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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장이 회귀해서 만능캐되다-6화 (6/211)

6화. 튜토리얼 첫 번째 퀘스트 (4)

원래 근력만 해도 100에 달하는 장현이 스킬의 효과로 5분 동안 세배의 힘을 낸다.

놈이 아무리 발광을 해도 그는 떨어지지 않았다.

끈질기게 팬 곳을 또 패고, 다시 도끼로 팼다.

콰지직! 뚜욱!

-샤아아악!

그러기를 다섯 번. 기어코 거대 흑전갈의 꼬리가 잘려나갔다.

가장 큰 무기를 잃은 괴물이, 공포에 질린 비명을 토해냈다.

“어딜 도망가.”

장현은 살벌하게 웃으며 도끼를 들어 올렸다.

콰앙!

바지직.

등껍질. 거대흑전갈의 껍질 중에서 가장 강한 부분이다.

하지만 가장 강한 부분이란 건, 거꾸로 그 부분을 제거하면 한없이 약해지는 부분이라는 뜻이다.

콰직! 콰직! 콰직! 콰직! 콰직!

다섯 번. 여섯 번.

신들린 듯 도끼를 내려찍는 장현.

부드득!

천천히 단단한 등껍질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거대흑전갈은 날뛰고, 장현의 눈에는 핏발이 섰다.

적이 피를 흘릴 때일수록, 그는 더욱 잔인해지고 끈질겨졌다.

“크하하하! 으아아아!”

콱! 콱! 콱! 콱! 콱!

계속해서 친다. 죽을 때까지 찍는다.

쩍쩍 금이 갔던 등껍질은 기어코 바직! 소리와 함께 깨져 나갔다.

-[스킬. 한방 Lv.1 남은 시간 14초]

시간이 아슬아슬했다. 장현은 온 힘을 다해 껍질을 찍어 부쉈다.

콰드득! 빠각!

-[스킬. 한방 Lv.1 남은 시간 3초]

3초를 남겨두고 기어코 거대 흑전갈의 등딱지가 깨졌다.

장현은 도끼를 크게 들어 올려, 이제 연한 속살만 남은 흑전갈의 등을 찍었다.

퍼억!

-크와아악!

-[스킬. 한방 Lv.1 남은 시간 1초]

“야아아아아!”

찍은 속살에 도끼를 찔러 넣는다.

혼신의 힘을 다해 밀고 쑤시고를 반복한 끝에.

투욱! 부르르르.

도끼 끝에서 뭔가가 터져나가는 감촉이 왔다.

“크으…….”

-샤아아아.

다행히, 거기까지였던 모양이다.

마지막 단말마까지 쏟아낸 거대 흑전갈이 툭. 툭. 몸을 떨기 시작했다.

“아슬아슬했군.”

후우!

긴 한숨을 내쉬며 장현은 휘청. 괴수의 몸에서 내려왔다.

투욱. 투욱. 투욱.

사후 경련. 절지동물 대개가 그렇듯, 이놈도 심장이 터진 후에도 간헐적인 경련을 멈추지 않았다.

장현은 잠시 떨어져서 괴물이 마지막 숨을 거둘 때까지 기다렸다.

급하게 먹는 밥은 체한다.

완전히 잠잠해지고 난 다음에야 그는 툭. 도끼로 놈의 머리를 건드렸다.

....

“확실히 죽었군.”

콰직!

죽은 놈의 머리를 다시 도끼로 쪼갠다.

마물이나 마족은 끈질긴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마계는 위험한 곳이다.

언제든지 플레이어를 기만할 수 있다.

죽은 척은 예사.

죽은 다음에도 언데드가 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해치웠나…. 후…”

원래 이런 대사를 하면 꼭 되살아나곤 하던데.

털썩!

장현은 실없이 피실피실 웃으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장현은 바닥에 드러누웠다.

급격히 피로가 몰려왔다.

그러고도 나름 긴장을 멈추지 않았다.

