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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장이 회귀해서 만능캐되다-98화 (98/211)

98화. 새로운 준비 (1)

주위에 아무도 없게 되자 마현이 물었다.

“그 신제품 시연회라는 것은 뭔가?”

“신제품 시연회는, 마족들이 신제품 개발 상황을 발표하는 자리였습니다. 거기에서 상위에 입상한 제품들은 제가 살던 지구에서 미래 기술로 일컬어지던 것들이었습니다.”

“미래 기술이라면 어떤 것을 말하는 거지?”

“시연회의 1등은 디스플레이 부품 소재였습니다. 하나는 패드를 구부릴 수 있게 하는 힌지라는 것이고, 하나는 화질을 결정짓는 섀도우 마스크라는 거였습니다.”

장현은 자신이 본 것들을 설명했다.

대부분 지구에서 들어본 것들이라 설명하기 어렵지는 않았다.

문제는 마현이 알아듣지를 못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들어도 그게 무엇인지 모르겠군. 그렇다면 마왕과 대공의 목적에 그 기술들이 필요한 건가.”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대공의 상점이용권으로 확인한 패드의 정보에 놀라운 내용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일전에 안젤라 소성주가 제게 얘기했던 창조신의 아이템과 깊은 관련이 있었습니다.”

장현은 패드와 창조신의 아이템에 대해 그가 듣고 알아낸 내용을 모두 그에게 설명했다.

“자네 말을 들어보니 한 가지 확실한 게 있군. 자네 말대로 마왕과 대공은 그 패드를 계속 개발하고 있어. 그리고 그 이유는 창조신의 아이템 때문이라는 거야. 그러면 그 아이템이 바로 패드일 확률이 높다고 생각해. 창조신의 아이템에 무언가 문제가 생겼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박람회를 개최하고 기술 개발을 유도한 거라고 생각하네.”

마현의 말에 장현도 고개를 끄덕였다.

“제 생각도 같습니다.”

“그 창조신의 아이템을 반드시 우리가 확보해야하네. 마왕과 대공이 문제를 해결한다면 더 이상 그들을 막을 존재는 아무도 없을 걸세.”

“알겠습니다. 방법을 생각해봐야겠습니다.”

그러다 장현은 곧 마계 전역에 큰 재난이 퍼진다는 것을 떠올렸다.

그것은 정확히 대공의 박람회가 끝난 후부터 시작된다.

다시 본래 영지로 돌아가려던 플레이어에게서 이상 증상이 발현된다. 그는 갑작스런 호흡기 이상 증세를 일으키며 쓰러졌다.

원인 불명의 바이러스.

시스템조차도 바이러스를 버그로만 인식했을 뿐이었다.

다만 바이러스의 이름은 알려진다.

코로나19.

한 가지 다행스러운 건 전파가 인간들뿐 아니라 마족에게도 발현되었다는 것이다.

그때부터 바이러스는 변질되었다.

마기 때문인지 알 수 없지만 인간보다 마족에게 더 큰 전염성과 피해를 입혔다.

바이러스는, 강대했던 마족조차도 쓰러지게 만들었다.

그때를 기회삼아 인간들은 마족에 대항해 최후의 전투를 시작했다.

지금부터 할 얘기는 그에 대한 것이다.

“아참, 그러고 보니 중요한 사건이 일어날 예정인데 얘기해드리는 걸 잊고 있었습니다.”

“중요한 사건이라니 또 무엇인가?”

마현이 몸을 일으키려다 말고 앉으며 물었다.

“마계에 곧 코로나19라는 심각한 호흡기 바이러스가 발생합니다. 시작은 인간 플레이어에게서 발생한 건데, 이 바이러스가 우리 인간보다 마족에게 훨씬 더 큰 공포로 작용합니다. 면역 기반을 무너트리고 신체능력을 순식간에 악화시키는 것인데, 마족이 감염될 경우 마기까지 잃게 됩니다. 더군다나 감염된 마족은 몬스터와 다름없는 존재로 변하게 됩니다. 우린 그때를 노려야합니다.”

“그런 중요한 일을 왜 이제야 얘기하나. 코로나라니. 진정 그런 독으로 저 마족들을 쓰러트릴 수 있다는 말인가?”

마현은 장현의 말에 깜짝 놀라며 동시에 의문을 드러냈다.

엄밀히 말해 코로나는 바이러스지, 독물이 아니었다.

