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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장이 회귀해서 만능캐되다-61화 (61/211)

61화. 크로커다일과 전투를 벌이다 (3)

비명을 지른 채 전차에서 뛰쳐나온 그들의 피부는 화상이라도 입은 듯 녹아내렸다.

녹아내린 피부에서는 아직도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나고 있었다.

장현은 그들의 모습을 보며 소리 내 웃었다.

“드디어 기어 나오는구나. 십성의 당문독공으로 뽑아낸 독액이다. 그 어떤 것도 부식시킬 수 있는 독액에 맞았으니 크레온 놈이 전차 안에 숨어있을 수가 없었겠지.”

그는 영지전을 준비하면서 크레온의 전차에 대비한 방안에 대해 고민했다.

크레온의 전차를 부수는 건 쉽지 않다. 전장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데다 몸통을 칼날로 뒤덮고 달리는 전차는 적들에게는 사신이나 마찬가지다.

장현은 트레뷰셋 투석기로 금속공을 투척해 공격한다 해도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맞추기도 어렵지만 한번 맞췄다 해도 부술 수 있을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결국, 발상을 전환했다.

크레온이 전차에서 스스로 나올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는 금속공 안에 독액을 집어넣는 방식을 떠올렸다.

결과적으로 그의 예상대로 되었다.

한 번으로는 어려우리라 생각해 금속공을 여러 개 준비해두었다.

첫 방에 정타를 먹었다고 해서 준비한 것이 쓸모없지는 않았다.

“한 번 더 먹어라.”

장현은 트레뷰셋 투척기의 팔을 당겨 다시 독액이 든 금속공을 얹고 쏘았다.

이번에는 방향을 바꿔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곳이 아닌 후방의 크로커다일들을 노렸다.

슈우웅.

하늘을 날아간 금속공이 크로커다일 진영으로 내려꽂혔다.

퍼펑.

치이익.

금속공은 폭탄처럼 터졌고, 독액이 크로커다일들을 덮쳤다.

“됐다!”

트레뷰셋 공격이 성공하자 장현은 일행들에게 목소리를 높여 지시했다.

“지금 공격해!”

후방에서 깃발을 든 채 전장을 살피던 김덕배가 큰 소리로 외쳤다.

“지금이야. 전원 밀어붙여!”

김덕배의 외침은 전장의 곳곳에 퍼져나갔다.

이나연, 이성훈, 최형석, 그리고 리자드맨 부족까지 전원이 크로커다일족을 향해 공격해갔다.

그들은 이번이야말로 전투를 끝낼 순간이라는 것을 알았다.

쿠쿵.

방패진형이 다시금 움직였다.

이미 크로커다일족은 독액을 뒤집어쓴채 혼란에 빠져들었기에 장현일행에게는 먹이나 다름없었다.

“찔러 창!”

이나연의 외침과 동시에 창과 방패를 들고 있던 선두부대가 창을 내질렀다.

퍼퍼퍽! 콰직!

“덕배 쪽은 잘하고 있네. 그럼 다음 금속공은 저쪽으로 발사해볼까.”

장현은 전장의 분위기를 보고 아직 피해가 적은 크로커다일 무리를 향해 준비한 남은 금속공들을 쏘아댔다.

슈우웅 펑!

퍼펑! 펑!

곳곳에서 금속공이 터지는 소리와 크로커다일족들의 비명소리가 울려퍼졌다.

그는 준비한 금속공이 모두 소진될 때까지 쏘아댄 후 트레뷰셋을 인벤토리에 집어 넣고 직접 남은 적들이 있는 전장에 뛰어들었다.

“김태석. 우리도 가자. 마음껏 몸풀도록 해.”

“네. 그렇잖아도 보고만 있으려니 갑갑했습니다.”

김태석 역시 장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반겼다.

두 사람은 일직선으로 뚫고 전진했다.

