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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장이 회귀해서 만능캐되다-63화 (63/211)

63화. 크로커다일과 전투를 벌이다 (5)

“크레온님 괜찮으십니까?”

크레온 근처에 있던 크로커다일 한 명이 크레온의 반응에 놀라 다가갔다.

난폭하게 굴던 영주가 제정신을 차리나 했더니 돌연 이상 현상을 보이는 게 아닌가.

푸스스스.

검은 기운의 줄기가 십여 개 생성되더니 부풀면서 크레온을 뒤덮었다.

크레온 주위의 기운이 격렬하게 진동하더니 검은 기운으로 흡수되었다.

곧 검은 줄기는 검은 구름처럼 부풀었다.

쾅! 쾅쾅!

검은 구름에서 주위로 뇌전과도 같은 빛이 뿜어져 나왔다.

천지사방에 뇌전 같은 빛이 뿜어지자 빛이 뿜어진 자리에 검은 균열이 생성되었다.

뇌전과도 같은 암흑의 빛이 먼저 크레온을 둘러싸면서 검은 갑옷처럼 그의 주위를 감싸더니 이내 그의 몸으로 빨려 들어갔다.

크크크크.

암흑의 빛을 흡수한 크레온의 눈동자가 검게 변했다. 곧이어 검은 구름 역시 그의 몸속으로 삽시간에 흡수되었다. 그는 마족과 계약을 하고 마족의 기운을 받은 것이다. 지금 그에게는 더이상 부하나 동족의 개념이 없었다. 오직 살의만 가득했다.

[죽여라! 죽이고 마나스톤을 흡수해라!]

머릿속의 음성이 크레온을 지배했다.

그는 명령대로 움직였다.

크르르.

그의 눈이 주변을 훑었다. 마나스톤을 흡수하고 기운을 더욱 증폭하기 위함이었다.

어정쩡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고 있는 크로커다일이 있었다.

크레온은 그의 부하였던 크로커다일에 다가갔다.

그는 인벤토리에서 마라늄제 둔기를 소환해 손에 쥐고 있었다.

“크, 크레온 님!”

마족화한 크레온이 무기를 들고 다가오자 부하 크로커다일은 당황과 공포에 젖어 그를 불렀다.

“생.명.체.는.모.두.죽.인.다.”

크레온은 무심하게 둔기를 휘둘렀다.

휘우웅. 퍼어억!

그는 죽은 부하에게서 나온 마나스톤을 흡수했다.

그러자 한차례 검은 기운이 그의 몸에서 다시 뿜어져 나와 거센 바람을 일으키더니 이내 재흡수되었다.

크레온이 마성에 젖어 부하를 죽이자 크로커다일 종족들은 혼란에 빠졌다.

“안돼! 대체 크레온 영주가 왜 우릴 죽이는 거지.”

“끄어억! 영주. 대체 왜 이러는 거요?”

부하의 울부짖음에도 크레온은 무심한 눈길로 둔기를 휘둘렀다.

자신과 같은 기운을 소지한 부하들을 가장 좋은 에너지 원천으로 인식한 것이다.

“쓸모없는 놈들. 어차피 고통으로 괴로워하다 죽느니 내 힘의 원천이 되어라.”

후우웅! 콰직!

“으으아아악!”

“도망쳐! 영주가 미쳤다!”

“으아아악.”

크레온은 부하들을 쫓아다니며 죽여댔다.

“크하하하하! 죽어서 내 힘의 원천이 되어라.”

순식간에 크로커다일족의 관리자급 부하들까지 모두 죽었다.

크로커다일 영지민 중 살아남은 자들은 도망치기 시작했다.

“사, 살려줘!”

“항복이야. 항복!”

크레온은 자신의 부하들에게서 얻은 마나스톤을 모조리 흡수했다.

그와 함께 크레온은 점점 모습이 변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키가 2m 정도의 악어 외형이던 크레온이 점점 체고가 커지더니 공룡처럼 변했다.

변신을 마친 그의 몸은 무려 10미터가 넘었다.

한껏 몸을 일으킨 크레온이 하늘을 향해 포효했다.

“꾸아아아앙!”

포효하며 힘을 떨친 크레온이 전장을 내려다보았다.

“티, 티라노사우르스?”

크레온의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던 사람들 중 누군가가 중얼거렸다.

그 말에 모두가 공감했다.

크레온의 모습은 영화 쥐라기 월드에 나온 티라노사우르스와 흡사했다.

“저놈 부하들을 죽여 마나스톤을 흡수하더니 저렇게 변했어.”

“미친 새끼.”

지켜보던 자들 대부분이 놀라고 황당해했던 반면, 최형석은 크레온의 행동에 분노했다.

“사람이 아니라 해도 그렇지. 자신을 따르던 부하들을 죽이고 힘을 얻다니.”

최형석은 크레온의 행동에 분노가 치밀었다.

차라리 인간들을 죽여 마나스톤을 흡수했다면 이렇게까지 화나지 않았을 것이다.

