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다크 판타지의 마안기사-177화 (178/225)

177화 굴라의 팔

동굴 속으로 들어서자 빗소리가 확 줄어들었다. 그나마 희미한 빛이라도 비치던 입구에서 더 안쪽으로 들어서자 짙은 어둠이 러셀을 삼키려 넘실거렸다.

화아악!

하지만 러셀의 눈에서 빛이 폭사하자 도리어 어둠이 물러갔다. 가려져 있던 동굴의 바닥과 벽, 천장이 드러난다. 오랫동안 머무른 듯 동굴은 말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터벅, 터벅.

동굴은 깊었다. 바깥에서 러셀이 릭투스의 영역이자 환상 공간에 갇혀서 싸웠던 시간은 그리 짧지 않았다. 대략 2분에서 3분 정도가 흘렀을 것이다.

1초를 열 배, 그 이상 늘려서 인지하고 사용할 수 있는 초인들에게는 거진 30분 이상의 전투라고 해도 무리가 없다.

바깥에 남겨져 있던 팔은 러셀의 마안이 영역을 파훼하고 부쉈을 때 스스로의 팔을 제물로 바쳐 몸을 빼낸 것일 터.

영역 속에서 실체와 차이가 나지 않는 분신을 통해 러셀과 싸우게 하고, 여차하면 빠져나갈 구멍까지 마련해놓는 치밀함이 엿보인다.

하지만 러셀이 영역을 파괴하는 속도가 상정 이상이었고, 그 과정에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수단을 미처 준비하지 못해 자신의 팔 한짝을 바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동굴 바닥에 점점이 이어지는 핏방울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재생을 시작했던가, 치유 마법으로 상처를 치료한 것이겠지.

그렇다고 해도 단시간에 팔을 재생했을 리는 없다. 무슨 피콜로도 아니고, 트롤조차 잘려 나간 사지를 바로 수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벌써 동굴의 입구가 까마득한 흰점으로 보이는 지경까지 깊숙이 들어섰을 때 러셀이 마력을 쭉 끌어올렸다.

끌어올린 마력이 노도와 같은 기세로 혈관과 비슷하게 촘촘한 가지를 뻗치고 있는 마력 회로를 누볐다.

회색 계곡 마을에 들어서기 전보다 한층 더 매끄럽고 신속하게 변한 마력의 흐름이 느껴진다.

러셀은 신체의 내부에 집중하고 있던 감각을 점차 밖으로 확장하면서 마력의 파장을 흘렸다.

이 동굴은 이상하다. 바깥에서 인지했을 때는 분명 이처럼 깊은 동굴이 아니었건만, 5분을 빠른 걸음으로 걸어왔는데도 저 멀리 뒤편에서 동굴 입구가 희미한 점으로 깜박이고 있었다.

협곡을 사이에 두고 깔아두었던 릭투스의 술식보다, 이 동굴에 한정되어 펼쳐져 있는 마법이 더 음험한 기색을 뿌리고 있다.

이제까지 느꼈던 도마뱀 거인의 마력 향이라기보다는 조금 더 오래된 냄새가 났다.

러셀의 감각이 확장하는 것과 동시에 마력이 퍼져나가면서 감각권이 주변의 정보를 빨아들였다.

동굴 특유의 축축한 냄새, 종유석에 매달린 물방울, 그 종유석에서 떨어지는 석회질이 가득한 물방울을 바탕으로 솟아오른 석순들.

입구보다 안쪽으로 들어올수록 더 넓은 공동으로 커져가는 동굴을 러셀의 마력이 메아리처럼 돌아와 사방의 정보를 끌어와 그에게 전달했다.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걸음을 유지하며 걷던 러셀이 어느 순간 멈춰섰다.

동굴 속에 가득한 어둠이 물리적인 실체를 가지고 그를 조여오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마치 어둠 자체가 생명체처럼 살의를 가지고 날카로운 바늘 끝을 들이대는 듯한 짜릿한 긴장감.

러셀의 오른손이 들리며 마력이 모여들었다.

손가락 끝에 어린 푸른 마력이 발광하고, 그의 다섯 손가락이 허공의 한 지점을 잡았다.

그러자 마치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그 손가락에 걸린 것처럼 기이한 소음이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끼기기기기기-

성불하지 못한 원혼이 내지르는 듯한 섬뜩한 소리.

러셀의 힘에 저항하려는 것처럼 이제까지 가만히 주위를 돌던 어둠이 돌연 그를 공격하기 위해 달려들었지만, 러셀은 입가만 비튼 미소를 짓고는 그대로 손가락을 끌어내렸다.

부와아아악!

커튼이 찢어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가려져 있던 장막이 들춰지고, 그 안의 주문이 깨져나가며 숨겨져 있던 공간이 드러났다.

