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8화 군령들 (3)
도시는 죽은 것 같았다. 하늘을 뒤덮고 있는 저 먹구름은 어쩌면 관 뚜껑일지도 모른다.
새하얀 섬광과 굉음, 지진이 몇 번 울리고 조용해진 도시의 구석에서 렉시와 실리오, 바이젠이 고개를 들었다.
“끝난 건가?”
“휘유, 시끄럽기도 하지.”
“난 아직도 바닥이 흔들리는 것 같은데. 야, 내가 제대로 서 있는 거 맞아?”
“누님, 약 드셨수? 왜 그렇게 병신처럼 흔들거리시오?”
“너 시발 이리 와.”
남동생을 향한 분노의 표출을 마친 실리오가 피와 땀으로 뭉쳤다가 굳어버린 머리카락을 거칠게 넘긴 다음 목을 길게 뺐다.
“저긴 가? 지랄맞게 싸우던 데가? 한 번 가봐야 할 것 같은데. 우리 편이 이겼나, 아닌가 확인하려면.”
얼얼한 뒤통수를 문지르던 바이젠이 볼멘소리로 말했다.
“당연히 그 형씨가 이겼겠지. 그걸 말이라고 하시오?”
“어떻게 알아?”
“더 이상 저 역겨운 것들이 안 기어나오잖소.”
“음.”
고개를 끄덕인 실리오는 조용해진 도시를 둘러보았다. 곳곳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박살 난 건물들이 골조만 유지한 채 간신히 서 있거나 주저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길거리에 가득한 것은 아이들의 손을 붙잡고 걸어가는 부모나 하루의 일과를 마치기 위해 바삐 뛰어다니는 청년, 삶의 세월을 얼굴에 새긴 채 과거를 회상하는 늙은이들이 아니다.
피를 흘리며 누워있는 시체들이 가득한 거리를 보던 실리오가 눈을 돌렸다.
“별, 29년 평생에 이런 일은 처음 겪어보네. 고향이 개박살나는 것도 지켜보고.”
“난 세상이 멸망하는 줄 알았소.”
“난 세상이 진통하는 줄.”
“거인이 안 보여. 용도 안 보이고.”
남매의 대화를 렉시가 끊었다.
“그거야 아까부터 안 보였는데.”
“용이 그 하얀 머리카락 여자애 맞지? 아까 날개가 잘린 채 떨어지는 걸 봤어. 큰 부상을 입었을 거야.”
“엥? 그 꼬맹이가?”
바이젠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매사 무표정에다가 대화도 그리 많이 나눠본 사이는 아니지만, 그는 아엘라시스가 얼마나 대단한 마력을 지니고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 용이라는 정체가 밝혀졌을 때도 평범한 인간은 아니라고 확신하고 있었기에 그리 놀랍지 않았을 정도다.
그때 바이젠의 뒤통수를 다시 후려친 실리오가 눈을 사납게 떴다.
“어디서 꼬맹이래, 이 자식이.”
“아니 누님이 왜 역정이시오? 그 꼬맹이랑 한 달 동안 여행 다닌 건 나라고!”
“조용히 해, 등신아.”
셋은 지진 때문에 무너진 건물 잔해를 헤치며 나왔다.
그들 주위로는 목이 끊어지거나 구멍이 뚫린 채 피를 질질 흐르는 괴물들이 가득했다.
뿌옇게 내려앉은 먼지 때문에 얼핏 봐서는 부서진 돌이나 목재와 분간이 잘 가지 않았다. 밟을 때 물컹이는 감촉만이 다를 뿐이었다.
움푹 내려앉은 대지에서 굳어버린 거인이 양팔로 위를 가린 채 굳었다.
사위는 고요했다. 우르릉 하고 천둥소리를 내던 먹구름도 지상의 고요함에 간섭하지 않겠다는 듯 침묵했다.
사방에 가득했던 시체 썩는 냄새와 음의 마력이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지하에서 기어 나오던 괴물들은 그들을 끌어당기던 거인이 움직임을 멈추자 다시 아래로 끌려 내려가 버렸다.
쿠구구구······
10미터의 거인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가슴팍에 박혀 있던 대검이 아래로 떨어져 지면에 꽂히고, 그 주위로 거인의 파편이 떨어졌다가 산산조각 났다.
러셀은 잠시 호흡을 가다듬었다. 체내에 남은 마력은 그야말로 한 톨도 없었다. 제이비르 백작과 린벤부스, 거인까지.
거기다 거인이 지하에서 끌어올린 괴물들 또한 적잖은 체력과 마력의 소모를 강요한 바였다.
