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3화 〉 171.나와 나의 이야기(4)
* * *
“...오랜만이네.”
모리안은 몸의 윤곽이 노골적으로 드러날 정도로 묶여있음에도 담담한 기색이었다. 하도 오랫동안 묶여있었더니 해탈이라도 한 건가? 봉인이 거의 한 달이 지났으니까 이젠 익숙해질 만도 한가.
“오랜만이로다. 그동안 잘 지냈더냐?”
“...아마도?”
여러 가지 일이 있긴 있었는데, 그걸 다 설명하기는 귀찮고. 나는 두루뭉술하게 대답하며 모리안과 마하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머리색이 많이 차이나서 얼핏 보면 자매라고는 알아보기 힘들겠지만, 이리저리 뜯어보니 확실히 얼굴이 비슷했다.
마하는 탐탁지 않은 얼굴로 모리안을 노려보았다. 모리안은 마하가 그렇게 쳐다보던 말건 평온한 얼굴로 눈을 내리깔고 있었다. 생각에 잠긴 것 같은 얼굴이었지만, 정말로 뭘 생각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나는 폭발하기 직전의 화산마냥 불거진 마하의 표정을 살피며 살며시 뒤로 빠졌다. 가족끼리 싸운다는데 끼어드는 건 동방예의지국에선 예의가 아니지. 뭐, 내 언니기도 하다고? 나는 민폐만 끼치는 언니 둔적 없다.
내 언니라고 말하고 싶으면 어디 아파트라도 하나 들고 오시던가.
“...언니, 그 모습 정말 어울리는 것 같아.”
“칭찬 고맙느니라.”
신경전이 장난 아니네. 나는 서로 신경전을 펼치는 자매를 보며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이런 감정싸움에 휘말리는 것만큼 좆같은 것도 없는데...빨리 알 것만 다 알고 빠져나가고 싶다. 그 생각뿐이었다.
“언니 때문에 일이 얼마나 복잡해졌는지 알아?”
“나는 일을 더 효율적으로 처리하려고 했느니라.”
“그게 내 몸을 뺏는 이유가 된다고 생각해? 덕분에 상황이 악화됐어! 원래라면 큰 문제없이 끝날 일이 이 세계의 존망을 다툴 수준까지 와버렸다고!”
“...그런 의도는 아니었느니라.”
“그러셨겠지! 그래서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놔?”
마하는 모리안에게 거칠게 쏘아붙이면서도, 분을 참지 못한 듯 어깨를 거칠게 들썩였다. 이 자리 너무 불편한데. 나 저기 X늘 사원 구경하고 올 테니까 알아서 이야기 하고 오면 안 될까?
레스토랑스로서 솔직히 X늘 사원 실물 구경을 안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는데...는 가능할 리가 없지. 나는 점점 격해지는 마하의 반응을 보며 식은땀을 흘렸다. 불편하다. 나는 내 눈앞에서 화를 내는 마하가 나와 동일인물이라고 느껴지지 않으니, 그저 남일 같기만 했다.
아니, 확실히 다른 사람 맞나. 결국 내 눈 앞의 붉은 머리 여신은 나의 전생의 조각에 불과할 뿐이니까.
“...상황은 충분히 심각했노라. 매일매일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나는 한시바삐 이번 사태를 해결해야만 했느니라.”
“그냥 나한테 맡겨도 될 일이었어! 내가 할 일이었고!”
“마하, 너는 옛날에도 일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느니라. 그걸 잊었느냐? 내가 그런 실수를 반복하는 꼴을 내가 두 번 이나 보라는 것이더냐?”
분노로 물들었던 마하의 얼굴이 일순간 차게 식었다. 역린인가. 분노가 임계점을 돌파한 끝에 역으로 차게 식어버린 느낌이었기에, 나는 마하에게서 슬쩍 떨어져 모리안에게 시선을 돌렸다. 모리안은 요사스러운 미소를 입가에 띠며, 말을 이어갔다.
“네가 포모르에게 살해당했을 때를 기억하느냐? 네가 쓰잘데기 없는 자비를 베풀어 켈트의 많은 신들이 죽음을 면치 못했지.”
“닥쳐!”
마하는 마치 사냥감의 숨통을 노리는 맹수처럼 모리안에게 달려들어 넘어트렸다. 마하는 모리안의 위에 올라타 그녀의 목을 양손으로 조르기 시작했다.
“야, 야 일단 진정해!”
아무리 그래도 존속살해는 좀 그래! 내가 유교맨의 피가 흘러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자매가 서로를 죽이는 꼴을 볼 수는 없었다. 언니가 아무리 씹새끼라도 일단 조지는 건 참아!
