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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몽주-1150화 (1,150/1,214)

1150화. 순양칠살

“검진 공간!”

조룡은 허공에 떠 있는 일곱 개의 붉은 별을 보자 표정이 어두워졌다.

이때, 이 별들이 광망을 강하게 뿜어내며 수많은 붉은색 광검(光劍)을 쏘아 보냈다.

광검들이 천지를 뒤덮으며 날아오자 조룡은 용린과 발톱에서 검기 같은 검은 빛을 뿜어내 맞섰다. 검광들은 이 검은 빛에 일순 막혔다.

“하! 대단한 검진인 줄 알았더니 별것 아니었군!”

조룡은 안도하며 검진을 파훼할 방법을 모색했다.

그 무렵, 검진 공간 어딘가. 심협과 섭채주가 허공에 서 있었다.

“오라버니, 이게 순양칠살검진인가요? 순양금광검진과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은데요?”

섭채주가 검진을 둘러보며 조용히 물었다.

“아직 순양칠살검진의 진짜 위력을 보인 게 아니야. 조룡이 저렇게 방심하고 있으니 절대 도망치지 않겠지.”

심협이 담담하게 웃고는 손의 검결을 바꿨다.

그 순간, 일곱 개의 별이 반짝이기 시작하더니 주위의 천지영기가 미친 듯이 몰려왔다. 이어서 별들이 순식간에 몇 배로 커졌고, 선두의 두 개는 격렬하게 반짝거리다가 갑자기 사라지더니 이내 두 자루의 거대한 대검으로 변했다. 한 자루는 문짝처럼 검체가 넓고 두꺼웠으며, 다른 한 자루는 검신이 구부러진 곡도(曲刀)였다.

두 자루의 대검에는 각각 고전(古篆) 문자가 새겨져 있었고, 날카롭기 그지없는 검기가 뿜어져 나와, 주위의 허공은 이미 격렬하게 떨리고 있었다.

“천추, 천선…….”

섭채주가 검신의 고전 문자를 읽었다.

“순양칠살검진은 북두칠검(北斗七劍)을 근간으로 해. 검진의 진짜 위력은 지금부터 시작이야.”

심협이 담담하게 말하고는 검결을 맺었다.

천추, 천선, 두 자루의 대검이 사라지더니 조룡의 두 개의 머리 앞에 하나씩 나타나 허공을 갈랐다. 어찌나 빠른지 마치 순간이동을 한 것 같았다.

깜짝 놀란 조룡이 서둘러 두 발톱에서 검은 빛을 뿜어내며 막았다.

챙! 챙!

두 번의 충돌음과 함께 두 개의 발톱이 잘리면서 피가 사방으로 튀었고, 조룡은 날카로운 검기에 찌르고 베여 신음을 내지르며 날아갔다. 그의 호체 흑광(黑光)은 많이 어두워진 상태였다.

주위의 빼곡한 붉은 광검이 이때를 틈타 검은 빛을 부수고 조룡의 몸을 베었다.

수많은 용의 비늘이 부서지면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분노한 조룡은 이 검진을 얕본 것을 크게 후회하며 두 개의 머리로 동시에 주문을 읊조렸다. 그러자 호체 흑광이 강해지면서 검광들을 막아냈다.

상처에서는 수많은 검은 기운이 촉수처럼 꼬물대며 솟아 나왔고, 부서진 비늘과 피와 살을 빠른 속도로 치유했다.

“이렇게 빨리 치유하다니!”

심협이 내심 놀라며 다시 검결을 맺었다. 그러자 천추와 천선이 허공에서 크게 휘돌더니 다시 조룡에게로 날아갔다.

조룡은 두 개의 머리 모두 입을 쩍 벌렸다. 그러자 흑과 녹의 실제 같은 빛줄기가 뿜어져 나왔다. 흑룡이 가지고 있던 맹독과 역병 신통이었다.

두 종류의 신통이 두 자루 대검과 충돌하자 연이어 폭발음이 울렸다. 이어서 두 자루 검이 튕겨 나갔고, 두 빛줄기도 폭발했다. 빛줄기가 폭발하자 흑색과 녹색의 안개가 반경 수십 장을 뒤덮었다.

굵은 흑록색 촉수가 튀어나와 춤을 추듯 움직였는데, 매우 끈적끈적해 보이는 것이 방금 뿜어져 나왔던 빛줄기와는 확연히 달랐다.

붉은 검광들이 안개에 들어가자 검신이 바로 흑록색으로 물들었고, 영광이 빠르게 사라지며 위능이 크게 줄어들어 조룡의 호체 흑광에 막혔다.

천추와 천선, 두 자루의 대검이 다시 날아가 조룡을 베었다.

이 검들은 강력했지만, 흑록색 안개도 범상치 않았다. 이 안개를 관통한 두 자루 검은 절반이 물들어 위능이 크게 줄어들었다.

