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다크 판타지의 마안기사-172화 (173/225)

172화 선물 (2)

“마음에 들긴 개뿔이, 병신새끼가.”

건달 중 하나가 손에 든 단검을 위로 획획 던지며 앞으로 나섰다. 건달이 나서자 러셀도 의자에서 일어났다. 일어날 때 한번 비틀거려주자 새삼 커다란 러셀의 덩치를 보고 눈을 끔벅거렸던 건달이 득의에 찬 미소를 지었다.

“어허, 뭐 하러 일어나? 영원히 눕게 될 텐데?”

“남자 두 놈은 죽이고, 여자는 놔둬라.”

“아, 여부가 있겠습니까.”

기사와 건달이 시시덕거리며 대화를 하는 와중에 태연하게 맥주를 홀짝이던 칼리아가 말했다.

“안 도와줘도 되겠느냐?”

“어.”

그 멀쩡한 신색을 본 기사 하나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야, 저 여자는 멀쩡한데?”

의자에 앉은 용병도 술에 진탕 취한 것처럼 몸을 못 가누고, 허연 머리카락의 여자는 아예 작게 코를 골며 자고 있었다. 그 가운데에서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빵을 뜯어 먹고 맥주를 마시고 있는 검붉은 머리카락의 여인은 확연히 이질적이었다.

“어딜 보냐.”

그때 러셀이 앞으로 나서며 뒤의 세 사람이 가려졌다. 수염 난 기사의 얼굴이 설핏 굳어지는 와중에, 아직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건달이 공중에 던진 단검을 잡아채며 러셀에게 달려들었다.

“너 보지, 어딜 보겠냐 병신새끼야!”

건달의 눈에 러셀의 커다란 덩치는 위압감이 되지 못했다. 저들에게 먹인 에킬루의 양은 곰도 정신을 못 차리게 만들 정도로 많았다.

칼에 찔려도 제대로 된 고통도 못 느낄 것이다. 그만큼 여자들을 갖고 놀 때 제대로 된 반응이 안 나와서 심심하기는 하지만, 저렇게 예쁘장한 얼굴이면 상관없었다.

머리가 확 달아오르고 얼굴에 열기가 느껴졌다. 직전에 마신 술이 이제야 올라오는 듯했다. 달아오른 피는 두근거리는 심장을 거쳐 팔다리로 쫙쫙 퍼져나갔고, 금세 그의 머리 꼭대기까지 뻗쳤다.

“얌전히 죽어라, 씹새야!”

흥분한 건달이 주점의 마룻바닥을 강하게 차며 오른손에 쥔 단검을 앞으로 쭉 찔렀다. 러셀은 그 자세에서 별다른 인상을 받지 못했다.

오른손잡이라는 것, 단검의 끝은 날카롭지만 날은 무뎌졌다는 것, 무술 같은 것은 전혀 배우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을 뿐이었다.

러셀의 시선이 순간적으로 뒤의 기사들을 쳐다봤다. 실실거리는 미소가 띄워져 있긴 했지만, 눈동자는 차가웠다. 자신들이 나서지 않고 먼저 건달을 앞세운 것만 보아도 러셀의 실력을 가늠하겠다는 의도가 훤히 전해져 왔다.

푹!

앞으로 튀어나간 건달의 단검이 뭔가를 뚫고 들어간 소리가 났다. 여섯의 기사들과 남은 건달 둘은 우뚝 서 있는 러셀에게 달려간 건달이 단검을 찔러넣은 자세로 굳어버린 것을 지켜봤다.

“어, 너, 시발······?”

단검을 찌른 건달이 의문 섞인 목소리를 흘렸다. 그가 찌른 단검은 찌르려고 했던 부위 바로 앞에서 러셀의 왼손가락 사이에 잡혀 있었다. 손등을 앞으로 내민 자세에서 검지와 중지 사이에 낀 단검은 바위에 박힌 것처럼 꼼짝도 하지 않았다.

저도 모르게 낑낑거리며 단검을 빼보려다가 그것이 꿈쩍도 하지 않자, 건달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가까이 붙으니 새삼 그의 커다란 키와 덩치가 절벽처럼 서 있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그가 단순히 벽이 아니라는 것은 간단하게 알 수 있었다. 손가락 힘만으로 단검의 날을 부러뜨린 러셀의 왼손이 건달의 왼쪽 뺨을 후려쳤다.

뻑-소리와 함께 건달은 무슨 망치에 맞은 것처럼 러셀의 왼편으로 날아갔다.

쾅, 하고 주점의 벽에 부딪힌 건달이 주르르 미끄러졌다. 퉁퉁 부은 왼쪽 얼굴과 그 입에서 핏물과 깨진 이빨 조각들이 흘러내렸다.