“놔! 저런 도움도 안 되는 년은 내가 영혼 째로 소멸시켜 버리겠어!”
“야! 죽여도 내가 죽일 테니까 일단 참아!”
다행히도 나와 마하 사이에는 무시하지 못할 힘의 차이가 있었기에, 마하를 떼어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아 다행이었다. 아무리 저 모리안이 모리안 했더라도 일단 동생이 직접 죽이는 건 좀 그렇지 않니.
어차피 봉인당해서 여기 계속 갇혀 있어야 하는 신세일 텐데 죽이는 것보단 계속 박아두는게 좋지 않을까? 굳이 손을 더럽힐 필요까지야...
“...죽일 테면 죽이거라. 어차피 내 계획은 실패했으니. 신이 죽으면 어디로 갈지 참 국금하느니라.”
아주 죽을라고 발악을 하네. 쇠사슬로 묶여서 버둥거리는 거 말곤 할 수 있는 것도 없으면서 입만 살아가지고. 쓸데없이 의연한 척 하는데 뭔가 꿍꿍이속이 있는 거 아냐? 혹시 이거 마법 같은 걸로 만든 환각인가?
이 년이 한 짓이 한 두 개가 아니니 일단 의심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봉인당하기 전에 수상쩍은 짓도 몇 번 했었고.
“정말 죽여도 돼?”
“지금 떠보는 것이더냐? 한입으로 두말하지는 않느니라.”
으음...여기 내 무의식이니까 가능하려나. 나는 마음속으로 로망으로 가득 찬 물건을 떠올렸다. 악마도 반으로 찢어발기는 무기라면 여신님도 좋아하시겠지?
“...그, 그건 어디서 가져왔느냐...?”
“여긴 내 무의식이니까 대충 상상해서?”
x늘 사원 보고 생각 한 건데, 내가 시공을 조온나 좋아하니까 x늘 사원이 내 무의식 속에 있는 걸 거란 말이야? 그럼 대충 무의식에서 원하는 물건 정도 구현하는 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지 않을까? 결국 여기에 있는 건 전부 허상에 불과한 걸.
나도, 마하도, 내 앞에서 버둥거리는 이 여신님도.
나는 전기톱의 시동을 걸기위해 줄을 거칠게 당겼다.
몇 번 힘차게 줄을 당기자, 전기톱이 위협적인 소리를 내며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제야 무언가 잘못된 것을 깨달은 듯, 모리안 여신님은 경악하며 나를 올려다보며 꿈틀댔다.
“그, 그건 내려놓고 이야기하지 않겠느냐...?”
“IYAGI하면 되죠. 그래서 제가 이 훌륭한 대화수단을 꺼냈잖아요?”
“그것이 어딜 봐서 대화수단으로 보이느냐! 살해수단이지 않느냐!”
“네? 이게요?”
나는 맹렬하게 돌아가는 대화수단을 여신의 목 바로 앞까지 들이댔다. 여기서 좀만 더 앞으로가면 이 목이랑 몸통이 분리되겠지. 너도 듀라한이 되는 거야.
모리안은 그제야 담담한 표정을 유지하지 못하고 떨리는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역시 이거 대화수단 맞다니까. 누구라도 목에 들이대면 쓰잘데기 없는 말을 꺼내지는 않는다고.
고마워요 X가이!
“난 솔직히 너희들 자매 사정에 큰 관심은 없어. 마하가 내 전생이라고는 하지만, 지금의 난 ‘이유진’이니까. 이제 와서 전생이 뭐니 해도 별로 실감도 안 나고 관심도 없어. 난 그냥 이 전쟁이니 뭐니 하는 걸 빨리 해결하고 조용히 살고 싶을 뿐이야. 그러니까 하나만 물어보자. 네 그 계획이란 게 뭔데?”
어디 한번 들어나 보자. 뭔가 계획이 있어서 내 몸을 듀라한으로 만들고 강탈하려고 했으니 뭔가 원대한 계획이 있는 거 아니냐.
“...그저, 효율적으로 세상을 구하려고 했을 뿐이니라.”
효율적, 효율적이라.
“그 효율적이란 게 뭔데?”
“우리 몸을 뺏어서 재미 좀 보고 싶으시다는 거겠지. 언니는 언제나 육체를 갈망했으니까.”
마하가 내 뒤에서 빈정거렸다. 어느 정도 진정한 모양이었다.
“다 쓰고나면 돌려줄 생각이었느니라.”
다 쓰고나면...이라.
