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5화 〉 173.도화선(2)
* * *
“주인님! 산책! 산책가자!”
“안 돼.”
라쿤 박사님이 어쨌든 집안에만 있으라고 매일 연락을 하셔서 나갔다가 걸리면 뭔 소리를 들을지 몰라. 나한테까지 그럴 필요 없을 텐데 너무 히스테릭 한 거 아니신가 생각하긴 했는데, 라쿤 박사님이 내가 지금까지 저지른 사고를 전부 나열하니 저절로 닥치게 되더라.
덤으로 수습 비용으로 벌써 세금 수십억을 썼다는 말도 함께 말이야. 돈 이야기 하면 내가 닥치고 말을 들을 수밖에 없지요. 네. 내가 대충 기밀관리본부에서 어떤 이미지인지 알 것 같았다.
설교로 끝내주는 게 정말 착하신 거였구나. 라쿤박사님 찬양해!
“주인님 미워! 나 산책 갈래애애!”
“자꾸 그러면 오늘 저녁 메뉴는 피망이 될 거란다...”
“피망 싫어!”
리온아 너한테 한 소리 아니란다. 나는 오들오들 떨고 있는 리온을 보며 난감함을 감추지 못했다. 역시 애들이 피망 싫어하는 건 국룰인가. 확실히 내가 어렸을 적에도 피망을...아니다. 우리 집은 아버지가 피망 싫어하셔서 어머니가 피망 들어간 요리를 안 하셨구나?
피망 맛있는데.
나는 에포나에 이어 내 옷을 붙잡고 고개를 저어대는 리온을 보며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살려줘...
육아가...이렇게...힘든 거였구나...
역시 부모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쾌락 없는 책임은 더더욱!
설득해야 할 대상이 둘로 늘어버린 나는 필사적으로 유라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시선을 보냈다.
“중간고사가 이틀 후라 안 돼요.”
“아, 미안. 열심히 공부해.”
유라는 내 간절한 시선을 냉정하게 쳐냈다. 생각해보니 집에 가서 하는 게 더 낫지 않겠냐고 내가 아까 물어봤었지. 유라가 뭐라고 했더라. 집에 혼자 있으면 우울해져서 오히려 더 공부 안 된다고 했던가?
내가 미안해...내가 쓰레기야...
나는 다시 내 옷을 붙잡고 늘어지는 에포나에게 시선을 돌렸다. 이 꼬맹이들을 어떻게 한다?
그럼 나 혼자 이 잼민이와 망아지를 상대해야 한다는 말인가. 나는 충격적인 현실에 개탄하며 최후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대신에 오늘 저녁은 내가 니들이 좋아하는 걸로 해줄게.”
“후라이드 반 양념 반 치킨!”
너 사실 이거 노린 거지? 애가 배달 음식에 맛을 들이더니 이젠 환장하네. 요 근래 내가 잘 돌봐주지 못한 사이에 유라한테 카드 맡겨놓고 그걸로 먹을 것 시키라고 했더니 애가 치킨에 맛을 들였어...
닭다리 뜯으면서 콜라를 흡입하는 엘프라. 처음 봤을 때는 여러모로 충격적이었지. 실제 엘프가 영화나 소설마냥 풀만 먹고 사는 비건 채식주의자는 아니라는 걸 알고 있기는 하지만, 한손에 닭다리를 들고 열심히 먹어치우는 모습을 보면 아무래도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래그래...어디서 시키지?”
“XXX네 두 마리 치킨!”
이젠 치킨 집 이름까지 외운 거냐. 그리고 발음이 왜 이렇게 정확해! 아직도 내 이름은 정확하게 발음도 못하면서 어떻게 치킨 집 이름은 또박또박 말 하냐고! 내가 치킨보다 못한 거야? 내 존재는 치킨만도 못 한 건가?
“아 그래그래. 넉넉하게 두 마리 시킬까...”
요즘은 굳이 전화로 주문 안 해도 되서 편하다니까. 배달 어플 쓰면 정말 편해. 클릭 몇 번이면 배달이 끝나니까 얼마나 좋아. 가끔 할인도 받을 수 있고.
나는 빠르게 주문을 마친 뒤, 아직도 삐져있는 에포나의 얼굴을 붙잡고 시선을 맞추었다.
“나도 나가기 싫어서 이러는 게 아니야. 지금 정~말 밖이 위험하거든? 그래서 우리 에포나가 다칠까봐 안 나가는 거야. 엄마 말 무슨 뜻인지 알지?”
“풉”
뭐. 나는 입을 막고 끅끅대며 웃는 유라를 향해 눈을 부라렸다. 확 너만 치킨 못 먹게 해버릴까보다. 눈앞에서 치킨이 뼈만 남기고 사라지는 고문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게 해줄까?