방금까지 살기와 흥분에 번들거렸던 눈은 멍하니 앞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초점은 아예 잡히지 않았다.

“시발새끼가!”

“개새꺄!”

남은 두 건달이 쓰러진 친구의 복수를 하겠다는 듯 달려들었다. 반면 기사들은 표정이 굳어져선 바로 칼 손잡이를 잡고는 뽑았다.

건달이 나무 바닥을 달려오는 소리와 칼날이 칼집을 빠져나오면서 스치는 쇳소리가 동시에 울렸다.

러셀의 왼손이 휘둘러졌다. 그러자 왼손 검지와 중지에 잡혀 있던 부러진 단검 칼날이 쐑-소리를 내며 허공을 갈라 가장 먼저 달려오던 건달에게 날아갔다.

“이 개 씨바-악!”

욕설이 비명으로 바뀌는 데는 순간이면 충분했다. 날아간 칼날이 건달의 왼쪽 손을 그대로 날려버린 것이다. 깔끔하게 잘린 손목 단면에서 푸슉, 하고 핏물이 튀고, 팔뚝과 분리된 왼손이 허공에서 빙글 돌며 똑같이 핏물을 흩뿌렸다.

“아아악! 내, 내 소온!”

빠각!

허리를 숙인 채 오른손으로 왼쪽 손목을 붙들던 놈은 러셀의 발길질에 처맞고 뒤로 나가떨어졌다. 우당탕 하고 탁자와 의자가 넘어지고 나뒹굴었다. 그리고 기절한 것인지 축 늘어졌다.

“니미, 씨발······!”

이어서 달려오던 마지막 건달은 달려오던 속도를 멈추지 못했다. 이미 가속력이 붙어 있었던 그는 이판사판이라는 표정으로 단검을 역수로 잡은 다음 그대로 팔을 들었다.

어디든 칼자국을 새기겠다는 심산이었다. 잘못된 선택이었다. 그는 곧장 뒤로 돌아서 도망쳐야 했다.

왼발로 건달을 걷어찬 반동으로 몸이 돌아가던 러셀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뒤차기를 날렸다. 와득-하고 갈비뼈 부러지는 충격과 함께 건달의 입에서 피가 튀었다. 혀를 잘못 씹은 듯했다.

가슴팍에 발차기를 얻어맞은 건달은 그대로 날아가 주점의 문짝을 부수고 튕겨 나갔다.

잠시 적막이 흘렀다. 남은 여섯 명의 기사들은 뽑아든 장검을 들고 러셀을 가리키며 주춤 서 있었다.

앞선 건달이 시선을 뺏는 사이에 기습하려 했지만 너무 빨리 죽어버리는 바람에 들어갈 타이밍을 잡지 못한 것이다.

“마음에 든다니까?”

그리 말하며 러셀이 나무 바닥을 밟으며 한 걸음 나아갔다. 끼이익, 하고 판자가 우그러지는 소리가 났다. 그리고 다음 순간 러셀의 신형이 사라지고 그가 밟았던 나무 판자가 폭발하듯 터져 나갔다.

범인과는 다른 인지와 시간에 진입한 그의 주먹이 가장 앞에 서 있는 기사를 향해 쏘아졌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 기사는 반응했다.

마력이 서린 기사의 칼날과 러셀의 주먹이 맞닿으며 떵 소리를 냈다. 마치 종소리를 연상시키는 울림이 잦아들기도 전에 정신을 차린 남은 기사들이 다리에 힘을 주며 바닥을 박찼다.

“약 안 돌았다!”

“씨발, 에킬루를 먹었는데 어떻게!”

“버티면 돼! 시간문제다! 아직 약효가 다 안 온 것뿐일 거다!”

경고와 의문, 대응 방법까지 빠르게 주고 받은 여섯 기사들이 갑옷과 단단한 강철 검을 믿으며 합공에 들어갔다. 오랫동안 같이 싸워온 경험이 축적되어 있는 것인지 그 기세가 사뭇 무겁고도 날카로웠다.

거기에 처음 러셀의 주먹을 받아냈던 놈 말고도 기사들 모두 마력을 수준급으로 단련한 전사들이었다.

그러나 그들이 오판한 것이 있다면, 러셀은 마력을 아예 일으키지도 않았다는 점이었다.

“흡!”

역시 건달들과는 다르다는 듯이 기사는 욕설 한 번 내뱉지 않았다. 그저 짧은 기합 소리 한 번만 내고는 빠른 속도로 칼을 아래에서 위로 올려 베었다. 가진 힘과 마력을 믿고 내지른 검격이었다.

정면에서 올려 베기가 들어올 때 러셀의 좌우로 횡 베기가, 뒤로는 찌르기가 들어왔다. 그들은 강력한 하나의 개체를 잡는 법도 익숙한 듯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물 흐르듯이 동작을 이어갔다.

