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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푸어-52화 (52/305)

<-- 22. 지기(地氣)의 올바른 활용법 -->

사령관의 제의에 김선혁은 고개를 저었다. 이 우직해 보이는 사내의 말을 곧이곧대로 듣다가는 어느 순간 휘말려버린다. 그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에 그는 일언지하에 그 제의를 거절했다.

“당분간은 생각 없습니다.”

재고의 여지조차 내비치지 않는 그를 보며 사령관이 입맛을 다셨다. 딱 보니, 제 주변의 누군가를 종자로 추천할 생각이었던 게 분명했다. 그리고 그 누군가는 사령관 대신 자신을 감시하고 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였으리라.

“아쉽구만. 자네도 이제 방패잡이꾼이나 무기잡이꾼이 필요할 거라 생각했는데.”

완전무장한 기병, 또는 기사의 무장은 끔찍할 정도로 종류도 많고 무거웠다. 누군가가 돕지 않으면 제대로 전장에 당도하기도 전에 진이 빠질 정도였다. 하지만 그는 평범한 기병이 아닌 용기병이었고, 골드레이크의 너른 등과 강인한 근력은 한 개 조의 기병을 완전 무장시킬 정도의 무장을 짊어지고도 하루 종일 달릴 수 있을 정도로 대단했다.

당연하게도 그는 종자 따위 전혀 필요가 없었다.

“그럼 용건이 끝나셨으면, 이만 가보겠습니다.”

사령관은 언제고 영지를 보러 출발할 때 말하면 안내자를 붙여주겠노라며, 그를 배웅해주었다.

**

쨍그랑.

사령관과 독대를 마치고 동료들을 찾아 엠마의 주점으로 향한 김선혁은 문을 열자마자 들려오는 날카로운 소음에 어깨를 움츠렸다.

“이 병신들아!”

연이어 들려오는 날 선 고함소리, 뒤늦게 주점 안의 상황이 눈에 들어왔다.

“그게 아니라, 엠마.”

“지금 나한테 그깟 코트 자랑하고 싶어? 그거 받으려고 얼마나 죽었는데! 얼마나 죽었냐고! 부대명이 뭐가 그렇게 중요하다고, 지금 나한테 자랑질이야!”

덩치 큰 사내들이 절절매는 가운데 눈물범벅이 된 엠마가 고래고래 악을 쓰고 있었다.

“속도 없냐! 니들은 속도 없냐고! 지금 내 심정이 어떤 줄 알아!”

“엠마. 일단 진정하고. 어차피 우리는 군인이야. 이게 우리 일이라고.”

기병대 안에서는 나름대로 달변이라 취급받던 요나슨도 엠마의 속을 모르기는 마찬가지였던 모양이다. 위로라기에는 지나치게 잔혹한 말에 김선혁이 한숨을 내쉬었다.

“언제까지 그러고 살 건데.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그 생활 언제까지 할 거냐고.”

엠마는 이제 소리지를 힘도 없는지 차라리 흐느끼고 있었다.

“끄응.”

엠마 앞에서 절절 매던 요나슨과 한센이 그를 발견하고는 눈짓을 보냈다. 당장 끼어들기에도 뭐한 상황이라 그는 조용히 문앞에 서서 그들을 지켜보았다.

촤르르륵.

엠마가 잠깐 자리를 비운다싶더니, 자루 하나를 가져와 거꾸로 뒤집고 주둥이를 열었다. 그렇게 열린 주둥이에서 그간 기병대원들이 전달해준 급료가 쏟아져 나왔다.

“가져가. 이깟 돈, 필요 없어. 당신들 피 묻은 이 돈, 나도 아이들도 못 받아.”

“엠마. 그러지 말고, 제발 마음을 가라앉혀.”

한센과 요나슨이 필사적으로 엠마를 설득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녀는 작정한 듯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아무래도 절반 이상의 사내들이 지난 전투로 희생된 것이 컸던 모양이었다.