실로 오랜만에 만난 강적이었고 모든 마력과 체력을 소모시킨 놈이었다. 이렇게 탈진에 가까울 정도로 힘을 쓴 건 간만이어서 러셀도 숨을 골라야 했다.
회색 계곡 마을에서 사람들을 데리고 마력을 성장시키고 있던 용족 이후로는 처음이라고 해도 좋았다.
죽어도 되살아나고 금술 중의 금술인 인신공양과 혈술까지 망라한 채 달려드는 마력 사용자.
죽은 시체들의 피와 살점, 원혼과 사념까지 이용해서 외계의 거인을 소환한 린벤부스의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이 거인이 때때로 내뱉은 말들이 무슨 의미를 담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거인의 말에 관심이 있진 않았지만 리벤부스의 말은 달랐다.
박살 난 거인의 파편에 다가간 러셀은 비스듬하게 박힌 대검을 뽑아 들었다. 가볍게 느껴졌던 나힐니르가 약간 묵직하게 느껴지는 것이, 얼마나 체력을 소모했는지 실감이 들었다.
“러셀?”
그가 뒤를 돌아보자 칼리아가 기절한 아엘라시스를 안고 걸어오고 있었다. 그녀 또한 수십의 괴물들을 참살하고 온 듯했지만 더러움은 일절 보이지 않았다.
흐르던 피가 그대로 굳어진 듯한 모양의 갑주와 망토를 두른 채로 칼리아가 걸어와 아엘라시스를 보였다. 아엘라시스는 이전보다 더 창백해진 얼굴로 신음하고 있었다.
“상태는?”
“내가 조치를 취해놓긴 했지만, 그리 좋진 않다.”
칼리아는 아엘라시스의 왼쪽 팔뚝을 보여주었다. 칼리아의 왼팔로부터 이어져 나온 붉고 굵은 실이 아엘라시스의 왼쪽 팔 혈관에 꽂혀 있었다.
수혈 중인 것이다. 러셀이 놀란 눈으로 바라보자 칼리아가 지친 미소를 지었다.
“아엘라의 마력은 너로부터 기인한 것이지. 최소한 태어나는 순간에는 네 마력이 시발점이 되었다는 것은 안다. 내가 무엇으로 이뤄져 있는지 까먹은 건 아니겠지?”
그리 말한 칼리아는 아엘라시스의 등 또한 보여주었다. 그녀의 등뼈를 기준으로 왼쪽 절반이 검게 물들어 있었다. 좌반신의 팔과 다리에도 검은 기운이 스멀거리고 있었다.
러셀은 그것이 아까 벼락을 쏟아내던 아엘라시스의 날개 두 장을 갈라버린 검은 불꽃의 잔재임을 알아보았다. 그는 곧장 손을 뻗어 그 잔재를 치우려 했지만, 그 또한 남은 마력이 거의 없음을 깨닫고 손을 거뒀다. 충분하지 않은 마력으로 시도했다가 도중에 중단하게 되면 더 큰 일이 일어날 것이다.
러셀의 의도를 알고 있던 듯 칼리아가 고개를 저었다.
“당장 하면 좋겠지만 너도 그렇고 나도 휴식해야 한다. 섣불리 시도하면 오히려 위험해질 거야.”
“······.”
러셀은 가만히 아엘라시스의 얼굴에 드리운 머리카락을 넘겨주었다. 손에 닿는 그녀의 피부는 불덩이같이 뜨거웠다. 하지만 땀은 하나도 흘리지 않았다. 여러모로 정상이 아니었다.
“안정을 취해야 해. 용이니만큼 저항 능력이 뛰어나겠지만, 아직 나이가 어린 것이 걸림돌이다. 용의 자가치유력에 대해선 나도 잘 알지 못해. 가만히 두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알았어. 넌 괜찮나?”
러셀의 물음에 칼리아가 피곤한 미소를 지었다.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지만, 거짓말은 못 하겠구나.”
러셀은 한 눈에 칼리아의 상태 또한 알아보았다. 갑주로 가리고는 있지만 그녀의 피부에 미세하게 균열이 가 있었다.
자신의 몸을 유지하고 있는 피를 아엘라시스에게 수혈하면서 그녀의 유지력 또한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한번 죽었다가 러셀의 피로 다시 소생한 만큼 그의 피를 주기적으로 마셔야 하는 칼리아로서는 무리하다시피 힘을 많이 쓴 상황. 러셀은 판단을 마치고 말했다.
“물러나 있어. 이놈 배후에 대해서 알아보고 갈테니. 늦지 않을 거야.”
“먼 곳에 있지는 않겠다. 되도록이면 빨리 오거라.”
