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2화 〉 외전:행복회로 최대로!(1)
* * *
“이 시간에도 내 방송을 보러 와주는 고마운 시청자들아, 점심은 잘 먹었니?”
아 뭔가 돌려 까기 당하는 느낌인데
시작부터 극딜부터 날리네 ㅋㅋㅋㅋ
킹받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에이, 내가 언제 그랬다고. 그냥 너희들한테 고마워서 그래. 오늘도 내 방송을 보러 와줬잖아.”
방송을 켜자마자 적당히 노가리를 까며, 시청자들이 들어오는 것을 지켜본다. 방송을 켜고 나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이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방송을 하니 시청자 숫자는 대체로 일정하고, 시청자들이 거의 다 들어왔다 싶으면 방송을 본격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내 루틴이니까.
뭐 보통은 방송 시작하기 직전에 거의 모여 있긴 하지만, 내 나름의 배려라는 거다. 불만 있으면 X게더에 쓰십쇼. 물론 안 읽을 거지만.
오늘은 뭐하나요?
당연히 소울즈 복습 아니겠음?
아 당연히 복습이지 ㅋㅋㅋㅋ
“그치. 복습해야지. 내일이면 대망의 그 게임이 나오는데 당연히 복습해야지. 어제 2까지 밀었고 이제 3만 남았는데 하루 만에 깰 수 있나? 내가 그래도 한 번은 엔딩 봤으니까 작정하고 밀면 금방 밀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그렇게 말하고 1에서 백번 넘게 죽었자나 ㅋㅋㅋㅋㅋ
2도 최소 100번은 죽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ㄹㅇㅋㅋ
“아, 오늘은 달라! 그래도 꾸준히 컨도 좋아지고 꼼수도 잘 써서 최종보스는 트라이 별로 안하고 깼잖아! 이렇게 경험치가 잔뜩 쌓였는데 시리즈 중에서 제일 쉽다는 3정도는 하루 컷 쌉가능이지!”
뭐 시간 모자라면 빤스런 할거지만! 당장 내일 엘븐링 나오는데 켠왕이 문제냐고! 잘 자고 일어나서 엘븐링 켠왕각을 잡아야 하는데! 시청자들도 넓은 마음으로 빤스런해도 인정해 줄거야!
“솔직히 이제 환불의 심판자니 뭐니 하는 놈도 1트 클리어 가능하지 않을까?”
그럼 가지지 못한 자로 ㄱㄱ
말을 했으면 증명해야지 아 ㅋㅋㅋㅋ
안전자산 가즈아 ㅋㅋㅋㅋㅋㅋㅋㅋ
[NAVI님이 미션을 걸었습니다!]
가지지 못한 자로 X다 1트 클리어 2:00
“응 미션 걸어봐~ 클리어하면 그만이야~”
내가 못할 줄 알고? 튜토리얼 보스 따위 소머리 데몬이나 연기의 기사 같은 스캇몹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냐! X발 그것들은 아주 X같은 놈들이라고! 어떤 개발자 새끼가 좁은 공간에 들개 두 마리랑 광역공격 하는 보스 새끼를 쳐 넣은 거야!
진짜 내가 살면서 그렇게 빡쳤던 적이 없어! 진짜 ㅈ같음의 극한만 모아놓는 짓거리를 아무렇지 않게 해대는 변태새끼들...마음에 들었다! 그러니까 빨리 엘븐 링 ‘내 줘’
“아, 그리고 미리 말해두는 건데 시간 되면 끌 거야. 내일 엘븐링이 나오는데 X크 소울3를 계속 붙잡고 있을 순 없잖아. 알지?”
아 그건 ㅇㅈㅇㅈ
엘븐링은 어쩔 수 없지 ㅋㅋㅋㅋ
특별히 봐드림 ㅋㅋㅋㅋㅋ
“그럼 오늘은 시간도 빠듯하니까 바로 게임 킬게~”
나는 X크소울3를 곧장 실행시켰다. 소울 시리즈의 마지막이자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는 게임, X크 소울3의 시작이었다. 나는 게임이 시작되자마자 거침없이 뉴 게임을 눌렀다.
“여러분, 시네마틱은 뉴비나 보는 겁니다. 저 같은 망자들은 시네마틱 따위는 보지 않아요.”
[츄츄님이 1000원 후원하셨습니다!]
망자가 고여서 망자가 아니라 하도 죽어서 망자 되신 거 맞죠?
“어허, 선택받은 불사자이자 저주를 짊어진 자인 이 몸을 보고 어디서 그런 망발을!”