[‘히든퀘스트: 거대흑전갈을 사냥하라’를 완료하였습니다.]

[보상으로 마나 포인트 300을 얻었습니다.]

[보상으로 스킬 '한 방'의 사용 횟수가 리셋됩니다. 1일 동안 2회 사용 가능합니다.]

“됐다.”

시스템 메시지가 떠오른 다음에야 그는 완전히 마음을 풀었다.

그는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부스슥 몸을 일으켰다.

나가기 전에 챙겨야 할 게 있다.

거대 흑전갈의 단단한 껍질.

이건 마계 튜토리얼 초반에선 돈을 주고도 못 사는 물건이다.

장현은 히죽. 핏발 선 눈으로 이 귀한 사체를 해체하기 시작했다.

우웅!

“어? 어! 장현아! 장현!”

“뭐야? 왜 이리 호들갑이야?”

히든 피스를 깨고 돌아오자, 덕배가 호들갑을 떨며 반긴다.

“이상하다. 너 조금 전에 분명히 사라졌었는데…. 내가 잘 못 봤나…. 그런데 그건 뭐야?”

덕배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묻다 말고 눈을 크게 떴다.

장현의 손에 들린 날 시퍼런 도끼.

다들 돌이나 주워서 흑전갈을 잡는 상황에, 갑자기 도끼라는 사냥에 적당한 무기를 본 것이다.

“그럴 일이 있었어. 운이 좋았다.”

장현은 짧게 말하고 눈살을 찡그렸다.

주변이 꽤나 시끄러웠던 탓이다.

“나쁜 자식! 여기에서 사람들 등골을 빼먹어? 이건 우리가 목숨을 걸고 사냥한 거야!!”

“크크, 그럼 또 목숨 걸면 되겠네. 안 그러냐?”

“맞습니다. 형님. 요 계집애가 전갈은 무섭고 우린 안 무섭나 봅니다.”

3백이나 되던 사람 중, 수십을 거느린 집단 둘이 대치하고 있었다.

딱 봐도 조폭 무리가 살벌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호랑이나 부처 또는 일심(一心) 따위의 문신을 새긴 등을 드러내 보였다.

반면, 상대 집단은 여자와 다소 약해 보이는 남자. 노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들을 이끈 채 조폭 무리와 대치하는 여자가 눈에 들어왔다.

“오지마! 더이상 다가오면 죽여버릴 거야!”

그녀는 키가 꽤 크고 머리가 짧다.

딱 봐도 운동선수 같았다.

“이거 뭐야?”

장현이 덕배를 향해 돌아보며 물었다.

“어. 으. 음. 사냥하면서 나온 마나스톤을 자기들이 갖겠다고 하고 있어.”

덕배가 찌푸려진 얼굴로 대답했다.

“마나 스톤?”

“어. 스톤을 쓰면 힘이 생긴다나? 저 조폭 같은 남자들이 몇 마리 사냥하다 말고 다른 사람들 걸 뺏으려고 해.”

“...흠.”

장현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러고 보니 기억이 나.’

회귀 전의 튜토리얼에서도 사람들끼리 약탈행위가 일어났었다.

마족들에게 붙잡혀 온 사람들끼리, 뭉치기는커녕 서로 적대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저걸 그대로 놔두면 곤란해진다.

등을 맡겨도 목숨이 간당간당한 데 내분까지 생긴 탓에 튜토리얼을 살아서 통과한 자가 몇이나 되었나.

장현은 표정을 굳히고 물었다.

“이름이 뭐래?”

“어. 저쪽은 최형석. 조폭이야. 이쪽 아가씨는 이나연. 경찰인 거 같아.”

“최형석. 이나연.”

입에 담아 보니 확실히 기억이 난다.

자그마치 몇 년이나 전의 일이었지만, 잊을 수 없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래. 그렇지.”

장현의 입꼬리가 씨익 올라갔다.

“현아?”

