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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1. 광신도 (2)
근래 들어 전황이 날이 갈수록 악화되어 가는 가운데, 전신이라고까지 칭송받는 전승 대공의 귀환이 어찌 반갑지 않으랴. 이베리아의 군주는 체면도 잊고 항구까지 뛰어나와 위대한 기사의 귀환을 반겨주었다.
“전승 대공!”
떠나갔을 때까지만 해도 병색이 완연하던 전승 대공의 모습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비록 막 물속에서 튀어나온 듯 물기가 흥건하여 그 모양새가 초라했을지언정, 허리를 곧게 세운 그의 모습은 과거 이베리아 대공이 처음 보았을 때처럼 강건한 기사 그 자체였다.
“돌아오셨구려!”
그토록이나 돌아오기를 바라마지 않던 위대한 기사의 귀환에 이베리아 대공이 다시 한 번 반가움을 담아 소리쳤다.
스윽.
이베리아 대공의 호들갑에 분주하게 오가는 그라나도 항의 모습을 바라보던 전승 대공이 고개를 돌렸다. 기이할 정도로 낮게 가라앉은 눈빛이 이베리아 대공을 향했다.
“헛.”
반가운 마음에 당장에라도 포옹할 듯 달려들던 디에고 벨라스케스는 그 차분한 눈빛에 저도 모르게 헛숨을 들이키며 걸음을 멈춰 세우고 말았다.
“대공?”
왠지 모르게 전승 대공의 주변만 뚝 떨어져 나온 듯한 기분이었다. 마치 그의 주변에만 겨울이 찾아온 듯 싸늘한 공기가 이베리아 대공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그런 이베리아 대공을 보며 전승 대공이 물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소?”
오랜만에 들은 전승 대공의 음성은 놀라울 정도로 차가웠다.
“1함대가 귀환하고도 두 달이 조금 넘게 흘렀소. 정확하게는 68일이 지났소.”
“빌어먹을.”
대답이 끝나기가 무섭게 전승 대공이 고개를 돌려 바다를 보며 욕설을 내뱉었다. 영문을 알 수 없었던 이베리아 대공은 마치 자신이 죄를 지은 듯한 기분에 저도 모르게 어깨를 움츠리고 말았다.
자라목을 한 이베리아 대공이 가만히 전승 대공의 모습을 살펴보았다.
“전황은?”
하지만 달라진 전승 대공의 면모를 조목조목 뜯어볼 시간은 없었다.
“몹시 좋지 않소.”
이베리아 대공은 그가 사라진 두달 남짓한 시간 동안 일어난 전선의 변화에 대해 모조리 설명해주었다.
**
김선혁은 속으로 몇 번이고 욕설을 내뱉었다.
빌어먹을. 빌어먹을.
돌아오기까지 예상했던 것보다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려버렸다. 길어야 일주일이면 돌아올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막상 돌아오고 보니 무려 두 달이란 시간이 흐르고 난 후였다.
그리고 그동안 전쟁은 놀라울 정도로 크게 번져 있었다. 중부와 동부 전체가 전쟁에 휩싸였고, 그 사이에도 몇 번이나 전세가 뒤집히는 일이 벌어졌다.
그 모든 게 자신이 자리를 비운 두 달 남짓한 시간동안 벌어진 일들이었다.
“행여라도 자책할 생각은 마시오. 적들이 병력을 이리 빠르게 전개시켰다는 건, 처음부터 그들이 이베리아의 침공을 염두에 두었다는 말이나 진배없소. 어쩌면 그들은 기껏 큰 희생을 치르고 얻은 서부가 잔뜩 오염되어 쓸모도 없는 땅이었다는 게 탐탁잖았을지도 모르지.”
그의 무거운 표정을 본 이베리아 대공이 위로 아닌 위로를 건넸다.
확실히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교국과 중부의 왕국들이 처음부터 이베리아와의 전쟁을 생각하지 않았다면 이토록이나 빠르게 이베리아의 국경까지 진출할 수 있었을 리가 없었다.
“대공의 행동은 옳았소.”
김선혁이 여전히 말을 않자, 이베리아 대공이 누구에게 명분이 있는지 다시 한 번 주지시켜 주었다.
하지만 이베리아 대공의 우려와는 달리 그는 마냥 자책하고 있었던 게 아니었다.