“엄마?”
“...아니다. 그냥 주인님이라고 불러줘...”
그 똘망똘망한 눈으로 그렇게 부르지 말아줘...수치사할 것 같아! 정신 나갈 것 같애!
“엄마, 사이드 메뉴도 시키자!”
“너는 오늘 굶으렴.”
“아 왜!”
“내 딸은 키가 135CM를 넘는 게 조건이란다.”
키가 134cm인 너는 내 딸이 아니야! 리온 보다 작은 너는 말이지! 우리 집의 최저 신장을 담당하고 있는 유라는 뾰로통한 얼굴로 나를 째려보았다. 꼬맹아, 네가 나를 이겨먹으려면 라떼는 말이야 정도는 할 수 있을 만큼 나이를 먹고 오렴.
“나도 밑에 깔창 하나 더 끼면 135cm넘거든요?”
“깔창? 깔창이 뭐야?”
“키가 작은 사람들을 위한 꿈과 희망의 물건이란다.”
나는 깔창 써본 적 없어서 몰라. 남자일 때는 그래도 키가 179cm정도는 됐었고, 여자로 변하고 나선 키 관련으론 신경도 안 썼는데. 애초에 머리가 분리되는 시점에서 키 같은 사소한 문제가 고민이 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애초에 머리만 똑 떼어놓고 보면 보는 높이가 가변성이 넘치는데 키가 의미가 있나. 원하기만 하면 농구 선수급 시야를 가질 수도 있는 몸인데.
“이거 난쟁이 차별이야!”
“괜찮아 괜찮아. 깔창 몇 개 더 끼면 되지!”
“언니!”
“농담이야 농담. 혹시 모르는 거 있으면 가르쳐 줄까?”
“언니 수학 잘해?”
“화이팅!”
미안! 나 중학교 이래로 계속 수포자야! 미적분이고 벡터고 뭐고 다 몰라! 내가 기억하는 수학에 대한 거라곤 구구단이나 1차 방정식 정도가 최선이라고! 한국사나 사회정도는 기억하고 있긴 한데. 국어도 레퍼토리가 그렇게 크게 바뀌지 않았을 것 같으니 가능할 것 같은데 수학은 진짜 무리야.
당장 수학 지식대결 들어가면 너한테 처참히 발릴 자신도 있단다!
“언니...”
“난 문과라서 몰?루”
“언니 그거 되게 볼 때마다 화나. 뭔가 한 대 때리고 싶은 기분이 드는데 한 대 때려도 돼?”
“애비, 네 손만 다칠라.”
내 머리가 얼마나 단단한데. 머리로 못도 박을 수 있고 망치를 휘두르면 망치가 찌부러지는 강도의 뚝배기라 내 머리에 주먹을 휘두르는 건 자해행위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후...수학 싫어...”
“한솔이 수학과라고 했던 거 같은데, 불러줄까?”
“한솔이 언니 지금 방송시간 아니야?”
“어...그러네.”
그럼 안 되겠네. 한솔이 치킨 좋아해서 불렀으면 기뻐했을 것 같은데.
“주인님! 그럼 나는 당근 4개!”
“4개? 오케이.”
나는 냉장고에서 당근을 4개 꺼내 물에 씻어 에포나의 입에 하나씩 넣어주기 시작했다. 에포나가 맛있게 당근을 씹어 삼키는 것을 보며,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벌써 3일째 아무데도 나가지 않고 집안에만 틀어박혀 있었다. 에포나는 물론 리온도 나가지 못하는 것에 불만을 표현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도 지킬 건 지켜야지. 애들에게 이해시키기는 정말 어렵긴 했지만.
내가 라쿤박사의 말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는 것은 물론 미안해서도 있지만, 혹시 모를 위협 때문이었다. 나야 괜찮지만 리온이 문제지. 아직 세상물정도 잘 모르고 애가 순진해서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 애가 해코지 당하면 나는 해코지한 놈을 축구공으로 만들어버릴 자신이 있었다.
사태가 별로 진정될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는 것도 있었다. 당연하게도 수많은 목격자들과 사이버렉카들과 기레기들의 환장의 콜라보 때문이었다.
그 수인 변이자를 찍은 영상이 도대체 몇 개인지, 내가 X튜브에 검색해서 본 영상만 무려 4개였다.
대부분 화질이 구리긴 했지만, 상황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는 아니라서, 댓글에서는 온갖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었다. X튜브 댓글답게 온갖 어그로와 멍청이들의 향연이 돋보였지만, 개중에서는 진심으로 의심하고 있는 사람들도 간간히 보였다.
