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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장이 회귀해서 만능캐되다-60화 (60/211)

60화. 크로커다일과 전투를 벌이다 (2)

신성력으로 무장한 이나연이 종횡무진 크로커다일 무리를 휩쓸었다.

스걱! 스걱! 스걱!

크로커다일들은 이나연의 공세에 주춤했다.

마나뿐만 아니라 신성력까지 바닥이 나도록 사용해 검을 휘둘렀다.

그녀는 전장의 상황을 살피는 것을 잊었다.

그저 계속해서 크로커다일족에게 달려들어 검을 휘두르고 죽이는 행위를 반복했다.

점점 몸에 부담이 되어갔으나 이나연은 의식조차 하지 못하고 반복적으로 행동을 이어갈 뿐이었다.

그런 그녀의 변화를 곁에 있던 장현은 알아챌 수 있었다.

‘이대로는 이나연이 망가진다. 조치를 취해야해.’

크로커다일 영주 크레온을 감시해야 했지만, 지금은 이나연이 급했다.

잃어서는 안 될 소중한 동료다. 그녀는 본인의 무력도 뛰어나지만, 무엇보다 전체 병력을 지휘하고 키워낼 수 있는 사람이다.

이나연 외에 그런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그녀는 진심으로 남들을 살리고 싶어 하고 돕기 위한 마음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장현은 서둘러 그녀에게 달려갔다.

어차피 지금 이 전장의 분위기를 빠르게 바꿔야 하기도 했기에 망설이지 않았다.

“이나연! 물러나라! 병사들을 추슬러!”

그럼에도 이나연은 듣지 못한 듯 멍한 눈빛으로 반복된 행위를 했다.

마침내 그녀 앞에 도착한 장현은 그녀의 검을 빼앗으려 들었다.

“이나연 이 검을 놔!”

검을 빼앗길 뻔한 이나연이 발작적으로 장현을 향해 공격했다.

장현은 할 수 없이 그녀의 검을 붙잡은 손을 놓았다.

이나연의 공격을 방어하면서도 몸을 움직여 도끼와 망치를 들고 크로커다일들을 공격했다.

정신을 잃은 그녀에게 공격할까 염려되었기에 장애물부터 처리할 생각이었다.

콱! 콰직!

퍼퍽!

크로커다일의 머리를 쪼개는 소리와 육신을 부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주위의 크로커다일을 한순간에 처리한 장현은 재차 그녀를 제압하고자 했다.

빠르게 몸을 움직여 이나연의 공격을 피한 뒤 파고들어 금나수의 수법으로 그녀의 팔을 잡고 뒤로 끌어당겼다.

동시에 왼발을 그녀의 무릎 뒤로 걸자 이나연은 균형을 잃고 넘어졌다.

재빨리 이나연의 검을 뺏은 장현은 안도의 한숨을 쉬고는 그녀의 뺨을 갈겼다.

짝!

“이나연! 정신 차려! 지금 뭐 하는 짓이야!”

“으아악! 안돼! 난 물러날 수 없어!”

뺨을 맞은 이나연이 발작하듯 소리치며 장현에게 반발했다.

희미하던 초점이 잡히고 그녀의 의식이 서서히 돌아왔다.

“그러다 아끼던 병사들이 다 죽는단 말이야! 넌 지휘관이야! 네 병사들을 잃고 다시 후회할 생각이냔 말이야!”

장현이 그녀의 양어깨를 붙잡았다. 이어 그녀의 얼굴을 잡고 두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지금 저들을 봐! 지금 죽어가고 있어. 그대로 놔둘 셈이야?”

“나, 나는…… 흑…… 흑…… 구하고 싶어.”

이나연은 눈물을 흘리며 일그러진 얼굴로 감정을 토해내듯 한 자 한 자 힘주어 말했다.

“그럼 구해야지 넌 저들의 지휘관이고 저들은 네 부하야! 살려!”

“그래.”

이나연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눈물을 닦았다.

곧 이를 악물고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지휘관! 그래 난 지휘관이야!’

리자드맨이 영지에 침입해오면서 전투가 벌어진 후 그녀는 지휘관의 역할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부하 병사들의 목숨을 등에 업고 있기에 지휘관은 항상 냉정하게 전장을 살펴야 한다.

그때 한 무리가 다시 전장에 등장했다.

익숙한 얼굴의 이종족이었다.

“친구! 우리가 왔다!”

리자드맨 아모스, 아투렉, 아탑이 이끄는 리자드맨 부대였다.

그들은 리자드맨 영주 린에이지를 비롯해 수많은 리자드맨들을 이끌고 왔다.

“저들이 대체 어떻게?”

“형님! 저희가 왔습니다.”

최형석과 김태석이 웃으며 칼을 허공을 향해 흔들며 소리쳤다.

그들이 리자드맨들과 함께 나타난 것이다.

특히 최형석의 뒤에는 언데드 삼두견과 스켈레톤 무리가 따르고 있었다.

“최형석, 김태석. 너희가 리자드맨들을 구출한 거냐?”

