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6화 〉 105.나는 듀라한을 포기하겠다!(3)
* * *
“캠방은 음, 제가 얼굴 빼고는 다 보여드렸던 것 같은데, 얼굴 깔 생각은 지금은 없습니다.”
지금은?
여지 남기는 거 뭐임
이런데서 여지 남기면 분탕 생겨요;;
“제가 스스로 이런 말 하기는 뭐한데, 제가 굉장히 눈에 띄는 외모라서, 얼굴 공개하면 삶이 굉장히 피곤해질 것 같거든요?”
자화자찬이 아니라 진짜로. 생각해봐, 당장 연예인들도 옆에서면 오징어가 될 것 같은 얼굴인데 드러내면 이상한 놈들 들러붙을게 뻔 한데다가, 내가 실수로 머리를 떨구거나, 머리카락을 움직이거나 하면 그야말로 내 인생이 끝장이다.
몸매만 봐도 그럴 법함 ㅋㅋㅋㅋㅋ
ㄹㅇ 생방으로 본 사람들은 대충 납득할 듯
키는 작은 것 같은데 비율이 미쳤음
역시 이 이야기를 하니 02댄스 출 때 이야기를 꺼내는 시청자들이 보였다. 나름대로 이 방송에서 오랫동안 나와 함께한 x수들이겠지. 생각해보니 벌써 그게 몇 달 전 일이네. 한창 봄이 만발할 시기에 시작한 방송이 벌써 여름 끝자락 까지 왔다니, 시간 정말 빠르구나.
“게다가 제가 듀라한 스트리머로 시작한 이유가 더 있어서...이건 개인사정이니 말 못하구요, 다음 질문으로 넘어갈게요~”
길게 해봐야 좋은 이야기는 아니니 적당히 넘길 생각이었다. 어차피 내 대답은 언제나 얼굴 못 깐다니까 괜히 시끄럽게 만들 필요도 없고. 이런 건 그냥 넘어가버리는 게 낫다.
“다음 질문은...아직까지 합방을 한 번도 안하셧는데, 이유가 있나요?”
내가 안하고 싶어서 안하는 게 아니야! 지금까지 아무도 연락이 없었다고! 나도! 합방! 한번! 해보고! 싶어! 이러다 은퇴할 때까지 평생 무인도 방송만 하다가 끝나게 생겼다고! 나도 다른 스트리머들이랑 하하호호 하면서 X튭각 좀 뽑아보자!
“아직까지 한 번도 제의가 안와서요. 왜 안 오는지는 저도 이유를 모르겠네요. 솔직히 이 업계가 막 합방하고 하면서 인지도를 쌓아서 올라가는 그런 게 있잖아요? 그래서 저도 하다보면 합방좀 하면서 크겠지~생각했는데 이상하게 합방 요청이 한 번도 안오는거 있죠? 나 혹시 왕딴가?”
현실에서도 아싸인데 인방에서도 아싸야? 진짜 그런 거면 좀 슬픈데...
그건 아닌 듯
시청자 수만 보면 이제 손꼽히는 머기업인데...
그거 아님? 듀라눈나 목소리가 워낙 쩔어줘서 다른 스트리머들 다 묻혀버리자너
ㄹㅇ 맞는 듯? 저런 목소리 가진 사람이랑 방송하면 목소리 비교 되서 하기 싫을 듯
“그런 이유라면 차라리 다행이긴 한데. 혹시 제방에 스트리머분 계시다면 용기내서 합방 신청해 주세요. 하꼬던 머기업이던 저는 언제나 같이 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하꼬 스트리머가 할법한 말을 초 머기업이 하네 아 ㅋㅋㅋㅋㅋㅋ
ㄹㅇㅋㅋㅋㅋㅋㅋ
왤케 안쓰럽냐 ㅋㅋㅋㅋ
“솔직히 합방 한번 해보고 싶거든? 내가 아싸긴 해도 아예 커뮤니케이션 안되는 노답 찐따도 아니고, 최소한의 교류 정도는 해볼 만하잖아? 설마 내가 레스토랑스라서 합방 제의 안하는 건 아니겠지?”
[GROUNDPOUND님이 1000원 후원하셨습니다!]