러셀이 고개를 끄덕이자 칼리아가 아엘라시스를 안은 그대로 물러났다. 길게 늘어선 망토가 형태를 변화시키더니 날개가 되어 그녀를 공중에 띄웠다.
내려앉은 지반에서 멀어져 날아가는 칼리아를 보던 러셀이 고개를 내렸다. 파편 사이로 상체와 허리 아래만이 남아 있는 리벤부스가 드러나 있었다.
어깨와 다리가 모두 사라지고 가슴부터 복부까지 나힐니르에 의해 쩍 갈라져 그 안쪽이 불타버린 채였지만 그는 살아 있었다. 놀라운 생명력이었다.
러셀은 지친 와중에도 눈에 의식을 집중했다. 마력을 쓰면 더 좋겠지만, 남은 마력이 없는 지금은 정신력까지 끌어다 써야 했다.
아마 며칠간 눈과 머리에 고통이 찾아올 테지만 지금이 아니면 심문 기회가 사라질 터였다.
눈에 힘을 주자 곧 렌즈를 뒤집어 쓴 것처럼 시야가 완전히 바뀌었다. 의식적으로 제한해두고 있던 마안의 껍데기를 한 겹 벗겨낸 것이다.
내려앉은 지반의 지하가 과도한 마력의 집중으로 인해 변질되었다. 주위로 맥동하며 퍼지는 마나의 파장.
그는 지금 거울이 있다면 자신의 눈이 흰자위가 검게 물들었음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건 맞았다.
사람의 눈이라기보다는 마물의 눈에 더 비슷한 것이 된 마안에서 실핏줄이 터지며 피눈물이 조금씩 떨어졌다.
평범한 육안으로서의 시야에서 반투명하고 희끄무레한 것들이 여기저기 둥둥 떠다니는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제대로 된 이목구비조차 형성되지 않은 채 떠다니는 그것들은 뭐가 뭔지도 모르게 죽은 자들이 남긴 감정의 찌꺼기들이었다. 보통 원념이나 사념이라고도 부르는 것이다.
영혼이 실제로 존재하는지는 러셀도 모른다. 그의 눈이 그것까지 비춘 적은 없으니까. 그가 괴물이나 건달을 죽였을 때도 그 몸에서 영혼 비슷한 것이 빠져나와 하늘이나 땅속으로 가라앉은 것 따위는 본 적이 없다.
다만 그 시체에 남는 잔류 사념 같은 것은 가끔씩 보이기도 했는데 지금 보이는 것이 그것이었다.
그 사념들은 바람에 흩날리는 낙엽처럼 정처없이 흔들리다가 저절로 사라지기도 했고, 강한 마력에 이끌려 뭉치기도 했다.
보통 저런 것들은 태양 빛이 비치지 않는 그늘진 곳에 고이다가 괴물이 되거나 괴물들을 끌어당기는 먹음직스러운 덩어리가 된다.
수만, 수십 만의 사람들이 모여 사는 대도시에서 끊이지 않고 괴물들이 도사리거나 나타나는 이유도 대개 저런 이유다. 사람의 감정에서 떨어져 나온 저 찌꺼기들이 괴물이 되거나 괴물을 끌어당기니까.
러셀의 시야에 그 희끄무레한 원념 혹은 사념들이 거인의 부서진 시체 잔해에 뭉치는 것이 보였다.
“아직 안 죽은 거 안다. 수작 부리지 말고.”
그의 눈에는 부서진 거인의 파편 속에서 맥동하는 생명의 기운이 보였다. 아주 희미했기에 그냥 봤을 때는 죽었다고 판단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크······.”
리벤부스의 텅 빈 눈구멍 안쪽에서 붉은빛이 피어오르며 러셀과 시선을 맞췄다.
그 부서진 몸뚱이와 실낱같은 마력에서 위협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러셀은 그런 리벤부스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아까보다 보기가 편하군.”
“······그흑, 승자의 권리를······ 누리려 하는가?”
“리헬라투르가 뭐냐?”
“······사람들이 언제 얼굴을 궁금해한다고 생각하나?”
러셀은 뜬금없는 리벤부스의 말에 고개를 기울였다. 그는 대검을 들어 바닥에 내리꽂았다.
리벤부스의 얼굴 옆쪽에 커다란 검날이 틀어박혔다. 그 커다란 검날이 리벤부스의 얼굴을 가리며 그림자를 드리웠다. 그렇기에 그는 얼굴이 어둠 속에 잠긴 것처럼 보였다.
러셀이 말했다.
“가렸을 때지.”
“······큭, 쿨럭. 이거 생각보다 영리한 인간이 적이 되었군······.”