와 저렇게 들으니까 엄청 오글거리네 ㅋㅋㅋㅋㅋ
ㄹㅇㅋㅋ
갑분 중2병임 ㅋㅋㅋ
생각해보니 그러네? 이게 게임에 나오는 명칭이라서 좀 있어 보이는 거지 입 밖으로 내뱉으면 영락없는 중2병 네이밍 그 자체네. 뭔가 쓸데없이 있어 보이는 이름이잖아. 방송이라서 드립치는 거지 현실에서 그러면 이불킥 확정이네.
빨리 캐릭터나 만들어야지. 캐릭터 선택창에 들어선 나는 직업을 가지지 못한 자로 바꿔놓고 커마를 고민했다. 아 귀찮아. 어차피 뭘 건드려도 유사인간인데 그냥 대충 하자.
“흠흠, 아무튼 캐릭터 커마는 대충 넘어가고, 부장품은 그냥 대충 화염보석 하나 챙겨갈게.”
아 은근 슬쩍 좋은 거 챙겨가네 ㅋㅋㅋㅋㅋ
아 진정한 망자는 부장품 따위 챙기지 않는 법임
ㄹㅇㅋㅋ
“진정한 망자는 강해지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이름을 대충 짓고 캐릭터는 생성하니 내 캐릭터가 묘지에서 눈을 뜨며 게임이 시작되었다. 1편은 수용소, 2편은 숲, 3편은 묘지...더 처지가 안좋아 진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나는 이전 시리즈의 짬밥을 바탕으로 순식간에 보스 앞까지 도착했다. 물론 한 대도 맞지 않...아니 두 대 맞았구나. 아무튼 손쉽게 보스 앞까지 도착했다.
“이 칼을 뽑으면 보스전이네. 어디 미션 금액을 볼까~”
이것들 내가 원트 클 못 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네. 걸린지 30분 지났는데 40만원? 오늘 수익 좀 달달하네~
“애들아 선물 고마워! 40만원 잘 먹을게!”
아 보인다 보여 ㅋㅋㅋㅋㅋㅋ
ㄹㅇㅋㅋ
샤우팅 1분전
“응 행복회로 돌려봐~이기면 그만이야~”
그렇게 생각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아 이게 왜 맞는데!”
???:이기면 그만이야~
죽었죠? 죽었죠? 죽었죠? 죽었죠? 죽었죠? 죽었죠? 죽었죠? 죽었죠? 죽었죠? 죽었죠? 죽었죠? 죽었죠? 죽었죠? 죽었죠? 죽었죠? 죽었죠? 죽었죠? 죽었죠? 죽었죠? 죽었죠? 죽었죠? 죽었죠? 죽었죠? 죽었죠? 죽었죠? 죽었죠?
업보스택 낭낭하죠?
“내 40, 아니 50만원! 몽둥이 뭐가 이렇게 구려! 방패도 걸레짝이라 방어 한 것 같지도 않고! 이게 거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역시 기대를 져버리지 않네 ㅋㅋㅋㅋㅋㅋㅋ
업보스택 터트리기 미쳤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업보스택이 뭔데! 내가 언제 업보스택을 쌓았는데! 잡몹들 잡으면서 전진할 때도 느낌이 약간 싸했지만 몽둥이 딜 뭔데! 초반 보스 패는데 뭐이리 피가 안달아! 게다가 방패는 문자 그대로 널빤지 방패라 막는 게 막는 게 아냐!
이런 젠장! 한 번 엔딩 봤다고 너무 근자감 넘치게 플레이했어! 쓸데없이 패링각 노리지 말걸!
나는 허무하게 날아간 미션 금액 50만원을 보며 눈물을 삼켰다. 50만원이면 3050그래픽 카드도 살 수 있는 돈인데...시공의 모든 영웅을 사고도 34만 6천원이 남는 돈인데...
“후우, 그럼 다시 갑니다. 이번에는 그냥 깬다!”
방심하지 않고 철저하게 플레이 하니, 무난하게 환불의 심판자를 박살낼 수 있었다. 근데 깨니까 더 현타가 오는 것 같애. 내 50만원! 물론 오늘 하루 종일 방송하면서 번 도네로도 충분히 비슷한 금액이 벌리긴 하겠지만 그래도 아쉬운 건 어쩔 수 없어!
“이렇게 쉬운데...”
방송 시작 한지 한 시간인데 무슨 몇 시간 한 분위기네 ㅋㅋㅋㅋㅋ
아 50만원 날아가면 누구라도 그럴 듯 ㅋㅋㅋㅋㅋㅋ
ㄹㅇㅋㅋ
“그럼 일단 화톳불을 켜고, 컨셉을 뭘로 잡지? 1은 그냥 근력캐였고, 2편도 근력캐였으니까 3편은 기량으로 고?”