“가장 전세가 불리한 곳은 세빌리야 요새겠군.”
빠르게 전세를 분석한 그는 당장 도움이 필요한 곳을 추려냈고, 당장에라도 달려갈 듯 눈을 빛냈다.
“설마 곧바로 전장으로 향할 생각은 아닐 거라 믿겠소.”
만류의 기색이 역력한 이베리아 대공의 음성에 김선혁이 고개를 저었다.
“아직은.”
미묘한 대답에 이베리아 대공이 인상을 찌푸리며 뭐라 말하려고 했지만, 그보다 먼저 그가 선수를 쳤다.
“황실과 통신을 연결해주시오.”
이베리아 대공은 지체하지 않고 곧장 황도와의 통신을 주선해주었다.
“시기가 시기인지라 감청의 가능성이 높습니다. 민감한 대화는 되도록이면 보안처리가 된 전문을 통해 나누시기를….”
몇 마디 당부를 남긴 통신 마법사가 곧 통신이 연결되었음을 알려주었다.
“너무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김선혁은 잠시 목소리를 가다듬고 곧장 사과부터 했다.
[이제 새삼스럽지도 않소. 오히려 생각보다는 빨리 돌아온 감이 있구려.]
오필리아는 화를 내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냥 기뻐한 것만은 아니었다. 그 짧은 대꾸에 서부에만 갔다 하면 한 달이고 두 달이고 연락이 두절되는 남편에 대해 심려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래도 목소리에 힘이 있는 것을 보니, 대공이 원하던 것을 얻은 모양이오.]
“중간에 일이 꼬이긴 했지만, 그래도 원하던 것 이상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저 너머에서 오필리아의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피도 눈물도 없는 철혈의 여제니 뭐니 주변에서 떠들어댔지만, 결국은 그녀도 남편의 건재함을 직접 확인하고 나서야 겨우 마음을 놓은 모양이었다.
“그보다 폐하께서는 어떠신지요. 혹시라도 무슨 일이 있었던 건 아닌지, 얼마나 걱정이 되던지 이렇게 폐하의 목소리를 직접 들으면서도 마음이 놓이지 않습니다.”
[…나도, 아이도 모두 무탈하오.]
조금은 부드러워진 듯한 오필리아의 음성에 이번에는 그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재회의 기쁨을 나누고만 있기에는 상황이 영 좋지 않았다.
“전투에 합류하겠습니다.”
[그럴 것 같았소. 마음 같아서야 당장 귀환령을 내리고 싶지만, 아마 대공은 듣지 않겠지.]
그녀 역시 그 사실을 알고 있는지, 이를 두고 서운하다 말하는 대신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물어왔다.
“먼저 고립된 세빌리야 요새를 구원하려 합니다.”
[그 다음은?]
오필리아는 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인 요새를 대체 어떤 수로 구원할지에 대해 묻지 않았다. 마치 그가 그리 선언했으니 당연히 그리 될 거라 여기는 듯한 태도였다.
“명분, 이 전쟁이 왜 시작되었는지, 저들이 더 이상 허황된 소리를 늘어놓을 수 없도록 만들 생각입니다.”
[제국이 대공의 뒤를 받쳐주겠소.]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그를 믿듯이 그 역시 그녀를 믿고 있었다. 자신이 어떤 식으로 움직이든 제국이 그 뒤를 받쳐줄 거라는 믿음이었다.
그 뒤로 한참이나 더 통신이 이어졌지만, 감청의 위험 탓에 세세한 이야기를 나눌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 정도면 충분했다.
오필리아에게 자신의 건재함을 알려주었고, 그녀와 아이가 모두 무사함을 알게 되었다. 거기에 더해 자신이 곧 전투에 합류할 거라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현명한 오필리아라면 앞으로 자신이 어떤 식으로 움직이든 보조를 맞춰줄 것이다.
“어찌 되었소?”
통신이 끝나기를 이제나저제나 기다리고 있던 이베리아 대공은 황실이 교국의 비술에 대해 대책을 갖고 있는지부터 물었다.
“자세한 이야기를 나눌 수는 없었지만, 폐하께서는 교국의 비술 따위 안중에도 없는 듯한 태도였소.”
“그 말은….”
“어쩌면 폐하께서는 이미 방법을 찾았는지도 모르오.”
그의 대답을 듣고 나서야 잔뜩 구겨져 있던 이베리아 대공의 인상이 밝아졌다.
