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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푸어-216화 (216/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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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 그가 뿌린 씨앗 (1)

“드라흔의 아룡들이 종적을 남기지 않고 사라졌다.”

사람들은 드라흔이 잘못되지 않고서야 아룡들이 그렇게 한 번에 자취를 감췄을 리가 없다며 떠들어댔다. 거기에 더해 아룡들이 사라지던 밤에 들려왔던 구슬픈 울음소리가 그들의 추측에 더욱 힘을 실어주었다.

“그럴 리가 없어. 다 헛소문일 뿐이라고.”

굳이 나서서 묻지 않아도 들려오는 병사들의 대화소리에 박준민의 안색이 더욱 창백하게 변했다.

[하지만 분명 일리가 있는 말이다. 만약 용의 반려가 죽었다면 그의 아룡들이 사라진 것도 이상하지 않다.]

“닥쳐. 너도 봤잖아. 그 괴물이 어떤 괴물인데 그렇게 쉽게 당하겠어.”

[그는 분명 강하다. 아직 그가 완전하지 않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성검은 냉정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봐야 근원을 손에 넣지 못한 범부(凡夫)의 강함에 불과할 뿐이다.]

발뭉은 제 주인이 외면하고자 하는 현실을 기어이 꺼내들었다.

[그에 반해 마왕은 이미 수많은 절망과 죽음을 먹어치우고 혼돈의 파편을 온전하게 손에 넣은 상태, 만약 용이 함께한다면 모를까. 지금의 그는 절대로 완전한 마왕을 이길 수 없다.]

“닥쳐. 닥쳐. 닥쳐.”

막무가내로 성을 내는 주인의 모습에 발뭉이 한숨을 내쉬었다.

[나 역시 그의 무사를 바란다. 너와 내가 빛에 속했듯 그 역시 광명에 속한 존재니까.]

성검이 한 발 물러나자 박준민도 더는 억지를 쓰지 못하고 한숨만 내쉬었다.

수많은 이들 앞에서 당당하게 자신을 맹우라 칭하고 형제라 공언하여 두둔하던 김선혁의 모습이 박준민의 눈에 아직도 선하기만 했다.

그때 느낀 감동과 고마움은 여전히 그의 마음속에 남아있었다. 의지할 곳 없이 쫓겨 다니던 자신이었기에 더욱 선명한 기억이었다.

“일단 입 좀 다물어봐. 재수 없는 소리 그만하고.”

어차피 더 말해봐야 소용이 없다 생각한 것인지 발뭉은 입을 다물고 더는 주인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았다.

“일단 확인부터 해봐야겠어.”

용사는 곧장 아덴버그 성전 원정대를 찾았다. 어쩌면 그들이라면 진실을 알고 있을지도 몰랐다.

아덴버그 일행이 모인 막사의 문을 열어젖힌 박준민이 흠칫 굳어버렸다.

무겁다. 단지 천막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었을 뿐인데 밖과 안의 공기가 너무도 달랐다.

평소 흉흉한 전장에 어울리지 않게 유달리 쾌활하던 아덴버그의 인물들이었던지라 그 가라앉은 공기가 더욱 거북스러웠다.

“소문을 들었군요.”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몰라 입만 뻐끔거리고 있자니, 평소 친하게 지내왔던 거검병의 리더 이수혁이 먼저 말을 걸어왔다.

“어떻게 된 겁니까.”

“이틀 전 대장님의 아룡들이 전부 사라졌습니다.”

이틀 전이라면 그와 성검이 서쪽 땅에서 치솟는 마기를 느꼈던 그날이었다.

“대체 어디로….”

“그건 저희도 모릅니다. 분명 보초를 서던 사람이 있었는데도 아룡들이 기지를 빠져나가는 걸 본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그렇게 덩치가 큰 아룡들이 하나도 아니고 네 마리씩이나 사라졌는데도 본 사람이 없었다.

“백방으로 수소문해 보았지만, 흔적은 찾지 못했습니다.”

“형님은 괜찮으실 겁니다.”

달리 할 말이 없었다. 박준민은 그저 힘주어 말했을 뿐이었다.

“저희도 그렇게 믿습니다.”

그의 무사함을 믿는 사람이 자기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하지만 마냥 반가워하기에는 상황이 영 좋지 않았다.

“하지만 형님의 신변에 무슨 일이 생겼다는 건 확실하군요. 그렇지 않고서야 아룡들이 그렇게 갑자기 사라졌을 리가 없으니까요.”

만약 그가 곤경에 처한 것이라면 도울 방법을 찾아야 했다. 박준민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발 벗고 나설 작정으로 아덴버그의 인물들에게 향후 계획을 물었다.

