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드래곤 푸어-45화 (45/305)

<-- 20. 스폰서 쟁투 <----기존 독자분들은 여기서부터 읽어주세요. -->

“지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김선혁은 자신이 잘못 들었나 싶어 다시 한 번 되물었다. 하지만 몇 번이나 물어도 대답은 변하지 않았다.

“왕녀께서 금일 승전 연회에서 그대와 함께 하기를 바라십니다.”

“그러니까 왜 하필이면 저랑...”

어마어마하게 높으신 왕족께서 왜 자기 같은 근본도 모르는 자를 파트너로 고른 것인지 이유를 묻자, 전령으로 온 시종이 못마땅한 얼굴을 해보였다.

“지혜로운 왕녀님의 의중을 헤아리기보다는 그 은혜에 감사의 마음을 갖는 게 올바른 마음가짐 아니겠습니까.”

그거야 이쪽 세상에서 나고 자란 이들에게 통할 이야기였고, 최대한 있는 듯 없는 듯 행사를 마치고 받을 것만 챙겨 다시 돌아가기를 바라는 그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었다.

“끙. 알겠습니다.”

하지만 나고 자라기를 왕가에 대한 충성을 세뇌 받으며 큰 시종에게 따져봐야 딱히 대답을 들을 수 있는 것도 아니라 그는 대충 대화를 마무리 지었다.

“아오. 그 꼬맹이가 갑자기 왜...”

전날 자신이 너무 모범적인 답안만을 말해 마음에 들었던 것일까. 그도 아니면 반대로 뭔가 마음에 걸려 곁에 두고 귀족들과 접촉 자체를 차단하겠다는 것일까. 어느 쪽이든 그로서는 달갑지 않은 일이었다. 왕녀의 결정으로 인해 사람들의 관심을 피할 수가 없게 되었고, 조용히 받을 것만 챙겨 국경으로 돌아가겠다던 계획이 완전히 어그러진 것이다.

“꼬맹이가 어지간히 사람을 귀찮게 하네.”

아무리 왕녀가 보는 것만으로도 아빠 미소가 지어질 정도로 사랑스럽고 귀여운 소녀라고 해도 마음에 들지 않는 건 들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기분이 나빠도 따라야 한다면 따를 용의가 얼마든지 있었다.

원하는 것을 얻기 전까지 잠깐 허리를 숙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으니까.

게다가 왕녀와 함께 동행 함으로써 귀찮은 귀족들의 구애를 미연에 방지 할 수 있으니, 나름대로 긍정적인 면도 있었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그는 애써 마음을 다 잡았다.

하지만 그 마음은 오래 가지 않았다.

“아직도 멀었습니까?”

왕녀의 에스코트라는 게 그가 생각한 것처럼 단순한 일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입장부터 시작해서 퇴장시 까지 요구되는 온갖 법도와 예절을 교육받느라 현기증마저 느껴졌다.

“이것도 이방인이라는 입장을 생각해 최대한 간소화한 것들이다.”

왕실 예절관이니 뭐니 하는 자들이 떠들어대는 걸 외우는 것도 죽을 맛인데, 도대체 왜 와 있는지 모를 중년기사의 잔소리까지 듣느라 혼이 쏙 빠질 지경이었다.

“이것마저 지키지 못하면 왕실의 체면이 바닥에 떨어질 테지. 만약 왕녀께 조금의 누라도 끼칠 경우 아주 재미있는 일이 생길 거라 장담하마.”

노골적인 협박보다 웃으며 지껄여대는 저 말이 어찌 그리 더 섬뜩할 수가 있는지, 김선혁은 전날 자신을 압박했던 초인이 또다시 기세를 슬쩍 내비치는 것을 보고는 입을 꾹, 하고 다물었다.

끄응. 저 아저씨는 꼬맹이 곁이나 지키지, 왜 여기까지 와서...

속내야 어찌되었건 간에 예절관의 시범을 따라하는 동작만큼은 방금 전과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빠릿빠릿해졌다. 그도 그럴 것이 정체를 알기 전에도 기세만으로 주눅이 들게 만들었던 사내는 작위까지도 무시무시했다.

레인하르트 하인리히 폴그램, 왕실 수호대의 수장이자 아덴버그 왕국의 후작, 그게 바로 사내의 정체였다.

“그놈 참, 동작 한 번 딱딱하네.”

격려까지는 바라지도 않았다. 그저 곁에서 방해만 하지 않는다면 다행이련만, 레인하르트는 끝없이 훼방을 놓았다. 욕이 턱 끝까지 차올랐지만, 작위로도 밀리고 본신의 능력으로도 밀리니 그저 바보처럼 머리를 긁적이며 머리만 웃어댔을 뿐이다.