이미 크로커다일 진영은 붕괴된 거나 마찬가지였기에 두 사람의 난입은 전투의 종지부를 찍는 행위나 다름없었다.

장현은 망치와 도끼 대신 이번에는 창을 손에 쥐었다.

“쑤엉, 너도 활약해야지.”

그는 자신의 몸속에 있던 화염의 정령 쑤엉을 불러냈다.

쑤엉 역시 오랫동안 쉬었기에 이번에는 불만 없이 신나서 날뛰었다.

그동안 정령의 힘을 키우고 있었기에 이전보다 화염 에너지 또한 강해져있었다.

“아하하하, 장현, 저 놈들 불태워 버리면 되는 거야?”

“그래. 마음껏 불태워버려”

장현의 허락이 떨어지자 쑤엉은 신난 듯 그동안 쌓아둔 실력을 발휘했다.

장현의 창이 춤추고, 김태석의 곡괭이가 쉴 새 없이 움직였다.

두 사람이 휩쓸고 나면 쑤엉이 아직 살아있는 자들을 태워버렸다.

새까맣게 탄 크로커다일의 사체들이 조금 전 생명체가 있었다는 걸 알려주고 있었다.

“에잉, 아직 해골이 남아 있잖아. 조금만 더 화력이 강했더라면 해골조차 남지 않았을 텐데.”

쑤엉은 자신의 공격을 복기라도 하듯 흔적을 돌아보고는 아쉬워했다.

쑤엉의 귀여운 목소리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말에 김태석은 가슴이 서늘해졌다.“뭘봐. 넌 한가한가봐. 거기서 구경만 할 거야?”

쑤엉이 눈을 흘기며 김태석을 쳐다보자 그는 고개를 흔들었다.

곧 그는 괴이한 웃음소리를 흘리며 곡괭이를 휘둘렀다.

“으흐흐흐흐”

그의 눈은 땅을 일구던 농부에서 사신의 눈으로 바뀌었다.

‘겨우 풋내기 화염의 정령인 쑤엉보다 못할 순 없지.’

김태석은 자신의 힘을 애송이 정령에게 보여주겠다고 마음먹었다.

쉭!콰직! 쉭! 으적.

쉭!콰직! 쉭! 퍼퍽!

김태석이 곡괭이질을 할 때마다 공격을 허용한 크로커다일족은 전신이 박살난 채 죽어나갔다.

형체조차 온전히 남지 못했다.

그 모습에 자신감이 차오른 김태석은 환호하면서 곡괭이를 휘둘렀다.

“으하하하. 짜릿하구만. 마치 두더지 게임 같은데.”

환호성을 지르며 곡괭이를 휘두르는 김태석에게서 광기가 보이는 듯 했다.

‘이 놈도 역시 제정신은 아니군.’

장현은 김태석의 활약을 보며 고개를 내저었다.

그러다 문득 김태석이 오히려 이 상황에서는 정상이 아닐까 생각했다.

지구에서의 가치관은 마계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변해야한다.

적자생존.

‘어쩌면 나 역시 정상이 아닐지도.’

그 역시 선악이 존재하지 않는 마계의 전쟁터 한 가운데 있었다.

이런 환경에서 지구에서의 인격을 유지한다면 그게 오히려 비정상일 것이다.

장현과 김태석의 활약까지 더해지자 전장의 흐름은 다시 장현 일행 쪽으로 기울었다.

창과 방패병들을 이끄는 이나연과 궁수부대를 이끄는 이성훈은 그동안의 분풀이를 하려는 듯 혼란에 빠진 크로커다일족을 거칠게 몰아붙였다.

콰직! 쾅.

푸욱! 찌익.

방패로 적을 부수고 창으로 육신을 찢으며 꿰뚫었다. 하늘에서는 화살의 비가 크로커다일을 향해 쏟아졌다.

투투툭.

“모두 죽여버려!”

최형석 역시 언데드 부대들을 이끌고 전장을 누볐다.

