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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장이 회귀해서 만능캐되다-5화 (5/211)

5화. 튜토리얼 첫 번째 퀘스트 (3)

좌그락. 좌그락.

마계 수 잎들을 펼쳐 무리늄을 한군데로 모은다. 장현은 주위를 둘러보고는 적당하게 쥐기 좋은 돌을 주웠다.

그리고는 무리늄 금속을 바닥에 놓고 돌로 두드리기 시작했다.

땅땅땅! 땅땅땅!

반탄력이 얼마나 강한지, 손목에서 어깨까지 쩌르르 울렸다.

[일반 대장장이 직업으로 체력 스탯을 보정합니다.]

알림과 함께 손놀림이 편해졌다.

콰직!

금속을 두드리던 돌이 부러졌다.

장현은 주변에서 다시 적당한 돌을 찾아 무리늄을 두들겼다.

땅땅땅! 땅땅땅! 콰직!

“젠장.”

계속해서 돌이 부서진다.

근력스탯이 100이지만 무리늄을 단조하기는 쉽지 않았다.

땅땅땅! 땅땅땅!

땅땅땅! 땅땅땅!

반복 작업을 하는 와중에 장현은 생각했다.

‘그나저나 대장장이 직업이라도 가지고 돌아왔으니 다행이야.’

최상급 대장장이의 능력으로만 만들 수 있는 아이템이 있다.

“후욱. 후욱.”

잠시 흐트러진 상념을 바로 잡는다.

대장장이 직업의 능력을 키우는 방법은 가능한 많은 금속으로 무기를 만드는 것이다.

땅땅땅! 땅땅땅! 콰직!

그리고 그런 단순 노동이라면 장현이 제일 자신 있는 분야다.

땅땅땅! 땅땅땅!

박자 맞춰 때리는 망치질이 어지럽던 머리를 맑게 가라앉혀 준다.

많은 사람이 기피하는 3D업종. 화로 앞에서 쇠를 두드리는 고된 일을 계속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장현은 이런 반복적인 노가다를 즐겼다.

공포도 분노도 모두 잊고, 세상에 자신과 망치와 쇠만이 느껴지는, 완전한 몰입의 상황을 즐겼다.

땅땅땅! 땅땅땅!

땅땅땅! 땅땅땅!

수 없는 두드림 끝에 조금씩 무리늄 금속 덩어리가 변해갔다.

대략 두어 시간의 타격 끝에, 무리늄은 어렴풋이 망치 헤드 모양을 하게 되었다.

“휴, 이 정도인가.”

진이 빠진 그는 자신이 만든 도끼를 들어 가늠했다.

처음에는 망치를 만들려다 생각을 바꿨다. 생각보다 무리늄의 강도가 너무 높았다.

이놈을 억지로 망치로 만들려다간 장현이 먼저 나가떨어지게 생겼다.

“그게 아니라도 유연성과 탄력이 떨어지니까.”

경도가 너무 높은 금속은, 충격에 쉽게 깨져버린다.

병기에 요구되는 금속은, 단단함과 함께 질김도 동시에 지녀야 한다.

부웅! 부웅!

도끼를 휘둘러 봤다.

다소 투박한 모양이었지만, 경도가 높은 만큼 충분히 예리하다.

제작 도구는 아니지만 사냥 도구로는 문제없다.

[플레이어 최초로 무기를 만들었습니다.]

[무기에 이름을 붙여주세요.]

이름이라고 해도 별다를 것 없다.

특별한 아이템이라면 몰라도, 앞으로 계속해서 새로운 금속을 얻을 테니, 금속명과 무기 종류를 결합한 것이 제일 무난할 것이다.

“무리늄 도끼.”

[“무리늄 도끼”가 아이템 목록에 등록됩니다. 이후부터 마계의 상점에서 플레이어들이 구매할 수 있습니다.]

[직업 : 대장장이를 습득합니다.]

