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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장이 회귀해서 만능캐되다-135화 (135/211)
  • 135화. 플레이어 런 킹덤 (2)

    장현은 급히 영지로 돌아가 관리자 회의를 열었다.

    김덕배, 최형석, 이나연, 이성훈, 김태석까지. 인간 관리자를 비롯해 다른 부족의 대표자들까지 모두 모았다.

    “모두들 알림을 봤겠지만 곧 경기가 재개된다. 경기명은 플레이어 런 킹덤. 우린 추격자들을 피해 안전지인 킹덤으로 가야 해.”

    “그럼 여기서 벌이고 있는 사업들은 다 어떻게 되는 거야?”

    김덕배가 물었다.

    “일시적으로 중지되겠지. 아니면 다른 마족이 인수를 받든지.”

    이나연이 김덕배의 말에 대답했다.

    “제길! 우리가 다 해놓은 걸 뺏어가는군.”

    쾅!

    김덕배가 벌컥 화를 내며 탁자를 주먹으로 내리쳤다.

    장현이 차분하게 두 사람에게 설명했다.

    “너무 화를 낼 필요는 없다. 경기가 끝나면 다시 돌아올 수 있으니까.”

    “그게 정말이야?”

    “그래. 설령 우리가 원치 않아서 돌아오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여기에서 벌인 사업은 우리에게 지분이 있어.”

    “호오.”

    감탄사를 내뱉는 김덕배를 보고 장현이 말했다.

    “난 이미 이 과정을 겪었단 걸 알잖아. 킹덤은 영지의 확장판이야. 새로운 영지를 얻는다고 생각하면 될 거야.”

    “그렇다면 다행이고.”

    김덕배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꾸했다.

    “다만, 앞으로 경기에서 마주할 적들은 우리가 강해진 만큼 더욱 강할 거야.”

    장현의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에 마주할 적들은 어떤 놈들이야?”

    이나연이 물었다.

    “마족과 몬스터들이지. 아마도 확진자들이 우리에게 투입될 거야.”

    장현의 말에 다들 침묵했다.

    “확진자들이라고?”

    이나연의 눈빛이 흔들렸다.

    “걱정하지 마. 그래서 마스크를 만들었으니까.”

    장현의 말에 그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각자의 인벤토리에는 보호막 형성 마스크가 넉넉하게 들어있었다.

    “준비는 충분히 되었어. 놈들이 강해진 만큼 우리도 강해졌다.”

    장현의 말에 그들은 지난 적들을 떠올렸다.

    지금까지 상대했던 적들은 경기가 진행될수록 강해졌다.

    튜토리얼에서 만난 흑전갈과 오크는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아니다.

    그 당시에는 얼마나 두려웠던가.

    기차역에서 만난 삼두견과 스켈레톤 병사는 오크를 훨씬 뛰어넘는 위력을 보였다.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소수만이 살아남아 영지로 왔다.

    살아남은 자들은 관리자라는 신분이 되었고, 죽은 자들은 패자부활전을 거쳐 일부는 영지에서 재회할 수 있었다.

    그 뒤의 영지전은 어떠했는가.

    동급의 플레이어들.

    리자드맨과 크로커다일 그리고 강신배 무리들을 적으로 만났다.

    그들은 지성체라는 면에서 몬스터보다 더 위험한 적들이었다.

    물론 그들은 지금은 자신들의 동료가 되었다.

    최근에는 대공의 박람회에서 열린 이벤트 경기에서 거인족들과 싸웠다.

    거인족 한 명, 한 명이 마족화된 크레온과 동급, 또는 그 이상의 강자들이었으나 그들은 거인족 마저 전멸시켰다.

    그만큼 자신들 역시 강해진 것이다.

    장현의 말에 안도하는 사람은 또 있었다.

    “다행히 사부와 적으로 만나는 것은 아니군. 난 또, 다른 세계의 플레이어들과 싸워야 하는 줄 알았어.”

    김덕배가 얼굴이 한결 편해진 채로 중얼거렸다.

    “이제 그렇게 두진 않을 것이야.”

    비록 1회차에서는 플레이어들끼리 싸웠지만 이번엔 다를 것이다.

    플레이어가 아닌 마족들 그리고 마왕군과 싸울 테니까.

    “장현, 네가 그렇게 말하니 안심이 된다.”

    김덕배가 씨익 웃으며 말했다.

    사실 장현 또한 앞으로의 일을 확신할 수는 없다.

    플레이어 런 킹덤.

    1회차 때 킹덤으로 가는 여정 자체는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그 과정을 통해 마족을 능가하는 강자로 발돋움하는 자들이 여럿 있었으니까.

    문제는 킹덤에 도착한 이후부터였다.

    서로 왕을 자처하기 시작하면서 플레이어들끼리 대립을 하기 시작했으니.

    그들 중 일부는 다른 세력을 지배해 킹덤을 일통하고자 하기도 했다.