하지만, 현대의학 지식이 없는 마현으로선 독물의 일종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정확히 말해서 상당수의 마족들을 쓰러트릴 수는 있었지만, 마왕과 대공을 비롯한 고위 마족들은 쓰러트릴 수 없었습니다. 놈들은 바이러스를 이겨냈습니다. 그들은 치명적인 피해는 입지 않고 회복했다고 들었습니다. 앞으로 마족들은 코로나로부터 몸을 지키기 위해 항상 호흡기를 막아야만 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마스크를 찾게 됩니다. 바로 전신에 보호막을 두르는 마스크지요. 코로나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마스크는 반도체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마스크에 보호막을 만들게 합니다.”

“그럼 앞으로 벌어질 경기에 있어서도 변화가 생기겠군.”

마족에게도 심각한 질병 바이러스라면, 지금처럼 마족과 플레이어들이 모이거나 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플레이어들의 경기가 지금처럼 운영되지 않을 가능성 또한 있었다.

“맞습니다. 경기 방식 또한 달라집니다. ‘플레이어 런 킹덤’이라는 새로운 경기가 시작되는데, 사실은 우릴 마족들이 살지 않는 황무지로 쫓아내서 격리시키는 게 목적입니다.”

“플레이어 런 킹덤? 그건 어떤 내용의 경기인가.”

“말 그대로 플레이어들만으로 만들어진 왕국을 세우는 것입니다. 허울 좋은 명분이죠. 실상은 기존 영지에 있던 인간 플레이어들이 바이러스를 옮길 것을 염려해 모두 킹덤이라는 장소로 이동시키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플레이어는 도망자가 되고. 마족과 몬스터는 추격자가 되는 경기가 진행됩니다.”

“으음. 지금이라도 얘기해줘서 고맙네. 나도 그때를 준비해야겠어. 자네는 이제 어떻게 할 텐가?”

“제가 해야 할 일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마왕을 쓰러트릴 수 있는 신의 무기를 만드는 것입니다. 신의 금속 테세리움을 얻기 위해 고급 대장장이까지는 되었지만 아직 히든 퀘스트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애초에 대장장이 조각을 얻은 것도 아니니, 더 이상 히든 퀘스트를 기다릴 여유가 없어요. 전 그래서 드워프 족장을 찾아보려합니다. 헬릭스 성의 상점 주인 지로발에게 얘기를 해놨습니다. 혹시 그를 만날 수 있게 된다면 신의 금속을 얻을 방법이 있을지 모릅니다. 만약 이게 안 되면, 대장장이 조각을 가진 자를 찾아서 그가 히든 퀘스트를 얻도록 도와줄까 합니다. 그런데 그건 쉽지가 않군요. 의심되는 자가 있긴 했는데 놓쳐버렸습니다. 설령 잡아도 그가 제게 대장장이 조각이 있다고 털어 놓을 것 같지도 않습니다.”

“그렇군. 그럼 다른 할 일은 창조신의 아이템과 관련된 것이겠군.”

“그렇습니다. 창조신의 아이템의 행방을 찾아 그것을 얻는 게 목표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곧 마계에 퍼지게 될 바이러스의 백신을 만드는 것입니다. 연금술사 조각의 권능을 이용한다면 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건 혹시 자네가 회귀하기 전에 만들어졌던 것인가?”

“아닙니다. 회귀 전엔 누구도 백신 개발에 성공 못했었지요. 그 상태에서 최후의 전투가 벌어졌습니다.”

“그렇군, 알겠네. 그런데 최후의 전투를 준비하려면 어떻게 해야 될 것 같나. 나도 돌아가는 대로 그에 대한 준비를 해야 될 거 같군.”

“전투력을 증강시키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마나 포인트입니다. 그동안은 전투를 통해 마나 포인트를 얻었지만 그것만으로는 대규모 전력을 무장시키고 전투력을 증가시키기에는 부족합니다. 1회차 때 실패했던 이유가 그 때문이었습니다. 맹주님과 저를 비롯한 소수의 플레이어가 아닌 전체 플레이어의 전투력을 마족들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합니다. 최후의 전투는 인간과 마족의 전쟁이기 때문입니다.”

“마나 포인트를 대량으로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가?”

“사업을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결국 킹덤으로 가도 영지전에서 해왔던 것을 확장해 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지금부터라도 영지의 플레이어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잘 찾아보셔야 할 것입니다. 그러자면 결국 마계의 마족들을 대상으로 마나 포인트를 벌 수 있는 사업거리를 찾아야 합니다.”