[스킬 ‘초보 대장장이의 단조술’을 얻었습니다.]

[대장장이 직업의 특수효과 스킬 ‘재료감별’을 얻었습니다.]

“역시….”

장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서둘러 무기를 만든 보람이 있었다.

직업을 얻게 된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최초로 어떤 작업을 하고 나서 얻은 경우가 많았다.

장현 또한 최초로 무기를 만들었기에 단 한 번의 제작에 대장장이 직업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직업 퀘스트를 수행하거나 헤파이토스 조각을 얻는 수밖에 없었다.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다.

“후…. 초보 대장장이의 단조 술이라.”

덕분에 본래 능력을 회복하는 데 발판을 마련했다.

헤파이토스 조각만큼은 못하지만 그래도 대장장이 직업을 얻은 것에 만족했다.

이로써 15년을 구르며 최후의 5인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경험을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붕! 붕!

장현은 자신이 만든 도끼를 휘둘러보았다.

무게감과 밸런스. 리치를 하나하나 점검한다.

무게 중심이 잡혀있었고 손잡이의 잡는 느낌이 좋았다.

“그럭저럭 괜찮군.”

회귀 전 주 무기였던 묠니르와는 크기도 모양도 다르지만, 자신이 만든 무기다.

이전 생에서 그는, 헤파이토스 조각의 특성으로 어떤 무기든 핵심적인 부분을 파악할 수 있었다.

부웅! 부웅! 부웅!

도끼를 휘두르기 시작한 그는 어느새 연속된 흐름을 만들어냈다.

단순한 동작이 아닌 제대로 된 무술이었다.

‘무술은 오랜만이네.’

무림의 지배자 마현.

그에게 무공을 배울 때 18반 병기를 모두 익혔다. 베테랑까지는 못 되어도 그럭저럭 쓸 만할 것이다.

부웅! 부웅! 부웅!

히든 퀘스트 동안에는 시간이 흘러가지 않는다.

장현은 이 순간을 활용해 최대한 연습을 했다.

실전 연습을 위해 무리늄 도끼로 흑전갈 사냥을 좀 더 했다.

스킬 한 방을 사용할 수 있는 정도의 마나 포인트를 쌓자 장현은 사냥을 멈추었다.

“후우우. 이 정도면 됐어.”

충분히 연습하고 한동안 휴식까지 취했다.

“후으으읍!”

그리고 체력이 회복되자 바로 일어나 히든 퀘스트의 문으로 몸을 던졌다.

촤아아아아악-!

새하얀 빛이, 그를 삼켜버렸다.

[히든 퀘스트]

- 퀘스트 내용 : ‘거대흑전갈’을 사냥하라.

- 자격요건 : 최초로 흑전갈 100마리 사냥에 성공한 자 한정.

- 성공보상 : 거대흑전갈의 심장

- 실패 시 : 사망

“휘유~!”

메시지가 뜨자마자 무언가 갉아대는 소리가 들렸다.

아드득! 아득!

‘거대 흑전갈.’

입에서 싯누런 타액을 흘리며 일반 흑전갈을 뜯어먹는 거대한 전갈이 보였다.

‘정말 집채만 하게 크구나.’

체고는 4에서 5미터가량.

꼬리만 해도 2미터는 넘어 보이고, 강철 집게 같은 앞다리 둘은 자신의 키에 가까웠다.

와드득. 와득. 툭툭.

치이익!

거대흑전갈의 타액이 땅으로 떨어지자 접촉한 부분에서 고약한 연기가 피어올랐다.

거대한 놈의 주위로 수많은 흑전갈의 사체가 흩어져 있었다.

‘동족을 잡아먹는 놈이로군.’

먹다 남긴 흑전갈의 껍질에서도 역시 매캐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아마도 독일 것이다.

‘너무 큰데. 유효타를 먹이기조차 쉽지 않겠어.’

장현은 머리가 복잡해졌다.

