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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장이 회귀해서 만능캐되다-85화 (85/211)

85화. 거인족과의 경기 (2)

현학과 당사옥은 친남매가 아닌 사촌지간이었지만, 같은 당문세가 출신으로서 어릴 적부터 함께 자란 사이였다.

해서 마계에 와서도 서로를 깊이 의지했다.

현학은 당문세가의 방계자식이었지만 천부적인 자질을 타고났다.

그로 인해 당가 직계 소가주가 그를 엄청 경계하고 모함해댔다.

목숨의 위험을 느낀 그는 무당파에 지원했다.

당가 소가주는 그의 무당행을 쌍수 들고 환영했다.

직계가 아니면서 직계를 뛰어넘는 자질은 위험하다는 걸 깨달은 계기가 되었다.

“죽어!”

쎄에에에엑!

당사옥이 독을 바른 암기에 마나를 두르고 거인족을 향해 던졌으나 역시 역부족이었다.

‘직계의 내공심법을 익혔더라면.’

그녀는 새삼 가주의 당문독공이 소실된 게 너무도 안타까웠다.

가주의 당문독공은 가주와 소가주만 알고 있었다.

그러나 가주는 행방불명에 소가주는 이미 죽었다.

당문세가는 사실상 끝장난 거나 마찬가지였다.

암기 공격까지 실패한 이상 이제 죽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거인족이 현학과 당사옥을 노리고 손을 들어올렸다.

거인족의 주먹은 검기 이상의 공격력을 갖고 있기에 방어를 하지 않았다간 목숨이 위험했다.

‘여기서 끝인가.’

현학은 거인족의 주먹을 체념한 표정으로 지켜보았고, 당사옥은 그에게 안겨있었다.

둘 다 죽음을 각오했을 때.

한 그림자가 두 사람을 드리웠다.

콰쾅!

“스킬 한 방.”

각오하고 있던 고통 대신 스킬을 읊는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떤 통증도 느껴지지 않자 감았던 눈을 뜬 당사옥의 앞에 한 남자의 등이 보였다.

쿠어어어엉!

거인이 고통에 겨운 괴성을 지르고 있었다.

재차 휘둘러진 남자의 망치가 거인족의 주먹을 박살냈다.

이어 재차 휘두른 망치에 거인의 머리가 박살났다.

그는 마나 스톤을 흡수하고 또 다른 거인을 향해 달려갔다.

“저럴 수가, 저렇게 쉽게 거인을 쓰러트리다니.”

현학은 그의 뒷모습을 보고는 주위를 훑어봤다.

조금 전 남자는 무림맹주 마현이 있는 쪽에서 달려왔다.

그가 지나온 길에는 거인들의 시체가 즐비했다.

‘맹주 외에도 저런 자가 있었다니. 저 자는 대체 누구지?’

물론 그 사내는 장현이었다.

현학이 장현의 신위에 놀라워하고 있을 때, 당사옥은 다른 이유로 놀랐다.

“저, 저 기운은 혹시.”

당사옥은 거인을 쓰러트린 남자의 기운에서 친숙한 기운을 느꼈다.

이어 그가 암기를 뿌리는 걸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저건 당문의 암기술!”

그제야 당사옥은 남자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가주인 독존 당세진의 기운이 그에게서 느껴졌다.

‘어찌 가주의 기운이 저 자에게서.’

독존 당세진은 마물들을 상대하다 결사대와 함께 사라졌다.

당시 결사대에는 구대문파의 장문인을 비롯한 오대세가의 가주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었다.

당문세가의 비기 역시 함께 사라졌다.

그런데 눈앞의 사내가 가주가 풍기던 기운과 같은 기운을 풍기니, 당사옥으로서는 어찌된 일인지 영문을 알 수 없었다.

‘혹시 가주의 혼외 자식일까, 아님 진전을 이은 제자?’

정확한 건 그에게 직접 들어봐야 할 것 같았다.

장현은 당문독공이 육성에 오르면서 그동안 익히고 써보지 못했던 당문무공을 마음껏 사용하고 있었다.

암기술을 충분히 사용해본 장현은 이번엔 당문독수를 사용했다.

당문독수는 독 기운을 손에 집중해 손을 독의 결정체나 다름없게 만드는 무공이다.

장현은 오른손을 독수로 만들어 거인의 몸에 찔러 넣었다.

푸스슥.

독수는 거인의 두터운 피부를 그대로 부식시켰다.

이어 장현의 손이 마치 두부를 부수듯 거인의 피부를 뚫고 복부에 박혔다.

푸확!

장현의 손이 거인의 몸통에서 빠져나왔다.

거인의 몸에는 큰 구멍이 뚫려 있었고, 그 곳을 중심으로 거인의 신체가 점점 녹아내렸다.

‘이건 다른 의미로 무척 강력하구나.’

