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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장이 회귀해서 만능캐되다-112화 (112/211)

112화. 드림히트 성 (13)

다음 날, 안젤라는 검정 원피스 위에 후리스 집업 재킷을 걸치고 나왔다.

장현, 이성훈과 함께 드림히트 성을 둘러보기로 했기 때문이다.

“안젤라님, 정말 잘 어울리시는군요.”

밖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던 장현은 그녀의 모습을 보고 감탄사를 내뱉었다.

빈말이 아니라 서큐버스의 미모와 장현이 만든 후리스가 결합되니 패션잡지의 모델로도 손색이 없었다.

“정말? 이런 옷은 처음 입어보는데. 잘 어울린다니 다행이네.”

안젤라는 장현의 칭찬에 기분이 좋아졌는지 입가에 미소가 어렸다.

밖으로 나오기 전, 스스로 거울에 모습을 비춰 봤을 때도 나쁘지 않았었다.

그녀는 패드를 꺼내 자신의 모습을 셀카로 찍었다.

찰칵. 찰칵.

그 모습을 본 장현의 눈에 이채가 서렸다.

“안젤라님, 제가 찍어드려도 될까요?”

장현은 안젤라가 후리스를 입고 자연스런 포즈를 취하는 모습을 남기고 싶었기에 조심스레 제안했다.

안젤라도 그가 자신을 찍어주는 게 싫지 않았기에 흔쾌히 응했다.

장현은 곧 패드를 전해 받고, 카메라 기능을 확인한 뒤 안젤라에게 포즈를 취하도록 말했다.

“소성주님. 고개를 살짝 들어 올리고 머리 뒤로 양손을 맞잡은 채 깍지 끼어 보시겠어요?”

“음, 이렇게?”

“네, 좋습니다.”

찰칵.

“이번에는 턱을 당기고 호주머니에 양손을 넣어보세요.”

“알겠어. 다음에는 이렇게 찍어보면 어떨까?”

안젤라는 몇 차례 정도 사진을 찍자, 이내 자신이 스스로 포즈를 제안하기 시작했다.

“좋습니다. 모델이 좋으니 어떤 자세를 취해도 잘나오는군요.”

“이 옷이 한 몫 하긴 했어.”

안젤라는 베시시 웃으며 말했다.

그렇게 장현의 터치가 이어짐에 따라 패드에 내장된 카메라가 안젤라의 모습을 한장 한장 사진으로 담았다.

장현은 충분한 양의 사진을 찍은 후 안젤라에게 패드를 건넸다.

그녀는 곧장 사진첩을 열어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슥. 슥.

“음. 이 사진은 좀 별로고, 이건 괜찮은 거 같네.”

안젤라는 찍은 사진들 중 마음에 드는 사진들을 골라 어딘가로 전송했다.

동시에 안젤라의 프로필이 패드 화면에 떠오르더니 이윽고 방금 장현이 찍어준 사진으로 바뀌었다.

옆에서 슬쩍 고개를 내밀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장현이 무언가 생각난 듯 물었다.

“소성주님, 혹시 지금 찍은 사진이 다른 이들에게 노출되는 겁니까?”

“응, 마스타그램을 하는 마족들이라면 누구나 볼 수 있겠지. 방금 사진들 마스타그램에 올렸으니까.”

그 말에 번뜩 떠오르는 게 있었다.

지구에서도 유행했던 SNS였다.

“혹시 저도 그걸 볼 수 있나요?”

장현은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

“네가 쓰는 시스템 상태창에서도 아마 볼 수 있을 거야.”

“앗, 그런 기능이 있는지는 몰랐습니다.”

장현은 정말이지 몰랐다. 시스템 상태창에서 마족들의 SNS를 살펴 볼 수 있다니.

“내가 너희들이 쓰는 상태창은 써보지 않았지만 대부분 마계의 시스템 네트워크는 연동되거든. 혹시 상태창 오른쪽 위에 돋보기 같은 게 있는지 봐. 그게 있으면 눌러봐.”

“예, 눌렀습니다.”

“역시 있군. 그럼 검색창이 뜰 거야. 특수기호 샵 넣고 서큐버스를 붙여서 검색해봐.”

장현은 안젤라가 시키는 대로 했다.

곧 서큐버스들의 사진들이 시스템 화면에 나타났다.

“아, 이런 기능이 있었다니.”

지금껏 상태창의 기능에 대해 너무도 몰랐다.

1회차에서는 이런 식으로 검색해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설령 기회가 있었다 하더라도 안젤라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기에 검색해볼 생각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장현은 검색 결과를 쭈욱 훑었다.

상태창에 떠오른 서큐버스의 프로필 사진들이 보였고, 그 중 안젤라는 위에서 열두 번째에 있었다.

안젤라의 프로필 사진을 터치하니 곧 그녀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사진첩이 떠올랐다.

[인물 정보 : 드림히트 성주의 외손녀이자 헬릭스 성의 소성주 안젤라]

조금 전 장현이 찍어준 사진이 안젤라의 사진첩에 최근 이미지로 올라가 있었다.

