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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장이 회귀해서 만능캐되다-100화 (100/211)

100화. 드림히트 성 (1)

마현과 대량의 마나 포인트를 구할 수 있는 사업거리에 대해 상의한 이후, 장현은 어떤 사업이 플레이어들이 접근할 수 있는 종류인지 계속 생각해왔다.

지구에서 온 플레이어들은 마계와 비슷한 환경에서의 경험이 있었기에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

문제는 무림인과 헌터들이다.

마법을 쓸 줄 아는 마법사는 무슨 일을 해도 마나 포인트를 벌 수 있는 일거리가 많았다.

과학과 마법은 한끝 차이.

과학으로 구현이 불가능한 기술은 마법을 곁들이면 쉽게 가능해진다.

안젤라가 양산에 실패했다는 섀도우 마스크 역시 마법을 활용한다면 성공하기 수월할 거라 생각했다.

상처를 치료하는 포션이나 마법 스크롤을 공급하는 것도 마나 포인트를 벌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성기사와 신성력을 쓸 줄 아는 사제 역시 마나 포인트를 벌 수 있는 일이 많다.

당장 신성력으로 상처를 치유하는 일만 해도 그렇다.

그들은 마계에 병원을 차릴 수도 있고 제약이나 바이오와 관련된 사업을 해도 될 것이다.

문제는 무림인과 헌터들.

그들은 던전을 레이드하는 것 외에는 딱히 할 만한 사업이 없다.

우선은 마현이 기를 이용한 신재생 에너지를 생산하겠다고 했기에 당분간은 지켜볼 생각이었다.

하지만 아르헨이 이끄는 헌터 부대들은 전투와 관련된 일이 아니면 정말 할 것이 없다.

어떻게 보면 무림인과도 비슷한 포지션이다.

장현은 헬릭스 성에서 벌일 사업 뿐 아니라, 마현과 아르헨이 벌일만한 사업거리에 대해서도 고민했다.

마나 포인트를 넉넉하게 벌 수만 있다면 구성원들의 지지를 받는 것은 어렵지 않다.

수장은 구성원들이 열심히 일하고 마나 포인트를 넉넉히 벌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면 된다.

그렇게만 된다면 영지와 나중에 이주할 킹덤은 그와 동료들의 뜻대로 단일 세력으로 성장할 수 있을 터였다.

한참 생각에 잠겨있던 장현에게 안젤라가 말했다.

“장현, 무슨 생각을 그렇게 골똘히 하고 있는 거야? 지금 바로 출발할 테니 준비해.”

“알겠습니다.”

장현은 안젤라에게 드림히트 성으로 간다는 얘기를 듣고서 일행들에게 소식을 전했다. 동료들은 대번에 반발했다.

“아니, 갑자기 장현 씨만 데리고 가겠다니 이게 무슨 소리에요?”

이나연이 황당해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게 말이야. 1회차 때는 이런 일이 없었는데. 곧 코로나가 마계에 터질 거니 다들 몸조심하고 영지 방비에도 주의를 기울이고 있도록 해.”

장현 역시 한숨을 쉬며 주의사항을 일렀다.

당분간 함께 할 수 없으니 일행들을 믿고 영지를 맡겨야만 했다.

영주인 김덕배에게는 아무래도 더 신경쓸 수밖에 없었다.

“덕배야, 네가 영주라는 것을 잊지 마. 내가 너에게 했던 말들 기억하고.”

“알겠어. 네가 돌아올 때까지 외부인들의 접근을 막고 환자가 발생하는 즉시 환자와 접촉자를 격리하라는 거잖아. 이해했어. 영지에 돌아가는 대로 영지민들을 가능한 서로 대면하지 않도록 만들 거야.”

김덕배는 장현에게 여러 번 들은 말을 언급했다.

장현은 최형석과 김태석에게도 같은 말을 남기고 일행들과 헤어졌다.

최형석이 따라가겠다고 떼를 썼지만 어쩔 수 없었다.

어깨가 축 늘어진 그를 보며 장현은 웃음이 나왔다.

장현은 안젤라와 둘이서 드림히트 성으로 향했다.

헬릭스 성주가 대공에게 부탁해 내어준 지네차를 타고 이동했다.

그들은 며칠을 지네차로 달린 끝에 드림히트 성에 도착할 수 있었다.

마계가 워낙에 넓었기에 이웃에 위치한 드림히트 성이라도 며칠은 달려야 했던 것이다.

지쳐있던 그들의 앞에 성벽이 나타났다.

“이제 다 왔어, 비실이.”

“아니, 소성주님. 비실이라뇨. 저 경기에서 1등한 플레이어에요.”

장현이 억울하다는 듯 항변했다.

이곳으로 오는 동안 갖가지 몬스터들을 만났다.

튜토리얼의 히든 퀘스트에서 상대했던 거대 흑전갈을 마주치기도 했다.

이번에 만난 거대 흑전갈은 튜토리얼용 다운 버전이 아닌 본래의 위력을 가진 몬스터였다.