쨍그랑, 하고 마법이 힘에 의해 부서지면서 귀청을 찢는 파열음이 들렸다.

그와 동시에 훅 끼쳐오는 짐승의 체취와 피비린내.

“크하아아악!”

그리고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숨겨져 있던 공간에 가득 차 있던 무언가가 러셀을 향해 달려들었다.

외견은 인간과 비슷하지만 네 발로 달리는 그것은 절대 인간이 아니었다.

커다란 머리통에서 척추로 이어지는 꼬리 뼈 끝에는 뼈로 이뤄진 꼬리가 하늘거렸고, 피부에는 나다가 만 듯한 비늘들이 듬성듬성 자리하고 있다. 역관절을 가진 팔다리의 끝에는 세 개의 크고 날카로운 발톱이 솟아나 있었다.

베이스는 인간이 분명했지만 변형된 모습은 끔찍한 괴물 이상이었다.

그런 사족보행의 괴물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전신의 세포가 부풀어 오른 것처럼 사지가 풍선처럼 변한 채 민달팽이처럼 기어다니는 놈이 있는가 하면, 이미 죽은 것인지 생명반응이 전혀 없는 놈이 어둠의 연기에 붙들린 채 흐느적거리며 다리를 움직이고 있었다.

러셀의 손끝에서 충격파가 터져 나오는 것과 동시에 달려들던 사족보행 괴물의 얼굴이 박살 나면서 뒤로 나뒹굴었다.

러셀의 눈썹이 까딱였다.

전신을 박살내려 했는데 얼굴이 뭉개지는 것에 그친 것이다. 뼈의 강도가 생각보다 단단했다.

“크어어어어-!”

괴성과 함께 괴물의 상체가 부풀었다. 안쪽에서 밀고 나오는 힘을 버티지 못한 피부가 죽 찢어지며 검은 피를 흘렸다.

역동하는 근육이 꿈틀거리고 턱 관절이 괴상하게 늘어나면서 두 갈래로 갈라졌다.

괴물들에게서 짙게 나는 마력의 향과 비릿한 피 냄새. 러셀은 놈들이 뚝뚝 흘리는 침에서 아트리오가 마셨던, 그리고 릭투스가 테논과 켈던이 강제로 마시게 했던 비약과 같은 냄새를 느꼈다.

호문쿨루스? 아니, 키메라와 조금 더 유사하다. 이 괴물들은 아마 기사들이 마셨던 비약을 완성하기 위해 희생된 제물일 것이다.

괴성을 시작으로 괴물들이 가만히 서 있는 러셀에게 달려들었다.

러셀의 왼손에 하얀 도끼가 쥐어졌다. 깔끔한 청소에는 얼렸다가 부수는 것이 제격인 법이다.

하얀 채찍이 공중에서 떨어지던 괴물을 갈랐다.

상체가 쩍 갈라진 괴물의 속에서 썩은 내장과 검은 피가 얼음덩이가 되어 러셀에게 쏟아져내렸다.

아무리 차갑게 얼어붙은 것이라지만 좋은 기분은 아니었다.

러셀의 눈이 다음 괴물을 향해 돌아갔다. 왼쪽 발을 내디디면서 몸통이 회전했다.

콰지지지지직!

한 바퀴를 빠른 속도로 휘돌자 순식간에 괴물들의 몸뚱아리가 얼어붙었다가 도끼날에 부서져 박살 났다.

훅, 하고 러셀이 깊은 숨을 내쉬었다. 아무리 그라도 연이은 전투에서 소모된 체력과 마력이 상당했다.

주점에서 약을 빤 아트리오와 싸우고 나서 다른 기사와 2차, 협곡에서 함정과 함께 펼쳐진 영역을 파괴하기까지.

한 층 더 성장한 마안이 사방에서 찔러오는 괴물들의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의 동선을 그려냈다. 러셀의 이빨이 악물리고 팔에 힘이 들어갔다.

내디뎠던 왼쪽 발을 뒤로 빼고 고개를 숙였다. 머리가 있던 자리를 콱, 무는 괴물. 그 턱을 꽉 쥔 오른 주먹이 후려쳤다.

안면이 움푹 들어간 괴물이 비틀거리자 그 어깨에 도끼를 내려친다. 오른쪽 옆구리로 빠져나온 도끼날을 확인하자마자 자루를 당겨 뒤를 보지도 않고 찔러 등을 덮치려던 괴물의 가슴을 꿰뚫었다.

명치에 박힌 채 더 나아가지 못하는 자루를 양손으로 괴물이 붙잡자 다른 괴물들이 동굴 바닥을 부수며 뛰어 올랐다.