그 아래에는 벌써 안젤라의 마스타 친구들이 댓글을 달고 있었다.

(최강 인큐버스) : 안젤라님, 역시 오늘도 예쁘시군요. 그 옷은 처음 보는 스타일이네요. 성주님이 새로 제작하신건가요?

(대공의 충실한 인셀) : 안젤라님,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여전히 한 미모 하십니다.

(마족다운 마족) : 언니, 너무 예뻐요! 그 옷은 어디서 살 수 있나요?

댓글을 훑어보는 동안에도 실시간으로 댓글이 더 달리고 있었다.

장현은 그 댓글들을 읽으며 쓴웃음을 지었다.

대부분 그녀의 미모를 칭송하는 글이었다.

이상하게도 기분이 언짢았다.

‘그래도 옷에 대한 반응들은 썩 좋군.’

장현은 옷에 대해 언급한 부분들로 시선을 돌렸다.

확실히 반응을 보니 상품성이 있어 보였다.

안젤라 효과일지도 몰랐다.

문득 그녀가 아이돌만큼 인지도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블랙펑키도 플랙펑키지만, 안젤라도 의상 모델로 해야겠군.’

하긴 그러고 보면 대기업 오너의 자녀들 중 SNS를 하는 사람들의 경우 영향력이 있는 경우가 꽤 많았다.

특히 그들이 인성도 바르고 인물도 좋을 경우에.

안젤라도 마계에서는 재벌가 또는 귀족가의 자제이니 충분히 그럴 수 있었다.

문득 안젤라의 사랑을 얻는 게 어떤 의미인지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난 재벌집 외동딸을 꼬셔야 하는 거였군.’

장현이 그런 생각하고 있을 때 안젤라가 말했다.

“이제 그건 그만보고 가자. 패드 이리 줘.”

“네. 소성주님.”

장현은 가만히 패드를 그녀에게 돌려줬다.

안젤라, 장현 그리고 이성훈은 자율주행 지네차를 타고 달렸다.

이성훈이 타고 온 지네차가 아니라 몽슈 백작가의 지네차였다.

지금 탄 지네차는 이성훈이 타고 온 자율주행 지네차와 몇 가지 면이 달랐는데, 가장 큰 차이점은 이성훈이 타고 온 차는 전기 에너지로 주행하는 반면 지금 탄 지네차는 마나 에너지로 달린다는 것이었다.

또 다른 점은 이성훈이 타고 왔던 지네차가 자동으로만 움직이는데 비해, 안젤라가 가져온 지네차는 자율주행과 수동주행이 사용자의 뜻에 따라 조절이 가능하다는 점이었다.

이성훈이 운전대를 잡고 있기는 했지만 실질적으로 운전은 로슈 집사가 원격으로 조정하고 있었다.

로슈 집사의 추천 드라이브 코스를 달리면서 일행들은 여유롭게 경치를 살폈다.

그렇게 경치를 구경하다 장현의 시선이 어떤 건물에 머물렀다.

그 건물 앞에는 사육장이 있었는데 감자두더지가 무려 수천 마리나 있었다.

그는 안젤라에게 물었다.

“소성주님, 저기 저 건물은 용도가 뭔가요? 감자두더지 사육장인가요?”

안젤라는 장현의 말에 그가 가리키는 곳을 쳐다보았다.

“아마 저기는 사료를 만드는 영지일 거야. 마계두더지 사료를 만드는 곳이었는데 감자두더지가 있는걸 보니 지금은 감자두더지 사료를 만드는 걸지도 모르겠네.”

“사료 만드는 영지요?”

“그래. 저 영지에서는 드림히트 성 뿐 아니라 헬릭스 성과 다른 성들에도 사료를 납품해. 인간 플레이어들이 마계에 자리 잡은 뒤로 감자두더지 사육양이 늘어나서 감자두더지 사료도 본격적으로 생산하는 거 같아.”

“그럼 헬릭스 성 영지에 있는 감자두더지가 저기에서 생산되는 사료를 먹는 건가요?”

“그럼, 처음에 헬릭스 성이 얼마나 황무지였는데. 감자두더지 사료를 땅에 뿌리고 이어 감자두더지 백 마리 정도 풀어뒀을 거야. 그 뒤로 사료만 꾸준히 뿌려주니 시간이 지나면서 알아서 번식해대더군. 너희들이 영지에 오기 전 일인데 그때 크로커다일족들이 고생 꽤나 했었지.”

“소성주님. 혹시 저 사료 제작 영지를 잠깐 방문할 수 있을까요?”

“응? 뭐 때문에?”

“혹시 우리 영지에도 사료 공장을 지을 수 있을까 확인해보려 합니다.”

“쟤들한테 우리 영지에 공장 지어달라고 요구할 거라고?”

안젤라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감히 자신에게 먼저 허락을 구하지도 않고 스스로 그런 결정을 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다행히 장현은 그런 안젤라의 기색을 읽었는지 곧장 해명했다.

