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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라한이 되어버렸다-294화 (294/352)

〈 294화 〉 외전:행복회로 최대로!(3)

* * *

“와. 이게 소울류?”

­오픈월드 지리네

­동굴 밖으로 나가자마자 풍경지리네

확실히 전작들이랑은 좀 다르네. 딱 보기만 해도 광대한 필드잖아. 근데 탈것은 언제주지? 뭐 어떤 게임 마냥 초반부 반쯤 진행해야 주고 이런 건 아니겠지? 솔직히 오픈월드에서 탈것 늦게 주는 것만큼 극혐인게 없는데.

초반부 개고생하고 ‘슬슬 탈것 줄게’하는 게 진짜 뉴비 제초기인데. 한 번 당하면 다시는 그 게임 할 생각이 안 들어. 탈것 만들었으면 그냥 튜토리얼부터 주라고! 하다못해 업그레이드 식으로 하던가!

“일단 바로 앞에 화톳불 찍고...저거 오르막길에 있는 거 보스지?”

­그런 듯?

­저런 덩치가 보스가 아니면 뭐겠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ㄹㅇㅋㅋ 저 덩치에 잡몹일 리가 없지 ㅋㅋㅋㅋㅋㅋㅋ

­저놈이 이번작 X다 급인가.

“튜토리얼 보스 같으니까 별로 안 어렵겠지? 그럼 바로 간다!”

나는 무기를 꼬나 쥐고 무작정 돌격했다. 그리고 한 방에 끔살당했다.

“회피 키 눌렀잖아!”

­눌렀다­>사실 안눌렀다

­한방컷 ㄷㄷ

­저게 기마병? 튜토리얼 보스부터 ㅈㄴ 살벌하네

“와 진짜...이게 첫 보스? 한방컷 나는 건 예상도 못 했는데. 가드도 두 대 막거나 큰 거 하나 막으면 그냥 뚫려버리네? 저거 깨라고 만든 거 맞아?”

­어차피 오픈월드임 ㅌㅌ

­무시하고 다른데 ㄱㄱ

“소울에서 보스 무시하게 되있냐?”

눈 앞에 보스가 있는데 도망친다? 존심이 허락 안한다고! 보스랑 싸우면 이겨야지! 딴 짓 같은 건 슈퍼겁쟁이들이나 하는 거야! 눈앞에서 보스가 걸어 다니고 있는데 도망칠 거면 소울류 왜 해!

­아 망자는 도망 안친다고

­쫄?

­역돌격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끼, 기열! 아쎄이! 너가 그러고도 자랑스러운 망자냐! 역돌격도 때와 장소를 가려야 하는 법이거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응 망자 아니야~

­물 마시다 뿜었네 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모름지기 망자라면 눈 앞에 보스가 있는데 도망치지 않는다! 망자라면 돌격이야! 가즈아!”

나는 그렇게 세 시간을 트리가드인지 나무가드인지 모를 놈에게 꼬라박았다.

­­­­­­­­­­­­­­­­­­­­­­­­­­­­­

“내가! 저 새끼를! 조졌다!”

­기어코 잡네 ㅋㅋㅋ

­와 진짜 암걸리는 줄 ㅋㅋㅋㅋㅋ

“아니 X롬 이 인간들 이걸 튜토리얼 보스라고 내놓은 거야? 전작 중반부 초입 보스 수준인데 거의? 엇박 뭔데? 모든 패턴이 죄다 엇박이라 회피 타이밍 잡기 진짜 어려운데? 그렇다고 방어하면 두 방이면 터져버리고.

뭐 이딴 보스가 다 있어? 도대체 튜토리얼이 이정도면 다른 보스는 어떻게 되먹은 거야?“

투덜투덜 대면서 그걸 잡은 나도 나지만. 시발놈 나는 한 대 때려도 이쑤시개로 때린 것 같은 딜인데 저놈은 한 대 치면 실피만 남거나 즉사야! 근데 연속공격에 광역기 까지 갈구네? 거기에 견제기도 겁나 빠른데 아프네?

이게 튜토리얼 보스?

[RAMISU님이 1000원 후원하셨습니다!]

­저 보스 말 타고 잡으라고 만든 보스에요. 말 타면 쉬움

“뭐? 그럼 동굴 나오자마자 말을 주던가!”

­자체 하드모드 아 ㅋㅋㅋㅋㅋㅋㅋ

­오픈월드라고 ㅋㅋㅋㅋ 싸울 수 없다면 피해가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망자는 죽었으면 죽었지 피해가지 않는다고!”