신들이 도와주고 있다고 하지 않았나? 아 신들은 인터넷 몰라서 무리인가. 영상들은 이게 X튜브가 맞나 싶을 정도로 신속하고 정확했지만, 이미 수많은 사람들의 눈을 거친 영상의 열기는 쉬이 사그러들 줄 모르고 불길처럼 번져나갔다.
X튜브 영상을 지웠더라도 영상을 다운 받거나 원본 영상을 가진 사람이 남아있으니 영상이 다시 올라오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고, 오히려 영상이 지워지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더한 어그로가 끌려서 사이버 렉카들 중 몇 명이 냄새를 맡고 영상을 만들기 까지 했다.
다행히도 제대로 된 근거 없는 ‘충격! 이종족이 정말로 실존한다?’ 같은 누가 봐도 수상한 냄새가 물씬 풍기는 영상이었지만, 원래 사람은 재밌어 보이는 화제에는 영상 퀄리티같은건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법이다. 벌써 댓글 창은 이종족의 존재에 대한 드립과 개소리와 온갖 광고글로 개판이 나 있었다.
이딴 게 조회수가 40만을 넘게 찍다니, 대한민국도 맛이 갔구만...사실 따지고 보면 진짜 흔한 일인데, 하필이면 변이자라 사건이 지나치게 커지는 느낌이 없잖아 있었다. 애초에 난동부리는 놈 하나 잡았다고 뉴스에서 대서특필 할 리가 없지.
이 망할 새끼들아. 진짜 기레기고 사이버 렉카고 다 조져버리고 싶네. 덕분에 이게 무슨 꼴이람. 그러고 보니 우리 집 주변에도 렉카 새끼 몇 명 살고 있었던 것 같은데. 나는 백화점 붕괴사고 이후에 나한테 취재를 하려고 하던 렉카들을 떠올렸다.
아 진짜 나가면 안되겠네. 사이버렉카한테 괜히 표적 되면 더 귀찮아 질 것 같아.
“주인님! 하나 더!”
알았으니까 침 좀 그만 흘리렴. 바닥 더러워지잖아. 네 침은 끈적해서 잘 닦이지도 않는단 말이야.
“유진아, 나는?”
“넌 손이 없니 발이 없니?”
“둘 다 없는데?”
“...생각해보니 그러네.”
틀린말은 아니네. 살아있는 팔다리가 없는 건 맞으니까. 나는 머리카락을 늘려 냉장고를 열고 예비용 x벅을 꺼내 전자레인지에 집어넣었다.
“사제...버거...는 없어?”
“사제 버거는 뭐야...니가 군인이야? 확 군대리아 먹여버릴까 보다. 어디서 시킬까? x스터치? X데리아?”
“x데리아는 좀...”
“그럼 x마손길로 시킨다? x이버거면 되지?”
“사이즈업 시켜줘!”
“오케이.”
나는 배달 어플로 주문을 마치고 걸레를 가져와 바닥을 닦았다. 으 끈적해. 에포나의 침을 전부 닦아낸 나는 심심해하는 리온과 에포나를 데리고 방으로 들어갔다. 유라 공부할 수 있게 조용히 해줘야지.
공부는 환경이 가장 중요하니까. 내가 그리 공부를 잘 하던 건 아니었지만 그 정도는 안다.
에포나는 내가 침대에 앉자 침대 위로 훌쩍 뛰어올라 내 허벅지에 머리를 대고 배에 머리를 부볐다. 리온은...음. 솔직히 애가 뭘 좋아하는지 잘 모르겠단 말이야. 활동적인 성격이라 밖에 나가서 노는 걸 좋아하는 것 정도는 알겠는데,
이럴 때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있었다. 나는 몇 번 쓰고 방치한 게임기를 꺼냈다.
내가 너에게 빚을 갚는 기쁨을 알려주마!
“리온아, 이게 뭔지 아니?”
“휴대폰?”
“아아, 이건 게임기라고 한다. 게임을 할 수 있는 물건이지.”
“게임?”
“유라가 휴대폰 가로로 잡고 하는 거 본적 없니? 그게 게임이야.”
“응...모르겠어!”
나는 X텐도 스위치의 전원을 켜고 리온의 손에 게임기를 쥐여 주었다. 나는 조심스레 리온의 손을 잡고 방향키를 조작해주며 메뉴조작법을 가르쳤다.
“이 스틱을 움직이면 이렇게...”
“움직여!”
“그렇지. 이제 이 버튼을 누르면 게임이 켜져.”
X물의 숲은 단언컨대 애들한테 시키기 최적화된 게임입니다. 아니라고요? 아님 말고.
