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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장이 회귀해서 만능캐되다-51화 (51/211)
  • 51화. 세이프존을 정탐하다 (4)

    장현은 아모스의 생명력과 마나를 체크했다.

    “아직 죽은 건 아니야.”

    아모스의 체내에서 미약하게 마나가 존재했다.

    장현은 아모스의 몸에 얼마 남지 않은 자신의 마나를 불어 넣었다.

    “이건……. 정말 예상치 못했는데……. 후우…….”

    그는 계속 같은 말을 중얼거리며 머리를 감싸 쥐었다.

    장현은 오크던전에서 최형석과 김태석을 살렸던 것처럼 마나를 불어넣었다.

    ‘그때와 달리 마나가 많이 부족해.’

    이대로는 장현 본인도 위험해질 수 있다.

    세이프존을 벗어나 영지로 돌아가기까지 삼두견을 비롯한 적과 전투를 벌일 가능성에 대비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선 더 마나를 소모하는 건 자제해야 한다.

    ‘할 수 없군. 일단 독기라도 빼내야겠어.’

    아모스의 생명이 간신히 유지되고는 있지만 언제 죽을지 모른다.

    그는 당문독공을 운기 하며 아모스의 독을 자신의 단전으로 이끌었다.

    흡기운결에 따라 아모스의 체내에 퍼져있던 독 기운이 서서히 장현에게로 이동했다.

    “컹컹컹!”

    한동안 절벽 밑에서 짖어대던 삼두견들은 어느새 포기했는지 장현에게서 돌아갔다.

    ‘마계 돼지를 사냥했나 보군.’

    다른 사냥감이 있었다는 게 장현에게는 다행이다.

    그는 내공 운기에 집중했다.

    꿀렁.꿀렁.

    아모스에게서 독 기운을 흡수함에 따라 장현의 몸에 독 기운이 축적되기 시작했다.

    “크윽”

    장현의 입에서 답답한 신음이 터져 나왔다.

    과도하게 독 기운을 흡수한 나머지 몸에 무리가 생긴 것이다.

    ‘후우.’

    모든 정신을 독공 운기에 집중해 간신히 독 기운을 안정시켰다.

    서서히 단전에서 흡수한 독 기운이 내공으로 전환됐다.

    마침내 내공 운기를 끝낸 장현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죽은 듯 쓰러져있는 아모스가 보였다.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리자드맨이군.’

    장현은 그가 보여준 마지막 모습에 깊은 감흥을 받았기에 그를 꼭 살리고 싶었다.

    ‘지금 당장은 방법이 없으니 나중을 기약해야지.’

    아모스의 몸에서는 독을 모두 빼냈다.

    그럼에도 그를 이대로 내버려 둔다면 다시 그의 몸에는 독안개의 독 기운이 침습할 것이다.

    장현은 인벤토리에서 곡괭이를 소환해 땅을 파기 시작했다.

    퍽퍽퍽!

    ‘10미터 이상은파야 독 기운이 미치지 않는다.’

    그는 귀식대법으로 아모스를 땅속 깊이 묻을 생각이었다.

    머릿속에서 마현의 지식을 떠올린 그는 리자드맨의 혈도를 찾았다.

    인간의 신체와 달라서 헤맸지만, 다행히 다른 친구들이 전해준 지식에 리자드맨 신체에 대한 자세한 해부도가 나와 있었다.

    마현의 혈도술로 아모스에게 귀식대법을 걸고는 장현은 그를 구덩이에 뉘었다.

    귀식대법은 가사 수면 상태에서 마나를 거의 소모하지 않으면서 목숨을 유지하는 수법이다.

    장현은 그것에 기대기로 했다.

    ‘이제 살고 죽는 것은 그의 운명에 달렸다.’

    장현은 흙으로 아모스를 다시 덮고는 영지를 향해 움직였다.

    ‘그런데 어디로 가야 하지?’

    방향을 잃어 헤매던 그때 장현의 앞에 마계 돼지가 나타났다.

    푸드득!

    킁킁!

    ‘어라! 이놈은 뭐지? 아까 삼두견에게 쫓기던 놈과는 다른 놈인가?’

    장현이 궁금해할 때 이상한 점을 알아차렸다.