“그럴 생각이었으면 저렇게 개조도 하지 않았겠지. 몸을 아예 강림을 위한 화신으로 개조해버렸을 정도면, 언니는 이번 사태를 해결한 뒤에도 그 몸을 사용할 생각이었다는 거잖아?”
그러니까, 내 몸을 뺏어서 지 쓰고 싶은데 쓰려고 했다...라고 이해하면 되나? 이런 망할 여신을 봤나. 나는 어처구니가 없어 모리안을 쏘아보았다. 모리안은 그게 어때서? 라는 얼굴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나는 대화수단을 거의 목에 닿기 직전까지 들이댔다.
“너는 그냥 계속 봉인당해 있는 게 좋겠네.”
통수 칠 게 뻔히 보이는 상대인데 내가 굳이 봉인을 풀기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지. 내가 몸을 빼앗기면 에포나나 리온이 많이 슬플 테니까. 우리 부모님한테도 못할 짓이고.
“그냥 지금 죽여야...”
“네가 이 통수치는 거 좋아하는 여신을 얼마나 미워하는지는 알겠는데, 어차피 너도 무의식 내에 계속 상주할 거라면 두고두고 괴롭히는 쪽이 더 좋지 않아?”
“난 역할을 다하면 사라진다고! 한 영혼에 두 의식이 공존하면 안 되니까.”
죽인다고 죽는다는 보장도 없고. 애초에 이곳은 내 무의식이었다. 나는 내 발 아래 있는 모리안이 진짜 실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쫄보인 나라 시도하지는 못하지만, 아마 이건 모리안이 내 무의식에 간섭해서 만들어낸 일종의 분신 같은 게 아닐까.
죽인다고해서 정말 죽을 것 같지도 않았다. 그걸 아니까 이 통수 여신이 이렇게 당당하게 나올 수 있는 거겠지. 나는 대화수단을 옆에 던져두고, 모리안 옆에 주저앉았다.
“아까 예언을 이행하기 위해서라고 했었지. 그 예언이란게 뭐야?”
“모든 것의 끝이 도래하고, 마지막 전쟁이 벌어지고, 승자가 모든 것을 갖게 된다는 예언이느니라.”
라그나로크 비슷한 게 열린다는 이야기처럼 들리는데. 살벌한 예언인 듯 했다.
“이 세게는 생겨난 이래 가장 큰 위험에 직면했느니라. 이번 전쟁에서 패배하면 가지세계에 서 건너온 신들이 이 세계를 지배하기 위해 강제로 육체를 가진 채로 현현하겠지. 그럼 모든 것이 망가지고 말 것이느니라. 나는 그것을 막고 싶을 뿐이느니라.”
“그으건 여기서 구경이나 하시고요. 어차피 이 몸의 주도권은 나한테 있고 나는 내 몸을 내줄 생각이 없거든? 그래서 내가 뭘 해야 하는지만 단도직입 적으로 말해.”
복잡한 이야기는 싫으니까 최대한 간결하게.
“간단하느니라. 이곳으로 넘어오려는 가지세계의 신들을 모두 죽이면 될 뿐이느니라.”
“정말 심플한데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네. 신들을 나보고 잡으라고?”
들어보니까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12신도 그쪽에 있다던데. 번개 창을 던지는 제우스같은 놈들이랑 싸워야 한다니. 에반데.
“...그들도 이곳으로 넘어오려면 큰 출혈을 감수해야 하느니라. 넘어오는 신들을 조금이라도 죽일 수 있다면, 그 몸을 재료로 삼아 경계에 난 구멍을 메울 수 있느니라.”
“즉, 완전히 격리 시킨다는 소리?”
“...그렀느니라.”
그 안에서 알아서 자멸하도록 놔둔다는 건가. 가지세계는 멸망할 세계라고 했으니, 그 안에 있다면 죽음을 면치 못할 테니까.
“그래서 내가 지금 뭐 해야 하는데? 늦었다매? 그럼 상황이 악화되었다는 소리 아니야?”
“경계가 심하게 너덜너덜해졌느니라. 그래도 아직까지는 버틸 수 있었느니라. 그대도 가봤겠지만, 경계는 수많은 땅이 뒤섞여 있느니라. 그 땅들은 이제는 잊혀진, 과거의 땅들을 엮어 만들어낸 곳이니라. 하지만 경계가 약해지니 가지세계의 땅들까지 끌려오고 있느니라.”
그 엘프마을도 그런 건가. 나는 리온이 있었던 엘프 마을을 떠올렸다. 확실히, 가지세계에서 온 땅이라면 이해가 되네.
