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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장이 회귀해서 만능캐되다-8화 (8/211)

8화. 튜토리얼 두 번째 퀘스트 (1)

장현은 자리에 앉아 눈을 감고 호흡을 골랐다. 이어 특이한 호흡법으로 숨을 쉬기 시작했다.

“후웁. 후우우우…. 흐읍!”

단전호흡과 비슷하지만, 효과는 하늘과 땅 차이.

전생의 사부, 마현에게 배웠던 내공심법이다.

‘당문독공.’

무협지 좀 읽었다는 사람은,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이름이다.

암기와 독술로 유명한 사천의 무림 명가.

그런 게 진짜 있나 싶었지만…. 있었다.

한때 장현도 10성까지 익혔던 무공이다.

비록 지금 당시의 내공은 없지만, 다시 익혀야 할 무공이다.

마침 재료가 있으니까.

툭. 툭. 주르륵.

인벤토리에서 꺼낸 흑전갈의 독.

무림에서 가장 뛰어난 대장장이가 당문세가의 인물이다 보니 자연스레 마현이 당문독공을 익히게 한 것이다.

그것은 마현이 당가의 적절한 인물에게 전수해 가전무공이 실전되지 않게 해줄 것을 요청받았기 때문이다.

당문독공은 장현과 성향이 무척이나 잘 맞는 무공이다.

무림에서 일절로 불렸던 독존이 당문세가 출신이다.

지금 기대야 하는 것은, 무리늄 연성을 통해 얻은 독에 대한 저항력, 그리고 흑전갈의 독이라는 재료를 활용하는 것이었다.

“크으으….”

독액이 장심(손바닥 중앙)의 노궁혈에 떨어진다. 살갗에 닿자마자 타들어 가는 기분이었지만, 장현은 정신을 집중했다.

“후웁! 후웁…. 후으으으……. 읍!”

찌리릿!

구결을 외우고, 독을 독기(毒氣)로. 독기를 기(氣)로 바꾼다.

개통이 되지 않은 혈맥이, 독기에 자극받아 타들어 가듯 아파진다.

“후웁!”

그래도. 참았다.

참는 것만이라면 자신 있었다.

누구보다도 잘했다.

방패 위로 뼈 부러질 듯한 공격이 날아들 때도.

사흘 밤낮을 잠 한숨 못 자고 망치를 두드릴 때도.

바알의 부하들에게 처맞아 가면서 묠니르를 휘두를 때도.

“후읍…. 후웁! 후……. 후,”

참는 것은 할 수 있었다.

그것만이 장현의 유일한. 그리고 가장 큰 장점이었다.

지리릭.

이 독이 중화된 것이 아니었다면 살에 닿는 즉시 녹아내렸을 것이다.

[독 저항력이 독을 약화합니다.]

그리고 무리늄 연성 보상으로 얻은 독 저항력도 독공 연성에 한몫했다.

‘독 저항력이 아니었다면, 중화시켰어도 정말 위험한 방법이지만….’

모든 조건이 갖춰진 지금, 가장 빠르게 강해질 방법은 이것이었다.

그렇게 죽어간 사람들이 수도 없이 많았다.

‘연금술이 이럴 때 도움 되는군.’

마계 수 잎에 중화된 흑전갈의 독이다.

묽게 한 것을 천천히 농도를 짙게 한다.

그러기를 이 각(30분)가량 계속했을 때.

후끈!

‘왔다.’

드디어 혈맥이 열렸다.

독(毒)을 약하게 하면 약(藥)이 되는 법이다.

영약 대신 독으로 내공을 보충하는 방법은, 마현의 방식이었다.

이런 위험한 연공법 때문에 세간에서는 독존을 일러 광마 혹은 독마라고 불렸다고 하지만.

효과는 확실하다.

후끈! 지리릭! 짜리릿!

“쿨럭!”

불에 달군 쇠젓가락 같은 것이 손바닥에서 팔로. 어깨로. 척추를 지나 단전으로 들어간다.

빙그르르.

그리고 그것이 맹렬하게 회전하다가 천천히 자리 잡았을 때, 장현은 번뜩! 눈을 떴다.

‘됐다.’

당문독공.

한때 사천의 패자였던 그들의 무예.

천하삼존, 그중 독존이라고 불리던 당문가주의 독문무공이 장현의 몸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일성을 이루었다.”

쿨럭쿨럭!

장현은 내공이 자리 잡자 운기를 시작했다.

내공 운기는 단전에서 시작해 전신 혈도를 돌고 다시 단전으로 돌아오는 것이 하나의 과정, 일주천이라고 한다.

일주천을 끝내자 기침이 터져 나왔다.

“퉤!”

뱉은 침이 걸쭉한 검은 덩어리 같았다.

몸에서도 검은 땀이 흘러내렸다.

운기의 영향으로 혈맥 속에 있던 노폐물이 빠져나온 것이다.

“큼큼…. 개운하긴 한데 냄새가 많이 나.”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독공은 일반적인 기공과 다르다.