지네차로 피하려고 했지만 놈은 무섭도록 빨랐다.

지금의 장현은 튜토리얼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강해진 상태였다.

그는 지네차에서 내려 본격적으로 싸우려고 에레뜨 망치를 꺼내들었다.

망치를 휘두르며 장현은 거대 흑전갈에 맞섰지만 놈은 쉽지 않았다.

마침내 장현은 기회를 노려 거대 흑전갈의 머리에 올라타 당문독수로 거대 흑전갈의 눈을 찌른 뒤 물러났다.

거대 흑전갈이 고통에 몸부림치는 사이 인벤토리에서 트레뷰셋을 다시 꺼냈다.

순식간에 릴리스 고리에 금속공을 걸고는 그대로 쏘아 보냈다.

쉬이이익. 팡!

한 때 크레온을 녹이기도 했던 금속공이 더 강한 독액을 품고 거대 흑전갈의 머리에 부딪혀 폭발했다.

거대 흑전갈은 독액을 머리에 뒤집어 쓴 채 폭발 파편을 맞았다.

그러고는 이내 마침내 쓰러지는 모습을 보였다.

마나 스톤을 챙기기 위해 장현이 거대 흑전갈에게 접근했을 때.

죽은 줄 알았던 거대 흑전갈이 움직였다.

흑전갈의 꼬리가 갑자기 나타나 휘두르듯 그를 후려친 것이다.

퍼퍽!

장현은 흑전갈의 꼬리에 맞고 튕겨나갔다.

온몸이 부서질 것 같은 고통에 정신을 못 차리고 있을 때.

흑전갈의 꼬리침이 그의 머리를 향해 내리꽂혔다.

‘제길, 늦었어.’

장현이 위기를 느낀 그때, 안젤라가 나섰다.

가볍게 땅을 박차고 뛰어오른 그녀는 장현의 앞에서 흑전갈의 꼬리를 후려치더니 곧바로 거대 흑전갈 앞에 다시 나타났다.

“흥! 건방진 것!”

안젤라가 가볍게 손을 들었다.

파치지지직.

그녀의 손에서 강력한 마나가 응집되며 주위에 돌풍을 일으켰다.

이윽고 그녀의 손안에는 검은색 공이 생겨나 있었다.

안젤라는 그 공을 거대 흑전갈의 머리 위에 던졌다.

파지직.

우지직. 우직.

꽈드득.

안젤라가 만들어낸 검은 공은 독액으로 녹아있던 거대 흑전갈의 머리 껍질을 파고들었다.

쿠쿵.

잠시 후, 머리가 박살난 거대 흑전갈이 바닥에 쓰러져 움직임을 멈추었다.

안젤라는 거대 흑전갈의 몸통을 향해 손을 뻗었다.

쿠르르.

거대 흑전갈의 몸통에서 마나 스톤이 솟아올랐다.

휙.

안젤라는 그것을 그대로 장현에게 던져줬다.

“흡수해. 너의 저질 체력을 끌어올리는데 도움이 될 거다.”

“감사합니다. 안젤라님.”

장현은 마나 스톤을 받는 즉시 흡수했다.

대번에 큰 폭의 마나 포인트가 쌓였다.

그는 이번 드림히트 성을 향해 오면서 안젤라의 진정한 힘을 목격했다.

안젤라가 고위 마족이라는 걸 절실히 느꼈다.

지금 장현은 플레이어 중 랭킹 1위에 해당하는 실력자였지만, 안젤라는 그런 그보다도 몇 단계는 위였다.

“소성주님, 혹시 저 흑전갈의 사체는 제가 가져도 되겠습니까?”

“뭐, 상관없는데. 어디에 쓰게?”

“저 사체로 제 연금술 레벨을 끌어올리려 합니다. 저런 상위의 몬스터를 연성하면 경험치에 큰 도움이 되죠. 그리고 연성한 금속 또한 좋은 재료가 됩니다.”

“그럼 그러도록 해.”

“감사합니다, 소성주님.”

장현은 혹시라도 안젤라가 말을 번복할까봐 즉시 인벤토리에 사체를 담았다.

그 후로도 장현과 안젤라는 계속해서 몬스터들을 만났다.

안젤라는 장현이 먼저 상대하도록 기다렸다가 그의 목숨이 위험한 지경에 처해서야 움직였다.

그녀는 몬스터의 마나 스톤과 사체를 모두 장현에게 넘겨주었다.

안젤라의 도움으로 장현은 단시간에 강해졌다.

거인족과 경기를 치를 때보다 더 많이 성장했지만, 여전히 안젤라에 비하면 부족한 실력이었다.

장현이 죽을 뻔 했다는 말은 괜히 하는 소리가 아니었던 것이다.

쿵쿵쿵. 뚜두두둥.

요란한 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장현은 안젤라와 함께 그녀의 외조부모님을 만나고 있었다.

‘이게 대체 뭐냐고.’

장현은 순간적으로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가 생각했던 몽마족의 이미지와 너무 달랐던 것이다.