“대충 이 정도만 숙지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실제로 얼마나 잘 응용하고, 제대로 지키는지는 지켜봐야겠지만, 부족한 건 그때 그때 조언을 구하십시오.”

몇 시간에 걸친 예절 강의를 어떻게 ‘대충’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지 저도 모르게 얼굴이 일그러졌다. 가까스로 억울한 마음을 내리 누르며 누구에게 조언을 구하냐고 물으니, 예절관이 눈짓으로 레인하르트 후작을 힐끗 가리켰다.

“인생은 실전이다. 애송아.”

후작은 그다지 조언을 해줄 마음이 없는 모양인지, 도리어 으름장을 놓았다. 그 얄미운 모습에 김선혁이 무심코 불만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럼 대체 후작님께서는 왜 여기에 계신 겁니까.”

“왜기는 왜야. 애지중지 키운 딸이 이제 다 컸다고 사내놈과 무도회를 간다는데, 그 사내놈이 어떤 놈인지는 직접 확인해봐야지.”

무려 왕녀씩이나 되는 소녀를 여염집 딸내미처럼 떠들어대는 후작의 모습이 기가 찼다.

이 아저씨, 우리 대원들이랑 비슷한 부류다.

이제는 많이 희석되었다지만 말년 병장 특유의 감은 아직 완전히 죽지 않았고, 그 감이 이 꼬장꼬장한 기사가 24연대 소속 기병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자임을 알려주었다. 그는 후작의 표정을 살피며 슬쩍 물었다.

“그래서 어떠셨습니까.”

“놈팡인지 제대로 된 사내놈인지 아무렴 어때. 허튼 수작 부리면 그 자리에서 다리몽둥이를 부러트리면 그만인데. 제 놈이 살기를 바라면 알아서 잘 하겠지.”

하지만 후작과 24연대의 기병들은 결정적인 차이가 있었으니, 후작은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을 협박하는 데 그 재능이 탁월했다는 사실이었다.

“그렇겠지요. 알아서 잘 하겠지요.”

그래도 후작이 꽉 막힌 귀족이 아니라는 사실을 파악한 그는 움츠린 가운데에도 은근슬쩍 제 할 말을 꺼내들었다.

“그래. 잘 해라. 부디 잘 하기를 바란다.”

심술 난 노인네 같은 퉁명스러움은 여전했지만, 어쩐지 그 눈빛만큼은 진지하게 짝이 없었다.

“어쭙잖게 귀족들의 꼬임에 넘어가지 마라. 그들의 재물을 탐내지도 말고, 그들의 여식을 탐하지도 마라. 그들이 제공하는 향락과 도락에 취하지 마라.”

방금 전까지만 해도 시장통의 불량배처럼 껄렁하던 후작의 분위기가 돌변했다.

“그들의 영화와 부귀는 곧 단두대에 내걸릴 사형수의 마지막 만찬일 뿐이니.”

지금의 후작은 마치 날이 바짝 선 검과도 같아, 섣불리 움직였다가는 베여버릴 것 같았다.

“부디 내 말 명심하라. 왕실은 인재를 아끼지만, 배덕자들에게는 자비를 베푸는 법이 없노라.”

김선혁은 무심코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만약 맹스크의 노인네가 부탁하지 않았다면, 이런 경고조차 하지 않았을 테니, 나중에 만나거든 고맙다 인사나 하거라.”

금세 또 분위기가 변해버린 후작의 모습이 좀처럼 종잡을 수가 없었다.

“그럼 밥값도 했으니, 슬슬 가보마. 또 보자. 애송아.”

그것으로 볼일이 끝난 것인지 후작이 자리를 떴다. 홀로 남은 김선혁은 저도 뒷목에 흐르는 땀을 닦아냈다. 잠깐 사이에 얼마나 긴장한 것인지 목이고 등이고 할 것 없이 온통 땀범벅이었다.

“이거 드레이크 얻었다고 깝죽대다가는 골로 가겠는데...”

후작이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있는 강자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진면목을 조금이나 엿본 것만으로도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풀려있던 긴장감이 다시 살아났다.

‘약자를 긍휼히 여기는 것은 강자의 도량, 허나 그대에게는 아직 허락되지 않은 것이노라.’

‘살아남거라. 진창을 구르더라도 살아남아 마침내 나에게 이르거라. 그때가 되어야 그대의 긍휼이 오만과 무지의 산물이 아닌 진정 가치 있는 것이 되리라.’