도끼자루를 고쳐 잡은 러셀이 제자리에서 반바퀴 돌며 뒤돌려차기를 날렸다. 발뒤꿈치에 옆통수를 걷어차인 놈이 옆으로 나가 떨어지며 다른 괴물과 얽혀 쓰러졌다.

명치에 박혔던 자루를 뺀 러셀이 두 손으로 손잡이를 강하게 쥐었다.

웅, 소리와 함께 마력이 주입된 마지막 서리에서 거센 파동이 반구형의 충격파와 하얀 섬광이 되어 터져 나왔다.

바닥에 새하얀 서리가 덮이며 막대한 한기가 몰아치고, 충격파에 밀려났던 괴물들의 발끝에서부터 바닥을 타고 오르며 기괴하게 부풀어오른 살점을 얼렸다.

“크하하아아악!”

그러나 괴물들의 혈관에 흐르는 피에 함유되어 있는 강한 항마력이 마력으로 이뤄진 얼음을 순식간에 부수고 빠져나올 수 있게 만들었다.

얼음의 구속에서 풀려난 괴물들이 러셀을 빈틈없이 덮치며 그를 가린 순간.

파직!

도끼를 들지 않은 반대편 손에 스파크가 튀었다.

전격은 그가 카루곤에게 낙뢰를 직격으로 맞았을 때부터 몸속에 직접 스며들어온 속성이었다. 눈을 새하얗게 물들게 하고 이빨이 덜덜 떨리는 고통 속에서 그가 직접 손에 쥐고 획득한 힘.

손바닥에서 흘러나오는 마력이 의지에 따라 조립되고 구체화 되며 마법이 되었다.

이제까지 모을 수 있는 재료는 충분히 모았다. 극에 달한 감응력과 마력에 대한 통제력, 그리고 얼음과 벼락이 가진 속성에 대한 이해가 한데 뭉치며 순환했다.

그의 손가락 사이에서 이어지던 전격의 실이 한기를 머금는다.

[빙뢰(氷雷)]

콰자자자자작!

어두웠던 동굴이 대번에 환하게 빛나면서 사방으로 그림자를 만들어냈다.

러셀의 손에서 섬광과 함께 뿜어진 벼락의 줄기가 거대한 뱀이 되어 주변을 횝쓸었다.

얼음의 힘을 품은 벼락이 동굴 바닥을 질주하자 지면이 꽁꽁 얼어붙었다가 벼락에 의해 부서졌다.

격렬하게 움직이던 모든 괴물들이 거짓말처럼 멈춰 섰다.

괴물들의 괴성과 발소리가 한순간에 멎자 기이할 정도의 침묵이 내려앉았다.

“칵······”

얼어붙은 목구멍에서 비명은 빠져나오지 못했다. 시간이 멈춘 것처럼 공중에 머물러 있던 괴물들이 다시금 중력의 영향으로 바닥에 떨어진 것은 동시였다.

파스스스스스······.

모래알이 쏟아지는 것처럼 바닥에 떨어지자마자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산산이 조각나 알갱이로 화하는 괴물들의 파편.

코트에 묻은 얼음 알갱이를 털어낸 러셀이 도끼를 안으로 갈무리했다.

두 가지 이상의 속성을 합칠 수 있게 된 것은 지금이 처음. 이전까지는 따로따로 쓸 수밖에 없었던 마력의 속성변화가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증거다.

“이게 마법이라는거군.”

이제까지 남들이 써왔던 마법을 카피하는 것을 넘어서, 자신의 의지와 마력을 토대로 목표한 결과를 이뤄냈다는 성취감이 차오른다.

그저 마력을 모아 충격파 주문을 재현하거나 속성을 이용한 마력 공격을 하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공격 방식이다.

마력의 결을 더듬어 세상에 뜻하는 현상을 일으키기 위해 조립하는 방식은 아직 낯설었다. 하지만 나쁜 기분은 아니었다.

마치 운동을 처음 시작했을 때 급격하게 성장하는 근육을 보며 운동에 더욱 재미를 느끼는 것과 비슷한 감정이 생겨났다.

릭투스의 영역을 깨부수는 경험이 없었다면 더 시간이 걸렸어야 했을 경지에 올라선 러셀은 생각을 정리하고 앞을 바라보았다.

그의 높은 공간지각력은 현재 서 있는 곳이 지상보다 아래로 내려와 있는 것을 알려주었다.

동굴의 벽과 바닥을 타고 알 수 없는 마력이 흐르며 러셀을 스쳐 지나갔다.

갈수록 자연적이었던 동굴의 모습은 사라지고 점차 나무의 뿌리와 덩굴, 줄기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이윽고 도달한 것은 지하에 있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거대한 공동.

