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듀라한이 되어버렸다-307화 (307/352)

〈 307화 〉 1주년 방송(1)

* * *

“라이라이차차차!”

­?

­인사말 뭐임

­또 뭐 이상한 거 보고 따라하는 듯.

“에라이, 취급 참 너무하네! 요즘 유행한다고 해서 해봤는데!”

­시 공너무좋아 해병님! 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듀라팬1234호님이 1000원 후원하셨습니다!]

­듀라님...유행 지난지 꽤 됐어요...

“하지만 요즘도 많이 쓰던데?”

­아 이미 한물가서 쓰는 놈들만 쓴다고 ㅋㅋㅋㅋㅋㅋ

­시대에 뒤쳐졌네 ㅋㅋㅋㅋㅋ

“어? 라떼는 말이야, 1년 정도 철 지난 드립이라도 다 받아줬다고! 요즘 x수들은 빠져가지고...”

­꼰대 ON

­­틀­

“아니다, 내가 말을 말자...아무튼, 오늘은 정말 중요한 날이니까 대충 넘어가고, 너네들 오늘이 무슨 날이게?”

­ㅁ?ㄹ

­생일?

­생일은 저번에 했음

“오늘부로, 내가 듀라라는 이름을 달고 방송을 시작한지 1년이 됐어!”

벌써 1년이 지났네. 실제로는 며칠 더 지나기는 했지만. 처음 듀라한이 되었을땐 진짜 앞길이 막막했었는데, 아무생각 없이 시작했던 방송으로 승승장구하고, 친구도 사귀고, 처녀귀신 수호령도 생기고, 인생이 판타지가 되어버렸네.

솔직히 1년동안 내가 한 일 아무나 붙잡고 말하면 미친년 취급받거나 웹소설도 그렇게 쓰면 개연성 없다고 욕먹겠지. 근 1년은 내 인생 전체를 따져서도 정말 밀도 높은 1년이었다.

요 1년 사이에 일어난 일이 도대체 몇 개야. 듀라한이 되고, 흡혈귀, 처녀귀신, 난쟁이, 망아지 등등 별의별 군상들이랑 만나질 않나, 작년 말쯤에는 세상을 한 번 구하기도 했다. 생각해보니까 정말 어처구니없네.

이게 인생...? 인생지사 새옹지마라고는 하지만 드리프트가 심해도 너무 심한데. 하나만 해도 정신없는 걸 도대체 몇 번이나 한거야. 인생 장르는 그냥 평범했으면 좋겠는데...개그 만화에서 배틀물로 전환한 소년만화 같은 느낌이야.

그래도 결국엔 해피엔딩이었으니까 이렇게 잡생각을 할 수 있는 거긴 하지만.

전쟁터에서 죽었거나 아니면 뭔가 삐끗했으면 지금쯤 무슨 꼴을 겪었을지...

­ㅊㅋㅊㅋ

­벌써 1주년?

­1년 밖에 안됐음?

“1년밖에 안되긴 했지. 솔직히 이정도로 클 줄도 몰랐고...”

너무 급속도로 컸어. 솔직히 나조차도 왜 떡상했지? 의문이 들 정도의 떡상이었으니까. 내 예상으로는 아마 판타지적인 무언가가 작용하지 않았을까. 게임으로 따지면 매력 스탯을 극으로 땡겨서 목소리만 들어도 매혹 상태이상에 걸릴 정도로 말이야.

대충 그런 추측을 언젠가 한 적이 있지만, 정확한건 아무도 모르는 상태다. 어차피 지금와서 이유를 굳이 밝혀야 할 필요가 없기도 하고...그냥 잘 됐으면 잘 된거지. 그냥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도 되고.

­ㄹㅇ

­나 첫날부터 본 x수인데 이렇게 클 거라곤 생각 1도 못했음 ㅋㅋㅋ

­1년만에 시청자 5000명을 확보한 스트리머가 있다?

