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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몽주-1146화 (1,146/1,214)

1146화. 봉인 법칙

자 선생이 입을 벌리고 무언가를 뱉어내자 네모난 벽돌 모양의 검은색 법보가 날아와 빙글빙글 돌면서 집채만 한 벽돌로 변했다. 이 벽돌은 섭채주가 쏜 금빛 화살과 충돌했다.

양쪽이 닿기도 전에 거대한 벽돌에서 검은색 마염이 피어오르더니 몇 마리의 검은색 불뱀이 뿜어져 나와 흉흉한 기세를 드러냈다.

쾅!

굉음과 함께 보기 드문 이보인 거대한 벽돌이 일격에 금빛 화살을 산산조각냈다.

몇 마리의 검은색 불뱀이 휙 하고 날아가 섭채주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심협은 섭채주의 실력을 믿었기에 돕지 않고 소매를 휘둘렀다.

수십 개의 붉은색 소검이 소매에서 뿜어져 나가더니 순식간에 하나로 합쳐져 5장 길이의 대검이 되었다.

검신에서 몇 줄기 서로 다른 천화가 타올랐고, 펑펑 터지는 소리를 내면서 더욱 빠르게 날아가 순식간에 자 선생 옆을 강하게 베었다.

자 선생은 이 붉은 대검의 위력에 안색이 돌변했다. 하지만 그 속도가 너무나 빨랐고 또 산하사직도도 막아야 했기에 어쩔 수 없이 양손을 서둘러 휘둘렀다.

푹! 푹!

날카로운 파공음과 함께 뿜어져 나온 수십 개의 검은색 조망이 커다란 그물이 되어 대검을 막았다.

그러나 쌍방이 충돌하는 순간, 붉은색 대검은 일순 멈칫하는 듯하더니 이내 그물을 그대로 뚫어버렸다.

그래도 그 잠깐 사이에 자 선생은 몸에서 액체 같은 눈부신 혈광을 떠올렸다.

“금전의 혈하 법칙!”

이를 본 심협은 놀란 와중에도 손은 늦추지 않았다.

붉은색 대검이 자 선생의 등을 강하게 베었지만, 미끄러지듯 비껴 나갔고, 자 선생의 몸에는 얕은 상처만 남았다. 심지어 염폭의 법칙도 통하지 않아서 혈하의 법칙에 가볍게 막혔다.

“죽어라!”

자 선생의 천둥 같은 외침과 함께 그의 두 손이 허공을 움켜쥐자 두 개의 거대한 흑홍색 칼날이 나타나 각각 법칙 파동을 뿜어냈다. 하나는 혈하의 법칙이었고 다른 하나는 귀신이 울부짖는 소리가 가득한 노수의 귀소(鬼嘯) 법칙이었다.

심협의 머리 위로 떨어지는 두 개의 흑홍색 칼날은 마치 번개처럼 번쩍였다.

심협은 깜짝 놀랐지만, 현재 자 선생의 기운이 자신보다 강력했기에 망설이지 않고 두 발에서 뇌광을 뿜으며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두 개의 흑홍색 칼날이 허공을 가르며 대전 바닥에 박혔다.

우르릉!

굉음과 함께 생겨난 4장 깊이의 거대한 도흔은 보기만 해도 섬뜩했다.

10여 장 밖에서 뇌성이 울려 퍼지더니 신중한 표정의 심협이 나타났다.

이미 죽은 금전과 노수의 법칙의 힘이 자 선생에게서 나오다니, 믿기 힘들었다.

“심협, 조심해라. 내 추측으로는 자 선생은 금전과 노수의 법칙의 힘을 자신의 몸에 봉인한 게다!”

화령자의 진중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몸에 봉인했다고? 일전에 말한 공선의 오행 법칙처럼?”

“그렇다. 아무래도 저 마족은 그 봉인 법칙의 수단을 장악한 모양이군. 할 수만 있다면 저 마족의 신혼을 사로잡아라. 내가 전신편으로 저놈의 신혼에서 그 비법을 알아내 주마.”

화령자의 흥분한 목소리를 들으며 심협은 얼굴에 화색이 돌았고, 투지가 치솟았다. 한데 다시 공격을 퍼부으려던 그의 눈에 문득 북명곤이 들어왔다. 북명곤은 뒷짐을 지고 선 것이 조금도 움직일 뜻이 없어 보였다.

또한, 북명곤이 가만히 있자 백영롱 역시 머뭇거릴 뿐 나서지 않았다. 손 파파와 유비연, 유비서는 그녀의 지시를 따라야 했으니 당연히 가만히 있었다.

미소는 도산동을 데리고 멀리 떨어져 몇 개의 법보로 몸을 보호하며 북명곤, 백영롱과 대전을 치를 준비를 했는데, 두 대요가 공격해 오지 않자 의아했다.

조룡과 백천도 저 멀리 서 있을 뿐, 끼어들 뜻은 보이지 않았다.