순간 러셀의 허리춤에서 검은 잔상이 그려졌다. 새카만 빛살이 협공해오는 모든 칼날을 후려쳤다.

까가가강!

불티와 쇳소리가 함께 울리고 기사들이 뒤로 서너 걸음 물러섰다. 윙-하고 떨리는 칼을 붙잡아 진정시킨 그들은 커다란 묵색 대검을 든 러셀이 서 있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다시 그의 신형이 사라졌고, 기사들의 눈이 크게 뜨였다.

“커헉!”

비명소리는 찰나에 찾아왔다. 단번에 고개를 돌린 그들의 눈에 대검이 한 기사의 상반신을 대각선으로 가르다가 갑옷에 걸려 멈춘 것이 들어왔다.

“롱버트!”

경악한 기사들의 외침을 흘린 러셀이 힘을 주어 나힐니르를 당겼다. 쓰르륵-하고 살점과 쪼개진 갑옷이 칼날과 맞물리며 소름끼치는 소리를 냈다.

그러자 아직 덜렁거리며 남아 있던 상반신이 완전히 잘리며 바닥에 철퍽 떨어졌다. 대량의 핏물과 내장이 주점의 천장에 달린 촛불과 벽면에 걸린 등잔불에 의해 드러나면서 차갑게 식어갔다.

그 에킬루라는 약물이 그에게도 아예 효능이 없던 것은 아니었다. 그의 육체는 이질적인 약물이 들어오자마자 분해를 시작했고, 그 끝도 얼마 남지 않았다. 다만 마력감응력이 유난히 높은 그의 신체 구조 덕분인지 마력 회로에 달라붙는 약물의 점성이 의외로 높았다.

덕분에 제대로 마력을 끌어 쓸 수도 없고, 힘도 정상적인 상태일 때보다 잘 올라오지 않았다.

무슨 상관인가. 어차피 만전의 상태로 싸울 수 있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난 한 놈만 남길 거다.”

나힐니르를 휘둘러 피를 뿌린 러셀이 말했다. 이런 시골 마을에 저만한 중무장을 한 기사들이 들어와 있는 이유를 알아야 했다.

기사들이 영지나 도시가 아니라 변경의 마을까지 돌아다니고 있다면 그 이유는 많지 않을 터였다.

근처에 영지전이 발발했던가, 아니면 탈영을 했던가, 아니면 임무라도 받고 잠입한 것이던가.

“들어와.”

입은 하나면 충분할 것이다.

기사들은 각자 입을 꾹 다물고는 서로를 보며 머뭇거렸다. 수염과 땟국물로 지저분한 그들의 표정은 더없이 일그러져 있었다.

분에 넘치는 미인들을 데리고 방랑하는 얼빠진 놈들이라 생각했더니, 이건 뭐 잠자는 동굴 사자를 건들인 셈이 아닌가.

그렇다고 항복은 있을 수 없다. 남은 기사들이 일제히 마력을 터트리자 그 충격파로 넘어져 있던 탁자와 의자들이 주점 벽으로 날아가 부딪치며 부서졌다.

드드드드······!

다섯의 기사들이 각자 지닌 마력을 거리낌없이 풀어놓자 진동과 소음이 발생했다. 허공에서 마력이 서로 부딪치며 불꽃이 튀고, 밟고 있는 나무 바닥이 빠드득 하고 찌그러졌다.

그 와중에도 칼리아가 앉아있는 구석 자리만이 멀쩡했는데, 반투명한 붉은 반구형의 역장이 그들을 보호하고 있었다.

러셀은 마력을 일으키지 않고 조용히 자세를 잡았다. 두 손으로 나힐니르의 칼 손잡이를 잡고 무릎과 허리를 낮췄다. 왼손은 칼손잡이의 안쪽으로, 오른손은 보다 바깥쪽의 금속 폼멜 부근을 잡는다.

왼다리를 앞으로 한 채 상체를 비틀자 그만큼 피격 당할 수 있는 면적이 줄어들며 대검의 칼날과 검면이 러셀의 몸을 가렸다.

그렇게 각자가 만전의 태세를 갖춘 그때, 기사 하나가 마력을 담은 칼을 허공에 휘둘렀다. 평범한 자의 눈에게는 아무것도 없는 곳에 헛손질을 하는 것이라 보았겠지만 러셀의 눈에는 다른 것이 보였다.

그 기사로부터 뿜어진 검풍이 주점을 횝쓸더니 모든 촛불과 등잔불을 꺼트린 것이었다. 바깥의 하늘은 이미 어둑해진지 오래였고 해도 저물어 자취를 감췄다.

밝은 곳에 있다가 한순간 어두운 곳에 오면 앞이 보이지 않는 것을 노린 일수였다.