조룡의 두 앞발톱도 완전히 회복되어 다시 열 줄기의 날카로운 흑광을 뿜어냈다. 두 번의 굉음과 함께 두 자루 대검이 튕겨 날아갔다.

심협은 의아한 눈빛으로 두 자루 검을 회수하고는 손을 뒤집었다. 그러자 보라색 빛이 날아가 두 자루 대검에 떨어졌다. 바로 보라색 구슬, 만독혼원주였다.

부드러운 보라색 빛이 혼원주에서 뿜어져 나와 두 자루 검을 뒤덮었다.

만독혼원주는 모든 맹독을 억제할 수 있다. 역병은 맹독과 다르지만 유사한 점이 있었기에 만독혼원주의 효용이 통했다. 보라색 빛이 비치자 두 자루 대검에 물들었던 흑록색은 빠르게 사라졌고, 금세 원래 모습을 되찾았다.

심협은 안도하며 검결을 바꿔 허공의 칠성 도안을 가리켰다. 그러자 남은 다섯 개의 별이 빛을 뿜어내더니 순식간에 전부 사라져 다섯 자루 대검으로 변했다.

오검은 외형과 크기가 모두 달랐고, 검신에는 각각 천기, 천권, 옥형, 개양, 요광이라고 새겨져 있었다.

육신이나 실력 모두 막강한 적인 조룡을 상대로, 상황이 긴박하니 곧바로 칠살검진의 모든 위력을 발휘하기로 했다.

조룡은 다섯 자루 대검을 보자 표정이 딱딱하게 굳더니 거대한 몸을 움직여 검은 그림자가 되어 도망치려 했다.

“늦었다!”

심협이 차갑게 비웃고는 결인하자 일곱 자루의 대검이 한꺼번에 사라졌고, 다음 순간 조룡 주위에 나타나 북두칠성의 형태를 갖췄다.

하늘을 찌를 듯한 검기가 폭발하자 조룡은 바짝 긴장했고, 검기에 짓눌려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

“북두칠성진(北斗七星陣)!”

깜짝 놀란 조룡이 네 개의 발톱을 동시에 결인했다.

주위의 흑록색 안개가 전부 되돌아와 그의 주위를 맴돌며 휘감자 10여 장 크기의 흑록 영역이 만들어졌고, 두 개의 법칙의 힘이 안에서 요동쳤다.

두 법칙의 힘이 서로 융합하자 위력은 크게 치솟았고, 주위의 허공도 흑록색으로 빠르게 물들어갔다. 맹독과 역병, 두 개의 법칙이 침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칠살검진의 검기는 흑록 영역에 들어가자 늪에 빠진 것처럼 빨려 들어가 사라졌다.

조룡은 몸이 자유로워지자 크게 웃었고, 흑록 영역은 빠르게 확산하여 눈 깜짝할 사이에 두 배로 커졌다. 순양칠살검진도 흑록 영역이 빠르게 주위를 침식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

이를 본 심협은 놀랄 수밖에 없었고, 서둘러 칠살검진을 발동했다.

칠살검진의 절대적인 위력은 금광검진보다 훨씬 뛰어나지만, 발동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심협이 낯빛이 어두워져 다른 신통을 시전하려 할 때였다.

“심협, 만독혼원주를 저곳에 던져라!”

화령자가 갑자기 소리쳤다.

심협은 당황했지만, 화령자를 믿었기에 소매를 휘둘렀다.

만독혼원주가 번개처럼 날아가 흑록 영역으로 쏙 들어갔다.

그 순간, 만독혼원주는 자극을 받은 것처럼 보라색 빛을 강하게 뿜어냈고, 대량의 보라색 영광이 벌떼처럼 쏟아져 나와 흑록 영역으로 녹아들었다. 그러자 흑록 영역의 확산이 바로 멈추더니 격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고, 곳곳에서 크게 부풀어 올랐다가 터지면서 천둥 같은 소리를 냈다.

맹독과 역병, 두 법칙의 힘이 흐트러지면서 다시는 합쳐지지 못했다.

만독혼원주는 맹독 법칙과 상극이고 역병 법칙도 그 영향을 받으니, 만독혼원주를 흑록 영역에 던진 것은 기름 솥에 단단한 얼음 조각을 던지는 것과 같아서 어지럽혀지는 게 당연했다.

조룡도 만독혼원주의 존재를 알아채고는 분노하며 거대한 발톱으로 그 구슬을 낚아채려 했다.

하지만 그 순간 심협의 마지막 결인이 끝났고, 북두칠성진이 완전히 발동했다.

칠성 대검이 광망을 강하게 뿜어내자 주위에 기이한 진도(陣圖)가 만들어졌다. 북두칠성이 가운데 있었고, 365개의 별이 주위에 나열했다.

더없이 날카로운 검기가 폭발하여 주위의 허공을 가득 메우자 이전보다 열 배 이상 강력한 기운과 함께 모든 것을 파멸할 살기가 흘렀다.

흑록 영역은 검기에 관통되어 만신창이가 되었고, 쾅 하며 완전히 부서졌다.