“차라리 같이 가게라도 하자. 이 돈이면 왕도나 어디 큰 도시는 몰라도, 그래도 목 좋은 곳에서 장사라도 할 수 있어. 내가 요리하고 당신들이 도우면 되잖아. 그렇게 하면 그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생활 청산할 수 있잖아.”

“음. 엠마. 이 이야기는 일단 나중에 다시 하자. 지금은 우리도 임무 중이라.”

뒤늦게 김선혁을 발견한 엠마가 눈가를 훔치고는 홀 너머로 사라졌다.

“끙. 못난 꼴을 보였네.”

“그러게 왜 되도 않을 자랑을 해서.”

“낸들 알았냐. 한센 이 멍청한 놈이 엠마 앞에서 그런 이야기를 할 줄은 나도 상상도 못했다.”

“그래. 내가 죽일 놈이다. 다 내가 죽일 놈이라 일어난 일이야.”

한센도 잘못을 인정하는지 드물게 풀이 죽은 얼굴을 해보였다.

“죽을죄를 지었으면, 죽어야지.”

요나슨이 그런 한센을 냅다 걷어찼다.

“잭슨은 또 무슨 죄라고.”

“아, 잭슨.”

뒤늦게 동행을 떠올린 한센과 요나슨이 고개를 돌리니, 바닥에 쭈구리고 앉아 깨진 접시를 정리중이던 잭슨이 보였다.

“어쩌냐. 좋은 경험 시켜주려고 했는데, 오늘은 힘들 것 같다.”

“저는 괜찮습니다.”

하지만 잭슨은 오히려 기병대원들이 흥청망청 대는 대신 남모르게 누군가를 돕고 있었다는 사실에 감명이라도 받은 얼굴이었다. 상황에 어울리지 않게 초롱대는 눈동자를 잠시 바라보던 요나슨이 한숨을 쉬며 물었다.

“대충 일 끝났어? 이제 술 마셔도 되는 거지?”

할 수만 있다면 당장에라도 영지 후보를 둘러보고 싶었지만, 한센과 요나슨의 우울한 얼굴을 보니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그가 고개를 끄덕여주자 한센이 당장 찬장에 올려져 있던 술병 하나를 집어 들었다.

“오늘은 좀 마셔야겠다.”

두 사내는 음울한 표정으로 연신 술을 들이켰고, 술병은 금세 동이 났다. 이번에는 요나슨이 가서 새로운 술병을 가져왔고, 그것 역시 금세 바닥이 났다.

쾅.

그렇게 몇 병째 술을 들이키고 있었을까, 엠마가 손에 접시 하나를 들고 와 테이블 위에 신경질적으로 두고 돌아섰다. 보나마나 빈속에 술을 마시다 속 버릴까봐 안주라도 준비해온 것이리라.

“고마워. 엠마. 우리 몸 생각해주는 건 엠마밖에 없다니까.”

“그 귀하지도 않은 몸뚱아리 정작 본인도 신경 안 쓰는데, 내가 뭐하러.”

기분이 풀렸나 싶어 한센이 친한 척을 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싸늘했다. 그러면서도 안주를 챙겨주고 이런저런 신경을 써주는 것을 보니 태풍은 지나간 듯했다.

**

한센과 요나슨은 완전히 취해서 곯아떨어져 버렸다. 잭슨은 의외로 술이 강했고, 김선혁은 제 주사를 염려해 단 한 잔도 술을 마시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만취한 두 거한의 뒤치다꺼리는 그들의 몫이 되었다.

“아오. 작자들 마시지. 덩치는 좀 커.”

이런 상황을 예견한 것인지 엠마가 미리 자리를 깔아두었고, 김선혁과 잭슨은 두 사내를 끙끙대며 그 위에 던져놓았다.

늘어진 채로 코를 고는 두 사내를 보던 잭슨이 살짝 달아오른 얼굴로 말했다.