사용자의 혈맥에도 독으로 작용한다.

비록 중화를 시켰다고 하더라도 독기를 한 번에 흡수하는 것은 지극히 위험한 행동이다.

흑전갈 사냥으로 독 내성이 오르고, 독기 통제에 탁월한 사천당문의 독공이 아니었다면 장현도 위험했을 것이다.

‘조심해야겠군.’

“혀. 현아? 너 그거…. 뭐야?”

풀쩍!

장현이 몸을 일으키자, 덕배가 경악하며 한 걸음 물러섰다.

“음?”

덕배의 시선이 향한 곳은 자신의 손이었다.

녹색의 진물이 손바닥에서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독공 운공으로 생긴 독기 발현이다.

내공 운용의 기본은 기의 발현과 발출이다.

“흑전갈의 독인데 걱정하지 마. 독을 스킬처럼 사용하는 기술 때문이니까.”

장현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고작 일성부터 독기 발현이라.’

그때 이나연이 다가오며 입을 열었다.

“...그러고 보니 묻고 싶었던 게 있는데…. 지금 손바닥에서 독물이 흐르는 것도 그렇고, 인벤토리며, 무기에…. 심지어 저 남자 쓰러뜨릴 때 사용한 기술까지. 너 정체가 뭐야?”

“...”

장현은 침묵했다.

이나연은 사납게 눈을 치뜨고 물었다.

“넌 다른 사람들과 달라. 매우 능숙해. 아무도 모르는 걸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것도 그렇고. 여기에 대해서 아는 게 있는 거지?”

장현은 그녀를 보며 잠깐 생각에 잠겼다.

뭐라고 말을 해야 할까.

‘사실 나는 이 모든 일을 한 번 겪었고, 지금은 과거로 돌아왔다.’라고 한다면….

절레절레.

미친놈 취급 안 받으면 다행일 것이다.

사실은 믿기 어려울 테니. 그리고 무엇보다도 조심해야 해.

그는 처음부터 히든피스를 통해 다른 플레이어보다 독보적으로 앞서나가고 있었다.

물론 무협 세계나 마법 세계 같은 다른 차원에서 온 사람은 기본적으로 훨씬 강하기에, 장현의 강함에 데니우스가 흥미를 표현한 정도로 지나갔다.

‘나도 그 정도는 예상했고.’

하지만 시간 회귀라는 무려 십계 마법에 성공했다는 것을 안다면? 최후의 5인이라 불릴 정도로 마족에 대항한 사람 중 한 명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플레이어고 뭐고 간에 바로 죽여버릴 것이다.

비밀이 새어나갈 조금의 여지도 둬서는 안 된다.

장현은 적당히 얼버무리기로 했다.

“나도 자세한 건 몰라. 음…. 저 소리는….”

얘기하다 말고 장현의 표정이 변했다.

이나연과 덕배는 잠시 어리둥절했으나 곧 알게 되었다.

-우우우우우!

사람들이 앞둔 어두침침한 동굴 안에서 기분 나쁜 소리가 울려 퍼진 것이다.

“헉! 이. 이거 뭐야…?”

덕배는 소름이 끼쳐 몸을 움츠렸다.

장현이 대답했다.

“오크겠지. 그 마족 말대로라면.”

“...!”

“덕배 난 지금부터 정찰하고 올게. 그러니 넌 다른 사람들과 대비하도록 해.”

“어…. 그게 무슨 소리야?”

장현은 덕배에게 대꾸하지 않고 이나연을 향해 턱짓했다.

“여기 경찰이랑 같이.”

***

장현은 동굴로 향하며 마나를 전신에 퍼트렸다.

몸을 이완시키기 위함이다.

‘모두 쓸어버린다. 그 전에 민첩을 좀 올려야겠지.’

거대흑전갈 공략 보상으로 받은 마나포인트 300중 민첩, 지혜, 체력스탯에 골고루 100씩 부여했다.

스탯 100을 찍었지만, 이번엔 히든 스킬이 주어지지 않았다.

‘한 번 받았다고 중복은 안 주는군.’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민첩과 체력 스탯이 올라오자 몸이 무척 가벼워졌다.

‘이 정도면 최상의 컨디션이다.’

2단계 튜토리얼인 오크 던전.

여기는 흑전갈 던전과 다른 점이 있다.

히든 퀘스트가 없는 대신 보스가 있다.

바로 오크 로드.

거대흑전갈은 히든 퀘스트였기에 공략은 선택사항이었다.

그것도 최초로 마나포인트 100을 쌓은 자에게만 주어진다.

하지만 2단계인 오크 던전은 다르다.

보스 몹인 오크 로드를 공략해야만 튜토리얼을 통과할 수 있다.

동굴에 진입하자 침입자의 존재를 눈치챈 오크 무리가 나타났다.

“...떼거지가 너무 뭉쳐있군. 일단 무리를 쪼개 볼까.”