의아했던 심협이 전음으로 화령자에게 물어보려는데 검은 그림자, 자 선생이 번개처럼 달려와 두 개의 흑홍색 도광을 다시 휘둘렀다. 그 속도는 조금 전보다도 훨씬 빨랐다.

허공에는 어느새 두꺼운 검은색 광막이 나타나 내려오는 산하사직도를 막았다.

심협은 양발에서 뇌광을 뿜어내 그 자리에서 사라졌고, 자 선생은 다시 허탕을 쳤다.

그러나 자 선생은 실망하지 않은 듯 차갑게 비웃더니 네 개의 눈에서 보라색 빛줄기를 발하며 주위를 훑었다. 이어서 그는 흑홍의 도광을 왼쪽 앞으로 내리쳤는데, 이 도광이 갑자기 갈라지더니 손바닥만 한 수많은 흑홍색 초승달이 되어 왼쪽 전방의 허공으로 뻗어 갔다.

그곳에서 뇌광이 반짝이며 심협이 나타났는데, 흑홍색 초승달은 이미 눈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다시 뇌둔을 시전하기에는 늦었기에 심협은 양손으로 허공을 잡았다. 그러자 두꺼운 금색 뇌전이 뿜어져 나가 흑홍의 초승달과 충돌했다.

파지직!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금색 천뢰가 잘려나갔고, 흑홍색 초승달은 계속해서 심협을 베어왔다.

그러나 금뢰가 잠깐의 시간을 벌어준 덕분에 그는 결인할 수 있었다.

두꺼운 광막이 머리 위에 나타났고, 그 위로는 수많은 파도 같은 핏빛이 흘렀다.

흑홍색 초승달이 혈백원번을 베고 곧장 파고들자 핏빛 광막이 크게 떨렸고, 가장 깊은 곳의 혈백원번에 몇 줄기 균열이 생겨났다.

혈백원번은 금제가 이미 하나로 합쳐져 선기까지 반걸음 남은 상황이었지만, 어떤 법칙의 힘도 들어 있지 않았기에 흑홍색 초승달의 법칙 신통을 막아내기는 무리였다.

심협은 혈백원번이 손상된 것을 알았지만, 신경 쓰지 않고 추운축전화를 발동하려 했다. 한데 머리 위에서 검은 그림자가 반짝이더니 자 선생이 다시 나타났다.

자 선생은 네 자루의 흑홍색 칼날을 심협의 머리 위로 내려치면서 빠르게 기이한 주문을 읊었다.

네 자루의 마도(魔刀)에서 검은색 마염이 타오르면서 혈하, 귀소의 법칙을 뿜어냈고, 다시 위능이 강해져 지나는 곳마다 종잇장처럼 잘라버렸다.

심협은 마도의 위력에 놀랐지만, 당황하지 않고 고개도 들지 않은 채 팔을 휘둘렀다.

한 줄기 금빛이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와 순식간에 수십 장 크기의 거대한 금색 언갑이 되었다. 이 언갑은 한 손에는 거대한 붉은 도끼를, 다른 손에는 검은색 추를 들고 있었다.

훼멸명왕이 열일전부와 뇌신추를 휘두르자 화염과 뇌광이 강하게 번득이더니 서로 엉키며 위로 날아가 네 개의 마도를 막아냈다.

콰쾅!

이어 경천동지할 굉음이 울려 퍼졌다.

여러 가지의 강력한 힘이 담긴 무서운 기의 폭풍이 폭발하자 자 선생과 훼멸명왕 모두 뒤로 밀려났다.

둘의 이번 충돌은 무승부였다.

훼멸명왕보다 민첩한 자 선생은 얼른 몸을 피하더니 입에서 검은색 마염을 뿜어내 공격했다. 그 속도가 마치 천둥번개 같았다.

검은색 마염이 바로 훼멸명왕의 몸에 찰싹 달라붙자 주위의 영문이 어두워졌다. 이 마염에는 영력을 흡수하는 모종의 신통이 담긴 듯했는데,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훼멸명왕의 몸으로 파고들었다.

그 순간, 심협이 쏘아 보낸 커다란 금뢰가 허공을 뚫고 날아가 검은색 마염을 공격했다.

뇌명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금색 뇌전이 빠르게 퍼져 마염을 뒤덮었다.

마염은 피식 소리와 함께 꺼졌고, 시커먼 연기가 되어 사라졌다.

“으음!”

이번에는 자 선생의 안색이 변했다.

검은색 마염의 이름은 치우마화(蚩尤魔火)로, 치우가 창안한 것인 만큼 매우 강력했다. 지양천뢰나 순양지화 같은 위력에도 억제되지 않고 영력을 흡수할 수 있거늘, 금색 뇌전에는 가볍게 소멸한 것이다!

심협은 눈에 화색이 돌더니 양발에서 다시 수많은 보라색 뇌전을 뿜어냈다. 다음 순간, 뇌전이 온몸을 뒤덮었고, 그는 천둥소리와 함께 사라졌다.