스켈레톤 병사들은 방패와 창을 쥐고 크로커다일들에게 덤벼들었다.

언데드였기에 몸이 부서지고 머리가 바스라져도 무기를 휘두르고 이빨로 산자의 육신을 깨물었다.

언데드 삼두견 또한 입으로 지옥의 화염을 뿜으며 날카로운 이빨로 크로커다일을 물어뜯었다.

언데드 병사들은 이나연의 부대 못지않았다.

오히려 병사들의 죽음을 염려하지 않아도 되었기에 더 낫다고 할 수 있었다.

최형석은 언데드 부대에게 적이 몰살할 때까지 공격할 것을 명하고는 양손에 사시미를 쥐고 직접 전장에 뛰어들었다.

그 역시 한 명의 뛰어난 전사로서 가만히 지켜만 보는 것은 성미에 맞지 않다.

“크크크큭!”

시체를 보고 피의 냄새를 맡자 그의 몸속에 흐르는 광전사의 피가 들끓었다.

점점 최형석의 눈이 붉어졌다.

사사삭!

푹! 푸푹!

한편 아탑, 아모스, 아투렉을 위시한 리자드맨들도 단단히 활약을 했다.

“크로커다일을 쓰러트리자 리자드맨들이여!”

영주 린에이지의 구호에 리자드맨의 영지민들은 함성을 지르며 호응했다.

이미 그들은 깃발을 뺏겼기에 영지전에서 승리는 물 건너갔다.

그렇다고 해서 종족의 자존심을 쓰레기통에 처박아두듯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

인간종족을 도와 영지전 승리에 힘을 보탠다면 그들은 훨씬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수 있었다.

최소한 크로커다일족에게 받았던 노예 신세보다는 나으리라.

리자드맨들이 보호대를 찬 손에서 팔을 휘두르자 날카로운 손톱이 튀어나가 크로커다일의 신체를 찢었다.

퍼퍽!

“크아아아!”

곳곳에서 크로커다일족들의 비명이 울려 퍼졌다.

전장의 분위기는 명확하게 장현일행에게 흘러 간 것처럼 보였다.

크레온과 관리자들이 장현의 독액에 맞은 것이 실로 전세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들이 전투에 나서지 못하자 크로커다일 영지민들은 삽시간에 무너졌다.

승리의 분위기를 느낀 장현의 영지민들이 함성의 노래를 불렀다.

“우리가 이겼다.”

“승리가 코앞이다!”

그들은 크로커다일족과의 치열한 전투 끝에 이겼다는 생각에 크게 기뻤다.

그 때 김덕배가 외쳤다.

“이제 저들의 깃발을 뺏어야 돼!”

그는 영지전의 승리조건을 기억하고 있었다.

영지전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상대 영지의 깃발을 뺏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영주와 관리자들을 모두 죽여야 한다.

물론 크로커다일족 관리자들을 모두 죽여도 되지만, 가능한 희생을 줄이고 싶었다.

무리하다간 자신들 측에서도 희생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았다.

김덕배의 눈에 살이 녹아든 채 괴성을 지르며 마구잡이로 몽둥이를 휘두르는 크레온이 보였다.

“크아아. 비열한 놈들.”

크레온은 여전히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한 채 닥치는 대로 둔기를 휘둘렀다.

아무리 강하더라도 앞이 보이지 않는다면 공격을 제대로 맞출 수가 없다.

눈먼 장님이 휘두르는 몽둥이질에 얻어맞을 정도로 멍청한 자들은 없었다.

리자드맨들은 크레온이 괴로워하는 모습에 앓던 이가 빠진 듯한 만족감을 느꼈다.

그들은 환호성을 질러대며 크레온을 향해 치고 빠지는 식으로 공격했다.

노예로 자신들을 대했던 분풀이였다.

크레온의 전신에서 피가 흘렀다.