“그러니까 나도 놀랐다니까? 솔직히 그 시공을 반쯤 주력으로 삼아서 방송하는데 내 방송을 그렇게 많이 보러 온다고? 너희들 사실 시공을 엄청 좋아하는 구나? 그런 생각도 했었다니까?”

­그건 좀...

­나 시공 시작하면 방송 끔 ㅋㅋㅋㅋㅋ

­야 너두?

“야! 니들이 그러고도 자랑스러운 레스토랑스라고 할 수 있어? 있냐고! 내 방송의 꽃은 시공인데 왜 보질 않느냔 말이야!”

­???????????????????????????????

­시공이 언제부터 이 방송 메인 컨텐츠가 됐음?

­아 아무튼 시공은 아니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너무한 거 아니냐고! 내가 시공 방송을 1000시간 넘게 했는데!”

[하지만 시공은 쪼큼...]

“아니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내가 얼마나 시공을 홍보했는데! 광고마저 한 번도 없고! 아무도 내 맘을 이해 못 해!”

­회사가 그 상태인데 광고를 넣겠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ㄹㅇㅋㅋ

­섭종 안한걸 다행으로 여겨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부정을 못하겠다! 우리 시공 많이 사랑해 주세요! 시공은 아직 더 살고 싶어요! 응애!”

[우리 애가 어쩌다 저렇게...쯧쯧...]

“키운적도 없으면서! 요리도 못하는 게!”

[내, 내가 평소에 안하는 것 뿐이지 각 잡고 하면 되거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우리가 그 참혹한 요리실력을 다 아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

­각잡고 만든 요리(숯덩이)

“응 다음 요알못~”

[응 다음 똥믈리에~]

“시공이 왜 똥겜이야! 무려 30년 가까이 운영된 갓 게임 회사였던 눈보라사가 만든, 모든 게임의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AOS게임에 똥겜이란 수식어를 붙이다니! 니가 그러고도 내 엄마야?!”

[응 다음 똥믈리에~]

­이분들 성인 맞죠?

­이게...성인?

[듀라셀님이 1000원 후원하셨습니다!]

­아 쪽팔려서 듀라팬 그만 둡니다. 찾지 말아주세요

“야! 내가 부끄러워?”

­ㅔ

­ㅇㅇ

­그럼 안 부끄러울까요?

“야! 니들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어!”

[짝다리아저씨님이 300000원 후원하셨습니다!]

­조용히 해주세요.

“넵.”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금융치료 효과 확실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러분...그래도 시공많이 사랑해주실 거죠?”

­ㄴ

­ㄴㄴㄴㄴㄴㄴㄴㄴㄴㄴㄴㄴㄴㄴㄴㄴㄴㄴㄴㄴㄴㄴ

­네? 누가요?

“갸아아악...”

­듀라를 조용히 시키려면 많은 돈이면 된다...메모...

“아니 나를 위해서 30만원이나 주셨는데 어떻게 말을 듣지 않을꼬. 생각해봐. 오랜만에 만난 친척 아저씨가 꼰대끼가 넘쳐서 잔소리를 막 해대도 용돈으로 30만원을 딱 주잖아? 그럼 바로 잔소리가 덕담이 되는거야!”

­ㄹㅇㅋㅋ

­ㅇㄱㄹㅇ ㅋㅋㅋㅋㅋㅋ

­30만원 주면서 하면 정좌하고 진지하게 듣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니까 나를 움직이고 싶거든 성의를 보이거라.”

­대놓고 수금하겠다고 하네 야발 ㅋㅋㅋㅋㅋㅋㅋㅋ

­언젠 안그랬음?

­어...그렇네?

“농담이니까 진지하게 도네 하진 말고. 이미 돈은 차고 넘치게 벌고 있으니까...그리고 오늘은 내가 받는게 아니라 주는 날이야. 1주년 기념으로 굿즈도 만들었고 이벤트도 준비했으니까 모두 착석!”

자리에 앉아서 내 방송을 끝까지 보도록!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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