1회차 때 몽마족인 서큐버스와 인큐버스를 직접 만나보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들은 바가 있었다.

‘저게 대체 어딜 봐서 흡혈귀에 귀신같다는 거지?’

그가 들은 바에 의하면 몽마족은 피처럼 붉은 입술에 요사스러운 눈과 뱀과 같은 생김새를 가지고 있다고 했었다.

그런 말을 들었을 때는 안젤라가 특별한 케이스인 줄 알았다. 그녀만 인간과 비슷하게 생긴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의 눈앞에 보이는 순수 혈통의 서큐버스와 인큐버스는 들은 바와 달리 인간과 별로 다를 게 없는 생김새를 하고 있었다.

안젤라의 외할머니 마리 부인은 진혈의 서큐버스였음에도 아름다운 인간형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거기다 안젤라와 비슷한 나이로 보이기까지 했다.

그녀가 몽마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면, 마족이 아닌 인간 플레이어라고 생각했을 것이었다.

‘안젤라의 외모가 무척 뛰어나다고 생각했지만, 마리 부인에 비하면 평범한 편이었군.’

장현은 안젤라를 힐끗 보며 생각했다.

그 시선을 느낀 안젤라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뭘 보냐. 정신 안 차려? 할머니를 보고 왜 입이 헤벌쭉해진 거야?”

가시 돋친 안젤라의 말과 함께 몸을 짓누르는 압박감이 장현에게 쏟아졌다.

“아닙니다. 안젤라님.”

“흥!”

장현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안젤라 옆에서 자세를 정돈했다.

그 모습을 보고 마리 부인이 재미있다는 듯 말했다.

“호호호, 안젤라. 너무 반응이 진지한 거 아니니? 혹시 옆에 인간이 네 애인이라도 되는 건 아니지?”

“할머니! 무슨 소리에요? 여기 이 인간은 제 영지민에 불과해요.”

안젤라가 버럭 고함을 질렀다. 얼굴이 벌게진 채 씩씩거렸다.

“아니, 영지민이 뭐 어때서 그러니. 인간이라면 우리 서큐버스와도 정말 잘 어울리는 종족인데.”

“그런 사이 아니에요. 그냥 쓸 만한 능력을 지녔기에 키우려고 데리고 다니는 거예요.”

안젤라가 손을 휘휘 내저으며 말했다.

장현은 둘의 대화가 마치 지구에서 보던 할머니와 손녀의 대화 같았다.

그러고 보면 마족이나 인간이나 공통점이 참 많았다.

안젤라의 말에 마리 부인의 눈이 살짝 커졌다.

그러고는 호들갑스레 몽슈 백작에게 말했다.

“여보, 들었어요? 안젤라가 저 인간을 두고 쓸 만한 능력을 지녔다고 했어요.”

“나도 들었어. 놀랍군. 안젤라가 인정한 인간 플레이어라니.”

“역시 내 예상이 틀린 게 아니에요. 저 애가 괜히 인간을 데리고 다닐 리 없죠.”

장현은 자신을 두고 품평하듯 말을 주고받는 두 마족에게 불편함을 느꼈다.

겉으로는 칭찬을 하는 듯했지만, 자세한 내용을 들어보면 썩 좋지 않았다.

무엇보다 훑어보는 시선이 불쾌했다.

장현의 그런 기색을 느꼈는지, 때마침 안젤라가 말을 돌렸다.

“할아버지, 할머니. 이제 그만하시고 제게 얘기해준 서큐버스 아이돌을 보여주세요. 궁금해 죽을 지경이란 말이에요.”

“이런, 섭섭하구나. 안젤라. 오자마자 바로 일 얘기라니. 이 할미는 보고 싶지 않았던 거니. 흑흑.”

“마리, 안젤라가 지어미랑 어릴 때 헤어져서 정이 많이 없구려. 너무 상심하지 마시오.”

“안젤라. 그럼 그곳으로 가자꾸나.”

과장된 연기 끝에 몽슈 백작과 마리 부인이 몸을 돌려 이동을 시작했다.

안젤라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뒤를 따랐다.

‘서큐버스 아이돌이라고? 혹시 그것 때문에 안젤라가 여기에 온 건가.’

장현은 조금 전 안젤라가 한 말을 놓치지 않았다.

그녀에게 있어 서큐버스 아이돌이란 게 무척이나 중요한 모양이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다.

안젤라의 사랑을 얻어야하는 목표를 가진 그가 이런 중요한 정보를 놓치고 있었다니.

자책할 만한 상황이었다.

지로발은 선물을 추천할 때 인형만 언급했지, 아이돌과 관련된 얘기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시녀들이 과연 몰랐을까.

그렇진 않았을 것이다.

‘혹시 안젤라가 샀다는 인형들이 아이돌과 관련된 굿즈일 수도 있겠군.’

장현은 지로발의 상점에 있던 인형들의 모습을 떠올려봤다.

하지만 제대로 된 답은 나오지 않았다.

‘뭐, 곧 알게 되겠지.’

장현은 안젤라의 뒤를 따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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