언젠가 들었던 용의 음성을 떠올리며 김선혁은 스스로를 다잡았다.

**

승전 연회는 이미 시작되었다. 하지만 김선혁은 여전히 홀 밖에 마련된 대기실에 앉아 시간을 죽여야 했다.

“동부 시트로엥 영지의 게리 올드 시트로엥 남작님과 시트로엥 남작부인께서 입장하십니다!”

“중부의 파리센 영지의 할로크 루엠 파리센 남작님과 그 차녀 이리스께서 입장하십니다!”

“동부 칼라일 영지의 윌리엄 리크 칼라일 남작님과...”

대기실 밖에서 들려오는 시종관의 쩌렁쩌렁한 소개가 시작되고도 한참이 지났다.

귀족이라는 족속들은 엉덩이가 무거워 자신보다 작위가 낮은 이보다 먼저 입장하는 법이 없다고 들었다. 이제 겨우 자작과 남작들이 입장을 끝내고, 백작들이 입장을 시작했으니, 왕녀의 차례가 오려면 멀어도 한참은 멀었다.

지루함에 가만히 앉아 귀를 쫑긋 세우고 있는데, 반가운 소리가 들려왔다.

“간악한 녹테인의 야욕을 분쇄하고, 마침내 왕국의 안녕을 지켜낸 왕국의 방패, 서부군의 총사령관 비텐펠트 로이엠 맹스크 백작님과, 녹테인의 악마 사스테인을 전멸시킨 24연대 소속 드레이크 기병대의 대원들 입장하십니다!”

잠시 텀을 두고 들려오는 우렁찬 박수소리, 김선혁은 저도 모르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주먹을 불끈 쥐었다.

아, 나도 같이 들어갔다면 얼마나 좋을까.

지금 이 순간 보무도 당당하게 귀족들 앞에 나섰을 동료들을 생각한 그는 아쉬움에 입맛만 다셨다.

**

“허어. 이게 어찌된 일일꼬.”

서부군의 최고 책임자인 비텐펠트 로이엔 맹스크 백작과 사스테인의 악마들을 섬멸시킨 블루 코트들은 진즉에 입장했건만, 정작 가장 보고자 했던 이방인이 보이지 않았다. 눈에 불을 켜고 보이지 않는 이방인의 존재에 귀족들이 맥이 빠진 얼굴을 해보였다.

“그 소문만 무성한 이방인은 보이질 않으니, 귀신이 곡할 노릇이군요.”

아직 그 소문의 주인공을 보지 못한 귀족들은 호기심과 궁금증에 안달이 난 모양새였고, 이미 드레이크에 올라탄 채 중앙로를 걷던 용기병을 본 귀족들은 이제나 저제나 언제 나타나나 목을 쭉 빼고 기다리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무려 공작씩이나 되는 자들까지 입장을 했음에도 이방인은 나타나지 않았다. 혹시 왕실이 미리 빼돌린 것은 아닌가 슬슬 걱정을 하는 귀족들마저 있을 지경이었다.

“아덴버그의 온당한 지배자이자, 누구보다 존귀하고 현명하신 테오도르 티베리우스 로 아데스덴 국왕 폐하의 적법한 혈통, 아데스덴 왕가의 장녀 오필리아 라우렐 로 아데스덴 왕녀께서 입장하십니다!”

때마침 등장한 왕녀의 등장에 귀족들이 바삐 놀리던 입을 다물고 가만히 고개를 숙였다. 그런데 끝난 줄 알았던 시종관의 소개가 다시 이어졌다.

“제 627회 아.녹 전쟁의 전공서열 1위이자, 사스테인의 악마 수십을 목 베고, 녹테인의 상급 기사마저 내몰았던 용맹한 전사, 드레이크 나이트 김선혁님이 함께 입장하십니다!”

시종관의 소개에 귀족들이 무엄하게도 고개를 번쩍 들었다. 그런 그들의 눈에 푸른 제복을 입은 검은 머리의 사내가 왕녀를 에스코트하며 함께 들어오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이런...”

왕실은 드레이크 나이트를 빼돌린 게 아니었다. 오히려 보란 듯이 귀족들 앞에 선보였다. 왕녀와 몇몇 귀족들의 시선이 마주쳤다. 황급히 고개를 숙였지만, 이미 그들은 왕녀의 입가에 떠오른 상큼한 미소를 보고 말았다.

‘왕실의 것을 사사로이 탐하지 말라.’

왕녀는 마치 그렇게 말하는 듯했다.