“그건 아닙니다. 그저 공장 시설 정도나 확인하고, 원료를 파악해본 다음 영지에 가서 사료를 직접 만들어볼까 생각했습니다.”

“흠, 사료를 직접 만들어본다고?”

“네. 저희 영지도 마계돼지와 감자두더지를 사육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동안 사료를 어떻게 해결했는지 몰랐었는데, 직접 사료를 생산할 수 있다면 우리도 저들처럼 자급하고 남은 건 외부에 팔 수 있지 않을까 해서요. 더군다나 지금 코로나 바이러스가 마계에 퍼지고 있지 않습니까. 바이러스가 퍼지면 식량 뿐 아니라 사료들도 부족해질 거라 생각합니다.”

“흠, 네 말도 일리가 있다. 물론 사료를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이 있어야 하지만 말이다.”

안젤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장현의 지적은 정확했다.

코로나가 퍼진다면 유통망에 문제가 생길 것이고 식량 또한 부족해질 것이다.

마계돼지와 감자두더지 작업부들도 영향을 받을 테고, 결국 생산량도 줄어들 것이다.

공급은 부족하고 수요는 늘어난다.

마계돼지와 감자두더지 가격은 천정부지로 뛸 것이고 그에 따라 사료 수요량 또한 급증할 것이다.

‘이 녀석이 이럴 때 정말 예리하단 말이야.’

안젤라는 장현에게 솔직히 감탄했다.

지네차를 타고 드라이브를 하는 와중에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다니.

안젤라는 장현의 요청을 승낙했다.

곧 그녀는 로슈에게 연락했다.

“로슈, 지네차 경로를 여기 앞에 있는 영지 사료제작 공장으로 틀어줄래?”

“알겠습니다, 안젤라님. 혹시 사료제작 공장을 방문하실 생각이시라면 제가 먼저 연락을 해놓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고마워.”

안젤라와 로슈의 대화를 들은 장현은 미소를 지었다.

감자두더지는 인간들뿐 아니라 다른 종족들에게도 식량의 역할을 한다.

심지어 마족들까지도 즐겨 먹는 음식이다.

감자두더지의 감자에 포함된 풍부한 마나 기운은 신체의 마나양을 적게나마 증가시켜주고 불순한 기운 또한 제거해준다.

그 뿐 아니라 감자두더지는 맛 또한 뛰어나다.

이미 코로나 바이러스는 퍼지기 시작했다.

1회차에서도 가장 문제가 된 것이 식량이었다.

모든 물류 이동이 정지되거나 지연된다.

식량을 직접 생산해온 성이라면 몰라도, 수입에 의존하고 있던 성에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격이었다.

그 외 여러 필수품과 기호품들도 물류의 이동이 제한되어 가격이 크게 오르기 시작한다.

그런 기억이 있었기에 장현은 안젤라에게 요청한 것이다.

최소한 헬릭스 성의 영지에서만큼은 예상되는 문제들이 발생할 때를 대비해야 했다.

식량난이 심각해지면 영지전 이후 나름 안정이 된 영지 종족간의 갈등이 심화된다.

큰 싸움으로 번질 경우, 경기와 상관없이 리자드맨 종족과 식량을 두고 다투게 된다.

그때는 영지전보다 더 참혹한 상황이 벌어진다.

1회차에서 마족에게 대항해 최후의 전투를 벌일 때, 이종족 없이 인간 플레이어만으로 전투를 치른 것 또한 그 부분이 큰 원인이었다.

‘사료만 충분히 있다면 필수 식량은 자급자족이 돼.’

그러면 식량난으로 인한 내부다툼은 예방이 된다.

‘그리고 단순히 예방 차원만이 아닌,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

헬릭스 성이 사료를 대량 생산하게 된다면 사료 수출 뿐 아니라 마계돼지와 감자두더지까지 수출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될 경우, 다른 성은 헬릭스 성에 의지를 할 수밖에 없게 된다.

‘단순히 마나 포인트를 버는 문제가 아니야. 이것은 코로나 시대의 마계 패권과도 관련된 문제일 수 있어.’

필수재인 식량을 수출하는 성과 수입하는 성 사이에서 교환의 매개체는 마나 포인트다.

결국 한 쪽은 스탯 향상을 위한 아이템 및 스킬 구입에 쓸 포인트가 줄어들고, 남은 다른 쪽은 늘어나는 결과로 이어진다.

그것은 성의 역량 차이가 될 것이며, 나아가 영지 플레이어들의 역량 차이로 이어질 것이다.

삐비비빅.

그때 로슈에게서 연락이 왔다.

“소성주님. 지금 말씀하신 사료 공장의 관리자인 이선전에게 연락을 해두었습니다. 바로 가시면 됩니다.”

“수고했어. 그럼 바로 들어가도록 하자.”

이렇게 장현과 안젤라는 드라이브 도중 사료 공장에 들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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