    마계 돼지가 도망치지 않고 씩씩거리며 그를 공격할 자세를 취한 것이다.

    마치 멧돼지가 돌격하듯 투레질을 하더니 장현을 향해 돌진해왔다.

    “흥! 내가 삼두견보다 만만하게 보였나.”

    장현은 마계 돼지의 뿔이 가슴에 닿으려는 순간 사라지듯 그곳에 한걸음 떨어진 곳에 나타났다.

    동시에 도끼를 꺼내 마계 돼지의 목을 내리쳤다.

    콰직!

    장현의 도끼는 한 번에 마계 돼지의 목을 잘랐다.

    “모처럼 돼지고기를 먹겠는걸.”

    장현이 침을 삼키며 마계 돼지의 사체를 인벤토리에 넣을 때였다.

    “꾸르릉.”

    “꿀꿀.”

    돼지 울음소리에 장현이 주변을 살펴보자 새끼 마계 돼지가 4마리 보였다.

    “흠……. 새끼들 때문에 도망치지 않은 건가……. 마침 잘됐군.”

    쉭! 퍽!

    쿠쿵.

    장현은 가볍게 새끼들을 기절시켜 함께 인벤토리에 넣었다.

    “이제 진짜 돌아가야겠군.”

    몸을 돌리던 그가 돌연 다리에 힘이 풀린 듯 주저앉았다.

    “이런. 뭐지.”

    그는 황급히 바닥에 앉고는 가부좌 자세를 취했다.

    몸이 정상이 아닌 만큼 움직이면서 운기를 하기보다는 정자세를 취하고 운기 하는 것이 더욱 안전했기 때문이다.

    장현은 내공을 운기 하면서 내부를 관조하니 흡수했다고 생각했던 단전이 균형이 무너져있었다.

    ‘이런 큰일 날 뻔했구나.’

    지금 그는 움직일 수 없는 상태다.

    단전의 균형이 무너진 이상 바로잡지 않으면 몸이 독에 녹아내릴 터였다.

    ‘만약 마계 돼지가 조금만 늦게 나타났더라면 꼼짝없이 죽고 말았을 거야.’

    아찔했다.

    지금 그는 작은 충격에도 큰 위험에 처할 수 있었다.

    다행히 아직 다른 적이 다가오기 전에 급한 불부터 꺼야 했다.

    그는 먼저 균형이 무너진 단전을 복구하기 시작했다.

    당문독공이 다행스럽게도 삼성에 올라있었던데다 앞서 한차례 운공을 하며 단전에 독기를 흡수하는 작업을 했었기에 다시 작업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단전을 단단히 구축한 그는 이어서 균형이 깨지며 전신으로 퍼져나갔던 독 기운을 천천히 다시 단전으로 끌어당겼다.

    그러는 동안에도 그를 감싸고 있는 외부 독안개의 독 기운은 계속해서 장현의 몸속으로 유입되고 있었다.

    ‘독안개의 독이 몸에 들어오는 것보다 독기를 내공으로 전환하는 게 더 빨라야 해.’

    그렇지 않으면 그의 몸은 감당할 수 없는 독에 무너지고 말 것이다.

    장현은 쉬지 않고 독 기운을 내공으로 합일하고자 했다.

    어느새 그는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잊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장현은 많은 시간이 흘렀다고 느꼈다.

    그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그의 머리에서 연꽃 같은 모양의 기운이 생기더니 그의 몸속으로 사라졌다.

    삼화취정의 경지다.

    장현은 자신의 몸에서 일어난 현상을 모르고 있었다.

    다만 계속해서 운공을 할 뿐이었다.

    ‘몸이 편해졌어.’

    어느 순간 장현이 현실을 인식했을 때는 그의 머리 위에 다섯 개의 고리가 생겼다가 몸으로 흡수된 직후였다.

    정신이 황홀해지고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이제 괜찮아진 건가.’

    그는 살며시 눈을 뜨고 몸을 일으켰다.

    붕!

    가볍게 몸을 일으켰을 뿐인데 온 힘을 다해 점프한 것처럼 높게 뛰어올랐다.

    ‘허어……. 이건 내 몸에 어떤 변화가 생긴 거지.’