귀족들은 왕실의 재빠른 행동에 내심 쓰린 속을 달래야 했다. 왕녀가 곁에 있다면 지금까지 준비했던 모든 계획이 무용지물이 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공들여 치장시킨 딸들은 감히 왕녀의 파트너를 넘볼 수 없었고, 자신들은 귀를 쫑긋 세운 왕족의 앞에서 함부로 이방인을 꾀어낼 수 없었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욱 더 저 이방인이 탐이 났다. 무려 왕녀의 파트너를 맡기면서까지 자신들을 배제하려고 하는 왕실의 태도는 저 사내가 진짜배기임을 알려주는 가장 큰 증거였다. 그래서 귀족들은 왕녀의 눈치를 살피면서도 이방인을 계속해서 살폈다.

“왕녀께서는 육체의 강건함보다는 내적인 소양에 집중하셨으니, 이런 연회를 오래 즐기시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겠습니까.”

“아무래도 나이가 아직 어리시니...”

어린 왕녀는 오래도록 연회에 머무는 법이 없었고, 그녀가 자리를 비운 이후부터가 진짜 시작이었다.

일그러졌던 귀족들의 얼굴이 어느새 평소의 신색을 되찾았고, 노회한 눈이 교활하게 번뜩였다.

“왕녀께서는 그리 오래 자리를 지키지 않으실 것이다. 워낙에 공사가 다망한 분이시니...”

“네. 맡겨두세요. 아버지.”

누군가는 꽃단장한 자신의 혈육에게 당부했고,

“기회가 오면...”

누군가는 품속에 갈무리한 무언가를 만지며 전의를 다졌다.

**

왕녀와 함께 하는 동안은 귀족들이 들러붙지 않을 거라는 예상이 들어맞았다. 김선혁은 멀찌감치서 눈을 빛내는 사내들과 그 이상으로 눈을 번뜩이는 꽃단장한 여인들을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눈빛으로 사람을 범하는 게 가능했다면, 자신은 오늘 이 자리에서 남녀불문하고 몇 번이나 당했을 것이다.

그만큼 귀족들과 여인들의 눈빛은 무서웠다.

“아주 잘 하고 있어. 조금만 더 하면 아주 재미있는 일이 생길 거 같아.”

주변을 살피느라 잠시 걸음이 늦어지고 말았다. 그 바람에 왕녀의 보폭을 놓친 김선혁은 레인하르트 후작의 으르렁거림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뒤늦게 왕녀를 따라잡으니, 물끄러미 뒤를 바라보고 있던 왕녀가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보무도 당당하게 귀족들을 가르고 나아간 왕녀가 미리 마련된 자리에 도달했을 때, 눈치만 보고 있던 귀족들이 몰려들었다.

“자태가 어찌나 꽃 같고 아름다우신지, 하마터면 몰라 뵐 뻔 했습니다.”

“아데스덴의 혈통은 시간이 흐를수록 향기가 깊어지는 것이, 왕녀께서 홀에 입장하신 순간 향기에 취해 쓰러지는 줄 알았나이다.”

“그 아름다움과 기품에 노신은 눈이 머는...”

노귀족들이 혀에 기름칠을 한 듯 온갖 낯간지러운 찬사를 쏟아냈고, 왕녀는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자애롭고도 근엄한 얼굴로 그들의 말을 받아주었다.

그 동안 김선혁은 완전히 꿔다놓은 보릿자루 신세가 되었다. 왕녀에게 가장 먼저 인사를 올릴 정도로 위세가 드높은 귀족들은 비록 그 공이 크다고 하나, 아직 작위도 받지 못한 이방인에게 먼저 말을 걸지 않았다.

살려줘...

자신을 바라보는 동료들을 찾아낸 김선혁이 가련한 눈빛을 보내보았지만, 눈치 없는 동료들은 부러움 가득한 시선으로 이쪽을 바라보았을 뿐이다. 그렇게 잠시 한눈을 팔고 있는데, 왕녀의 입장 이후로 침묵을 지키고 있던 시종관이 그 어느 때보다 우렁찬 음성으로 외쳤다.

========== 작품 후기 ==========

먼저 부족한 글에 기꺼이 결제를 해주신 독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독자분들께서 결제한 딱지 한장이 절대로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최선을 다 해 쓰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오늘 중으로 한편 더 올리겠습니다. 혹시 늦어지면 자정 연재본과 함께 투척하거나 새벽에 한 편 더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정규 연재시간은 자정이며, 여력이 되는 한 정오에도 한 편 연재하여 가급적이면 1일 2편을 목표로 연재를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부디 한편 한편이 만족할 수 있는 편이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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