러셀은 기침을 토하며 웃는 리벤부스의 얼굴에 자신의 눈을 가져다댔다. 먹구름 탓에 검게 물든 하늘과 가라앉은 지반 때문에 빛은 아주 희미했다.
그 그림자에 묻힌 러셀의 얼굴 또한 어두웠고, 빛나는 것은 눈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눈조차 검은 흰자위 때문에 보이는 것은 홍채 밖에 없었다.
홍채에서 발하는 희미한 자색 빛에 리벤부스의 얼굴이 드러났다. 뒤틀린 이목구비는 정신병에 갉아먹힌 예술가가 끈기와 침착함으로 조형해낸 것 같았다.
“선문답은 필요 없어. 무엇이 목적인지 말해라.”
“······이번 세계는 세 번째다. 세 번째라는 말은, 첫 번째와 두 번째가 있었다는 말이지.”
리벤부스는 헐떡이면서 힘겹게 말했다.
“신화가 저물어가고, 용과 거인이 몰락한 지금의 세상은 이제 네 번째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앞에는 리헬라투르가 있을 것이다. 죽음과 삶이라는 이분법을 뭉개고, 모두가 하나가 되어 완전해지는, 그 너머의 세계를 끌어당길 것이다.”
갑자기 리벤부스의 오른손이 뻗어지며 러셀의 멱살을 움켜쥐었다. 뒤틀린 이목구비에서 흉흉한 붉은빛이 빛나며 러셀을 노려보았다.
“그 낙원에······ 너 같은 괴물은 있을 수 없을 것이다······!”
제이비르를 내세워 러셀의 체력을 빼놓는다는 생각은 이후의 전투에서 그다지 도움되는 것이 아니었다.
기사처럼 마력을 신체의 강화나 무기를 단단하고 날카롭게 만들 수 있는 수준을 뛰어넘은 러셀은 말도 안 되는 전투 기술까지 지니고 있었다.
무기술이나 마력 운용, 둘 중 어느 하나라도 경지에 오르기 쉽지 않은 것을, 러셀은 제이비르를 압도하는 것으로 증명했다.
죽음을 위장하는 것도 소용없고 육체를 변형시키는 것도 소용없었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던 외계의 거인까지 불러와 무너져가는 계획을 되살리기 위해 노력했건만 러셀의 공방은 뚫리지 않고 도리어 거인을 몰아붙였다.
거기에 용이라는 예상외의 변수에 몸이 반파되고 스스로의 육신 마저 부서진 상황.
도시를 통째로 집어삼킨 후 다음 계획의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는 목표가 송두리째 박살 나는 상황에서 리벤부스는 변수를 만들기 위한 최후의 수가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은밀하게 죽은 사람들의 시체에서 빠져나온 사념들을 끌어모아 몸안에서 재조립한 후, 생명력까지 모두 불어넣어 무엇보다 단단하고 날카로운 비수를 형성한다.
부서진 육체와 잿더미처럼 사그라진 살의 또한 최대한 억누른 채 전혀 위협 대상이 아니란 것을 인지시켰고 예상대로 러셀은 가까이 왔다.
아마 자신은 확실히 죽겠지만 길동무로 이만한 수준의 전사를 데려간다면 남는 장사였다.
두려움과 불안함 같은 감정들조차 모두 던져버린 리벤부스가 남은 힘을 모두 그러모았다.
우드득!
그 순간, 리벤부스의 부서진 몸뚱아리에서 창백한 색깔의 뼈 칼이 튀어나와 러셀의 목을 노렸다.
간절함의 세기가 물리적인 값으로 나타난다면 지금 하늘은 무너졌을 것이다.
하지만 시체에서 튀어나온 뼈로 된 칼날과 그에 서린 막대한 저주의 기운을 느낀 순간, 머리보다 몸이 먼저 반응했다.
러셀의 손이 비수를 붙잡고 있는 리벤부스의 손을 잡아챈 다음 거꾸로 그것을 리벤부스의 몸에 꽂아넣었다.
푸화확!
칼날이 그의 육신에 틀어박힌 순간 리벤부스의 몸에서 잿빛으로 된 빛과 섬광이 뛰쳐나왔다.
빠르게 부패가 진행되며 리벤부스의 몸이 허물어져 가루가 되었다.
“불공평한······.”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며 중얼거리던 리벤부스의 몸이 완전히 사라져 가라앉았다.
평생 피하고자 했던 죽음이 어느새 그의 곁에 다가와 코트를 두르고 알 수 없는 곳으로 인도했다.
러셀은 손을 탁탁 털고는 일어났다. 하늘은 여전히 어두웠고 밝아질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