아무튼 이제 이놈 깼으니, 저 교회 같은 건물이나 가봐야지. 나는 언덕을 올라 거의 무너진 교회같은 폐허에 도착했다. 폐허 안에는 왠 NPC가 화톳불 앞에 앉아있었다. 말이나 걸어 봐야지.

“뭐야 상인이네. 이것도 뭐 하나의 떡밥인가? 이 새끼 왜 저 트리가드인가 하는 보스 새끼 뒤에서 장사질이야? 둘이 커넥션 있는 거 맞지? 말 걸면 트리가드의 복수를 하겠다면서 싸움거는 거 아냐?”

­아 ㅋㅋㅋㅋㅋ 소울류는 렉 걸려도 떡밥이라고 ㅋㅋㅋㅋ

­ㄹㅇㅋㅋ

­X롬뇌 달달하게 돌아간다 ㅋㅋㅋㅋㅋㅋ

“근데 살게 없네. 미늘 갑옷은 멋대가리 없으니까 패스 하고. 도구 가방이랑 제작서만 사서 가자. 이름부터가 필요해 보이는 느낌이잖아.”

그럼 이제 어디로 가지? 일단 지도를 얻고 싶은데. 지도화면 열어도 온통 갈색 뿐이라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는데. 역시 X롬이야. 지도도 거저 주진 않지. 이것도 뭔 떡밥인가?

“아 몰라. 그냥 직진해. 직진하다보면 뭔가 나오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야! 저거 뭐야! 석궁 뭔데! 사람을 발리스타로 쏘게 되있냐! 여기 뭐 이래! 물량도 더럽게 많고! 내가 X크소울을 하고 있는 건지 무쌍게임을 하고 있는 건지 분간이 안가네! 무슨 몹이 10마리 씩이나 옹기종기 모여서 쫒아오는데?!”

살려줘! 나 룬(소울)도 많이 모아서 죽으면 손해란 말이야! 레벨업은 도대체 어디서 하는 거야! 뭔데! 이 똥겜! 레벨업은 하게 해줘! 화톳불! 화톳불 어딨어!

끼에에에에엑!

“으아아아아아악!”

­5000소울 날아감 아 ㅋㅋㅋㅋㅋㅋ

­망했어요

­아 술이 달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아하지 말라고! 니들도 곧 고통받게 될테니까!”

­아 우리는 X튜브 에디션으로 본다고 ~

­응 계속 해봐~ 우린 구경만 할거야~

이것들이? 하긴 X수가 다 그렇지 뭐. 나는 로딩화면을 멍하니 바라보며 이 주옥같은 게임이 도대체 어디까지 악랄해질지 상상하며 몸을 떨었다. 뭔가 존나 쎈 무기가 필요하다...몹들을 전부 도륙낼 수 있는 존나 쎈 무기가...크고 아름다운...대검이...대검이 필요해...

“근데 대검은 언제 나오지?”

[태양만세님이 1000원 후원하셨습니다!]

­태양 만세! 그대가 원하는 것이라면 바로 화톳불 뒤의 마차가 있다네! 잘 쓰도록 하게!

­[+]

­[+]

­Y

“태양만세! 그 조언 잘 쓰도록 하마!”

진짜로 화톳불 바로 뒤의 마차를 살펴보니, 상자가 하나 있었다.

“오, 진짜 대검이다. 아까 병사 중에 대검든 병사가 쓰던 그 대검같은데. 그래도 역시 직검보다는 대검이지. 직검은 슈퍼 겁쟁이들이나 쓰는 무기라고.”

­라고 전작에서 직검으로 엔딩봤던 재의 귀인이 말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러분 직검쓰세요. 직검이 닥치고 최고임

“응 그건 소울이고 이건 엘븐링이야~ 다른 게임이니까 무효야~”

아무튼 그래~이제 대검도 얻었으니까 대검 빨로 한 두방에 몹들 뚝배기를 터트릴 수 있겠지?

“...스탯 딸려서 못 끼는데?”

­아 양잡하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ㄹㅇㅋㅋ

­너가 선택한 밀사다 악으로 깡으로 버텨라.

“아니 이 노잼 무기를 계속 쓰라고?”

선넘네...서러워서 레벨업이나 빨리 열련다.

“그래서 레벨업 언제 열려?”

­훈수 멈춰!

­다 입 다물어!

­안알랴줌.