이런 놈을 상대로 돌멩이 들고 덤볐다간 죽기 십상이다.

“후읍!”

장현은 심호흡하며 도끼를 쥔 손에 힘을 주었다.

무기를 쥐자 긴장이 가라앉고, 투지가 피어올랐다.

두근. 두근. 두근 두근!

가슴이 설렜다.

한동안 잊고 있었던 전투와 피에 대한 갈망이다.

“좋은데.”

입꼬리가 슬며시 위로 치켜 올라간다.

강하고 위협적인 놈이다.

이놈과 싸우는 건 꽤 즐거울 것 같았다.

도끼로 놈의 신체 마디마디를 조각내면 더욱 즐겁고 짜릿할 것이다.

“시작해볼까.”

장현은 눈을 번득이며 거대흑전갈을 향해 달려갔다.

콰직. 콰직. 꿈틀.

흑전갈의 사체들을 씹고 있던 거대흑전갈이, 장현의 존재를 알아채고 돌아보았다.

키히이이이!

한 차례 울부짖은 거대흑전갈은 8개의 다리를 빠르게 움직이며 장현을 향해 다가왔다.

콰르륵. 콰르륵.

찍! 찌직!

놈의 입에서 누런 침이 쏟아져 나왔다. 막 앞으로 달려들려 하던 장현은 급히 몸을 뺐다.

“윽!”

치이익!

독이다. 반사적으로 몸을 물렸기에 망정이지, 온몸에 뒤집어쓸 뻔했다.

몇 방울이 옷에 튀어 연기를 피워 올렸기에, 장현은 급히 윗도리를 찢듯이 벗어 던졌다.

치이익!

놈의 침이 묻은 옷이 녹아내렸다.

등골이 서늘했다. 뒤집어썼다간 즉각 한 줌 독수로 녹아내릴 것이다.

‘조심해야겠군.’

타닥!

장현은 도끼를 번쩍이며 놈의 시선을 끌고, 옆으로 게걸음처럼 빠르게 뛰었다.

만독 불침을 이룬 후라면 모를까, 지금의 몸으로 저 산성 침을 견뎌내기란 무리다.

후우웅!

타타탁!

후우웅!

타타탁!

거대 흑전갈이 장현의 몸을 따라 돌았다.

장현은 오른쪽으로 빙빙 돌다 한순간에 반전했다.

휘이익! 덜컥.

거대 흑전갈은 체구가 큰 만큼 느렸다.

무거운 몸은 갑작스러운 방향 전환을 버티지 못하고 휘청거렸다.

‘빈틈!’

타악! 쉬이익!

도끼를 내질렀다. 놈의 옆구리를 그대로 찍었다.

크아아악!

거대흑전갈은 한 박자 늦게 반응했다.

후우웅! 철썩!

2미터는 족히 넘을 꼬리가, 새까만 독을 흘리며 날아왔다.

장현은 데굴데굴 굴러 가까스로 그 공격을 피했다.

“역시나 히든 퀘스트의 보스. 튜토리얼 주제에 제법인데.”

장현은 웃었다.

히든 퀘스트를 쉽게 끝낼 수 있을 리 없다. 애초에 그런 건 기대조차 하지 않았다.

씨익! 씨익!

한 대 맞은 거대흑전갈이 증기기관처럼 열이 바짝 오른 숨을 토해낸다.

“다시 가볼까.”

타닥!

장현은 이번엔 아예 정면으로 달려들었다.

후우웅! 부우웅!

최소 반 톤은 될, 거대한 앞발이 날아왔다. 장현은 그 앞발 하나를 받아내고.

턱.

그대로 옆으로 흘려 버렸다.

콰직! 쿵! 키에에에!

앞발로 자신을 공격한 거대 흑전갈이 비명을 내질렀다.

키에에에!

“합!”

장현은 향상된 근력을 발에 집중했다.

타악!