“모레 해가 뜰 무렵 저희는 서쪽으로 갈 겁니다.”

마치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다는 듯한 태도였다.

“깊게 들어가는 것은 무리지만, 그래도 그 언저리라도 탐색해볼 생각입니다.”

세상에 어떤 이들이 있어 단 한 사람의 안위를 확인하기 위해 마물들이 넘쳐나는 지옥으로 이토록이나 망설임 없이 들어갈 생각을 할까.

용사는 아덴버그의 인물들이 보이는 각별한 의리에 진정으로 감탄하고 말았다.

“저도 돕겠습니다.”

망설임이 없는 것은 박준민 역시 매한가지였다.

[네가 마왕의 권역에 들어서는 순간 마왕의 모든 이목이 너를 향할 것이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바로 스스로가 마왕의 대적자라는 사실이었다.

[십중팔구 마왕은 다 성장하지 못한 너를 미리 제거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거다. 그리고 너는 아직 마왕의 압박을 이겨낼 정도로 강하지 않다.]

용사는 성검의 말에 반박할 수 없었다. 성검의 말대로 다 자라지 못한 용사는 마왕의 좋은 먹잇감에 불과했다.

[마음은 알겠으나 네가 함께 함으로써 저들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욱 크다.]

“제기랄!”

결국 박준민은 아덴버그의 인물들과 함께 서부로 향하는 것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괜찮습니다.”

이수혁은 물론 이 자리에 모인 이들 중 어느 누구도 용사를 원망하지 않았다.

그들 역시 마왕과 용사의 관계에 대해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었던 탓이다.

설령 그게 아니더라도 용사가 자신들과 함께 하기에는 교국과 용사의 이해관계가 지나치게 복잡했다.

성검 발뭉은 그 자체로 교국의 권위를 상징하는 보물이자 힘의 원천, 그런 중요한 물건을 망실할 위험을 무릅쓰고 그 주인을 위험한 서부로 보낼 정도로 교국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각자 입장이라는 게 있으니까요.”

이수혁은 본국의 강력한 요청 아래 교국이 김선혁의 행방을 탐색하는 데 많은 지원을 해주기로 했다며, 오히려 박준민을 위로했다.

“저는 가지 못하지만 교국에 요청해 최대한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아마도 힘든 여정이 될 것이다. 어쩌면 지금 이 자리에 모인 이들 중에 대다수는 다시 돌아올 수 없을지도 몰랐다.

그런 사실을 알기에 박준민의 표정은 더욱 어두웠다.

“걱정 마십시오.”

하지만 그런 용사의 염려가 무색하게 이수혁의 표정은 자신감에 차 있었다.

“이쪽에도 어마어마한 괴물이 함께 하거든요.”

“혹시 아덴버그에서 새로운 병력이 도착한 겁니까?”

이수혁이 고개를 저었다.

“그럼…?”

“사실 저희 부대의 주 임무는 전투가 아닙니다.”

이건 또 무슨 소리인지, 이제까지 전투에 참가해 잘만 싸워놓고 엉뚱한 소리를 늘어놓는 이수혁을 보며 박준민이 혼란스러운 얼굴을 해보였다.

“저희 임무는 호위입니다.”

그렇게 말한 이수혁이 힐끗 막사의 한 켠을 바라보았다.

“음?”

박준민이 그 시선을 따라 무심코 고개를 돌렸다가 흠칫 놀라고 말았다.

망토를 머리끝까지 뒤집어 쓴 여인이 무릎 사이에 고개를 파묻은 채 힘없이 늘어져 있었다. 흡사 울다 지쳐 그대로 잠이 든 것 같은 모습이었다.

“지금은 상태가 좀 그래서 그렇게 안 보이겠지만, 저 친구야말로 저희 부대의 진짜 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음….”

박준민은 순간적으로 뭐라 대답해야 할지 난감했다. 이제껏 수도 없이 이 막사를 들락거리면서도 한 번도 본 적 없는 존재감 없는 여인을 저리 거창하게 소개하니 그 말이 와 닿지 않았던 것이다.

“대장님이 키워낸 또 하나의 괴물.”

그런 용사를 보며 이수혁이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환수사제(幻獸司祭)입니다.”

**

아덴버그의 인물들이 김선혁의 행방을 탐색하기 위해 곧 기지를 나설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자 여론이 들끓었다.

‘누구도 중부를 돕지 않았을 때 가장 먼저 나선 것이 드라흔이었다.’