“사업이라니. 자네와 같은 지구에서 온 사람들이야 신기술이니 마도 공학이니 해도, 원래 세계의 문물과 비슷할 테니 그런 것에 적응하기가 수월하겠지만 우리 무림인들은 다르네. 대체 무슨 사업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군. 기껏해야 감자를 키우는 정도가 다인데. 일단 돌아가는 대로 수하들을 비롯한 다른 무림동도들과 의논해보겠네.”

“알겠습니다.”

장현이 무림인들이 할 수 있는 사업까지 책임져주기는 어려웠다.

아직 자신들도 사업거리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건 모든 플레이어가 겪게 될 문제이고, 스스로 방법을 찾아나가야만 했다.

그러지 못한다면 그냥 이웃 영지에 귀속되는 것도 한 방법이다.

1회차에서 무리를 이끌어가던 자들은 대부분 무력과 정치적 입지를 중요시 생각했다.

한편으로는 당연하고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마족과의 전쟁은 벌어졌고, 눈앞에 닥친 싸움에 집중을 해야만 했다.

그러자니 당장 자신이 강해져야 했다. 그 다음은 세력을 만들었다.

플레이어들은 각각의 세계에서 모였기에, 끼리끼리 잘 어울렸다.

자연히 세력이 된 그들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전술만을 제안했고, 피해보게 될 무리는 반발했다.

갈등은 내분을 낳았다.

힘을 합쳐도 어려운데 세력별로 쪼개져 다투니 전체 플레이어들의 힘은 약할 수밖에 없었다.

인류는 그렇게 마족에게 철저히 궤멸되었다.

킹덤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세력 다툼이 이루어진다.

장현은 차라리 자신들이나 무림인들이 앞장서서 다른 플레이어들을 귀속시켜버리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했다.

무림인들이 이 역할을 하지 못하겠다고 한다면, 그들은 장현이 김덕배의 영지로 귀속시키면 될 터였다.

어차피 영주이자 차후 국왕이 될 김덕배의 스승이 마현이기에 큰 문제는 생기지 않을 것이다.

그때 마현이 무언가 생각난 듯 말했다.

“잠깐, 그러고 보니 우리 영지에서 기를 활용한 친환경 에너지를 만든다고 했었던 기억이 나. 나의 관심대상이 아니라서 흘려 들었던 게 아쉽구나.”

그 말에 장현의 눈이 크게 뜨였다.

“친환경 에너지라고요? 혹시 수소나 전기를 이용한 건가요?”

“글쎄, 우리 무림인들이 사용하는 천지자연에서 응집하는 대자연의 기를 이용한 친환경 배터리를 만든다는 거 같았네. 자네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의문이 들었던 것이, 마계가 왜 무림을 침략한 건가 하는 것이었어. 패드라는 것은 우리 무림과는 관계가 없다고 생각했거든. 이제 보니 무림인들이 대자연의 기운을 내공으로 만드는 방법을 이용해 친환경 에너지를 개발하기 위함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마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제 생각도 그러합니다. 맹주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그들은 친환경 에너지가 필요했을 거예요. 마나가 결국 대자연의 기와 유사한 것이니까요. 대자연의 기를 친환경 마나 에너지로 변환하는 방법을 알아낸다면 별다른 사업거리가 필요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마나 포인트를 대량으로 얻을 수 있을 테니까요”

기를 마나 포인트로 바꾸는 방법을 알아낸다면, 돈을 찍어내는 기계를 만들어낸 것과 다를 게 없었다.

“고맙네. 앞으로의 대책을 세우는데 도움이 되었네.”

“이 건은 회귀 전 동료였던 마현님께 가장 먼저 얘기해야했습니다. 저는 이제 지금의 동료들에게도 얘기하려 합니다.”

“알겠네. 그들 또한 함께 갈 동료들이니 그래야지.”

마현의 마지막 말로 대화를 종결하고, 두 사람은 각자의 일행이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장현은 흩어져있던 김덕배들을 불렀다.

“현아, 사부랑 대체 무슨 얘기를 그렇게 길게 한 거야?”

김덕배뿐 아니라 최형석과 이나연, 김태석도 자신들을 빼놓고 마현과 둘이서만 얘기를 한 것에 못내 서운해 했다.

“앞으로의 일에 대해서 의논했다. 어차피 모두에게도 얘기해줄 거였으니 서운해 하지는 마.”

장현은 이제 이들에게도 더 이상 비밀을 가지지 않으려 했다.

이미 마현 역시 동의한 바였다.

장현은 자신의 일행들에게 회귀한 사실과 회귀의 목적, 그리고 앞으로 벌어질 주요 사건들을 얘기했다.

더불어, 코로나라는 바이러스가 마계에 퍼질 것이라는 부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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