덕배가 의문을 드러내는 사이 장현은 그쪽으로 이미 발을 옮겼다.

“똑같이 대해 주지. 개자식.”

힘으로 빼앗는 놈들의 것을, 힘으로 빼앗아 주는 것이다.

인간이 약탈하기에 가장 좋은 존재는 같은 인간이다. 식품이든, 무기든, 의복이든.

강자와 약자가 쉽게 구분되기에, 약탈은 강자가 더욱 강해지기 위한 가장 빠른 수단이다.

“이봐. 이나연 씨. 좋게좋게 가자고. 응?”

“물러서.”

“아니~지금 우리가 짐 덩이들 달고 움직일 처지가 아니잖아. 일단 나부터. 우리부터 살고 봐야지. 어차피 그 짝들 이제껏 일면식도 없는 거 같은데…. 차라리 알고 지낸 나랑 같이 가자고. 내가 챙겨준다니까. 응?”

"최형석, 내가 물러서라고 했다.”

최형석. 그는 조폭이었다.

장현을 짓밟으며 그는 예전에 사람 수십을 담가 봤다고 자랑질을 하곤 했다.

“흠.”

이제 와선 없었던 일이 되어버렸지만. 그래도 장현은 그 낯짝을 보고 기분이 더러워졌다.

“경찰 선생님….”

“우. 우리 버리는 거 아니죠? 예? 경찰 선생님만 믿습니다….”

그녀는 뒤에서 오들오들 떨며 이나연만 붙잡고 있다.

“뒤로 가 계세요. 괜찮습니다.”

한편 이런 상황에서도 노약자들을 챙기는 이나연, 그녀는 경찰이다.

나중에 들은 것이지만, 태권도 3단에 합기도 2단, 유도 초단까지, 종합 무술 6단에 달하는 인재였다.

그렇기에 최형석 무리를 견제할 수 있었던 것일 테지만.

최형석 뒤에서 건들거리는 남자들이 목소리를 높였다.

“어이! 경찰 아가씨! 괜히 피보지 말고 같이 가자구. 우리가 뭐. 그 사람들 죽이겠다는 거 아니잖아?”

“...”

“여기는 경찰도 없어! 괴물이 나와서 사람을 죽이는 곳이라고! 위험하다니까!”

이런 놈들은 갈수록 더욱 더러워지고, 더욱 잔혹하게 사람을 물어뜯는다.

“후….”

차박.

장현은 얼굴을 쓸어내리며 나섰다.

시간 회귀. 15년 전에 그는 최형석의 집단에 강제로 끌려들어 갔다.

무수한 폭행과 약탈을 겪으면서 동시에 살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약탈하기도 했다.

그렇게 살아남았다.

뭐. 어찌 보면 최형석 덕을 보았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스윽.

그때 받았던 굴욕. 모욕감. 죄책감은 15년이 지난 지금도 기분을 까끌까끌하게 만드는 가시였다.

“아~ 진짜 말로 해서 안 되겠네. 아가씨? 내가 누군가 하면….”

쉬이익! 퍽!

막 팔을 걷고 나서려던 최형석은 눈앞이 어찔한 것을 느꼈다.

“씨팔…. 누구?”

“입 닫아.”

쾅!

장현은 주먹 한 방으로 최형석의 턱을 날려 버렸다.

최형석은 피거품과 부러진 이빨을 내뱉으며 쓰러졌다.

그게 도화선이 되었다.

“뭐, 뭐야?”

“제기랄! 쳐!”

“한 놈이야!”

난입한 장현에 조폭 무리는 잠시 당황했지만, 상대가 한 명이라는 것을 인식하자 달려들었다.

장현은 차갑게 냉소하며 그들을 하나하나 때려눕혔다.

쾅! 으득! 뿌지직!

“아아악!”

“끄악!”

하나하나 손목을 잡아 접어주고, 턱을 날려 바닥을 구르게 했다.

쾅! 쾅! 쾅!