‘중부가 드라흔의 위기를 모른 척한다면 대륙 모두가 중부의 위기로부터 등을 돌려도 할 말이 없다.’

‘만약 드라흔이 정말로 잘못되었다면 그 시체라도 찾아 고국에 안장케 하는 것이 마땅하다.’

병사들은 그간 드라흔이 보여왔던 영웅적인 행보에 반드시 보답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만약 그뿐이었다면 교국의 지휘부도 모르는 척 무시하고 적당히 생색이나 냈을 것이다.

하지만 드라흔을 위해 목소리를 높인 것은 말단 병사들뿐만이 아니었다.

‘전승공이야말로 우리가 서부와 같은 꼴을 당하지 않도록 가장 지대한 공을 세운 이요. 우리 이베리아 연합은 기꺼이 그를 위해 나서겠소.’

드라흔이 서부의 재앙을 알리는 통로로 이베리아 연합을 이용한 덕에 입지를 다지고 꽤나 많은 이득을 보았던 이베리아 연합의 귀족들이 발 빠르게 아덴버그를 지지하고 나섰다.

‘크나큰 공을 세운 전승공의 위기마저 모른 척 등 돌린다면, 우리 동부 왕국들이 무얼 믿고 이 머나먼 타국에서 싸우겠소. 교국은 동부와 중부가 한 울타리 안에 있음을 반드시 증명해야 할 것이요.’

동부 왕국의 지원 병력들을 이끄는 각국의 책임자들이 교국을 압박하고 나섰다.

“교국이 전력의 공백을 걱정한다면 내가 그 자리를 메울 것이다. 그러니 교국은 전선의 상황을 염려하지 말라.”

근래 들어 새로운 영웅으로 떠오른 박준민까지 한 팔 거들고 나서니, 교국도 더는 버틸 수가 없었다.

“수련 사제가 포함되지 않은 사제단 삼십과 성가대 이십, 신전기사 오십, 그리고 성전사단 이천을 파견하여, 그들로 하여금 탐색을 돕게 하겠소.”

성전사단은 몰라도 사제단과 성가대, 신전기사들은 교국도 애지중지하는 중요자원이었으니, 이 정도라면 교국도 엄청난 출혈을 각오했다고 봐야 할 정도로 막강한 전력을 파견한 것이다.

“감사합니다.”

박준민은 생각보다 훨씬 더 지원 병력의 질이 훌륭하자 반색을 하고 감사를 표했다.

“고마워할 것 없소. 저들을 파견하기로 결정한 건 비단 그대의 청 때문도 아니요, 아덴버그의 강력한 요청 때문도 아니라오.”

판테이아 기지를 책임지는 두 명의 대주교 중 하나가 주름진 얼굴로 근엄하게 말했다.

“이 일이 모두 전승공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오. 그는 일찍이 서부의 재앙을 가장 먼저 알려 왕국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악에 대항할 시간을 벌어주었고, 스스로를 내던져 수도 없이 많은 생명을 구해냈으니 마땅히 의인이라 불릴 만한 이요.”

대주교는 만약 드라흔과 관계된 일이 아니었다면 귀한 형제들을 위험천만한 마왕의 땅으로 내몰지는 않았을 거라며 혀를 찼다.

용사는 그런 대주교의 말에 내심 코웃음을 쳤다.

너구리 같은 늙은이. 등 떠밀려서 어쩔 수 없이 결정한 주제에 말은 번지르르하네.

박준민은 성검의 소유권을 두고 교국의 고위 인사들과 한 차례 마찰을 겪어본 바가 있었다. 그리고 하필이면 판테이아 기지의 책임자 중 하나인 대주교는 당시에 가장 가열 차게 용사를 몰아붙였던 인물들 중 하나였다.

그런 일이 있었기에 박준민은 대주교가 얼마나 정치적이고 탐욕스러운 인물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모르긴 몰라도 속으로는 똥 씹은 얼굴을 하고 있을 게 분명했다.

“역시 대주교님이십니다.”

겉과 속이 다른 것은 박준민 역시 마찬가지였다. 겉으로는 대주교를 추켜 세워주는 척 했지만 그 말에 뼈가 있었다.

“커흠.”

대주교가 애써 불편한 기색을 감추며 헛기침을 했다.

“그럼 나는 기도 시간이 다 되어서 이만 가보겠소. 형제는 형제가 해야 할 일을 하시오.”

느릿느릿한 말투와는 달리 자리를 뜨는 대주교의 발걸음은 신속했다.

마음 같아서야 쫓아가서 한껏 더 비꼬아주고 싶었지만, 박준민은 애써 참았다. 이유야 어쨌건 간에 교국이 큰마음 먹고 지원을 결정한 것은 사실이었다.

