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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푸어-29화 (29/305)

<-- 13. 친구와 주인의 차이 -->

“...하여 사령관님께서는 일이 정리되는 대로 직접 찾아오시겠다고...”

“아직 전방이 어수선한데 그렇게까지 할 거 있나. 괜히 번거롭게...”

곁에서 떠들어대는 프레드릭과 보병 중대의 중대장이 하는 말이 하나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오직 이리저리 허공을 휘젓고 다니는 반투명한 여인을 향해 있었다.

들어갈 곳은 들어가고 나올 곳은 나온 여체는, 아찔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그런 여인이 부끄러움도 모르고 제 몸을 이리 저리 틀어대는데, 그 어떤 사내가 정신을 차릴 수가 있을까. 자체적으로 심의를 거친 듯 유달리 흐릿하게만 보이는 중요부위(?)들이 조금만 노력하면 선명하게 보일 것만 같아 저도 모르게 눈에 힘을 주고 만다.

“으음...”

신음인지 탄성인지 모를 소리가 절로 흘러나왔다. 금남의 구역을 살아가며 이따금씩 만나는 여자들마저도 로브니 뭐니로 몸을 칭칭 감고 있었던 통에 자극에 약해질 대로 약해진 김선혁에게는 지나친 자극이었다.

게다가 더욱 견디기 힘든 것은 아티야의 얼굴이 낯이 익었다는 것이다. 뒤늦게 그 사실을 깨달은 그가 화들짝 고개를 돌렸다.

“이익...”

마침 이쪽을 노려보고 있던 안유정이 시뻘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이를 갈았다. 그런데 그렇게 쏘아보는 그녀의 얼굴과 정령, 아티야의 얼굴이 기이할 정도로 많이 닮아 있었다.

**

보병 중대가 전장을 수습하는 동안 김선혁은 안유정과 따로 이야기를 하기 위해, 잠시 무리를 떠났다. 이쪽을 힐긋거리는 동료들의 시선이 신경 쓰였지만, 마침 지은 죄가 있어 마냥 그녀를 피할 수만도 없었다.

“일단 저것부터 어떻게 돌려보낼 수 없어요?”

정신 사납게 사방을 쏘다니는 아티야를 보며 안유정이 말했다. 불같이 화를 낼 거라 생각했던 김선혁은 의외로 조곤조곤한 그녀의 말투에 의아해하면서도 고개를 저었다.

“그게 불러낸 건 맞는데. 돌려보내는 방법을...”

“그냥 돌아가라고 말 하면 돼요.”

여러모로 경황이 없기도 했고, 아티야의 모습 자체가 주는 당혹스러움도 있어서 간단한 방법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모양이다. 그녀의 말에 돌아가라고 명령하자 아티야가 애간장을 녹일 듯 처연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꼭, 꼭 다시 불러주셔야 해요.’

“그래. 꼭 다시 부를게. 꼭.”

저도 모르게 아티야의 말을 받아주는데, 곁에서 안유정이 혀를 찼다. 화들짝 놀라 그녀의 눈치를 살피니, 그녀의 얼굴이 마치 ‘가지가지 하고 있네.’라고 말하는 듯해 그가 어색한 얼굴을 해보였다.

“할 말 없어요?”

“미안합니다. 본의는 아니었습니다.”

그녀의 말에 김선혁이 냉큼 사과했다. 아무래도 정령을 빼앗긴 것도 화가 날 텐데, 그렇게 빼앗긴 정령이 자신과 똑같은 얼굴로 벌거벗고 사방을 휘저으니 차라리 약 올리는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됐어요. 어차피 하급 정령 정도야 다시 계약 하면 그만이기도 하고.”

그런데 그녀는 너무나도 쉽게 그의 사과를 받아들여주었다. 스스로도 자신의 너그러움이 영 못마땅한지 인상을 찌푸린 게 아무래도 속성의 지배력이 아직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분명했다.

“그보다 대체 정체가 뭐예요? 정령도 빼앗아가고, 정령으로 그렇게... 음. 하여간 그 정도는 말해줄 수 있잖아요.”

제 입으로 차마 벌거벗은 아티야를 화제로 언급하기는 뭐 했는지, 그녀가 발갛게 상기된 얼굴로 말끝을 흐렸다.

“음...”

김선혁은 잠시 안유정을 보며 고민했다. 어차피 능력이 공개되는 건 시간문제였다. 고작 하급에 불과한 자신이 상급 기사와의 공방에서 우열을 점하고, 악명 높은 사스테인 기병단을 돌파하는데 성공했다.