거대흑전갈의 앞발을 밟고 뛰어올랐다.

반사적으로 흑전갈의 꼬리가 날아왔다.

부웅!

허공에서 꼬리를 피하며 바로 몸을 낮춘다.

크으으윽?

거대흑전갈이 당황스러운 신음을 흘렸다.

갑자기 자신을 공격하던 인간이 시야에서 사라졌을 테니 당황스러울 테지.

지금 장현은 녀석의 머리 위를 뛰어넘어, 꼬리 뒤쪽으로 굴러 내려간 상태였다.

기이잉! 바각바각!

놈이 몸체를 돌려 먹잇감을 살피려 한다.

그는 그 반대 방향으로 즉각 뛰었다.

사각(死角).

덩치가 큰 괴물일수록, 자기 몸 가까이 파고든 적은 인지하기 어렵다.

장현은 꼬리 바로 옆에서 빙빙 돌며 거대흑전갈의 시야에서 몸을 숨겼다.

치르르륵!

꼬리가 연이어서 허공을 크게 헛칠 때.

“타아앗!”

장현은 몸을 날려, 거대 흑전갈의 꼬리 위에 아예 올라탔다.

-키에에에! 크에에에!

그것을 뒤늦게 감지한 흑전갈이 발광했다.

하지만 겨우 잡은 기회였기에 이 순간을 놓칠 순 없다.

장현은 놈의 꼬리를 꽉 붙들고는 크게 숨을 몰아쉬었다.

“후읍!”

불끈!

전신 근육이 크게 요동쳤다.

몸통 위에 앉은 채, 도끼를 휘둘러 거대 흑전갈의 꼬리를 후려쳤다.

“여기부터!”

콰앙!

몸체와 꼬리를 잇는 마디에 처음으로 정타가 들어갔다.

-크아아아!

거대흑전갈이 괴성을 지르며 발광했다.

콰가가각! 콰가가각! 콰가가각!

등에 올라탄 장현을 떨쳐내려는 듯. 녀석은 급하게 가속, 그리고 점프를 반복했다.

“이놈이. 그래봤자. 안 된다 이거야!”

덜컥. 덜컥.

장현은 거대흑전갈의 몸통 위에서 고함을 질렀다.

쾅! 쾅! 쾅!

미끄러운 갑각질의 몸체.

보통 사람이라면 기껏 올라타서도 떨어졌을 것이다.

꽈아악!

하지만 장현의 근력은 100에 달한다.

튜토리얼에서라면 충분히 강하다고 할 수 있는 수치다.

“하아압! 으업!”

쾅! 쾅!

날아드는 꼬리를 쳐 내며, 그는 더욱 다리에 힘을 주었다.

강화된 다리 근육은 강철 집게처럼 거대 흑전갈의 몸을 단단히 붙들고 있었다.

퍽! 퍽! 퍽!

콰직! 콰직!

계속해서 공격을 이어갔다.

마침내 무리늄 도끼로 후려친 일격이 거대흑전갈의 등딱지에 금이 가게 했다.

‘지금이다.’

“한 방! 사용!”

장현은 아껴왔던 스킬을 사용했다.

-[스킬. 한방 Lv.1을 사용합니다.]

-[5분 동안 총 근력 스탯이 3배로 늘어납니다.]

스킬이 발동했다.

전신 근육세포가 확장되며 부풀어 올랐다.

꽈드득! 꽈득!

사람 몸에서 나는 소리라고 믿기 의심스러운 소리가 연이어 울렸다.

“야아아아!”

장현은 도끼를 풀 스윙해서, 흑전갈의 꼬리 부분을 후려쳤다.

콰지직! 빠각!

단 일격. 그걸로 놈의 갑각이 깨어졌다.

시뻘건 속살이 드러났다.

-샤아아악! 캬아아악!

급소가 드러나자 거대 흑전갈이 미친 듯이 날뛰었다.

하지만 상대는 장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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