“폐하라면 능히 그리 하시고도 남을 분이시지.”
이베리아가 제국에 귀속된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건만, 이베리아 대공은 그 짧은 시간 동안 여제의 충실한 추종자가 되어 있었다.
사실 변한 것은 없었다. 국경이 무너지며 밀려난 전선은 여전히 회복될 줄을 몰랐고, 동부 왕국 연맹의 군대는 광전사로 변해버린 중부의 군대에 가로막혀 일진일퇴를 거듭하고 있었다.
“일단은 버티는 수밖에 없겠군.”
“할 수 있겠소?”
달라진 것이라고는 실종되었던 인물 하나가 돌아왔을 뿐이었다.
“이 전쟁 이후로 이베리아의 재정이 완전히 파탄이 나고 모든 정기가 소진되는 한이 있더라도, 단 한 뼘의 땅도 적에게 더 넘겨주지 않겠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베리아 대공의 눈빛은 전에 없이 생기로 빛나고 있었다.
**
이베리아 대공은 자신의 말이 결코 허언이나 과장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몸소 실천했다. 그라나도를 지킬 최소한의 병력만을 남겨둔 채 모든 병력을 전선으로 보내버렸다.
실로 과감한 결단이었다. 초인들이 미쳐 날뛰는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어지간한 군주들은 하지 않을 결정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베리아 대공은 결코 그라나도의 안위를 뒷전에 두고 무모한 결단을 내린 게 아니었다.
“잠시만 자리를 지켜주시오.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테니.”
김선혁은 선선히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이베리아 대공의 부탁이 아니더라도 전선으로 향하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서몬 드래곤.”
마왕과의 전투로 마기에 침식당하기 시작한 골드레이크를 우선적으로 치료해야 했다.
크르르르.
다시 모습을 드러낸 골드레이크는 벌써 상당히 마기의 침식이 진행된 모습이었다. 거대한 몸통의 절반이 검게 물든 아룡은 찬란하던 금안마저 벌겋게 충혈되어 있었다.
“그래도 너무 늦지는 않았구나.”
이미 반쯤은 마룡이 되어 눈을 번뜩거리기는 했지만, 골드레이크는 주인을 향해 이를 드러내지는 않았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블루곤.”
나직한 한마디에 블루곤이 수면을 가르고 머리통을 내밀었다.
그런데 그렇게 모습을 드러낸 해룡의 모습은 과거와 달라도 한참이나 다른 모습이었다.
바다를 옮겨놓은 듯 푸른 비늘과 한 점 어그러짐 없는 미끈한 곡선은 그대로였지만 그 존재감은 예전과 비교도 할 없었다.
당장 머리통만 해도 어지간한 전함 정도는 집어삼킬 정도로 거대했고, 수면 밖으로 내민 몸통의 일부만 해도 거대한 땅의 아룡과 비견될 정도였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끊임없이 냉기를 뿜어대는 이마 한가운데의 뿔이나 몸통에 돋아난 여러 쌍의 날개들은 과거의 블루곤에게는 볼 수 없었던 것들이었다.
[마기의 침식으로 타고난 기질마저 변해버렸으니, 이 정도면 이미 마룡이라고 해도 좋을 지경이다.]
심지어 블루곤은 천연덕스럽게 말을 하기까지 했다.
“엄살 피우지 마. 치료할 수 있잖아.”
김선혁은 이를 너무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몸을 치료하느라 심해에 처박혀 있던 두 달 동안 블루곤과의 대화에 이력이 난 것이다.
[원래대로라면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의 본질이 생명력 강한 땅에 근원을 두고 있기에 가능성은 충분하다.]
“설마 내 경우처럼 오래 걸리는 건 아니겠지?”
이미 한 번 치료를 빙자한 감금(?)에 곤란에 처한 적이 있었던 김선혁이 못미더운 얼굴로 묻자 블루곤이 불만스러운 음성으로 대답했다.
[얻을 것은 다 얻고, 이제 와서 내 탓을 하니 그대는 참으로 뻔뻔한 자다. 만약 내가 아니었다면 누가 있어 예견된 죽음을 되돌릴 수 있었고, 또 누가 있어 그대에게 그와 같은 힘을 주었겠는가.]