“네, 형님. 우리 영지에 있었던 세 명의 리자드맨들이 태석이에게 부탁했습니다. 리자드맨 영주와 동족들이 붙잡혀 있으니 도와달라고 그러더군요. 그래서 태석이와 의논해서 먼저 리자드맨들을 구하러 갔습니다. 그들은 채굴장에서 광물을 캐내고 있더라구요. 저희가 영지의 리자드맨들과 함께 나타나니 그들은 의심 없이 저희를 따라왔습니다.”

“그랬군. 잘했다. 때마침 너희들이 리자드맨들과 나타나서 큰 힘이 되었어.”

장현은 최형석과 김태석이 예상과 달리 단독으로 행동한 것에 대해서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어차피 최형석은 단독으로 움직이기로 했었다.

처음부터 언데드들을 소환할 필요는 없었다.

최형석에게 자유롭게 움직이라고 지시도 내렸었다.

김태석 또한 갓오브곡괭이가 된 뒤에 충분히 혼자서 역할을 해낼 수 있었다.

최형석이 그 함께 움직이는 건 오히려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었으니 충분했다.

이 중요한 순간 나타난 것만으로 제 몫을 다한 것이다.

그때 리자드맨들이 함성과 함께 크로커다일을 향해 공격해 들어갔다.

그들은 아투렉에게 받았는지 모두가 에레뜨 손목 보호대를 차고 있었다.

이것으로 노역으로 인해 약해진 힘을 보완하고 전투를 치를 수 있었다.

“친구를 위해!”

아모스가 손을 하늘에 쳐들고 선창했다.

“친구를 위해!”

그의 선창에 리자드맨들은 그를 따라 손을 치켜들며 후창했다.

“적을 쓰러트리자!”

“으아아아아!”

리자드맨들이 크로커다일을 향해 덤벼들었다.

그들의 등장에 전장은 혼란에 빠졌고 어느새 전장의 모든 이들은 뒤엉켜 싸우기 시작했다.

후퇴하고 쓰러져있던 이나연의 부대원들은 지원군의 합류에 다시 힘을 낼 수 있었다.

영지민들은 이나연에게 배운 창술 란, 나, 찰로 리자드맨과 싸우는 크로커다일의 뒤를 노렸다.

적이 죽어야 아군이 사는 전쟁에서 비겁함이란 없다.

살아남는 자만이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

모든 것은 살아남은 승자의 몫.

“란! 찰!”

“나! 찰!”

최형석과 김태석 또한 바라만 보지 않았다. 그들은 전장의 흐름을 가져올 수 있는 강자들이다.

“나의 병사들아, 저들을 망자의 세계로 인도하라!”

최형석이 명령했다.

그의 뒤에 시립하고 있던 삼두견과 스켈레톤들이 명령에 따라 크로커다일들을 향해 공격했다.

크로커다일이 비록 근력과 체력 면에서 인간들보다 훨씬 우세하다 하더라도 리자드맨이 합류하면서 숫자로 압도하는 전술 앞에 더이상 당해내지 못했다.

“크아아아악!”

“이 더러운 리자드맨들!”

크로커다일족들이 다시 쓰러지며 전장은 혼돈에 빠졌다.

그러자 뒤쪽에서 지켜보던 크로커다일족 영주 크레온이 전면에 나섰다.

그는 온몸에서 마나의 기운을 뿜어냈다. 현재 전장에서 단신으로 가장 강한 존재였다.

그 기세에 다른 이들은 몸을 떨었다.

거만스러운 자세로 주변을 둘러보며 크레온이 등장했다.

“내.가.끝.내.겠.다.”

크레온은 전차에 올라탔다.

쿠르르르릉.

전차는 높다란 망루와도 같았다. 천정과 전후좌우가 다 막혀있었다. 작은 구멍이 여러 개 나 있었는데 그것조차 구멍의 각도가 비스듬해서 어지간해서는 화살도 전차 안으로 침입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그런 전차 안에 있었기에 어지간한 공격으로는 그를 해치기 어려워 보였다.

그는 무자비한 난폭꾼임에 틀림없지만, 자신의 안전에 대해서는 철저했다.

한편 크레온이 등장하는 것을 장현은 놓치지 않았다.

‘드디어 놈을 밖으로 끌어냈다.’

장현은, 이 순간을 기다려왔기에 즉시 크레온을 향해 달려나갔다.

그는 크레온과의 거리를 가늠했다.

‘대략 거리는 500m 정도, 정면공격은 어려워.’

크레온을 상대하기 위해 준비한 것이 있었다.

1회차의 기억을 토대로 놈이 전차 안에만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그렇다면 전차 밖으로 끌어내야 했다.

장현은 근처에 있던 김태석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는 갓오브곡괭이의 위용을 제대로 뿜어내고 있었다.

한 번의 곡괭이질에 빗살 같은 실선이 허공에 그려지더니 곧 한 명의 적의 머리가 쪼개지며 박살 났다.

멋진 활약이었지만 지금은 더 중요한 일이 있었기에 장현은 그를 불렀다.