“저 오기 전에는 진짜 고민 많이 했는데, 오기를 잘 한 거 같아요.”

이건 또 뜬금없이 무슨 소리인가 했더니, 잭슨이 한참이나 한센과 요나슨의 선행을 찬양했다. 그리고는 조금 더 붉어진 얼굴로 슬쩍 한마디를 덧붙였다.

“저 엠마라는 분, 진짜 멋있는 거 같아요.”

아무래도 본론은 이쪽이었던 것 같은 느낌에 그가 피식 웃었다.

“반했냐?”

“네.”

너무도 선선히 수긍하는 잭슨의 모습이 도리어 당황스러워 김선혁이 어색한 얼굴로 대꾸했다.

“그래. 잘 해봐라.”

때마침 엠마가 나타나 엉망으로 흐트러진 한센과 요나슨을 제대로 눕혀놓고, 이불을 덮어줬다.

“뭘 봐요. 밑에 밥 해뒀으니까, 먹어요. 보나마나 이 화상들 넋두리 들어주느라 제대로 먹지도 못했을 텐데.”

챙겨주는 데 익숙한 그 모습이 꼭 누나 또는 엄마처럼 보여 김선혁이 부드럽게 웃어보였다. 엠마는 또 그게 못마땅했는지, 흥 하는 소리와 함께 어디론가 사라졌다.

“음. 선배님. 저는 만약 선배님이 상대라면 다 포기할 수 있습니다.”

“넌 또 뭐라는 거야!”

쓸데없이 진지한 잭슨의 말에 김선혁이 버럭 소리쳤다.

**

다음날 정신을 차린 한센과 요나슨은 엠마에게 호된 잔소리를 듣고 나서야 주점을 나설 수 있었다.

“강한 사람이네요. 정말.”

잭슨의 말에 술이 덜 깬 얼굴이었을지언정 눈빛만은 또렷한 요나슨이 대답했다.

“강하지. 국경에서 살아간다는 건 강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니까.”

국경을 제 집처럼 넘나들던 사스테인의 악마들은 사라졌지만, 그렇다고 해서 약탈에 익숙한 녹테인의 병사들이 사스테인 기병단 하나였던 것은 아니다. 국경지대의 사람들은 불타오른 마을을 재건하고, 또 죽은 이를 가슴에 묻는 데 익숙하기만 했고 엠마 역시 그중에 하나였을 뿐이다.

주점을 나선 김선혁과 일행은 곧장 사령관을 찾았고, 사령관은 영지까지 안내해줄 기병 하나를 붙여주었다.

그런데 그 안내인이라는 자가 국경의 정예라 할 수 있는 맹스크의 기병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어렸다. 게다가 생긴 것은 또 어떠한가. 햇살을 받아 반짝거리는 금발에 여자라고 해도 좋을 선 고운 얼굴은 기품마저 느껴질 지경이었고, 빳빳하게 세운 제복의 깃은 어디 귀족가의 시동이라고 해도 믿어질 정도였다.

“앞으로! 처음 뵙겠습니다. 줄리앙 뱅키쉬라고 합니다. 사령관님의 명을 받아 자작님과 수행원분들을 영지까지 안내해드리게 되었습니다. 가는 동안 뭐든 시켜주십시오.”

거기에 유려한 말투에 떡하니 성까지 지니고 있는 것이 절대로 평범한 안내인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아오. 망할 노인네.”

김선혁은 어렵지 않게 이 줄리앙이라는 곱상한 소년이 사령관이 넌지시 제안했던 그 종자 후보 중 하나일 거라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었다. 능구렁이 같은 사령관이 또다시 술수를 부린 것이다.

“뭐, 문제라도.”

변성기조차 지나지 않은 열다섯 남짓한 소년이 눈치를 살피며 물었다. 그 기대와 걱정이 한곳에 뒤섞인 눈빛을 보고 있자니 차마 돌아가라는 말을 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아니. 그런 건 아니고...”