이미 드러난 전공만 해도 왕실의 관심을 피하기에는 한참 지나쳤다.

“제가 전직한 병과, 용기병이 조금 특별한 모양입니다.”

그래서 그는 굳이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직 드러나지 않은 부분까지 전부 말해줄 생각은 없었던지라 적당히 뺄 건 빼고 넣을 건 넣어서 상황을 설명해주었다.

“당시 당신의 등급을 책정했던 교관도 무사하기는 틀렸군요.”

“그것까지는 제가 신경 쓰기 힘든 부분이군요.”

정해진 매뉴얼대로 했다지만, 매몰차게 하급 병과들을 변경으로 내몰았던 당시의 책임자들에 대해 썩 좋은 감정은 없었다. 그래서 그는 그녀의 말에도 시큰둥하기만 했다.

“그나저나 이제 어떻게 할 거예요? 하급 정령이라지만 정령과 계약했고, 상급 기사와의 힘 싸움에서 우세를 보였어요. 게다가 기병으로서의 기량도 뛰어나다고 제법 인정을 받는 것 같더군요.”

안유정은 드러난 능력과 전공만 해도 당장에 등급이 상향되고 왕실의 부름을 받아도 이상하지 않을 거라며, 기왕 이렇게 된 것 제 무리와 함께 할 것을 권유했다.

“이용만 당하다 언제 버려질지도 모르는 우리 처지에, 한 사람이라도 더 힘을 합치는 게 낫지 않겠어요?”

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합류를 권하는 그녀의 태도에 김선혁이 무심코 고개를 끄덕였다.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존스테인과 안유정은 오만한 만큼 능력이 있었고, 이번 전공을 통해 중앙에서의 입지가 더욱 탄탄해질 것이다. 만약 누군가와 무리를 짓는다면 속성 지배력에서 자유롭지 않은 그녀의 곁에 있는 쪽이 자신에게 유리했다.

게다가 생각과는 달리 마냥 풍요로움에 안주하지 않고, 명확하게 왕실과의 관계를 구분 짓는 그녀의 모습은 선민적인 사상과는 별개로 꽤나 신뢰가 가는 리더의 모습이었다.

“우리가 날고 기어봐야 결국은 진짜 괴물들 앞에서는 아무 것도 아니에요. 그러니 다시 한 번 생각해봐요.

“그거야 그렇긴 한데...”

이번 일을 통해 깨달았다. 운 좋게 정령의 힘을 빌릴 수 있어 우위를 점할 수 있었지만, 만약 다른 곳에서 비슷한 경지의 기사를 만난다면 자신의 필패였다. 그런 괴물들이 이 세상에 수도 없이 많다고 하니, 그로서는 참으로 두려운 일이었다.

“맞아요. 만약 당신들 무리와 함께 한다면 앞으로 많은 면에서 편해지겠죠.”

“그럼 우리와 함께...”

은근슬쩍 자작이라는 호칭을 빼먹었지만, 그녀는 이를 지적하는 대신 활짝 웃으며 김칫국을 들이마셨다.

“그런데, 그 모든 건 전부 제가 중앙으로 들어갈 때의 이야기죠.”

“네?”

“저는 중앙에 들어설 생각도, 왕실의 지원을 바라지도 않아요.”

그의 내심을 여지껏 조금도 짐작하지 못했던 것인지, 안유정은 필요 이상으로 놀란 얼굴을 해보였다.

“더 이상 빚을 늘리고 싶은 생각도 없고, 얼굴도 모르는 권력자들에게 충성을 바치고 싶은 생각도 없어요. 만약 이번 일로 빚이 청산된다면 저는 이대로 전역할 생각입니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이 정도의 공을 세우고 어떻게 그런...”

“이런 공을 세웠으니 할 수 있는 말이죠. 그리고 이만큼의 공을 세우기가 얼마나 힘든지도 이번 일을 통해 확실하게 느꼈습니다.”

그는 단 두 번의 전투로 전쟁이라는 게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 명확하게 깨달았다. 그리고 스스로 생각하건대 자신은 이런 가혹한 전장에서 버텨낼 만큼 신경이 무디지 않았다.

자려고 눈을 감으면 제 손에 죽어간 사스테인 기병들의 얼굴이 아른거리고, 꿈을 꿨다 하면 전사한 동료들이 나와 울부짖었다. 필사적으로 제 정신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여기서 더 업보가 더 쌓이면 어떻게 될지 몰랐다.