“우리 세계랑 가지세계랑 떼어낼 수 없을 정도로 합체 중이란 건가. 그러면 어떻게 되는데?”
“양쪽 다 멸망을 면치 못하느니라. 그렇기에 어느 쪽도 가지세계가 이 세계와 결합되는 걸 원치 않기에 가지세계를 버리고 뿌리세계를 놓고 싸우는 것이니라.”
“아...그래.”
이제 궁금한 건 얼추 다 알아낸 것 같았다. 나는 대화수단을 대충 내팽개치고, 마하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마하는 복잡한 표정으로 나와 여산을 번갈아 보고 있었다.
“요 여신이 말한 게 사실이야?”
“...맞아.”
사실은 맞다는 건가. 마하가 나에게 거짓말을 할 이유는 없으니,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면 되겠지. 그러면 내가 할 일은 경계를 넘어 오는 신을 쓰러트리고 경계를 어떻게 보수해서...전쟁을 끝내라는 건가.
나에게 주어진 사명이라는 게 무겁구나. 그래도 먹고 살려면 해야 한다는 게 짜증나네. 왜 하필 내가 이런 일에 휘말려서...그래도 할 수 밖에 없다. 내가 책임질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니까.
나는 아직 한국어를 다 깨우치지 못해 말을 더듬는 리온과 나를 잘 따르는 유라와 에포나를 떠올렸다. 그리고 언제나 나에게 붙어사는 세연이도. 피를 삥뜯는 한솔이도, 그리고 부모님도...
“나는 거짓말을 하지 않느니라.”
퍽이나 그러시겠지.
“음, 나야. 슬슬 나가보는 게 어떨까?”
“왜?”
“여기 오래 있으면 별로 좋지 않거든. 그리고...나도 곧 사라져야할 시간이라서 말이야.”
나는 그 말에 모리안에게서 시선을 떼고 마하를 쳐다보았다. 마하의 몸이 발끝에서부터 희미해져가고 있었다. 마하는 미소를 지으며, 나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우리가 해야 할 일에 대해선 네 머릿속에 입력해 놨으니 천천히 떠올려봐. 나는 이제 할 일을 다 했으니 퇴장해야 돼. 그리고 신들한테 너무 겁먹지 말고. 그 놈들이 가지세계로 도망친 이유가 뭐겠어?”
그리고 출구는 저 X늘 사원이야.
그 말을 끝으로 마하는 완전히 사라졌다. 그럼 나도 이곳을 빠져나가면 되는 걸까. 나는 모리안을 잠시 흘겨보다가, 걷기 시작했다. 대충 어떻게 빠져나가야 할지도 알았으니까. 마하가 넣어준 정보들을 머릿속에 조금씩 떠올리며, 나는 이곳을 나가려 했다.
“...유진이여. 잘 가거라. 나는 이곳에서 너를 지켜보고 있겠느니라.”
“흥, 일이 끝난 다음에 처리해줄 테니까 목 씻고 기다려.”
“...기대하겠느니라.”
나는 X늘 사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일어나셨군요.”
어, 곰 닥터씨네. 나는 기지개를 펴며 상체를 일으켰다. 곰닥터씨는 마침 내 몸상태를 체크하는 중이었던 듯, 차트를 들고 무언가를 적고 있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나요?”
“24시간 내내 주무시더군요.”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흘렀네. 나는 옆에 놓아둔 폰을 집어 화면을 켰다. X톡이 수십건이 와 있었다. 부모님이랑, 유라랑, 한솔이도 있네. 나는 모두에게 답장을 보내고 침대 머리판에 몸을 기대어 이완시켰다.
“별일은 없으신 것 같군요.”
“그러네요. 생각보다는 일이 잘 풀려서요.”
“다행입니다. 그럼 전 나가 볼 테니 혹시 몸에 이상이 생긴다면 호출해 주십시오.”
곰 닥터는 그 말을 끝으로 병실 밖으로 나갔다. 나는 폰을 만지작 거리며, 하루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뉴스를 들락날락 거리며 시간을 보냈다.
적당히 쓸데없는 기사들을 제끼며 스크롤을 휙휙 내리던 나는,눈에띈 기사의 헤드라인에 화면을 멈추고 기사를 클릭했다.
[나는 인간이 아니다? 강남역 사거리에서 난동을 부린 남성, 스스로를 인간이 아니라고 밝혀...파문]
야 X발 잠깐만.
이거 너무 대놓고 수인이잖아. 나는 사진에 선명하게 찍힌 개 수인특유의 긴 주둥이를 가진 남성을 보며 바깥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는 것을 눈치 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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