설령 그렇게 한다고 한들, 크게 상황이 변할 것 같지는 않았다. 사령관은 충분히 또 다른 후보를 준비해두고도 남을 위인이었으니까.

“일단 갑시다.”

“말씀 편히 하십시오. 자작님. 드레이크 나이트의 위명은 전부터 존경해오고 있었...”

“그만! 앞으로 드레이크 뭐시기라는 호칭은 내 앞에서 금지!”

왕도를 벗어나 한동안 들을 일이 없다 생각했던 낯부끄러운 호칭을 오랜만에 들은 김선혁이 기겁을 하며 말을 막았다. 줄리앙은 영문을 몰라 당황한 표정을 지어보였지만, 굳이 그 이유를 묻지는 않았다.

맹스크 요새를 벗어나기 전, 제 말을 끌고 오겠다며 줄리앙이 사라진 사이 잭슨이 다가와 말했다.

“선배님. 저 줄리앙이라는 사람, 십중팔구 귀족가의 자젭니다.”

“알아. 나도.”

“그리고 여잡니다.”

성까지 떡하니 있는데 귀족이라는 사실을 못 알아보는 게 차라리 이상한 일이었다. 하지만 줄리앙이 여자라는 사실까지는 미처 눈치 채지 못했다.

“아직 나이가 어려서 표가 나지는 않지만, 분명 남장 여잡니다. 귀족가의 영애들에게는 남장이 유행이었던 적도 있어서 몇 번 본 적이 있거든요.”

김선혁은 머리가 아파왔다. 이번에는 또 무슨 음모를 꾸미려는 것인지 사령관의 의도를 좀처럼 알 길이 없었다.

“확실해?”

“확실합니다. 정 뭐하면 이따가 확인해보십시오.”

확신에 찬 잭슨의 대답, 때마침 자리를 비웠던 줄리앙이 나타났다. 일개 기병이 어린 기병이 타기에는 지나치게 혈통이 좋아 보이는 백마, 줄리앙은 제 출신을 숨길 마음조차 없는 게 분명했다.

“제 얼굴에 뭐가 묻었습니까?”

김선혁과 사내들이 빤히 제 얼굴을 바라보자 줄리앙이 조금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물었다.

“아니, 그건 아니...”

“너 혹시 여자야?”

그가 적당히 말을 얼버무리려는 찰나, 한센이 돌직구를 던졌다. 갑작스러운 질문에 일행마저 당황할 지경이었다.

“네. 여잡니다. 그래서 혹시 뭐가 문제가 됩니까?”

하지만 줄리앙은 너무도 선선히 그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내내 가면을 쓴 듯 공손한 얼굴을 해보였던 쥴리앙의 표정이 싸늘하게 식었을 뿐이었다.

“저도 충분히 한 사람 몫을 할 수 있는 당당한 기병입니다. 실전 경험도 있고, 나름대로 공도 세웠습니다. 그런 제가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아무런 위협도 없는 안내역도 제대로 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셨다면, 당장 다른 이를 불러오겠습니다.”

툭, 하고 건드리니 쏟아져 나오는 말에 잔뜩 날이 서 있었다. 아무래도 마초들뿐인 전방의 특성상 여자라는 이유로 험한 대우를 받았던 모양이다. 하기야, 이 자부심 넘치는 사내들 틈에 섞여드는 건 같은 남자라고 해도 쉽지 않았으니 어린 소녀가 감내하기에는 여건이 여러모로 좋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 그럴 것까지는 없고. 일단 며칠이나 같이 다닐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서로에 대해 알 건 알아야지 싶어서.”

사령관이 추천할 정도의 안내인이니 제 일을 수행하는데 능력이 모자라지는 않을 것이다. 굳이 성별을 문제 삼아 돌려보낼 이유는 없었다.

“그렇습니까? 제가 혹시 말실수를 했다면 사과드리겠습니다.”