장현의 눈과 손이 서서히 녹색으로 물들어갔다.

일성에 이른 당문독공.

이걸로 독을 뿜어내는 독기 발출까지는 무리지만.

스으으.

“독기 발현!”

기공을 독으로 바꿔 병기에 바르는 독기 발현 정도는 가능하다.

장현이 도끼에 독기를 진득하게 바르고는 앞으로 걸어 나갔다.

차악.

크르륵-! 크크윽!

오크들의 눈이 그들을 포착했다.

백에 달하는 오크들을 앞에 두고도 장현은 여유로이 걸어갔다.

거기에 자극받은 것일까.

크허허헝!

선두에 선 놈을 시작으로 오크 무리가 일제히 달려들었다.

“와라!”

그의 도끼날에는 독 기운이 가득했다.

장현은 도끼를 가볍게 휘둘렀다.

쉭! 파팟!

왼손으로 명치를 치고, 오른손의 도끼로는 목 옆을 갈긴다.

퍽!

콰콱.

크륵! 크아.

입을 벌리고 장현을 물어뜯으려던 오크는 순식간에 몸을 부들부들 떨며 쓰러졌다.

상처로 스며든 독 기운의 영향이다.

크르륵! 커걱! 크아아악!

장현의 도끼가 박히면 오크들은 여지없이 쓰러져 일어나지 못했다.

그다음부터는 일사천리였다.

쉭! 퍽!

18반 무예의 하나인 무술은 대단한 무공은 아니지만, 기본기에 충실하다.

그 말은 동시에 화려하지 않지만, 실전적이라는 말과 같다.

장현은 쉴 새 없이 오크를 향해 도끼를 휘둘렀다.

베고 찍고 마치 춤을 추듯 움직여나갈 때마다 오크들은 쓰러져갔다.

쉭! 퍽! 콰직!

동굴에는 한동안 반복적인 소리가 계속해서 울려 퍼졌다.

‘조금 피곤한걸?’

하지만 독공을 통해 빠르게 강해진 지금, 사냥에 더욱 열을 올려야만 했다.

오크들은 독전갈보다는 훨씬 강했으나, 장현의 발전은 그 이상이었다.

알맞게 만들어진 도끼는 몸과 일체가 된 듯했고, 이제 막 사용하기 시작한 독공도 서서히 몸에 맞아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퍽!

그리하여.

퍽 퍽!

어느덧.

퍽 퍽 퍽 퍽!

100마리나 되는 오크를 사냥했다. 이로써 마나포인트가 대폭 증가했다.

“휴….”

나머지 오크들은 도망가 버린 것인지 눈에 띄지 않았다.

그제야 지친 팔을 풀며, 장현은 휴식을 취했다.

장현은 쓰러진 오크 사체들을 한데 모았다.

100마리나 되는 사체가 모이자 작은 동산이 만들어졌다.

100마리나 되는 사체.

한 번에 다 연성하기엔 많은 편이다.

‘뭐. 여러 번 하면 그만이지.’

반복 노가다는 그에게 익숙했다.

장현은 이번 기회에 기초연성술 숙련도를 높일 생각이었다.

연성술로 금속을 얻고 이어 병장기를 만든다.

단순하지만 이게 장현의 계획이다.

이미 과거에도 이 길을 걸었었고 그 때문에 친구들이 그를 과거로 보낸 것이다.

흘깃 상태창의 스킬 정보를 훑었다.

[기초연성술 lv.1 (New!)]

활성화된 것은 상세보기를 할 수 있다.

기초연성술에 의식을 집중하자 좀 더 세세한 설명이 이어졌다.

<기초연성술>

- 사냥한 몬스터. 혹은 채취한 금속의 입자를 재구성할 수 있습니다. 충분한 강도를 가진 뼈. 혹은 뿔도 금속으로 연성할 수 있습니다.

-광물과 금속을 감별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의 레벨과 이해도를 초과하는 광물에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 연성술에 대한 이해가 상승하면 아이템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 보조효과로 대장장이의 이해도가 올라갑니다.

- 성장형 스킬.

‘레벨 1 너무 낮은데. 그런데 연성술에도 감별 능력이 있군.’

대장장이의 재료스킬 감별과 연성술의 광물 및 금속 감별.

이 두 종류의 감별 스킬이라면 모든 종류의 물질에 대해 감별이 가능해진다.

다만 장현은 조금 아쉬웠다.

1회차에서 그는 전설의 헤파이토스 대장장이 직업을 가졌다.

그런 장현이 레벨 1짜리 기초 스킬을 쓰려니 답답했다.

최신형 5G 스마트폰 쓰다가 갑자기 구닥다리 3G 폰을 쓰는 기분이었다.

‘그래도 오크 정도면 초반 몬스터다. 연성하기는 어렵지 않다.’

다행인 점은 기초연성술이 성장형 스킬이라는 것이다.

물론, ‘특수 조건을 달성’ 해서 헤파이토스의 조각을 얻는 것이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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