“평소에는 훈수만 줄창 하던 놈들이 필요할 때는 훈수 멈추지 말라고! 할거면 일관성있게 해야될 거 아니야!”

­아 이게 일관성 있는 행동이라고 ㅋㅋㅋㅋㅋㅋ

­아 우리는 듀라 눈나가 고통받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것 뿐이에요 ㅋㅋㅋㅋㅋ

으아악! 이새끼들 썩었어! 썩었다고! 젠장 탈모나 걸려버려라! 진짜 사람 엿맥이는 거 너무 좋아하는 거 아니냐고! 나도 엿먹이고 싶어! 스트리머라 그러지 못 하는 게 천추의 한이다 진짜!

“아 몰라. 돌아다니다 보면 언젠가 나오겠지.”

나는 화톳불에서 이러나 바로 근처에 있는 폐허를 싹싹 털기 시작했다. 숙련된 망자인 나에게 이런 튜토리얼 잡몹들은 식은 죽 먹기...

[YOU DIED]

“어디 신성한 싸움에 활질이야! 니들이 전사라면 졸렬하게 활 쏘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근접으로 붙으라고!”

­???:네? 제가요?

­아 소울류는 그런 거 없다고 ㅋㅋㅋㅋㅋ

­아잇 시팔 파라솔 맛 좀 볼래?

“에라이! 망할 세상!”

부활한 나는 곧장 폐허로 달려가 놈들을 철저하게 도륙내고 룬을 되찾았다. 어우, 이정도면 렙업 할 수 있겠네. 레벨업이 열린다면 말이야. 나는 다시 화톳불로 돌아가 앉았다.

“응?”

­오

­ ㅜㅑ

­이쁘다

“와, 이쁘다. 트레일러에 나왔던 그 여자네.”

대충 자기를 도와달라는 대화내용이 지나가고, 레벨업 기능이 해금되었다. 이제 렙업 할 수 있어! 뼈빠지게 모은 5000소울로 레벨업이나 해야지!

“일단 근력부터 필요한 만큼 찍어놔야지. 역시 양손 대검이 로망이지!”

­ㅇㅈ

­대검은 로망이지 아 ㅋㅋㅋㅋ

­아 그건 특대검이 최고 아님?

“엘븐링도 쯔바이핸더 있으면 넘어가야지. 난 특대검이 좋더라.”

크고 아름다운 특대검으로 몹들 머리를 후려치면 감동해서 주저 않는다고. 다른 게임에서는 볼 수 없는 크고 아름다운 무기의 일격은 소울류의 아이덴티티야! 보스몹 무기가 크면 내 무기도 커야 하는 법이니까!

“빨리 특대검 먹고 싶다. 말도 방금 얻었으니까 말타고 특대검 휘두르고 다니면 간지날 것 같지 않아?”

­ㄹㅇ

­말을 타고 특대검을 휘두른다? ㅜㅑ

­상상하니까 지리겠다

“진짜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

특대검 맞추면 방패고 뭐고 다 뚜까팰 수 있겠지? 이번에 나온 가드 카운터 특대검으로 하면 쩔 것 같은데. 행복회로를 돌리며 나는 계속해서 맵을 돌아다녔다.

“아 이거 복돌이 승차감 쥑이네. 달리는 게 은근히 시원시원해가지고 달리는 맛이 있어. 마상전도 대검 들고 하니까 시원시원하고...상승기류 타고 다니는 것도 꽤 재밌고.”

­ㄹㅇ 재밌어 보임

­아 PC판 언제 나오냐고

­응 4시간 기다려~

“얼마 안 남았으니까 잠컨이라도 하든가 버티든가 해. 개인적으로는 지금이라도 좀 자두는 걸 추천하고 싶은데.”

­응 8시 되면 칼접속 할거야~ 사전 다운로드도 끝내놨어~

­이제 저러고 의자에 앉아서 존다

­ㄹㅇㅋㅋ

“그렇게 되느니 그냥 잠이나 자는게 낫지. 몸은 챙기면서 게임 해. 난 직업이지만 너네들은 아니잖아.”

나야 게임하는게 돈이 되지만 X수들은 아니니까. 나는 걱정섞인 멘트를 날리며 결국 첫 번째 메인보스와 대면했다.

“밀키트, 아니 멀키트구나. 좆밥처럼 생겼으니까 쉽겠지? 한 번 원트 시도해본다. 가즈아!”

그렇게 4시간에 걸친 지옥같은 싸움이 시작되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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