두려워하는 건 똑같으니까.”

    장현의 말에 김덕배는 기뻐했다.

    “정말 네 덕이다, 장현. 일단 우리 영지민들부터 백신을 맞추도록 해야겠어.”

    “그래야겠지. 영지민들을 모두 모아줘.”

    “알겠어.”

    김덕배는 즉시 동료들과 영지민들에게 백신 접종에 대해 알렸다.

    물론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에 대해서도 충분히 알렸다.

    그럼에도 모든 영지민들이 백신을 맞겠다고 했다.

    확진된 몬스터와 싸우다가 죽는 이들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비록 킹덤에 도착했다고는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에 확진된다면 치료약이 없기에 죽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기에 그들은 백신 접종을 택한 것이다.

    장현은 백신을 제작하기 위해 확진된 몬스터 사냥에 나섰다.

    아직 추적자들은 킹덤 외부에 많았다.

    아직도 킹덤에 도착하지 못한 플레이어들이 넘쳐났기 때문이다.

    확진된 몬스터들을 사냥하는 것은 그들에게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장현의 일행들의 영향력을 알릴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어쨌거나 킹덤의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다른 영지들을 흡수해서 대표로 인정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 말은 결국 킹덤의 모든 플레이어들을 누르고 유일한 왕이 되어야 한다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장현과 김덕배 등 관리자들은 킹덤 내 정착지를 마련하는 조와 바이러스에 확진된 몬스터를 사냥하는 조로 나누었다.

    다른 영지의 플레이어들을 지원해주려는 계획은 어긋났다.

    킹덤을 벗어나자 이미 사방에는 수많은 확진된 몬스터들이 죽은 채 널브러져 있었던 것이다.

    이미 많은 플레이어들이 확진된 몬스터들을 쓰러트리고 사체를 방치해놨기에, 그들은 그저 수거해오기만 하면 되었다.

    장현 일행이 백신 제조를 위해 확진된 몬스터들의 사체를 수거해오지 않았다면, 코로나 바이러스와 몬스터 사체에서 나온 독 기운이 킹덤 주위를 덮었을 것이다.

    마치 예전에 영지 성벽을 덮었던 독 안개처럼.

    확진된 몬스터들을 수거해왔기에 재료는 부족하지 않았으나 다른 문제가 생겼다.

    아직 헬릭스 성에서 주사기와 백신 보관함을 생산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기에, 결국 장현이 가진 주사기 한 개로 모든 영지민들을 접종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더군다나 주사기는 일회용이 아니었기에 한번 사용할 때마다 소독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결국 영지민 한명, 한명씩 백신을 접종하기 시작했다.

    영지민들을 모두 접종하는 것은 시간이 보통 소모되는 일이 아니었다.

    장현은 우선 김덕배 일행들과 포프를 비롯한 주요 관리자들부터 백신을 접종했다.

    “관리자부터 영지민까지 접종은 계속하되,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만큼 킹덤에 자리 잡고 나서 제대로 된 백신 제조설비를 갖추어야할 것 같아. 일단 헬릭스 성의 영지에서 생산된 주사기와 백신 보관함을 보내준다면 접종률이 올라갈 거야. 그동안은 보호막 형성 마스크를 제대로 쓰는 방법밖에 없어.”

    “헬릭스 성에서 생산을 해도, 여기까지 보내오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장현의 말에 김덕배가 우려되는 부분을 제기했다.

    “드림히트 성에 드림오션이라는 벌크선 선박운송회사가 있는데, 다행히 몽슈 백작님과 잘 얘기가 됐어. 거기서 책임지고 킹덤까지 생산품들을 보내주기로 했어. 그 보상으로 마스크와 백신을 드림히트 성에 우선 지급하기로 했고.”

    “그렇군. 다행이야. 앞으로도 헬릭스 성의 영지에서 생산되는 물품과 설비도 킹덤으로 이전해야 할 텐데. 그것도 몽슈 백작님을 통해서 가능할까? 마스크와 백신을 우선 공급해주기로 했으니 그 얘기도 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

    김덕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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