이 광경을 본 자 선생도 다시 한번 눈에서 보라색 빛을 내뿜으며 심협의 흔적을 찾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무것도 찾아내지 못했다. 심협은 정말로 사라진 것 같았다. 먼 허공에 있던 산하사직도도 보이지 않았다.

당황한 자 선생이 다른 신통으로 살펴보려는데 귀를 찌르는 듯한 날카로운 소리가 들려오더니 커다란 금빛 화살이 빠르게 날아왔다.

거대한 검은색 벽돌은 하늘에서 내려온 빛줄기에 뒤덮였는데, 바로 곤륜경의 공격이었다. 빛줄기 안에 가득하던 검은색 무문은 은연중에 무진(巫陣)이 되어 거대한 벽돌을 단단히 가뒀다.

자 선생은 약목신궁의 위력을 진즉 파악하였기에 섭채주를 제대로 보지도 않고 주먹을 휘둘렀다.

검은색 주먹 허상이 수많은 귀신 울음소리를 내며 금빛 화살과 충돌했다.

콰쾅!

굉음과 함께 금빛 화살은 다시 폭발하여 수많은 금빛이 되어 흩어졌다.

하지만 가느다랗고 하얀 광사가 하늘 가득 흩어진 금빛에서 수도 없이 뿜어져 나오더니 순식간에 자 선생의 주먹을 공격했다.

표정이 돌변한 자 선생이 서둘러 몸을 빼려 했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 하얀 광사는 어느새 그의 팔을 파고들었다.

자 선생의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온몸에서 흑홍색 빛을 뿜어내 하얀색 광사를 물리치려 했다. 그러나 전혀 소용이 없었다.

하얀 광사는 특이한 법칙의 힘이 되어 그의 몸으로 파고 들어갔다. 그리고 다음 순간, 자 선생의 몸에서 하얀 빛이 떠오르며 시간 법칙의 파동이 뿜어져 나왔다.

그는 주위의 모든 것이 갑자기 달라진 것을 느꼈다. 허공의 영력 파동이나 반짝이는 각종 영광 혹은 먼 곳에서 영산 사람들이 원조와 날아다니며 싸우는 것까지 몇 배나 빨라져서 눈이 어지러웠다.

“어떻게 된 거지? 주위의 시간 흐름이 빨라진 건가? 아니야, 이건 내 몸의 시간 흐름이 느려진 거야!”

자 선생은 금세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알아차렸다.

그는 서둘러 혈하와 귀소 법칙의 힘을 발동하여 체내를 장악하려는 시간 법칙의 힘을 없애려 했다.

하지만 제대로 효과를 보기도 전에, 굉음이 머리 위에서 들려오며 붉은 대검이 다시 나타나 산과 바다를 가를 기세로 내려왔다.

자 선생은 섭채주의 시간 신통에 사로잡힌 터라 붉은색 대검이 마치 희미한 잔상을 일으키며 믿을 수 없는 속도로 내려오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는 겁에 질려 비명을 지르며 마기를 극한으로 끌어올렸다. 그러자 온몸에서 검은 빛이 폭증했고, 더 많은 기이한 혈색 마문이 몸에 나타났다.

하늘을 찌르는 마기가 폭발하면서 자 선생의 마기가 몇 배나 강해지자 체내의 시간 법칙의 힘도 순식간에 절반이나 무너졌다.

자 선생은 오장육부마저 마기에 상처를 입어 피를 토해냈지만, 반응 속도가 몇 배나 빨라진 터라 붉은색 대검을 향해 네 개의 주먹을 휘둘렀다.

네 개의 흑홍색 주먹 허상이 날아가 붉은색 대검을 간신히 막아냈다.

꽈꽝!

경천동지할 굉음이 울려 퍼졌고, 검은 빛과 붉은 혈망의 허상이 모두 폭발했다. 허공은 격렬하게 흔들렸고, 수많은 균열이 생겨났다.

붉은 대검에 담겨 있던 열폭 법칙은 다시 한번 혈하 법칙에 막혀 아무런 힘도 발휘하지 못했고, 주먹 허상에 담긴 귀소 법칙에 대검은 크게 흔들리며 튕겨 나갔다.

자 선생도 뒤로 몇 걸음 물러났는데, 몸을 제대로 가누기도 전에 뒤쪽 허공에 파동이 일어나더니 금색 뇌전을 반짝이는 금색 장검이 갑자기 나타나 목을 내리쳤다.

자 선생은 본능적으로 몸을 앞으로 날렸다.

한데 이때, 댕 하는 종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수많은 은색 파문이 다른 쪽의 허공에서 뿜어져 나와 자 선생의 몸을 뒤덮었다. 그는 일순 움직임이 멈췄다.

그 틈에 헌원신검이 금색 허상이 되어 자 선생의 목을 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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