이번에는 컨셉 좀 날렵하게 잡아야지. 양손검 들고 패는 게 로망은 있는데 답답하단 말이야. 이번에는 좀 스피디한 컨셉 잡고 슉슉 슈슈슉 슉슉 하면서 진행해야지. 나는 숏쇼드를 구매하곤 대장장이에게 가 화염 보석을 인챈트했다.
“그럼 이제부터 쭉쭉 가즈아! 템포 따라와 X수들아!”
“그래도 엔딩 보긴 했네.”
10시간 만에 엔딩을 보네 ㅋㅋㅋㅋㅋ
그래도 3은 무난하게 깬 듯 ㅋㅋㅋㅋㅋ
길 헤맨게 플탐의 반 이상인거 ㅇㅈ?
“길 더럽게 어렵네 진짜. 엘븐 링은 무려 오픈월드인데 얼마나 더 복잡하려나...”
오픈월드 게임은 대대로 길 찾는 게 지옥이었는데. 대충 보면 비슷해 보이는 지형에, 쓸데없이 괴롭기만 한 인카운터, 쓸데없이 사양 많이 잡아먹는 개적화까지, 정말 기대되네.
“그래도 이정도면 복습 빡세게 했네. 이제 두 시간만 기다리면 돼.”
두 시간이나 남았음?
시간 ㅈㄴ안가네
여기 엘븐링 대기방임?
“아니었어? 여기 다 엘븐 링 대기타는 망자들 휴게소라고. 12시 딱 되면 엘븐 링 하러 갈 사람 수두룩 할 걸?”
ㄹㅇㅋㅋ
6년을 기다렷음 ㅋㅋㅋㅋㅋ
어우 썩은내;;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 예구도 디럭스로 바로 박아버렸고, 엘븐 링 대비해서 컴퓨터도 한 번 싹 정리했거든? 게임용 패드도 새 걸로 하나 샀고. 이제 게임만 나오면 돼!”
속보)엘븐 링 발매일 3일 후로 연기 돼...
“응 너 밴.”
ㅇㅈ
넌씨눈 못하나 ㅋㅋㅋㅋㅋ
“지금부터 엘븐 링 관해서 쓰잘데기 없는 루머나 비방을 퍼트리는 시청자에겐 밴을 먹여주겠다. 다들 처신 잘 하도록.”
기강 빡세게 잡네 ㄷㄷ
아 잡아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사람들 기대감이 하늘을 뚫을 기세인데 어그로 끌면 쳐맞아야지 ㅋㅋㅋㅋ
“사람들 기대감 만땅인데 거기에 굳이 초를 친다? 어그로거나 눈치가 없는 거지. 관심 없으면 그냥 나가거나 무시하면 돼.”
빨리 나왔으면
어우 시간 ㅈㄴ 안 간다
“아직도 7분 23초 밖에 안 갔어. 12시 언제 돼!”
엘븐 링 전에 시공 한판 ㄱㄱ
“안 돼 안 돼. 시공 하고 하면 시공 생각나서 게임에 집중 못해. 막말로 트롤 한 번 만나면 텐션 잡치는 게 시공이잖아. 그러느니 트레일러라도 돌려보면서 기다리는 게 낫지. 그러고보니 어제 트레일러 새로 나왔다던데 그거나 볼까?”
나는 X튜브에서 엘븐 링 신규 트레일러를 검색했다. 이건가 보네. 영상을 재생시키고 방송 화면에 띄워놓고 내용을 감상한다. 어우, 쩌네. 소울 시리즈에 점프? 기마전? 오픈월드? 이쁘게 생긴 조력자?
이제 메타 98점의 위엄?
“이제 좀만 지나면 이걸 직접 할 수 있다 이 말이지?”
재밌겠다...
소울류는 너무 어려워서 못하겠음.
어렵긴 해 ㅋㅋㅋㅋ
“어려우면 어쩔 수 없지 뭐. 내가 하는 거 보면서 대리 만족이라도 해.”
직접 하기 싫으면 X튜브 에디션 말곤 답 없지 뭐.
11시 40분.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시간이 안가!”
소울류 금단증상이라도 생긴거냐구 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망자의 말로?
두렵다
43분.
“끼야아아아아아아아아앙!”
51분.
“후욱...후욱...엘븐 링이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능...”
58분.
“온다 온다 큰 거 온다!”
59분.
“X수들아 다 준비됐지??
00:00
“가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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