에사크타!(정답)
“내가 싫어서 그러는 건 이해 해줄 수 있어도 레스토랑스라서 그런 건 용서할 수 없어! 눈보라사는 망했어도 레스토랑스는 영원하리라! 그런 놈은 제가 직접 잡아다가 겉바속촉으로 만들어줄 겁니다. 아시겠어요?”
대족장님이 니 친구냐?
아 듀라 정도면 친구할만하지 아 ㅋㅋㅋㅋ
전기숯불구이는 어쩔 수 없지 ㅋㅋㅋ
“어허! 전기숯불구이라니 말이 심하시네! 그런 불경한 말을 입에 담으면 대족장님이 ‘내가 니 친구냐?’를 시전하시면서 머리를 반으로 쪼개버리실 겁니다!”
아 설마 호드임? 아 호드 에반데;;
아 와우는 얼라지ㅋㅋㅋㅋ
“아 편 가르기 하지 맙시다. 얼라든 호드든 둘다 시공의 영웅들이에요~”
시공에선 호드건 얼라건 상관없다고! 시공의 폭풍에서 그런 건 아무런 의미가 없어! 그저 시공의 폭풍에서 함께 싸우는 동지일 뿐이라고! 그러니까 우리 서리드워프 좀 성형시켜줘! 우리 석시딩 유어 파더맨이 드워프일 리가 없어!
[빛당태 국왕님이 1000원 후원하셧습니다!]
응 아니야~ 호드는 아무것도 아니야~
아 ㅋㅋㅋㅋㅋ 대족장님이 말씀 하셧다고 아 ㅋㅋㅋㅋ
호드! 이즈! 낫띵!
“뭐? 이런 비열한 얼라놈이! 라떼는 말이야~얼라가 그런 말하면 호드 어르신들 우르르 몰려와서 훈계 한번 따끔하게 해주곤 했어 어?”
네다틀
눈나가 아니라 아줌마 였어...
즐기시게 냅둬
“뭐? 누구보고 아줌마래? 나 밖에 나가면 아직도 학생 소리 듣거든? 옆집 중학생 애랑 같이 나가면 친구냐고 물어본다고!”
[AAAA님이 1000원 후원하셧습니다!]
듀라님...거기까지 하세요...추해요...
“...다음 질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추하게 빤스런한거 개웃기네 ㅋㅋㅋㅋ
클립 하나 추가요 ㅋㅋㅋㅋㅋㅋ
아아 안들려! 안들려! 안들린다고! 나는 ㅋㅋㅋㅋ로 도배된 채팅창을 애써 무시하며 다음 질문이 적힌 게시글을 찾아 읽었다.
“본인의 장점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혹시 자소서랑 헷갈린거 아니지?”
이거 자소서에서 꼭 있는 단골 질문중 하난데. 언제부터 내 방송이 입사면접이 된 건지? 뭐 일단 적당히 대답해야지.
“목소리! 그리고 입담! 그리고 게임 실력!”
?????
양심 ㅇㄷ?
목소리랑 입담은 ㅇㅈ하는데, 게임실력은 좀...
“왜! 나 정도면 겜잘스지! 내가 시공하면서 트롤한 적 있어? 있냐고!”
우리는 X바로 한 번도 암살을 성공시키지 못한 판을 보지 못했...읍읍
버스도 제대로 못 몰자너 ㅋㅋㅋㅋㅋ
선생님 승률이 40%인 사람은 보통 게임을 못한다고 하는 겁니다
“아 트롤들이 많은걸 어떡해! 제발 팀에 x키랑 x지보랑 x바투르 안 걸렸으면 좋겠어!”
남탓충 등판
x키는 킹쩔 수 없지 ㅋㅋㅋ
그러면서 본인이 했죠?
아 살다보면 가끔 똥캐가 끌릴 때도 있는 법이라고!
“안되겠다! 다음 질문!”
듀하다 추라야
ㄹㅇ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추함ㅋㅋㅋㅋ
“어디보자, x톡친구 몇 명인가요? 어...연락하는 사람만 포함하면 10명밖에 안되는데요.”
인싸네 ㄷㄷ
인싸가 우리를 기만하네;;
“아니 니들도 카톡에 친구 10명 쯤 되잖아?”
[AAAA님이 1000원 후원하셧습니다!]