전쟁을 치르는 상황이니 당연한 행동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자신 또한 그렇게 할 것이기에.

맹수가 사람을 잡아먹는 모습은 공포심을 불러일으킨다.

사람이 인육을 먹는 것은 공포와 동시에 혐오감을 느끼게 된다.

최형석에게 있어 부하를 죽여 힘을 얻는 행위는 극도의 혐오스러운 행위였다.

“아무리 적이지만 용서할 수 없다. 쓰레기 같은 도마뱀 새끼. 네 놈을 죽여 영원히 언데드로 부려주마.”

최형석은 모든 언데드 부하들로 하여금 크레온을 공격하도록 명령했다.

장현은 그런 크레온의 변화에 고개를 끄덕였다.

‘크로커다일족은 끝났다.’

그의 예상대로였다.

1회차와 마찬가지로 크레온은 위기의 순간이 되자 부하들을 스스로 죽이고 마족화가 되었다.

굳이 애쓰지 않아도 크레온이 알아서 크로커다일족을 무너뜨렸다.

‘다음은 저 크레온을 죽이라는 퀘스트가 모두에게 뜨는지가 관건인데.’

이상영이 크레온의 깃발을 탈취하려는 것을 보고도 장현은 가만히 있었다.

이상영이 혼자 이곳에 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강신배 일행 모두가 오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최소한 강신배와 그 밑의 관리자들은 이곳에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 짐작은 이상영의 말에서 확신했다.

‘강신배와 크레온은 협력했다.’

그렇다면 설명이 된다.

크레온이 마라늄제 전차를 탄 것부터 시작해서 발리스터를 준비한 것까지.

강신배 휘하의 그 대장장이가 제작에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크레온이 마족화로 변신하도록 놔둔 것은 이미 그것을 막기 어렵다는 것을 1회차의 경험에서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막을 수 없다면 가능한 이용 해야 한다.

마족화가 된 크레온이 강신배 일행을 먼저 공격하도록 하는 것.

그것이 장현의 의도였다.

설령 강신배가 원치 않는다고 해도 그는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영지전의 퀘스트가 변할 테니까.’

장현의 짐작대로 전장에 있는 모든 플레이어의 상태창에 퀘스트가 생성됐다.

띠링! 띠링! 띠링!

“어, 알림창에 새로운 것이 떴어.”

“나, 나도 떴어.”

[영지전 퀘스트에 중대한 변화가 발생했습니다.]

[크로커다일족 영주가 마족으로 변했습니다.]

[크로커다일족 영주는 영지전 경쟁에서 탈락합니다.]

[퀘스트가 변경됩니다.]

[‘마족 크레온을 처단하라.’]

- 헬릭스 성주의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변종 마족인 크레온은 더 이상 세이프존 영지에 있을 자격이 없습니다. 헬릭스 성주는 크레온을 쓰러트리는 영주를 영지전의 최종 우승자로 삼기로 결정했습니다.

- 보상 : 크레온의 마나스톤

“이, 이게 뭐야! 마족 크레온을 죽이라고!”

“크로커다일 영주가 마족이 됐어. 그래서 저 공룡 같은 모습이 된 거였군.”

“마, 마족이라면 데니우스나 헬릭스 성주 같은 마족이 되었다는 말이잖아.”

“저놈을 우리가 쓰러트릴 수 있을까.”

장현의 영지민이 퀘스트 알림창을 확인하고 웅성거렸다.

영지민들은 자신들의 관리자들을 돌아보았다.

“이나연 님. 어떻게 합니까?”

“이성훈 님. 저놈에게 화살이 먹힐까요?”

“영주님.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나연과 이성훈은 물론 뒤쪽에서 지휘하던 김덕배도 영지민들의 질문에 할 말이 없었다.

이 상황은 그들도 예상치 못했다.

자연스레 그들 모두 장현을 쳐다보았다.

한편, 장현의 입가에는 미소가 그려졌다.

퀘스트 변경 알림을 확인하고 나서였다.

‘자 어찌할 거냐! 강신배. 이 퀘스트를 보고도 숨어서 기다릴 수 있겠나.’

그는 어딘가에 숨어서 전장을 지켜보고 있을 강신배를 생각했다.

장현은 일행들에게 후퇴를 지시했다.

“모두들 후퇴해!”

최형석을 제외하고는 지금 상황에서는 덤벼들어 봐야 개죽음이다.

크오오오!

크아아아앙!

최형석의 언데드 부대가 크레온을 향해 공격하고 있었다.

언데드는 이성과 감정이 없이 주인의 명령만을 수행한다.

이런 상황에서 최형석의 존재는 큰 힘이 되었다.

일행들에게 후퇴를 지시한 장현이 정작 후퇴할 기색을 보이지 않자, 김덕배가 물었다.

“장현, 넌 어쩌려고?”

“난 저놈을 처리하고 퀘스트를 끝내야지.”

“그럼 나도 남겠다. 너만 두고 어떻게 후퇴할 수 있겠어!”

장현은 김덕배의 말에 내심 기뻤지만, 고개를 저었다.