폐인이 되거나, 아니면 살인에 무뎌지거나. 그 어느 쪽도 그는 바라지 않았고, 그래서 더욱 확고하게 전역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다시 생각해봐요. 중앙에 진출하면 이런 전쟁터를 전전하지 않아도 된다니까요. 왕실이 원하는 것은 왕권을 공고하게 받쳐줄 디딤돌이라고요.”

그녀는 몇 번이고 더 권유 했지만 말이 통하지 않자, 전역을 하지 않게 될 경우 긍정적으로 제안을 생각해보겠다는 답변으로 만족해야 했다.

“근데 왜 이렇게 저 같은 놈한테 신경을 쓰는 겁니까?”

지배력 때문이라면 자신이 근처에 있는 게 도리어 불편할 것이다. 게다가 아무리 만회가 어렵지 않다고 해도 정령 하나를 강탈당하기까지 한 안유정이었다. 그런데 왜 그녀는 이리도 집요하게 합류를 권하는 것일까.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아 물어보니, 그녀가 복잡한 얼굴로 말을 흐렸다.

“그냥 한 사람이라도 더 능력 있는 사람이 있을수록 우리의 권리를 지키기도 유리해지니까요.”

“말하자면 재능을 염두에 둔 스카웃이군요.”

간단명료하게 상황을 정리해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여주니, 그녀가 또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

격전의 피로가 어느정도 해소가 되자 기병대는 다시 이동을 시작했다. 맹스크 소속의 기병들은 진즉에 돌아갔고, 전리품을 실은 수레와 보병대가 그 뒤를 따랐다.

보병대와 보조를 맞춘 느릿한 귀환길, 안유정은 기왕 정령과 계약을 하게 되었으니, 정령에 대해 알아야 할 것 아니냐며 이런저런 설명을 해주었다.

“정령의 모습은 계약자의 마음에 달려 있어요.”

“아닙니다. 절대로 다른 뜻은 없었습니다!”

정령의 모습이 정해지는 건 계약자의 심상에 달려있다는 그녀의 말에 김선혁은 저도 모르게 억울한 얼굴로 자신을 변호했다.

“뭐, 선혁씨의 무의식중에 정령의 원 계약자가 저라는 사실이 영향을 미쳤을지도 모르죠.”

“바로 그렇습니다. 그게 바로...”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옷을 입지 않은 건...”

변명할 여지가 없었다. 금욕적인 생활이 자신을 욕구불만 상태로 만든 건 분명 사실이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희뿌옇게 바랜 아티야의 신체 일부가 마치 저쪽 세상에서 보았던 특정 영상들의 모자이크 처리와도 같았다.

이건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은 음란마귀였다.

“아무래도 제가 최근에 본 여자분들 중 가장 이쁜 게...”

“수작 부리지 말아요.”

변명이랍시고 적당히 둘러대려다 괜히 면박만 당한 김선혁이 딴청을 피웠다.

“안타깝게도 계약 이후 처음 정해진 모습은 다시 변하지 않아요. 그러니 가급적이면 제 앞에서 그 정령 부르지 않았으면 좋겠군요.”

안유정은 첫인상과 완전히 달랐다. 그게 가시지 않는 지배력의 영향력 때문인지, 그도 아니면 능력의 일부를 드러내고 인정을 받았던 탓인지 까지는 알 수 없었지만, 덕분에 정령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할 수 있었다는 것만큼은 분명했다.

그 과정에서 김선혁은 지배력과 친화력의 차이를 더욱 명확하게 깨닫게 되었다. 그녀에게 있어 정령은 차분히 친분을 쌓아가야 할 친구였고, 그때 그때 잘 구슬러 힘을 빌려 쓰는 관계라 했다.

그렇기에 아티야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했을 때도, 애초에 머물고 싶으면 머물고 떠나고 싶으면 계약마저 파기하고 떠나는 게 바람의 정령이라 놀랐을망정 아쉬워하지는 않았노라 말했다.

“다섯의 정령 중에 제게 이름을 알려준 건 그나마 둘 뿐이고, 선혁씨에게 간 아이는 유달리 말썽이 심해서 꼭 필요할 때만 불렀던 아이랍니다.”

이미 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성숙해진 아티야였지만, 김선혁은 구태여 그 점을 지적하지는 않았다.

“곧 중급 정령도 계약을 맺어야 하는데, 영 엄두가 나지를 않네요.”