    그는 놀란 와중에도 주위를 훑어보았다.

    아직 숲속이라 자신의 영지가 있는 방향이 명확히 보이지 않았다.

    그는 옆에 있는 나뭇가지를 발로 차고는 다시 높이 힘껏 떠올랐다.

    부우웅!

    이번엔 이전보다 훨씬 높이 떠올랐다.

    어느새 그는 숲의 가장 높은 나무보다도 한참이나 높이 떠올라있었다.

    눈도 이전보다 훨씬 시력이 좋아졌다.

    멀리 있는 물체도 가까이 보였다.

    그는 주위를 훑어보더니 한 곳에 이르러 시선을 멈추었다.

    ‘저기군.’

    장현은 자신의 영지를 발견하자 허공에서 방향을 잡고는 떨어질 때마다 나무를 박차고 공중에서 공중으로 건너뛰었다.

    독안개는 더 이상 그에게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상쾌한 기분마저 들었다.

    ‘대번에 독공이 오성에 올랐다.’

    역시나 장현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그를 발견한 삼두견들이 짖으며 달려들었다.

    ‘이참에 이놈들을 잡고 마나를 쌓아야겠군.’

    그는 더 이상 삼두견을 피하지 않았다.

    땅으로 내려가 삼두견을 향해 도끼를 뽑았다.

    컹컹컹!

    퍽!퍽!퍽!

    콰직!

    장현은 독공이 오성에 이른 후 움직임이 이전과는 차원이 달랐다.

    가볍게 내뻗은 도끼에는 강력한 강기가 맺혀 삼두견들을 쓸어버렸다.

    삼두견의 목을 날리고도 기세가 죽지 않은 강기의 기운이 뻗어 나가더니 숲의 나무들을 쓰러트리며 날아갔다.

    깨개갱!

    장현을 잡아먹으러 달려왔던 삼두견들이 그 장면을 보고 겁에 질려 꼬리를 말고 도망쳤다.

    “그대로 놓아둘 수는 없지. 이 개새끼들 한 놈도 놓치지 않는다.”

    장현은 도끼를 던졌다.

    쉬쉬식!

    강기를 머금은 도끼가 삼두견들을 모조리 박살 냈다.

    삼두견들의 울음소리가 숲속에 울려 퍼지자, 곳곳에 숨어있던 삼두견들이 몰려들었다.

    ‘이러다가 우두머리 삼두견이 나타날 수도 있겠는데.’

    우두머리 삼두견은 마족.

    아직 장현으로서는 승리를 장담하기 힘든 상대다.

    조심할 필요가 있다.

    ‘어디 쑤엉도 혹시 고도화를 했으려나.’

    장현은 화염의 정령 쑤엉을 소환했다.

    ‘쑤엉 나와.’

    ‘뭐야. 한동안 찾지도 않더니. 어쩐 일인데.’

    쑤엉이 삐친 듯한 목소리로 장현의 몸에서 빠져나왔다.

    화르륵!

    활활!

    쑤엉이 막 나타난 공간으로 불길이 뒤덮었다.

    ‘너 몸보신 좀 하라고. 저놈들 먹어치워! 몸에 좋은 불고기야.’

    ‘뭐, 뭐야. 이거! 대체 이 상황은 대체 뭐야?’

    ‘보면 몰라. 저 삼두견들이랑 전투 중이잖아. 일단 얘기는 나중에 하고 지금은 화염을 먹어치워. 너한테 보약이나 마찬가지일 거야.’

    ‘알겠어. 나중에 얘기해.’

    장현의 말대로 삼두견의 화염 덩어리는 쑤엉에게는 보약이나 마찬가지다.

    주변을 둘러싼 삼두견 들에 당황한 건 잠시.

    쑤엉은 곧 미소를 지으며 삼두견들이 내뿜는 불길을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화염 에너지는 화염의 정령인 쑤엉에게 에너지의 근원이었기에 말 그대로 보약이다.

    “어때 고맙지?”

    장현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쑤엉은 대꾸하지 않고 삼두견들을 통째로 자신의 불길로 태우고 화염 덩어리를 삼켜 먹었다.

    쑤엉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순식간에 장현 주위의 삼두견들이 사라져갔다.