바로 위에 있는 협곡이나 산이 무너지지 않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광대한 공동에는 석주가 아니라 나무가 기둥처럼 세워져 천장을 받치고 있었다.

“······.”

그리고 그 나무들이 점차 빽빽하게 모여든 곳, 덩굴과 뿌리의 중심에 거구를 가진 드래고닉 리저드맨이 힘없이 주저앉아 있었다.

“더 도망 안 치나?”

“······.”

침묵하는 릭투스. 이제까지 생을 구가하면서 강렬하게 마력을 휘두르고 태웠던 도마뱀 거인이 도리어 자신의 레어 깊숙한 곳에서는 입을 다물고 있었다.

인간들을 납치해 희생양, 제물, 실험체로 만들어놓고 러셀의 발걸음을 늦추게 하기 위해 애썼던 지난 모습과는 전혀 상반된 모습.

러셀은 침묵하는 릭투스를 가만 바라보다가 손을 코트 속으로 집어넣었다가 뺐다. 묵직한 대검이 그의 손에 들리고, 곧 마력이 주입되자 부르르 떨며 투명한 마력의 칼날을 키웠다.

주저앉아 있는 릭투스를 바라보던 러셀이 섬전과 같은 속도로 팔을 휘둘렀다.

서컥!

검은색의 대검이 대각선으로 그어지고, 칼날에서 뿜어진 검기가 도마뱀 거인의 목을 갈랐다.

하지만 릭투스의 목은 떨어지지 않았다. 검날의 상흔이 릭투스의 목이 있는 지점만을 빼고 벽에 그어져 있었지만, 그 목은 전혀 베이지 않았다.

마치 베였다는 사실을 어딘가로 박리한 것 같은 현상에 러셀이 표정을 굳힌 동시에 검면을 들어올렸다.

콰아아앙!

막강한 충격에 러셀의 몸이 뒤로 날아가다가 벽에 부딪혔다. 뒤를 돌아본 러셀은 방금 지나왔던 길이 막혀 있는 것을 깨달았다.

“멍청한 도마뱀······ 함정을 깔 생각이었다면 더 제대로 깔았어야지. 저런 놈을 이 안까지 들이다니,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거냐?”

“빌어먹을 망령, 입 다물어라. 시간만 더 있었다면 이딴 방식으로 몸을 공유하게 두진 않았을 거다.”

러셀은 한 입에서 두 목소리가 나오는 괴상한 풍경을 바라보며 굽혔던 무릎을 폈다.

“한 몸에 두 개의 영혼이라니. 이제까지 약물로 인간의 신체를 강화하던 짓거리가 그 영혼을 안착시킬 신체를 만들기 위함이었나?”

그의 눈에는 릭투스의 몸속에 혼재하는 두 가지의 상반된 마력 흐름이 보였다. 이제까지 익숙해졌던 릭투스의 화염과 같은 술식이 아니라 나무처럼 단단하고 사방으로 줄기를 뻗친 형태의 술식이다.

“호, 저 눈은······. 꼬마야, 네 부모가 누구냐?”

도마뱀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는 이제까지 들었던 낮은 목소리가 아니라 노인의 것이었다.

마치 고목과 같이 쩍쩍 갈라진, 오랜 시간의 나이테가 새겨진 듯한 목소리.

“알 것 없다.”

“큭큭큭, 예의가 없는 꼬마로구나.”

“입 다물고 보조를 해라. 알아봤듯이 저 마안은 까다롭다. 내 영역조차도 깨부수는 권능을 가졌어.”

“네 그 허접한 수준의 마법으로 만든 영역이면 깨지는 것도 놀랍지 않지.”

“입 다물어!”

“네 입인데, 다물게 해보지 그러나?”

“빌어먹을!”

서로 만담을 이어가는 듯하지만 릭투스가 끌어올리는 마력은 아까보다 배는 더 밀도가 높았다. 양 자체는 줄어들었으나 응축된 마나의 질은 차원이 달랐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러셀이 조용히 검을 고쳐 잡을 때, 문득 코트 안쪽에서 흔들림이 느껴졌다.

뭐지?

의문을 가진 채 손을 집어넣자마자 잡혀드는 물컹한 감촉. 손에 잡혀든 것은 이전 칼리아가 흑요정 페르쿠스의 몸에서 뽑아든 마력의 결정으로 탈바꿈시켰던, 팔꿈치 아래만 남아있는 팔뚝이었다.

갑자기 펄떡이면서 움직이던 팔뚝은 뭔가를 느끼기라도 한듯 손가락으로 릭투스를 가리켰다.

그때 러셀이 들고 있는 팔을 발견한 릭투스의 입에서 비명 같은 신음이 흘러나왔다.

“······굴라의 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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