    그들 또한 신념이 있었다.

    그것만이 마족에 대항할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일통해 지배하고자 하는 자들과 그에 반하는 자들.

    그들의 전투로 플레이어들의 전력은 크게 약화되었다.

    “이번에는 결코 그런 일이 벌어지게 하지 않을 테다.”

    장현은 조용히 중얼거리며 다짐했다.

    일주일이라는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다.

    장현은 드워프족 족장 포프를 향해 물었다.

    “포프, 혹시 최근 가장 수요가 급증한 디스플레이 패널 부품이 있소?”

    “디스플레이 패널? 혹시 패드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 패널 말하는 거요? 디스플레이도 종류가 꽤 많아서 말이오.”

    “그렇소. 패드에 들어가는 패널 말이오.”

    “내가 아는 범위에서는 여러 가지 있소만, 당장 구할 수 있는 것은 몇 되지 않소.”

    포프의 말에 장현의 눈이 커졌다. 그 말은 있다는 말과 다름없었다.

    “그 중에서 가장 수요가 급증한 게 무엇이오?”

    장현이 수요가 급증하는 걸 찾은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신의 금속이 가진 특성 때문이다.

    그는 패드가 창조신의 아이템이 가진 형태라는 것을 알게 된 후, 창조신의 금속에 대해 계속 고민해왔다.

    그러다가 한 가지 생각에 이르렀다.

    신의 금속은 의외로 숨어있지 않다. 실생활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그것의 완성도가 남다른 것이 특징이다.

    창조신의 아이템이 패드 형태라는 점에서 떠올린 생각이었다.

    장현의 물음에 포프는 바로 대답했다.

    “디스플레이 패널 구동 모듈이오.”

    “혹시 지금 갖고 있소?”

    “물론이오. 안 그래도 신제품을 만들었다고 구해 달라 해서 잔뜩 갖고 있었는데, 그놈의 코로나 때문에 재고가 꽤 남아있지.”

    포프는 대답과 함께 물건을 내밀었다.

    “이것은?”

    포프가 내민 모듈을 확인한 장현은 눈을 빛냈다.

    “스킬 감정”

    한참을 들여다보던 장현은 감정 스킬을 사용했다.

    [디스플레이 패널 모듈]

    -폴더블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모듈입니다. 특별한 기술로 단독 공급 채택된 ‘꿈의 기술’에서 제조한 디스플레이 패널에 들어가는 부품입니다.

    [숨겨진 속성이 사용자의 특성과 만나 개방됩니다. 특별한 권능을 지닌 금속으로 제작되어 지문인식에 사용됩니다.]

    [숨겨진 속성이 사용자의 특성과 만나 개방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 모니터링 목적으로 쓸 수 있는 바이오센서 기능이 있습니다.]

    ‘역시 이것도 신의 금속의 가능성을 품고 있어!’

    장현은 감정 스킬에 뜬 정보를 확인하고는 확신했다.

    포프가 내민 패널 모듈의 재질은 보통 금속이 아니었다.

    폴더블 디스플레이에 단독으로 사용되는 부품인데다 특별한 권능을 지닌 금속으로 제작되었다는 것에서 신의 금속의 가능성이 있었다.

    그렇다면 연성을 해보면 된다.

    장현이 조심스레 물었다.

    “그걸 내게 넘겨줄 수 있나?”

    포프는 가만히 장현을 보더니 되레 질문했다.

    “혹시 어디에 쓸 것인지 알 수 있나?”

    “무기를 만들려고 하네.”

    “호오. 이것으로 무기를? 양이 너무 적을 텐데.”

    “더 있다면 부탁하네.”

    “양은 남는 게 있지만, 그 작업에 날 끼워줘야 허락하겠네.”

    포프가 도와준다면 성공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

    “잠깐, 포프 당신도 경기에 참여할 생각인가? 드워프족은 경기에 참가할 필요가 없을 텐데.”

    드워프족은 플레이어가 아니다. 그들이 목숨을 거는 위험한 경기에 참여할 이유가 없다.

    “내가 진짜 만들고 싶은 건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부품 따위가 아니야. 난 무기를 만들고 싶어. 그 누구라도 죽일 수 있는, 위대한 무기를 말이야. 너와 함께라면 나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을 것 같거든. 그래서 경기에 참가 신청했지.”

    장현은 포프의 말에 씨익 웃었다. 그는 자신과 같은 부류다.

    장현은 손을 내밀었다.

    “좋아. 같이 무기를 만들어 보자고. 설령 마왕이라 해도 죽일 수 있는 무기를 말이야.”

    장현의 대답에 포프는 눈을 크게 떴다.

    그의 말이 비유일거라 생각했지만 포부는 마음에 들었다.

    “좋아. 만들어보자고. 마왕도 죽일 수 있는 무기를 말이야.”