“크레온은 나와 최형석이 맡을 테니 너희는 할 일이 있다.”

“할 일이라니?”

“강신배 무리가 크레온을 내버려 둘 리가 없어. 영지전 퀘스트가 걸린 만큼 반드시 노릴 거야.”

“그럼 우리가 할 일이라는 게.”

“강신배 일당들을 맡아줘.”

김덕배는 장현의 말에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몸조심해라.”

김덕배는 몸을 돌렸다.

곁에 있던 이나연과 이성훈 또한 장현에게 둘의 대화를 들었기에 그에게 무사를 빌었다.

“조심해요. 장현씨.”

장현은 고개를 끄덕임으로써.

어차피 크레온을 상대로 영지민들로는 무리라는 것을 그들 또한 알았다.

만약 강신배라는 또 다른 적이 없었더라면 끝까지 남았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장현과 최형석을 믿는 수밖에 없었다.

이나연 또한 영지민들을 향해 큰소리로 외쳤다.

“모두 후방으로 후퇴해!”

그녀의 말을 들은 경비대원들이 자신의 부대원들에게 후퇴명령을 전했다.

“물러나!”

“등 뒤를 노릴지 모르는 적을 대비해야 해!”

“후퇴! 후퇴하라!”

“오와 열을 맞춰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관리자들은 병사들을 수습해 차분하게 후퇴할 수 있도록 했다.

장현은 후퇴하는 영지민들을 보다가 함께 물러나는 리자드맨들을 보았다.

그러다가 무언가를 알아차렸다.

영주 린에이지, 아투렉, 아탑을 비롯한 리자드맨들 무리 중의 한 명이 보이지 않았다.

장현은 아투렉과 아탑을 향해 물었다.

“아모스는 어디로 갔지?”

“…….”

“…….”

장현의 질문에 두 리자드맨은 한동안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했다. 곧 그들은 오열하며 통곡하더니 입을 열었다.

“그는 죽었네.”

“아니, 어머니 에레뜨의 품에서 영원히 행복할 걸세.”

장현은 그들의 말에서 아모스가 죽었음을 본능적으로 알아차렸다.

“음…… 안타깝군.”

기껏 죽어가던 자를 살려놨더니 이번에도 다시 죽었다.

장현은 무언가 기묘한 기분을 느꼈다.

아모스는 살고자 하는 욕망이 무척이나 컸지만, 결국 운명을 이기지 못했다.

절레절레.

‘쓸데없는 생각을 했군.’

장현은 일행들이 영지민들을 이끌고 후퇴하는 것을 본 후 크레온을 향해 몸을 돌렸다.

크레온은 최형석의 언데드 들을 상대로 마기를 분출하고 있었다.

“언데드와 마족의 싸움인가.”

최형석이 나름 애썼지만, 언데드 들로는 마족 크레온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삼두견은 10마리, 스켈레톤은 15마리만 남아있었다.

그 정도면 충분하다.

장현은 인벤토리에서 창과 방패를 소환했다.

“이제 퀘스트를 끝내볼까.”

그는 손에 쥐고 있는 창에 내공을 집중했다.

화르륵.

십 성에 이른 내공이 집약된 창날에 유형의 기운이 형성되었다.

장현은 이어 쑤엉을 소환했다.

‘쑤엉. 이 창이 놈을 꿰뚫을 때 놈에게 불을 옮겨줘.’

‘장현, 저놈은 이미 마족이야. 삼두견 따위가 아니라고. 내가 강해졌다고 해도 무리야. 놈에게 덤벼들었다가 잘못되면 난 그대로 소멸당해.’

쑤엉은 소멸에 대한 두려움으로 망설였다.

‘쑤엉, 저놈은 지금 마족화가 진행된 영향으로 음차원의 마나를 줄줄 흘리고 있어. 저 음차원의 마나는 널 성장시킬 거야.’

‘으음 알겠어.’

쑤엉은 장현의 말에 강해질 기회라는 것을 깨달았다.

위험해서 꺼려지는 마음은 있었지만, 이 기회를 놓치기 싫기도 했다.

음차원의 마나는 정령에게는 더할 수 없는 영약이나 마찬가지.

다만 직접 흡수할 기회가 흔치 않다.

하지만 저 마족의 기운은 다르다.

마족은 순수한 음차원의 마나를 사용한다.

크레온은 마족의 기운을 받아들여 마족화가 되었지만, 정상적인 마족이 아니다.

음차원의 마나는 크로커다일의 몸에서 흡수되지 않아 줄줄 흘려대고 있었다.

불의 정령 쑤엉에게는 영약을 흡수할 절호의 기회다.

‘난 준비됐어. 장현.’

쑤엉의 신호에 장현은 크레온을 공격할 준비를 했다.

크레온이 삼두견과 스켈레톤을 모조리 쓰러트렸을 때다.

새로운 상대를 찾으려는 듯 크레온이 주위를 둘러볼 때였다.

“지금!”

장현은 팔랑크스의 창을 힘껏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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