“김태석! 날 호위해라. 지금부터 누구도 내게 접근하게 해선 안 된다.”

“알겠습니다. 형님.”

김태석은 곡괭이를 들고 그를 밀착 마크했다.

장현은 전장에서 좀 떨어진 곳으로 이동하며 크레온과의 거리를 쟀다.

인벤토리를 열자 그 속에서 트레뷰셋 투척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때 크레온은 전차를 움직여 맹렬한 속도로 방패병들을 향해 덮쳐갔다.

칼날이 달린 박스형태의 전차를 타고 달리는 크레온은 가히 학살자의 모습과도 같았다.

“발사!”

굳은 표정의 이성훈이 궁수부대를 향해 명령을 내렸다.

슈슈슉!

화살비가 크레온이 탄 전차를 향해 쏟아졌다.

별다른 소용이 없었다.

투투투투툭!

화살은 전차의 외갑을 뚫지 못했다.

크레온이 탄 전차는 고슴도치처럼 화살을 빽빽이 꽂은 채 계속 질주했다.

그 모습을 본 장현의 영지민들은 두려움에 차 비명을 지르며 도주했다.

“으아아아, 온다! 피해!”

쿠르르르릉!

분노한 크레온이 움직이는 전차가 그대로 궁수부대를 덮쳤다.

전차에 붙어있는 칼날들이 궁수부대들을 갈라버렸다.

“크아아악!”

크레온은 궁수부대를 공격한 후 다시 방향을 돌려 재차 질주했다.

“크하하하! 모두 죽여주마!”

“피해! 전원 후퇴다!”

이성훈은 피를 토하듯 고래고래 고함 질렀다.

이대로 멍청히 있다간 궁수부대들이 모두 죽을 것 같았기에 후퇴밖에 답이 없었다.

크레온은 이어 이나연의 창과 방패병들을 향해 돌진했다.

그는 최형석의 언데드와 리자드맨들은 신경 쓰지 않고 장현의 인간 영지민들만 목표로 삼은듯했다.

“하찮은 리자드맨 따위야 언제든지 다시 짓밟을 수 있다. 인간 놈들만 굴복시키면 영지전은 나의 승리다. 하하하하하!”

크레온은 웃음을 터트리며 종횡무진 전장을 누볐다.

이나연의 경비대원들은 도망치다가 쓰러졌다.

“서둘러야겠어.”

장현은 크레온의 전차가 마라늄 재질이라는 것을 알았다.

‘무기에 이어 저런 전차까지 고급금속으로 만들다니 분명 1회차 때는 이렇지 않았던 거로 기억하는데.’

장현의 기억보다 크레온의 전차 위력은 훨씬 강했다.

과거 크레온의 전차는 마라늄제가 아니었다.

그랬기에 강신배가 그를 쓰러트릴 수 있었다.

‘나의 회귀 때문에 달라진 것인가.’

미래가 계속 이렇게 변한다면 알던 것을 활용하기가 힘들기에 장현은 우려스러웠다.

그는 이 상황에 대해 잠시 고민했지만, 일단은 크레온을 쓰러트리는 게 우선이었다.

비록 크레온이 전차의 성능을 올렸다지만 장현 역시 그것을 상대할 비장의 수를 준비했다.

‘마라늄이 비록 레벨 4짜리 금속이라지만, 에레뜨는 레벨 6이다. 내가 회귀자로 선택되어야만 했던 이유를 지금 보여주지.’

장현은 인벤토리에서 트레뷰 셋 투석기와 금속공 여러 개를 꺼냈다.

지구의 역사에서 성벽을 부수는 공성전 역할을 했던 트레뷰셋 투석기가 전차를 부수기 위해 등장했다.

머뭇거릴 여유 따위는 없다.

장현은 트레뷰 셋 투석기 방향을 크레온에게 향하게 조준한 뒤 릴리스 고리를 잡아당겼다.

고리가 걸리자 장현은 투석기의 그물망에 곧장 금속공을 올렸다.

장현이 고리를 풀자 투석기의 팔이 튀어 올랐다.

그물망에 담겨 있던 금속공이 하늘 높이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갔다.

“가서 놈을 찢어버려라!”

슈우우우.

장현이 쏘아 올린 금속공은 정확히 크레온의 전차 지붕에 꽂혔다.

콰쾅!

금속 공의 폭격에 전차가 드디어 충격을 제대로 받았다.

공에 맞은 부위의 형체가 찌그러졌다.

퍼펑!

그게 끝이 아니었다. 부딪힌 금속공이 폭탄처럼 터져나갔다. 금속공의 파편이 흩어졌고 공 내부에 있던 검은 액체 역시 사방으로 뿌려졌다.

검은 액체 일부가 크레온의 전차에 뚫린 숨구멍 속으로 흘러 들어갔다.

직후 전차 안에서 비명과 함께 세 명의 크로커다일족이 전차 밖으로 뛰쳐나왔다.

“크아아악!”

“내 얼굴이…….”

그들은 크레온과 그의 관리자급 부하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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