    그렇게 전투가 이어지자 어느 순간 삼두견들은 모조리 꼬리를 말고 도망쳤다.

    깨갱.

    컹컹컹.

    삼두견들은 마치 겁많은 개가 짖듯, 처음의 늑대 같은 흉폭함은 사라지고 겁먹은 개처럼 짖으면서 도망쳤다.

    “아 잘 먹었다.”

    쑤엉은 만족한 듯 배를 두드렸다.

    “그러고 보니 너 변한 거 같은데.”

    장현의 말에 쑤엉은 자신의 모습을 내려보았다.

    “그러네. 나 초급정령이었는데 지금 난 중급이 되었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쑤엉은 자신의 변화를 이해하지 못한 듯 장현에게 물었고, 장현은 자신의 변화를 얘기했다.

    “흐음. 계약자의 성장이 나 역시 성장시키는 건가. 나

    도 계약은 처음 해보는 거라 몰랐던 사실이야.”

    쑤엉은 장현의 말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더니 곧 씨익 웃으며 장현에게 말했다.

    “이봐, 앞으로 더더욱 열심히 성장해! 알겠지?”

    “뭐……. 그야 네가 말하지 않아도 열심히 할 테니 내 일이나 잘 도와줘.”

    “그럼. 그럼. 이 몸이 도와줄게. 하하하.”

    쑤엉은 어느새 장현에 대해 섭섭함을 잊고 기분이 좋은 듯 웃어댔다.

    장현은 쑤엉은 내버려 두고 죽은 삼두견 사체들을 인벤토리에 넣었다.

    이제 이 삼두견 사체는 그에게 중요한 재료가 될 것이다.

    이미 써본 것들이기에 대장장이 퀘스트를 위한 용도는 아닐지라도 쓸데가 많았다.

    그보다 방금 머릿속에 떠오른 내용 때문에 그는 삼두견을 쫓을 여유가 없었다.

    [장현, 지금 내 전언이 들린다면 당문독공의 심법이 오성에 이르렀을 것이다. 이제부터 전할 내용은 당문의 암기제작과 그 사용에 관한 내용들이다. 먼저 부탁 하나 하지. 내가 전할 무공은 언젠가 적당한 당문식솔에게 전해주었으면 한다. 그럼 내가 전할 부분은 다양한 독의 제조와 그 사용을 다루는 무공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것은 내공이 오성에 도달했을 때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다…….]

    독공의 오성 도달과 함께 떠오른 마현의 전언.

    ‘이건……. 마침 잘됐군.’

    방금 얻은 삼두견 사체들을 활용할 데가 생겼다.

    마현이 전해준 것은 당문 대장장이들의 암기 제조법이었다.

    ‘우모침, 독질려, 파륜전, 혈류시, 천뢰구.’

    소털처럼 가느다란 우모침은 상대방 모르게 급소를 파고든다.

    독질려는 4개의 바늘이 각각의 방향으로 뻗어 있으며, 바늘 끝에 독을 묻혀 사용한다.

    적에게 직접 던질 수도 있고 땅에 던지면 바늘이 살짝 솟은 트랩의 역할을 한다.

    실수로 밟게 되는 순간 독이 침입해 목숨을 앗아간다.

    파륜전은 사람 머리통만 한 크기의 톱날 륜으로 던지면 회전력으로 무엇이든 갈아버린다. 날아다니는 전기톱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혈류시는 작은 화살 모양의 암기인데, 무림에서는 고수들의 강력한 호신강기를 뚫기 위해 제작되었다.

    이것은 장현이 1회차 때 당문 무사들의 요청으로 제작한 적이 있는데 그들은 이것으로 마족들의 피부도 뚫었다.

    끝부분에 전사경의 원리가 적용되어있어 암기가 드릴이 파고들 듯 적의 가죽이나 외피를 뚫는다.

    천뢰구, 이것은 현대의 수류탄과 같다. 던져 목표물과 충돌하면 충격에 의해 폭발을 하는데, 파편이 수천 조각으로 나누어져 상대에게 쏟아진다.

    ‘이 암기들은 무척이나 도움이 되겠군.’

    장현은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암기들을 알게 되자 설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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