이를 본 심협도 내심 당황했다. 칠살검진의 마지막 변화인 북두칠성 검진이 강력할 줄은 알았지만, 방금 만들어져 아직 발동하기도 전인데 흑록 영역을 파괴할 정도일 줄은 몰랐다.

조룡의 몸이 드러났다. 그 거대한 몸에는 이리저리 교차한 상처가 가득했고, 상처에서 피가 쏟아져 몸 절반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조룡은 이런 중상도 치명적이지 않은지 몸에 검은 기운이 흐르더니 상처가 빠르게 치유됐다.

심협은 속으로 감탄하면서도 검결을 변화했다.

“칠성 집합!”

일곱 자루 대검이 빙글빙글 돌면서 앞뒤가 차례대로 연결되자 순식간에 거대한 검의 고리가 되어 조룡의 몸을 감쌌다.

조룡이 겁에 질린 표정으로 죽을힘을 다해 발버둥 쳤지만, 안타깝게도 이미 늦고 말았다.

검의 고리가 요란하게 돌자 주위의 허공이 산산조각났고, 조룡의 몸도 폭발하면서 혈우가 사방으로 튀었다.

심협은 안도하지 않고 손을 연달아 결인했고, 검진 공간에서 천화를 뿜어내 순식간에 불바다를 만들어 혈우 같은 조룡의 잔해를 전부 불태웠다.

“순양칠살검진이 이렇게 강력할 줄이야! 이전과 비교하면 천지 차이로군.”

화령자가 감탄한 듯 중얼거렸다.

“그때는 검기만 발동했지 검진은 만들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위력을 최대한 끌어냈지.”

심협은 조룡이 완전히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는 흡족해하며 말했다.

“심협, 네 힘은 나도 점점 가늠할 수가 없구나.”

“과찬이야. 아, 섭혼은 끝냈어? 이렇게 빨리 끝내다니, 얻은 것 좀 있나?”

화령자의 감탄에 심협은 담담하게 웃으며 물었다. 그러면서도 손은 결인하여 검진 공간 어딘가에 있는 물건을 휘감아 가져왔다. 만독혼원주였다.

“두 마수에는 신혼의 힘이 너무 적었고, 자 선생의 신혼 본체는 소멸돼서 알아낼 수 있는 게 너무 적다. 가치 있는 건 얼마 없어. 한데 잔혼 기억을 좀 훑어보니 자 선생도 심마 대법에 정통했던 모양이다.”

화령자가 조금 멋쩍은 듯 말했다.

“심마 대법!”

심협은 안색이 변하더니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주위를 둘러보고는 미간에서 정광을 반짝였다.

한편, 그 무렵 섭채주는 심협이 단숨에 조룡을 죽이자 놀라면서도 기뻤다.

심협의 강력함이야 진즉부터 알고 있었지만, 볼 때마다 여전히 놀라웠다.

“오라버니, 실력이 또 정진했군요. 보아하니 천존 경지까지 얼마 안 남은…….”

섭채주가 옆으로 날아왔는데, 심협이 갑자기 날아올라 뇌광을 번쩍이며 사라졌다. 그리고 다음 순간, 그는 수십 장 밖에 나타나 손을 내밀었다.

산하사직도가 그의 소매에서 빠져나가 전방의 허공으로 사라졌다가 돌돌 말려서 돌아왔는데, 안에는 은색 영부가 있었다.

“대진영상공간영부!”

섭채주는 심협이 이 영부를 가지고 있던 것을 본 적이 있기에 바로 알아봤다.

심협은 그 부적을 바로 회수하지 않고 오른손을 내밀어 전신편을 꺼내 휘둘렀다.

대진영상공간영부에서 신혼처럼 생긴 검은 그림자가 튀어나와 도망치려 했다.

심협이 차갑게 웃고는 전신편 안의 금제를 발동하자 몇 장 크기의 검은색 소용돌이가 나타나 그 검은 그림자를 뒤덮었다.

검은 그림자는 날카로운 소리를 지르며 소용돌이 안에서 온 힘을 다해 발악했고, 좌충우돌 커졌다 줄어들었다 하며 도망치려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서혼 대진은 모든 신혼과 상극이었기에 검은 그림자가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벗어날 방법은 없었다.

심협이 천천히 결인하자 소용돌이에서 수백 개의 가느다란 실이 나와 검은 그림자를 빠르게 칭칭 감아 더는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심 도우, 내 방금은 뭐에 홀려서 도우를 막으려 했지만, 이전의 친분을 생각해서라도 부디 살려주게! 내 동해에 칩거하는 동안 괴뢰 법칙으로 수많은 수하를 조종하여 비밀리에 삼계의 수많은 천재지보와 각종 기공과 비술을 모았네. 내 전부 도우에게 바칠 테니, 제발 살려만 주게.”

검은 그림자가 번쩍이더니 용의 얼굴이 나타났다. 바로 조룡이었다.

심협은 아무말없이 이 그림자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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