“와...”
리온은 신기하단 듯이 감탄사를 내며 키를 만지작거렸다. 리온이 키를 누르자 메인 화면을 넘어가 메인 메뉴가 나오고, 나는 새로 시작버튼을 누르게 했다.
게임이 시작되자, 나는 아직 한국어를 말하는 건 어느 정도 익혔지만 한글은 잘 못 읽는 리온을 위해 엘프어로 스토리를 읽어주기 시작했다.
“*이건...”
스토리를 알려주면서 조작법을 알려주니, 리온은 알아서 게임을 플레이하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적응이 빠른데.
나는 쓰다듬어 달라는 듯이 머리를 허벅지 위에 올려놓은 에포나의 갈기를 쓰다듬으며 게임을 하고 있는 리온을 지켜보았다.
대충 30분쯤 그러고 있을 때였다. 나는 초인종 소리에 배달이 왔음을 알아채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나보다 더 빨리 튀어나가는 꼬마가 있었으니, 당연히 리온이었다.
“리온아?”
아니 애가 갑자기 급발진을 하네. 나는 깜짝 놀라 리온을 붙잡으려고 했지만, 내 허벅지에 에포나의 머리가 올려져 있었기에 같이 뛰쳐나갈 수가 없었다. 조심스럽게 에포나의 머리가 흔들리지 않게 몸을 빼낸 나는 곧바로 리온을 쫒아 거실로 뛰쳐나왔다.
“감사합니다~”
이런. 나는 고개를 내밀고 인사를 하는 리온을 보고 급히 몸을 끌어당겼다. 리온 손에 들린 치킨 봉다리가 거칠게 흔들렸지만, 지금은 그런 걸 신경 쓸 때가 아니었다.
“리온, 누구 있었니?”
“저기 계단에 투구 쓴 배달부 아저씨가 있어서 인사했어!”
...어두웠으니까 제대로 못 봤겠지? 보통 헬멧도 벗지 않고 쓰고 다니니까 그럴 거라고 믿어야지. 나는 한숨을 쉬곤 문을 잠그고서 리온과 함께 거실로 향했다.
“유진아, 유진아, 일어나봐.”
아침 댓바람부터 무슨 일이야. 나는 나를 급하게 깨우는 세연이의 손을 쳐내고 몸을 일으켰다. 으...졸려.
“왜? 무슨 일인데?”
“이것 좀 봐봐...”
뭐? 이 시간에? 나는 세연이가 들이민 휴대폰을 보고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강남역 난동사건 보고 생각났는데 자주 배달하러 가는 집에 귀가 엘프 처럼 긴 애가 있었음. ㄹㅇ 보고서 깜짝 놀랐다. 엘프 처럼 귀가 존나 김 ㅋㅋㅋㅋ 그거 보니까 진짜 엘프도 존재하는 거 아닌가 싶더라]
술먹고 배달했음? ㅉㅉ
이래서 딸배새끼들이 욕먹는 거임 ㅋㅋㅋㅋ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ㅂㅅ
ㅂㅅ
근데 늑대인간이 있는데 엘프도 있을법 하지 않냐 ㅋㅋㅋㅋ
ㅄ임? 그 영상 딱봐도 주작한거 티나는거 안보임?
어딜봐서 그게 주작임? 아무리 봐도 주작 티가 안나드만
관심받고 싶어서 개소리를 하네 ㅋㅋㅋㅋ
ㅅㅂ 진짜라고
인증도 못하죠? 못하죠? 좀 그럴 듯한 말을 하던가 엞프 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인증해온다 ㄹㅇ
해볼 수 있으면 해보시던가 ㅋㅋㅋㅋㅋ
.
...죽일까? 지금이라면 사지를 부순다음에 한강 밑바닥에 손수 박아버릴 수 있을것 같은데.
그나마 다행인건 대부분이 그냥 뻘글 취급하고 있다는 점 같았다. 살며시 글을 신고한 나는 곧장 라쿤 박사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라쿤박사님. 안녕하세요. 제가 아침부터 이렇게 말하기는 뭐한데, 제가 링크한 글 좀 지워줄 수 있어요?”
[무슨! 글! 인가!]
“아무래도 누가 리온에 대해서 글을 올린 것 같아서요.”
[알겠네! 또! 이런! 글이! 발견되면! 알려주게! 되도록! 문자로! 말일세!]
“넵. 그럼 수고하세요.”
전화를 끊은 나는 곧바로 부동산 어플을 켰다. 얼마전에 깔아놓고 까맣게 잊고 있던 어플이었다.
최대한 빠르게 이사 가야겠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