사과는 정중했지만, 또한 당당하기도 했다. 적당히 상황이 마무리 되고 그녀가 앞장을 서자 뒤에 선 사내들이 서로를 바라보며 작게 속삭였다.

“귀족 맞네.”

“그것도 꽤나 위세가 있는.”

어리면서도 굽힘이 없는 그 당당한 태도를 본 일행은 확신했다. 줄리앙 뱅키쉬는 제법 든든한 가문의 자제임이 분명했다.

**

드레이크를 본 줄리앙이 잠시 놀라는 소란이 있었지만, 일행은 예정대로 첫 번째 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렇게 봐도 잘 모르겠네.”

줄리앙이 이 근방의 영지민들이 총 얼마 정도이며, 특산품은 뭐고 또 어떤 특징이 있는지를 설명해주었지만 김선혁으로서는 도통 판단이 서지를 않았다. 그래서 먼저 다른 곳들도 둘러보고 결정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여기도 잘 모르겠다. 그냥 아까 거기보다는 사람이 조금 더 많은 것 같다는 거 빼고는.”

“그렇습니까? 그럼 다음 목적지로 바로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한센과 요나슨도 큰 도움이 되지는 않았고, 차라리 도움이 된 것은 잭슨 쪽이었다.

“만약 저라면 이곳보다는 처음에 봤던 곳을 선택하겠어요.”

“어째서?”

“이쪽이 사람도 많고 번화해 보이지만, 잘 보면 전부 뜨내기들이예요. 그나마 돈이 되는 상인이라면 다행인데 제가 보기에는 지난 전쟁으로 발생한 이주민들 같거든요. 저들이 자리잡기까지는 아마 꽤나 오랜 시간이 필요할 거예요.”

꽤나 그럴싸한 대답에 김선혁이 감탄한 표정으로 칭찬을 해주었더니, 잭슨이 더 신이 나서 떠들어댔다.

“그리고 이쪽과는 다르게 처음 봤던 곳은 지리적으로도 맹스크 백작성과도 길이 잘 닦여 있어요. 이쪽은 너무 외졌어요.”

그렇게 쉽게 설명을 듣고 나니 결정을 하는데 조금은 도움이 되었다. 잠시 이야기를 하는 사이에 세 번째 영지 후보에 도착했다.

“이상입니다. 사령관님께서는 당장 결정하기 어려우면 다른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거나 숙고하여 결정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말씀하셨습니다. 아무래도 당장 결정하기에는 사안이 너무 중요하...”

“아니. 그럴 거 없어.”

줄리앙의 말에 김선혁은 고개를 저었다.

“이곳으로 하도록 하지.”

차라리 성급하게까지 들리는 그의 결정에 다른 일행들이 조금 더 숙고해볼 것을 권유했지만, 그는 요지부동이었다.

“급하게 결정 내리시지 마시고 좀 더 생각...”

“아냐. 난 이곳이 마음에 들어.”

그렇게 말하는 김선혁이 마치 뭔가 느껴지기라도 하는 것처럼 허공을 움켜잡았다.

“내가 찾고 있던 게 여기 잔뜩 있거든.”

[지맥(地脈)을 발견했습니다.]

========== 작품 후기 ==========

*늦었습니다. ㅜㅜ 늦은만큼 용량 빵빵하게 채워 왔습니다. T^T

*캐릭터 인기 투표는 계속됩니다. 자정 연재본에 투표 상황 집계하여 따로 정리해 올리겠습니다. 지금까지 결과만 보면 한센이 꽤나 많은 표를 차지했습니다. 역시 대인배다운 면모와 고난과 역경에 굴하지 않는 근성이 독자분들께 어필 한 것 같습니다.

그 뒤를 만성 허기증 골디와 왕녀, 아티야가 쫓고 있습니다. 왕녀를 지지해주시는 분들의 지지이유가 조금 위험하긴 하지만, 기분 탓이겠죠. ㅂㄷㅂ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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