김덕배와 리자드맨들의 눈은 크레온에게 꽂혀있었지만 목적은 달랐다.

‘저 깃발만 가지면 돼!’

김덕배가 크레온의 허리춤에 차고 있는 깃발이 목적이었다면, 리자드맨들은 크레온을 농락하며 죽이는 복수가 목적이었다.

모두의 시선이 크레온에게 쏠려 있었다.

그 때문에 후방에서 그들을 노리는 자가 있다는 걸 알아차리지 못했다.

전투가 끝난 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기에 소홀한 점도 있었다.

쐐애애앵!

갑자기 하늘에서 날카로운 소음이 울리더니 꺼림칙한 느낌이 들어 하늘을 쳐다본 김덕배와 리자드맨들은 기함했다.

발리스터 화살이 그들을 향해 날아오고 있었던 것이다.

“피해!”

누군가 외치는 것과 동시에 바위를 매단 발리스터 화살이 떨어져 내렸다.

쿠쿠쿠쿵!

퍼퍼퍼퍽!

발리스터 화살에 매달린 바위는 치면에 떨어지면서 리자드맨들을 어육으로 다져버렸다.

어떤 자는 발리스터 화살에 꿰뚫린데 이어 바위에도 맞았다.

발리스타 화살은 한발로 그치지 않았다.

슈우우우웅

연이어 바위를 매단 화살이 회전하며 날아왔다.

“으어어억!”

발리스터 화살에 질긴 생명을 붙들고 있던 리자드맨 아모스가 목숨을 잃었다.

“아모스!”

아모스는 크레온에 대한 한이 깊어 너무 가까이 다가갔다가 발리스터에 너무 늦게 반응했다.

그의 몸은 발리스터 화살에 정통으로 꿰뚫렸다.

푸웁!

그는 입으로 푸른색 피를 토했다.

털썩!

화살촉이 그의 복부를 거칠게 찢어발긴데 이어 화살대에 붙어있던 바위가 그의 몸통을 쳤다.

“안돼!”

근처에 있던 아탑과 아투렉이 고통스럽게 울부짖었다.

그들 역시 팔과 다리에 심각한 부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다만 지금 당장은 전투불능 상태다.

발리스터에 피해를 본 것은 리자드맨들 뿐이 아니다.

이나연의 경비부대원들에게도 발리스터 화살이 쏟아졌다.

투투툭.

하늘에서 직사 형태로 내리꽂힌 발리스터 화살은 대번에 방패마저 부숴버리고도 기세가 죽지 않아 병사를 꿰뚫었다.

동시에 바위가 옆에 있던 경비대원을 후려쳤다.

우두둑. 콰직.

불쾌한 뼈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옆에 있던 경비대원의 몸이 박살났다.

“끄아아아아악!

이나연은 속수무책으로 죽어가는 병사들을 보며 발리스터 화살이 날아온 방향을 살폈다.

“대체 저것들은 어디서 쏟아진 거야. 숨어있는 적을 찾아야해!”

그녀는 디텍터 스킬을 사용해 발리스터 화살이 나온 방향을 탐색했다.

그러자 일을 벌인 적이 누구인지 알았다.

바로 그간 조용히 있던 강신배와 그 일당이었다.

“으윽! 저 빌어먹을 놈들!”

분노가 치밀었지만, 지금은 분노를 표출하기보다 부하들을 챙기는 게 우선이었다.

이나연은 여신의 가호를 그리며 기도했다.

“여신이여, 제게 자비로운 신성력을 주셔서 다친 병사들을 회복시켜주소서”

그녀의 기도가 끝나자 밝은 신성력이 그녀의 손에서 퍼져 나왔다.

[스킬 –여신의 치유]

이나연의 손에서 여신의 치유 스킬이 발동되자 그녀는 부상당한 병사들에게 다가가 치료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병사들의 부상당한 부위에 손을 대면 신성력이 부상부위로 파고들어 회복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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