검기도 쉽게 뚫지 못하는 거인의 피부를 부식시켜 녹여버린다.

‘마현 사부가 천하제일인이 되기 전엔 천하 삼존이 무림 최강이었다더니, 과연.’

장현은 당문독공의 가공할 능력에 전율했다.

장현은 모르고 있었지만 당문독수는 검기의 윗 단계인 검강과 비슷한 수준의 위력을 지녔다.

비록 내공을 사용하는 것이 아닌 독을 사용한다는 차이점이 있었지만, 위력만은 강기에 못지않았다.

그랬기에 독수로 거인족의 몸통을 쉽게 부술 수 있었던 것이다.

이후로도 장현은 당문독수가 익숙해질 때까지 계속해서 반복해 사용했다.

거인족들은 장현을 상대로 신체 접촉조차 할 수가 없었다.

무기를 쓰지 않고 맨손 격투를 즐기는 거인족에게 장현의 독수는 상극이나 마찬가지였다.

스르르.

찌이익.

장현의 손이 거인의 팔을 부식시키며 뜯어냈다.

우두둑.

이어 거인의 심장 부위를 꿰뚫었다.

부르르.

털썩.

[거인족을 처치하였습니다.]

[거인족 킬 : 25]

장현이 눈앞에 떠오르는 알림을 힐끗 쳐다본 후 다시 몸을 움직이려 할 때 그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저기,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뭡니까?”

현학은 장현의 귀찮아하는 말투에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지만 이내 표정을 풀었다.

그는 자신과 당사옥의 생명의 은인.

그 정도 사소한 무례는 얼마든지 이해해야 했다.

현학이 포권을 취했다.

“먼저, 은인께 감사를 드립니다.”

“딱히 감사를 받으려고 한 행위는 아닙니다. 경기에서 사냥을 하는 게 우리가 할 일이잖습니까.”

장현은 현학과 당사옥이 껄끄러워 빨리 피하고 싶었기에 몸을 돌렸다.

다음 거인족을 찾아 나서려고 할 때였다.

이번엔 여자 목소리가 그를 붙잡았다.

“잠시만요. 은공.”

‘젠장.’

장현은 목소리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고 있었기에, 내심 한숨이 나왔다.

결국 이들과 얽히고 마는가.

그는 짧게 대답했다.

“또 뭡니까?”

“한 가지만 물어볼게요. 혹시 당문 무공을 익히셨나요?”

끄덕.

장현의 끄덕임에 당사옥이 눈을 치떴다.

“대, 대체 그걸 누구에게서 전수받은 거죠? 혹시 가주님이신가요?”

“질문은 한 가지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지금 급한 건 그런 것보다 거인족을 처리하는 것일 텐데요. 지금 날 붙잡고 있는 동안에도 다른 이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아, 죄송합니다. 공자.”

당사옥은 입술을 깨물었지만, 그의 말이 맞았기에 무어라 말할 수 없었다.

진실은 회귀의 순간에 함께했던 최후의 동료들에게만 얘기할 생각이었기에, 그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다.

장현은 당사옥과 현학의 관심을 끊기 위해 차갑게 말을 내뱉은 후 다시 움직였다.

한편, 이나연의 지휘에 따라 김덕배 등은 무난히 거인족을 쓰러트리고 있었다.

“무기를 통일 해야겠어. 방패와 창을 준비해.”

이나연의 지시에 세 사람은 즉시 인벤토리에서 방패와 창을 꺼냈다.

최형석 역시 언데드 소환을 해제하고 창과 방패를 꺼냈다.

개별 전투에서는 각자 쓰던 무기가 나았지만, 집단 전투에서는 무기를 통일하는 게 나았다.

“내가 전면에 설 테니 덕배가 내 뒤에서 놈의 시선을 끌어줘. 최형석과 김태석은 거인의 좌우측에서 놈의 옆구리를 공격하고.”

“알겠어.”

세 사람은 상황이 상황인 만큼 동시에 답하며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이미 오랫동안 합을 맞춰봤기에 당황하지 않고 차분히 거인족을 상대했다.

사냥은 같이하되 마나 스톤은 한명씩 돌아가면서 흡수했다.

이번엔 김덕배 차례였고, 그가 마나를 흡수할 때 장현이 다가왔다.

“잘하고 있구나.”

“장현 네 활약은 잘 봤어. 역시 대단해.”

김덕배의 표정은 마치 히어로를 보는 듯 했다.

장현의 활약은 그만큼 놀라웠다.

일행 네 명이 붙어야 근근이 잡을 수 있었던 거인족.

그것을 장현은 혼자서 수십 명씩 쓸어댔다.

얼마 전 크로커다일족과의 영지전을 끝내고 성장했다 생각했던 일행들이지만, 장현과의 격차는 전보다 더 커졌다.

질투를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김덕배는 스스로의 모자란 실력에 씁쓸함을 느꼈다.