불빛에 밀려 사물의 반대편에서 웅크리고 있던 그림자와 어둠이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 사방을 자신으로 물들였다.

두 눈에 마력을 집중한 기사들이 새파란 안광을 흘리며 러셀에게 일제히 덤벼들었다.

어둠 속에서 빛나는 다섯 쌍의 눈은 마치 도깨비불 같기도, 사냥감을 덮치는 맹수의 눈 같기도 했다.

검에 일으킨 검기마저 칼날 속으로 숨긴 기사들의 검격이 고양이처럼 조용하고 거미처럼 은밀하게 러셀을 향해 날아들었다.

마력을 집중한 기사들의 눈에는 러셀이 처음 잡았던 자세 그대로 석상처럼 멈춘 것이 보였다.

어둠 속에 감춰진 기사들의 표정에 웃음과 자신이 깃들었다. 덩치와 힘은 좋다만, 이런 돌발적인 상황에서의 대처능력이 미숙하다는 증거.

이대로 고슴도치로 만들어주지······!

각자 똑같은 생각을 한 그들의 검격이 단 한 사람에게 쏟아져 내렸다. 그 순간 어둠 속에서 감겨 있던 러셀의 눈꺼풀이 떠지며 자색 눈이 희미하게 반짝였다.

마력이 일지 않아도, 그의 마안은 어둠을 꿰뚫고 선명한 시야를 제공했다. 대낮같이 훤하지는 않더라도 사물의 윤곽과 기사들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마력의 아지랑이는 잘 보였다. 그리고 그것이면 러셀에게는 충분했다.

그가 단단히 디딘 발이 바닥을 쓸자 그 경로대로 판자가 와드득 부서졌다. 그런데 부서진 판자 조각이 위로 튀어 오르지 않았다.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움직이는 러셀의 움직임을 나무 조각들이 미처 따르지 못하고 있었다. 그의 시야에 다가오는 다섯 개의 칼날이 보였다.

느려진 시간 속에서도 그 칼날들은 빠르게 휘둘러지며 러셀의 머리와 목, 가슴, 어깨, 복부를 노렸다. 왼손을 떼고 오른손만으로 잡은 나힐니르가 움직였다.

따다당-!

대검이 튕겨낸 것은 세 개의 칼날이었다. 그리고 남은 두 개의 칼날 중 하나는 왼쪽 팔뚝으로, 그리고 하나는 손으로 움켜쥐었다.

튕겨 난 칼날을 회수한 기사들과 코트 자락에 칼이 박히지 않은 것에 놀란 놈 하나, 그리고 자신의 검을 왼손으로 잡아버린 것을 발견한 놈이 눈을 크게 떴다.

러셀은 왼손바닥의 화끈한 통증을 무시하며 왼팔을 안쪽으로 확 당겼다. 그러자 아직 칼을 놓지 않은 기사가 그대로 딸려왔고, 나힐니르를 역수로 고쳐잡은 러셀의 오른팔이 횡으로 그어졌다.

기사의 몸뚱이가 그 칼질 한 번에 한꺼번에 잘려나갔다.

모든 불빛이 꺼져 어둑해진 주점의 중앙에서 허리 위가 날아간 기사의 상체가 쇳소리를 내며 풀썩 떨어졌다.

“으아아아악!”

반사적으로 비명을 지른 기사가 칼을 번쩍 치켜들며 러셀을 향해 달려들었다.

꽝, 하고 망치가 암석을 때린 것과 비슷한 소리가 났다. 러셀은 기사의 힘을 역이용했다. 나힐니르를 비스듬하게 기울이자 그대로 기사의 칼날이 나힐니르의 칼날을 핥으며 무수한 불똥을 일으켰다.

무수한 불똥 덕분에 찰나지만 러셀과 기사의 주변만 밝아졌고, 그 밝음을 가리며 큼직한 그림자가 기사를 향해 날아들었다. 기사는 그것이 주먹이라는 것을 눈앞에 거의 다 와서야 알았다.

“이런 썅-”

단단한 러셀의 주먹이 기사의 얼굴을 박살 냈다. 먼저 코뼈가 부러지며 짓눌리고 그 다음은 광대뼈가, 그 다음은 잇몸과 이빨이 우수수 부러졌다. 마지막은 두개골이었다.

피와 살점, 뼛조각들이 내지른 주먹의 결대로 방사형으로 퍼졌다.

러셀은 그 자리에서 멈추지 않고 몸을 날렸다. 바로 그가 서 있던 자리에 푸른 검기가 활활 타오르는 칼날이 스쳤다.

“이, 개같은-!”

이제 남은 기사는 셋이었다. 그리고 러셀이 말한 대로라면 살아남을 수 있는 놈은 단 한 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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