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듀라한이 되어버렸다-146화 (146/352)

〈 146화 〉 131.애미가 둘이라서 좋으시겠어요(2)

* * *

“잠시...잠시 매니저를 족치고 오겠습니다...”

나는 머리카락을 늘려 도망가려는 세연이의 발목을 붙잡았다. 나는 세연이를 거꾸로 들어 올려 내 시선을 피하려는 세연이의 고개를 손으로 잡고 억지로 내 쪽으로 돌렸다. 겁에 질린 세연이의 얼굴이 내 눈에 들어왔다.

“유언은?”

“제, 제사상은 한우 불고기 버거로...”

“닥쳐! 니 제사상에 올라갈 건 X구스 밥버거야!”

“안 돼! 밥버거는 햄버거가 아니야! 그건 사도라고! 햄버거는 자고로 빵안에 두툼한 야채와 패티가 껴있어야 햄버거라 부를 수 있는 거란 말이야! 나는 밥버거 따위 인정 못해!”

내 대학생 시절을 함께한 X구스 밥버거를 네가 무시해? X구스 밥버거는 안에 단무지가 들어가 있는 것만 빼면 한 끼 때우기에 최고인 음식이라고! 돈 없는 시절에 얼마나 신세를 많이 졌었는데!

한창 회사 다닐 시절에도 출퇴근길에 있어서 가끔씩 사먹기도 했지!

이런 맛알못 귀신아!

“돼! 울어라! 지옥참마도!”

“구웨에에엑!”

나는 세연이의 입에서 튀어나온 지옥참마도를 다시 입안에 쑤셔 넣었다. CD롬에 넣은 CD처럼 지옥참마도가 세연이의 입속으로 사라지자, 세연이는 기겁하며 입을 틀어막았다. 나는 망설임 없이 주문을 다시 외웠다.

“울어라 지옥참마도!”

“유, 유진아 미...구웨에엑!”

오우. 바닥이 초록색 점액질로 더러워 졌다. 어차피 세연이가 치울 거니까 신경 안 쓸란다. 그것보단 참교육이 먼저니까.

“울어라 지옥참마도!”

“구웨에에엑!”

...

“다, 닷시는 안하겠소!”

흐음...나는 초주검이 된 세연이의 볼에 얼굴을 들이대곤 뺨을 핥았다. 귀신이라 그런가 아무 맛도 안나. 그래도 할 건 해야지.

“이 맛은 거짓말을 하는 [맛]이로구나...!”

“히익! 내가 정말 미안해! 미안해! 다시는 안 그럴게!”

그렇게 질색하면 마치 내가 너를 덮치려는 것 같잖아. 나는 세연이의 양 볼을 꼬집었다. 물론 힘조절을 한 상태였다. 지금의 내가 전력으로 힘을 주면 세연이는 세/연이가 되어버릴 테니까. 귀신도 반갈죽 하면 죽는지는 모르겠지만.

“다시는 그러지 마세요. 알겠습니까?”

세연이는 헤드뱅잉을 하는 것 마냥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진작 말로 했을 때 들으면 얼마나 좋아. 나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이제 다시 합방 타임이다!

“잠시 매니저에게 참교육을 시켜주고 왔어!”

­매니저 불쌍...

­아 근데 저건 뒤지게 쳐 맞아도 할 말 없지 ㅋㅋㅋ

­근데 찐친인가 봐요 ㅋㅋㅋㅋㅋ 저런 것 까지 다 말해주는 거 보면 ㅋㅋㅋ

­클립각 만들어 줬으니까 고마워해야 하는 거 아니냐? ㅋㅋㅋㅋ

“사생활은 사생활로 남겨야지!”

[그럼 그럼! 사생활은 존중해 줘야 하는 거야! 우리 귀여운 시청자들 컴퓨터에 잠들어있는 직박구리 폴더처럼!]

­ ㅜㅑ...

­아 요즘 누가 직박구리 쓰냐고 ㅋㅋㅋㅋ

[그럼 폰헙...]

“으아아! 검열! 자체검열! 뇌절 멈춰!”

방송 수위를 어디까지 올리려는 거야! 그러다 정지당하면 내 건물주 계획에 차질이 생긴단 말이야! 나는 365일 끊김 없는 수금방송을 원한다고! 물론 피치 못할 사정으로 자주 쉬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수위 높은 방송했다가 잘리면 대손해라고!

[겁도 많아라, 이 정도로는 안 걸려!]

“한 달 반전에 섹드립으로 뇌절하다 노란딱지 붙은 거 기억 못하냐고!”

내가 네 방송을 얼마나 많이 봤는데! 네가 매번 수위를 넘나드는 섹드립과 섬네일을 달았다가 노란 딱지 다는 걸 몇 번이나 본 줄 알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치겠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딸이 부끄러움이 많네! 걱정마! 이 정도로 안 걸려! 세상엔 수영복만 입고 방송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정도로 불이익이 생길 리가 없어! 그 정도는 다 꿰고 있단다! 그러니까 너도 부끄러워하지 말고 말하는 거야!]

“정신 나갈 것 같애! 누가 나 좀 여기서 꺼내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듀라 멘붕 ㅋㅋㅋㅋㅋㅋ

“내가 바란 건 하하 호호 하면서 화기애애하게 진행하는 명랑 상쾌한 방송이었는데! 이건 뭐야! 뭐냐고! 나는 언제부터 섹드립 방송을 하게 된 거야!”

내 안의 유교드래곤이 날뛰고 있어! 날뛰고 있다고!

[자자, 그럼 우리 이제 시시한 잡담은 그만하고 오늘의 컨텐츠를 진행해볼까?]