무려 100에 달하는 근력 스탯이 담긴 힘이다.

한 방 한 방이 묵직한 쇠망치와 같다.

이런 놈들을 상대로는 무기도 필요 없었다.

“끄으윽…. 어억….”

바닥에 누운 놈이 스무 명을 넘어가자, 지켜보던 자들이 주춤주춤 물러섰다.

“어. 어….”

“저. 저기요! 저희는 아무것도 안 했습니다! 그냥 이 사람들이…!”

“흠.”

차악.

장현은 힐끗 그쪽을 노려보았다.

이미 전의를 상실한 듯하다.

지금 당장은 감히 덤빌 배짱이 없어 보였다.

“히익….”

“죄. 죄송합니다….”

저벅. 저벅.

일부러 등을 보이며 걸어갔지만, 누구도 장현의 뒤를 공격하지 못했다.

최형석의 앞에 선 장현은, 자박. 가볍게 주저앉아 옛날의, 지긋지긋했던 낯짝을 잡고 두들겼다.

“어이.”

툭툭.

뺨을 두들기자 끙! 하고 최형석이 정신을 차린다.

“너 이 새끼 누구야….”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전형적인 인간쓰레기 새끼.

“있어.”

“...뭐?”

“원한. 있다고.”

“그 무슨…. 끄아악!”

우드득!

손가락을 잡아 뒤로 꺾었다.

조폭은 대개 독기와 깡으로 사는 놈이지만, 의외로 공포 속에서 내리는 고통에는 약하다.

놈들은 육식동물.

다른 사람을 두렵게 하고 무릎 꿇린 적은 많지만, 정작 자신이 당한 경험은 별로 없는 놈들이다.

그렇기에 압도적인, 폭력과 공포를 함께 가진 존재 앞에서는 먼저 꿇어 엎드리는 법이다.

“대, 대체 너 누구야? 우욱!”

퍼억!

어떻게든 말을 붙여보려는 최형석을 장현은 다시 후려갈겼다.

“아직이네.”

“...?”

“아직 매가 부족하지?”

퍼억! 퍽! 콰직!

주먹이 날고 코뼈가 부러지고 피가 튄다.

우두머리가 삽시간에 제압당하자, 뒤에 선 똘마니들은 파르르 떨기만 하고 있었다.

“제. 제발…. 제발…. 사, 살려…. 몰라 봬서 죄송….”

피거품 속에서 최형석이 신음한다.

장현은 한숨으로 답답함을 몰아냈다.

“후우!”

대충 되었다. 과거의 원한도. 지금 이놈이 가진 독기도, 일단은 한풀 꺾었다.

장현은 도끼를 들었다.

“내가 말이지.”

스윽. 콱!

날 시퍼런 도끼가 땅에 박혔다.

최형석은 움찔. 반사적으로 몸을 움츠리다가, 다시 힘을 뺐다.

알아차린 것이다. 여기서 어설프게 굴다가는 진짜로 저 도끼가 자기 머리를 찍을 거라는 걸.

“너한테 정-말 좋은 걸 배웠어.”

“어. 어떤….”

“남이 목숨 걸고 사냥한 것을 빼앗는 다라…. 좋은 방법이야. 천재적인 발상이야. 그래서 네가 쓰는 방식을 나도 써보려고.”

싸악. 하고 최형석의 얼굴에서 핏기가 가셨다.

장현이 뭘 하려는 지 대충 감이 온 것이다.

“저, 저기. 서. 선생님! 제가…. 억!”

콰득!

도끼가 그의 얼굴 바로 옆에 꽂혔다.

최형석은 파르르 떨었다.

장현은 날 선 도끼를 까닥거리며 입을 열었다.

“스킬 한 방.”

우우웅!

그의 손에서 스산한 울림이 있었다.

거대흑전갈을 상대로 발휘했던 스킬이 인간을 상대로 다시 발동했다.

“죽지 않을 정도로만 만져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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