“뭐, 저 쪽에 나보다 더 강한 사람도 있는걸.”

장현이 턱짓으로 가리키며 말하자, 일행들의 시선이 단번에 한 사내에게로 향했다.

“저 흑의의 남자 말이지?”

“그래.”

장현과 일행들의 시선이 향한 곳엔 흑의의 무인이 거인족을 사냥하고 있었다.

그 역시 죽을 위기에 처한 자들을 돕고 있었다.

고오오오.

무인이 검을 내지르자 검에서 강렬한 기운이 쏘아져나갔다.

기운은 마치 귀신상의 형태와 같았다.

귀신상은 몸통 없이 머리만 있었는데, 그 크기가 거인족의 머리보다 컸다.

귀신상이 입을 크게 벌리더니 거인족의 머리를 물었다.

콰직!

그와 함께 거인족의 머리가 사라졌다.

흑의의 무인은 마현이었다.

‘과연, 마현 사부의 귀면신강의 위력은 가공하군.’

장현은 방금 마현이 사용한 무공이 마신현세라는 독문무공의 귀면신강이라는 공격 초식임을 알고 있었다.

저 무공으로 인해 마현이 마신이라는 별호를 갖게 되었다.

애초에 일인전승으로 이어지던 문파였으나 마신이라는 별호를 가진 마현을 마교에서 가만둘 리 없었다.

마현은 마교의 모든 공격을 홀로 감당하며 장장 3년에 걸친 싸움을 이어갔다.

마침내 마교 장로와 호법사자마저 베어버린 그는 교주까지 죽이기에 이르렀다.

그 뒤로 마교를 멸하려하다 오히려 교주 자리에 앉게 되었다.

장현은 마현이 거인족들을 사냥하는 모습을 잠시 보다가 자신의 사냥을 이어갔다.

‘이 정도로 활약했으면 곧 내게 접촉을 시도할 테지.’

마현의 전투가 끝날 동안 장현 역시도 사냥에 집중했다.

띠링!

[거인족 킬 : 28]

장현은 거인 한 명을 더 사냥해 28킬이 되자, 이제는 일행들을 지원해줘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

아직 최형석을 제외한 나머지 일행들은 최후의 동료들에 비해 너무 약하다.

장현은 일행들이 마현, 아르헨, 제이미, 테오와 대등한 수준까지 성장하길 원했다.

‘내가 도와줘야겠지.’

사냥 속도는 좀 느려지겠지만 일행들이 빠른 시일 내에 성장해야 나중에 발목을 잡히지 않을 터였다.

그때는 오히려 장현이 도움을 받을 수도 있었다.

“최형석, 넌 이제 언데드들을 소환해 단독으로 거인족들을 사냥해봐.”

“네, 형님. 그럼 여긴 어떻게 합니까?”

최형석은 고개를 끄덕이며 나머지 일행들을 가리켰다.

그는 단독으로도 사냥이 가능했지만, 장현이 사냥하는 동안 다른 일행들이 죽지 않도록 챙기고 있던 것이었다.

최형석이 빠진다면 당장 4인으로 이루어진 집단전투의 진형이 매우 약해질 터였다.

“내가 있을 테니 걱정하지 말고 넌 사냥에 집중해. 지금의 너라면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을 거다.”

“알겠습니다. 형님.”

최형석은 곧장 크레온을 소환했다.

그 뿐 아니라 삼두견들과 스켈레톤들까지 모두 소환했다.

그러자 대번 모여 있는 플레이어들의 시선을 끌었다.

“아니, 저 자는 네크로맨서인가?”

“흥, 쪽수만 많다고 해서 거인들을 상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 큰 코 다치지.”

최형석을 모르는 자들은 그가 만용을 부린다고 생각했다.

비웃어주기 위해 어쩌는지 지켜보던 그들은 곧 놀랄 수밖에 없었다.

최형석이 소환한 언데드 크레온은 단독으로도 거인족에게 밀리지 않았다.

현재 최형석이 소환한 언데드 크레온은 마족에 비하자면 하급 마족 중간 레벨이라 할 수 있었다.

거인족은 하급 마족 상위 레벨 수준에 해당되었기에, 원래라면 크레온이 질 수밖에 없었다.

이건 순전히 크레온이 언데드라는 점 때문이었다.

마나가 공급되는 한 크레온은 파손되어도 계속해서 재생이 이뤄졌다.

크레온이 전면에서 시선을 끌자, 창과 방패로 무장한 스켈레톤 네 명이 집단전투 진형을 짜고 측면을 맡았다.

동시에 삼두견 네 마리가 후방에서 거인족에게 화염을 날리며 치고 빠지기를 반복했다.

최형석은 직접 공격에 가담하지 않고 안전한 후방에서 지시만 내렸다.

그럼에도 거인을 상대로 몰아붙이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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