신전기사와 성가대가 포함된 성전사단 이천은 결코 적은 병력이 아니었다. 어지간한 규모의 마물들은 홀로 처단할 수 있는 진짜배기들인 것이다.

그래도 윗대가리는 썩었어도 아래는 깨끗하단 말이지.

교국이 파견을 결정한 병력은 전원이 지원자들로 이루어진 부대였다. 위험천만한 임무에 스스로 자원한 그들의 희생정신이 새삼 감탄스러울 뿐이었다.

하지만 감탄하기에는 아직 일러도 한참 일렀다. 박준민은 아덴버그의 인물들이 기지를 나설 당일이 되었을 때 그 사실을 여실히 깨닫게 되었다.

“이게 무슨 상황이야….”

교국이 파견을 결정한 병력은 성전사단 이천과 신전기사, 그리고 성가대 일백 남짓이었다. 거기에 아덴버그의 병력을 합쳐보아야 겨우 일백이십에 불과했다.

그런데 기지의 입구에 모인 병력의 수는 고작 그 정도가 아니었다.

형형색색으로 나부끼는 깃발과 통일되지 않은 복색을 한 병사들이 척 보기에도 사천은 넘어 보였다.

“이 사람들은 다 누굽니까.”

얼빠진 얼굴로 그렇게 물었더니, 이수혁이 잔뜩 고무된 얼굴로 말했다.

“그건 제가 묻고 싶은 말입니다. 대체 대장님이 중부에서 무슨 짓을 벌인 거죠?”

“무슨 짓은 무슨 짓을 했다고….”

여전히 상황이 파악되지 않은 박준민이 이번에는 아덴버그의 총 책임자라 할 수 있는 아돌프 호츠네크 남작을 쳐다보았다.

“여기 계신 분들 모두가 한 번쯤은 대장님께 은혜를 입었거나, 신세를 진 분들이랍니다.”

남작의 말에 박준민이 주변을 둘러보았다.

“저는 오스테아의 골라스라고 합니다. 전승공께는 구명의 은혜를 입은 바가 있어 한 손 거들까 해서 왔습니다.”

“저는 이베리아의 후안입니다. 어쩌다 보니 이런저런 신세를 지게 되어서 이 참에 좀 갚을까 싶어 찾아왔습니다.”

그와 눈이 마주친 이들이 저마다 자신이 언제 어떻게 김선혁과 연을 맺게 되었는지를 말했다.

“흠. 그렇게 보셔도 나는 사실 전승공과는 안면이 없습니다. 단지 평소 그 영웅적인 행보를 흠모해왔던 바, 거들어보려고 찾아온 게지요.”

“이곳에는 무용 높은 이들이 너무도 많아 딱히 싸울 기회가 없었소. 기사된 자로서 필요한 곳에 내 검이 쓰이기를 바라는 마음에 자원했소.”

개중에는 명성만 듣고 찾아온 이들도 있었고, 더러는 스스로의 이름을 떨치기 위해 시류에 편승한 자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김선혁에게 한 번쯤은 목숨의 빚을 진 이들이었다.

한 사람이 그토록이나 짧은 시간동안 이렇게 많은 이들에게 은혜를 베풀었다는 사실에 이수혁과 일행들은 진정으로 놀란 눈치였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저희도 함께 하겠습니다.”

갑작스레 나타난 복면의 무리, 퀘이샤들이 부대에 합류했다. 김선혁이 나지마와 함께 떠나면서 남겨진 퀘이샤 일족의 궁수들이었다.

“교국에서도 신경 쓰지 않는 용병과도 같은 처지니, 행여 교국과의 마찰은 염려 마십시오.”

하나같이 의기가 넘치는 이들을 본 박준민은 깊게 감명했고, 감정을 이기지 못해 성검을 꽉 움켜잡았다.

그리고 그 순간 성검에서 성스러운 빛이 뿜어져 나와 결사대를 감싸 안았다.

“의인들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

성검의 주인이 남긴 한마디는 이내 축언이 되었고, 마기로부터 정신을 보호하는 강력한 주문이 되었다.

“부대 출발!”

아덴버그의 책임자 아돌프 호츠네크가 짧게 인사를 남기고는 부대의 이동을 명령했다.

그렇게 아덴버그의 병력과 중부 각지에서 몰려든 병력들이 하나가 되어 서부로 출발하던 그때, 그들이 그토록이나 무사하기를 바라마지 않았던 김선혁은 레드번에게 실려 어디론가 하염없이 날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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