요구하는 것도 많고, 토라지면 다독여주어야 그나마 협조해주는 애물단지들, 그게 그녀가 말하는 정령이었다.

그게 엄살인지 정말인지는 둘째 치고라도 제 능력에 대해 미주알고주알 떠들어대는 그녀가 신기해 빤히 그녀를 쳐다보자, 그녀도 뒤늦게 자신이 너무 말을 많이 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입을 다물었다.

**

정령을 세밀하게 컨트롤하는 안유정의 능력은 경이로웠다.

비록 지배력이라는 사기적인 힘이 있었지만, 그런 부분에서만큼은 김선혁도 그녀를 따라갈 자신이 없었다. 그녀는 대화의 내용 일체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정령을 이용해 소리를 차단했다. 그 덕분에 이동하는 대열의 한가운데서 대화를 나눴음에도 어느 누구도 그들의 대화를 들을 수 없었다.

덕분에 요즘 심상치 않은 소문이 생기고 말았다. 유달리 가까이 붙어 대화를 자주 하는 김선혁과 안유정을 두고 때 아닌 연애사가 흘러나온 것이다.

“뭐, 어때. 어차피 산 놈은 살아야지. 마침 좋잖아? 저 정도면 외모도 빠지지 않고, 능력도 있고. 게다가 같은 이방인이라 서로 이해하기도 좋고.”

아니라고 변명하는 그를 두고 기병대원들이 멋대로 떠들어댔다.

“끄응.”

앓는 소리를 내며, 저편의 안유정을 바라보니 그녀도 때 아닌 소문에 곤혹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하기야 무리의 리더씩이나 돼서 연애담에 휘말리는 것은 그녀에게도 썩 좋지는 않을 것이다.

당연히 그녀가 자신에게 사감이 없을 거라는 전제 하에서 한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의 생각과는 달리 그녀의 심경은 복잡하기만 했다.

처음에는 자존심으로 버텼는데, 이제는 그마저도 힘들다. 자꾸만 고개를 쳐드는 이유 모를 복종욕구에 안유정은 당혹스러울 지경이었다.

저도 모르게 능력에 대해 술술 떠들었고, 환심을 사기 위해 정령술의 기초에 대해 알려주었다. 전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이 없는 일들이었다.

“이건 확실히 정상이 아니야.”

연애감정은 아니다. 애초에 그 정도로 자신의 성격이 무르지도 않았고, 사리분별을 하지 못하는 성격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점점 저 기이한 사내의 말을 거부할 수 없게 되어가고 있었다.

이대로는 안 돼. 더 이상 끌려 다녀서는 안 돼.

그 사실을 깨달은 순간 그녀는 자신이 이룬 지위와 권위가 무너질 것 같은 위기감을 느꼈고, 필사적으로 저항했다.

하지만 그마저도 부질없었으니 그녀가 바람의 힘을 근간으로 두는 한 용기병의 지배력으로부터 벗어날 수는 없었다. 시간이 흐르고 더 오랜 시간 김선혁의 지배력에 노출되면, 언젠가 그녀는 저도 모르는 사이에 그에게 완전히 굴복하고 말게 되리라.

그것이야말로 바로 지배력, 속성의 주인이 지닌 힘이었다.

========== 작품 후기 ==========

*지배에 대한 굴복과 연애 감정은 완전히 다르다는 사실을 혹시나 하는 노파심에 알려드립니다. 극중 캐릭터들은 남녀를 떠나 당당한 하나의 인격체이며 전사고 마법삽니다. 어설픈 연애감정으로 극이 무너지고 캐릭터가 망가지는 일은 없을 거라 약속드립니다.

*정령에 관한 설정은 여타의 글들과 조금 다르게 짜두었습니다. 혹여 의문이 가시더라도 이후 전개하며 설명을 할 터이니 조금만 기다려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추천과 선작 코멘트는 글쟁이의 힘입니다. 그러니 부디 저에게 힘을 주소서.

*오늘이 수능 당일이었다더군요. 혹시 독자분들 중에 수능 보신 분들이 있으시다면, 부디 좋은 결과가 있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전일 이벤트 쪽지 주신 분들 전부 딱지 발송했으니 선물함 확인 부탁드립니다.

**이클립스월드팬님 쪽지 부탁드립니다. 아직 이클립스월드팬님만이 쪽지를 안 주셔서, 딱지 발송을 못하고 있습니다. 간혹 쪽지로 확인 안 되고 발송할 경우, 시간이 지나도 수신확인을 안 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꼭 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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