“와~오늘의 콘텐츠는~요리~시뮬레이터~”

­얼렁뚱땅 넘어가는거 뭔데 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보는데 ㄹㅇ 정신 나갈 것 같애...

[쿠킹마마!]

“도대체 몇 년 만에 듣는 이름이야...잼민이 시절에 재밌게 했었는데.”

­틀­

­그뭔씹 ㅋㅋㅋㅋㅋ

“벌써 쿠킹 마마를 모르는 세대가...라떼는 O텐도 DS하나만 있어도 애들이 우러러 봤다고!”

­명텐도 DS?

­아 ㅋㅋㅋㅋㅋㅋㅋ

[나도 어릴 적엔 정말 갖고 싶었는데 말이야, 부모님이 반 1등 하면 사주신다고 약속한 적이 있었지! 하필이면 우리 반 1등이 전교 1등이라 2등에서 그쳤지만!]

­눈물을 감추지 못하는...

­아 그냥 안 사주겠다고 한 거 아니냐고 ㅋㅋㅋㅋㅋ

“부모님들은 맨날 ~하면 사줄게라고 하시지만 막상 조건 달아놓은 거 보면 이루기 정말 힘든 목표를 달아놓으시더라.”

[그래도 그 정도 조건으로 받는 게 차라리 행복한 거야...직접 돈 벌게 되니까 사고 싶으면 막 사게 되니 그때의 기쁨 같은 게 없어. 솔직히 학생 때였으면 부모님이 O스나 O위치 사준다고 했으면 엄청 행복했을 걸?]

“O박은 왜 빼?”

[O박은 좀...]

“O박을 무시하지 마! 세계최고의 OS를 가진 O이크로소프트에서 심혈을 기울여 만든 고성능의 게임기라고! 비록 O스박스 패스라는 기묘한 물건 때문에 PC로도 즐길 수 있으니 큰 의미가 없기는 하지만!”

[혹시 O박 샀니?]

“...사람이 광고에 꽃혀서 O박 살수도 있지 왜 그러시죠? 10시간도 안하긴 했지만...후...너네는 O박 사지마라...”

­까는 거야 실드 치는 거야 ㅋㅋㅋㅋ

­도저히 대화의 핀트를 잡을 수가 없음 ㅋㅋㅋㅋ

“아 몰랑, 일단 게임부터 켜! 그럼 요오리 시뮤울레이터 시작한다!”

[요리 시뮬레이터라, 이런 시뮬레이터 류는 하나같이 다 어렵더라. 조작이 다 이상해. 그러니까 재밌는 거긴 하지만!]

“와~ 오늘은 내가 요리사~”

[우리 딸 요리 할 줄은... 알지?]

“우리 집은 내가 요리 담당이야.”

[라면 담당?]

“요리 담당! 이래 뵈도 제사 음식까지 두루 섭렵했다고! 두루치기! 잡채! 산적! 보쌈! 삼계탕! 빈대떡! 부침개!”

[AAAA님이 1000원 후원하셧습니다!]

­요즘은 냉동식품이랑 인스턴트로 잘 나와 있더라구요.

“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인스턴트 많이 먹으면 몸에 안 좋아!]

“내가 먹는 인스턴트 식품은 라면뿐이야!”

[다른 건 냉동식품으로 사서 먹으니까?]

“아니야! 아니라고!”

[GROUNDPOUND님이 1000원 후원하셧습니다!]

­인증 안하면 뭐다?

“편집자까지! 아이고~여러분! 제가 이렇게 힘들게 삽니다! 내가 얼마나 잘해줬는데!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내가 니들 월급을 주는데!”

물론 세연이는 월급=햄버거지만. 어쨋든!

­오늘 타격감 미쳤네 ㅋㅋㅋㅋㅋ

­이게 듀라지 ㅋㅋㅋㅋ

[자자! 엄마 품에 안기렴! 엄마가 맛있는 밥 만들어 줄게!]

“난 민트초코파가 만든 요리는 안 먹어!”

­민초? 우욱...

­시아 맛잘알이네 ㄹㅇ

[민초가 얼마나 맛있는데! 딸아, 너도 한번 먹어보면 민초의 참맛을 깨닫게 될 거야!]

“민초를 먹느니 차라리 수금을 포기하겠어! 나에게 독극물을 먹이지 말라! 민초는 이 닦을 때나 맛보는 거야!”

[편식은 안 돼! 편식하면 건강이 나빠진다고!]

“아니, 민초는 먹으면 오히려 건강에 나빠지는 쪽이잖아! 그런 건 편식이 아니라 건강한 생활습관이라고 부르는 거야!”

[민초 먹으면 10만원 줄게.]

“나 사실 민초 좋아해!”

­역시 자낳괴...

­태세전환 실화냐고 ㅋㅋㅋㅋㅋ

­10만원은 못 참지 ㅋㅋㅋ

니들도 10만원 주면 민초 한 덩이 정도는 먹을 수 있잖아! 민초가 문제냐, 10만원이 걸렸는데! 사람이 음식 하나 먹는데 10만원이면 평소에 못 먹던 음식도 먹을 수 있어! 알레르기만 없으면!

[내가 기프티콘 줄 테니까 먹는 거 인증 해야 돼?]

“어, 진짜 먹어야 돼?”

[물론! 우리 딸, 편식하면 안 되는 거 알지?]

“끼야악!”

[AAAA님이 1000원 후원하셧습니다!]

­스스로~불러온 재앙에 짓눌려~

­자업자득 엔딩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포텐 미친듯이 터지네 진짜 ㅋㅋㅋ

­버스 시뮬레이터 이후로 역대급 레전드 방송인듯 ㅋㅋㅋㅋ

“자, 자 이제 게임 시작하자!”

[있다가 또 이야기 하자. 그럼 요리 시뮬레이터! 시작!]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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