    장현과 포프는 뜨거운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

    [경기에 참여하는 플레이어는 지금부터 미션 ‘플레이어 런 킹덤’ 경기장에 소환됩니다. 경기는 추적자팀과 플레이어팀으로 나뉩니다.]

    알림과 함께 경기에 참여하는 자들이 모두 영지에서 사라졌다.

    동시에 그들은 이전과는 다른 환경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장현은 숲속의 한가운데로 떨어졌다.

    “드디어 마지막 경기가 시작되었구나.”

    그는 중얼거리며 조심히 숲을 헤쳐 나갔다.

    동료들이 각각 어디에 떨어져 있을지는 모르지만, 본능적으로 모여야 한다는 것은 알 것이 분명했다.

    추격자들이 사냥을 시작하기 전에 모여야 한다.

    [킹덤의 입구로 이동하십시오.]

    아니나 다를까. 때 맞춰 들려온 알람에 장현은 상태창에 떠오른 화살표 방향으로 몸을 움직였다.

    그는 자신이 가진 스킬과 포인트를 점검했다.

    적을 상대하기 전에 장비부터 갖춰야 한다.

    장현은 영지에서 포프와 협력하기로 한 후, 그에게 디스플레이 패널 모듈 뿐 아니라 다양한 부품들을 받았다.

    모두 패드의 부품인 동시에 특별한 권능을 품고 있는 것들이었다.

    이것들을 아직 연성하지 않은 이유.

    그건 아르헨과 함께 있는 이정환을 만나서 확인해 볼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만약 진정 대장장이 조각을 소유하고 있다면, 신의 무기를 만들 때 그의 도움 역시 받아야만 했다.

    그 생각을 하며 장현은 상태창으로 동료들의 위치를 확인하고 알림을 전했다.

    “모두들 괜찮아? 다들 어디야?”

    장현의 메시지에 가장 먼저 김덕배가 정신을 차리고 응답을 해왔다.

    “여긴 숲인데 어딘지 모르겠어. 그래도 킹덤 입구까지 가는 화살표가 떠 있어서 여기로 가면 될 거 같긴 해.”

    “주위에 다른 사람은 없어?”

    “없어. 뿔뿔이 흩어졌는지, 어디 가상의 공간에 떨어진 건지. 잘 모르겠어.”

    “내 생각에는 킹덤 입구까지는 각자 생존해서 도착해야 할 거 같다.”

    “튜토리얼 시즌2란 말이군.”

    김덕배는 피식 웃었다.

    그의 말투에는 예전과 다른 자신감이 있었다.

    마현에게 배운 무극검법은 더 이상 흉내나 내는 수준이 아니었다.

    이나연, 최형석과 함께 수없이 많은 훈련을 해왔다.

    지금 그는 검에서 검기를 뿜어낼 수 있는 수준이다.

    이 정도면 마족화된 크레온이나 거인족도 혼자 상대할 수 있었다.

    무리를 한다면 잠시나마 검강을 뽑아낼 수도 있다. 비록 완벽한 검강은 아니지만 포인트를 소모해 검강을 뿜어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고무적이다.

    이나연과 최형석, 김태석과도 곧 연락이 되었다.

    그들 모두 낯선 상황에 떨어져 당황하긴 했지만 걱정하는 기색은 없었다.

    그들은 이미 충분히 산전수전을 겪은 자들이었다.

    그때, 장현의 상태창에서 알림이 떠올랐다.

    “장현, 어디냐?”

    “이 목소리는 설마, 소성주님?”

    장현은 알림을 보낸 발신자를 확인해봤다.

    다시 확인해 봐도 소성주 안젤라였다.

    그녀가 어찌 알림을 보낼 수 있었을까.

    혹시 경기에 참여하기라도 한 것이란 말인가.

    장현이 그런 생각을 할 때 안젤라가 말을 이었다.

    “나도 지금 경기에 참여해 있다. 나의 위치를 보낼 테니 이리로 오너라.”

    “경기에 참여하셨다고요?”

    정말로 그녀가 경기에 참여한 것이다.

    장현의 목소리에는 경계심이 묻어나 있었다.

    아무리 그녀가 소성주라 할지라도, 추적자로 경기에 참가한 것이라면 더 이상 함께 하는 건 불가능했다.

    그때 안젤라에게서 다정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설마 내가 추적자로 참가해 너에게 연락했으려고. 너를 돕겠다고 하지 않았더냐. 난 플레이어팀으로 지원했다.”

    “플레이어팀이라니! 그게 정말입니까?”

    장현도 믿어지지 않았다.

    마족이 플레이어팀을 지원하다니, 1회차에서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일단 그녀가 거짓말하는 거 같지는 않다.

    안젤라는 1회차에서 추격자로도 지원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 헬릭스 성의 유일한 후계자가 경기에 관람자가 아닌 참가자가 된다는 것 자체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그만큼 경기에 참가하는 것이 위험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안젤라가 경기에 참가했다.

    그것도 플레이어팀으로.

    장현의 가슴이 두근두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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