대체 뭘 얻었기에 이리도 블루곤이 생색을 내는지, 김선혁조차도 블루곤의 공치사에 딴지를 걸지는 않았다.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거다.]
“꾸물거릴 새가 없어.”
그의 채근에 블루곤이 커다란 머리통을 끄덕이더니, 갑작스레 골드레이크를 덮쳐 들었다.
크아아아아!
마기의 침식으로 인해 최소한의 이성만을 유지하고 있던 골드레이크는 블루곤이 아군이라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했다. 까맣게 변색된 이빨을 딱딱거리며 자신을 덮쳐든 해룡을 향해 흉성을 터뜨렸다.
하지만 이미 반쯤 짐승이 되어버린 골드레이크는 블루곤을 당해낼 수 없었다.
[그의 원망 또한 그대가 감당해야 하리라.]
블루곤의 음성은 어딘지 모르게 심술 맞았다. 마치 골드레이크와 그의 사이가 틀어지기를 바라기라도 하는 듯한 눈치였다.
“골디가 설마 나를 원망할까.”
[아룡이 근원과 멀어지는 것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 모르기에 그리 말하는 것이겠지.]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음….”
충성스러운 아룡이 주인을 원망하는 일이야 있겠냐마는 온몸을 버둥거리며 필사적으로 저항하는 골드레이크가 질러대는 비명을 듣고 나니, 확신이 조금은 사라지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래도 다른 수가 없잖아.”
원망이고 뭐고 그건 나중 일이다. 지금은 골드레이크가 마룡으로 변하는 것만큼은 막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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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레이크가 블루곤에게 끌려 사라지고 난 뒤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수평선 저 너머로 대규모 선단이 모습을 드러냈다.
“제 2함대가 돌아왔습니다!”
지원군을 수송하기 위해 제국 본토로 향했던 이베리아의 함대였다.
“대장!”
놀랍게도 제국의 지원군들 중에는 이방인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처음에는 김선혁을 시기하고 질투했으나 녹테인과의 전쟁을 치르며 결국 그를 동경하고 따르게 된 마검사 김우영을 비롯한 중앙기사단의 이방인들이었다.
“저희도 왔습니다.”
호들갑을 떨며 달려드는 김우영과는 대조적으로 차분하게 고개를 숙여보이는 사내는 거검병들의 리더 이수혁이었다.
“보고 싶었어요.”
조용히 고개를 숙인 사내들 곁에 서 있던 최민영이 눈물이 그렁그렁한 얼굴로 달려왔다.
“아….”
반가운 얼굴들 저 뒤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지원군의 모습이 보였다.
“저희는 선발대예요.”
그런데 김우영은 놀랍게도 그들이 전부가 아니라고 말했다.
“우리의 임무는 일차적으로 이베리아를 돕는 거고, 뒤에 올 본대가 밀려난 전선을 밀어 올릴 거예요.”
자신이 제국을 떠나 있는 동안 오필리아는 대체 무슨 마법을 부린 것일까. 로즈호그 왕국을 향해 진군 중인 병력 외에도 이 정도의 병력을 빼낸 제국의 저력에 김선혁은 놀라고 말았다.
하지만 해후를 즐기고 있을 시간은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으니, 마기를 모두 몰아내고 나면 그 스스로 뭍으로 나올 것이다.]
골드레이크를 어딘가에 처박아두고 온 블루곤이 전장으로 향할 때가 되었음을 알려준 것이다.
김선혁은 곧 당도할 아덴버그의 본대를 기다리지 않고 곧장 그라나도를 떠났다.
“가자.”
그의 말에 블루곤이 물살을 헤치며 강을 거슬러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김선혁이 세빌리야 요새를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을 때, 대륙의 정세가 또 한 번 요동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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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 전승 대공이 돌아와!”
전승 대공이 전선으로 향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교황이 기겁을 했다.
“그자는 결코 경거망동하지 못할 겁니다.”
그런 교황에게 대주교들 중 하나가 음흉하게 웃어보였다.
“그자가 만약 제 의형제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있다면 말입니다.”
“벌써 손을 써둔 것인가.”
대주교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전승 대공처럼 사사로운 정에 휘둘리는 자를 묶어두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 무렵 이베리아의 전선에는 한 가지 괴이한 소문이 떠돌기 시작했다. 김선혁이 그 소문을 듣게 된 것은 블루곤이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깊은 강줄기가 끝나갈 무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