카톡 대화목록에 광고만 있는데요...
“어? 좀 나가서 친구도 사귀고 그래!”
듀라한인 나도 밖에 나가서 할 거 다하고, 심지어 요즘엔 망아지 데리고 산책도 나가는데 사지 멀쩡한 사람이 왜 그래? 어?
엄마냐고 ㅋㅋㅋ
ㄹㅇ 엄마가 할 소린데 저건 ㅋㅋㅋㅋ
듀라마망...헤으응...
“컷.”
나를 마망이라고 부르면...죽여 버린다! 나는 가차 없이 마망소리를 한 x수를 밴했다. 내 심기를 거스르면 이렇게 되는 거야. 알게써?
“전부 기립하시오! 나를 마망이라 부른 자는 이번 숙청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이오!”
숙여!
마망을 마망이라고 부르지 못하고...
듀라의 모습에서 익숙한 모습이 보인다...
“나를 마망이라 부르면 어? 오늘이 대숙청 날인거야. 모두 굴라그로 보내버리갔어!”
저건 화내는 거임 부끄러워하는 거임?
둘 다 아님?
“다음 질문이오! 동무! 이상형은? 별로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요? 좋으면 좋은 거지. 원래 자기 이상형 맞는다고 사귀고 그런 거 없습니다. 이상형은 그냥 이상형이에요.”
아 전직 남자라서 남자가 이상형이 될 수가 없다고. 남자를 좋아하면 그건 내가 게이라는 소리나 다름없으니 영원히 그럴 일은 없다. 암컷타락 같은 건 소설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 내가 남자였는데 어떻게 남자를 좋아해!
“이어서 다음 질문, 방송 시간 외에 뭘 하시나요? 일단 밥 먹고, 씻고, 다른 방송 구경하거나 다음 방송에 쓸 컨텐츠 찾아보기, 애완동물 데리고 산책 다녀오기? 보통은 그 정도고 가끔 볼일 보러 나갔다 오는 거 빼곤 없네요.”
하루에 10시간씩 방송하는데 다른 여유시간이 생길 리가. 마리아한테 편집과 업로드를 맡기기 전까지 정말 바쁘게 살아왔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떠올리게 되네. 진짜 열심히 하기는 했어. 방송도, 트러블 해결도, 주변 케어도.
“다음 질문! 이과에요, 문과에요? 문과입니다! 부모님은 방송하시는 거 알고 계시나요? 네! 알고 계셔요! 담배 피시나요? 아니요! 평소에 발성 연습을 하시나요? 아니요? 아무것도 안하는데요? 굳이 말하면 삼시세끼 잘 먹는 거?”
수많은 질문들에 연속으로 대답한다. 굵직한 질문들이 지나가자 대부분은 소소한 궁금증이나 놀리는 질문들이 대부분이었다. 벌써 3시간이 넘게 지났네. 시청자수를 확인해보니 5012명. 많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내 방송을 보러 오는 구나.
신기한 기분이었다. 계속해서 시시콜콜한 질문에 답을 하고 있자니 감상적인 기분이 된 것 같았다. 질문이 도저히 끝나지 않아서 더 그런 걸까. 이제 마지막 질문이었다.
[앞으로 어떤 방송을 만들어가고 싶으신가요?]
“어떤 방송이라...건물주가 되기위한 수금방송...은 농담이구요, 이왕이면 시청자 분들과 함께 웃으며 즐길 수 있는 방송으로 만들어가고 싶어요. 모두들 현실의 지루함이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방송을 보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지루함이던, 스트레스던, 아니면 고민이던 다 잊어버리고 제 방송을 신나게 즐기다 가실 수 있으면 좋겠네요.”
내가, 혹은 우리가 인터넷 방송을 보는 것은 결국 그런 이유 일테니까.
“이걸로 Q&A 시간은 끝이네요. 뭔다 다른 질문을 하고 싶으신 분들도 계시겠지만...그건 다음 기회에 하도록 하죠. 벌써 3시간이 지났어요. 슬슬 다음 컨텐츠로 넘어가야죠.”
나는 머리카락으로 마우스를 움직여 커서를 바탕화면의 한 아이콘에 갖다대며 입을 열었다.
“자, 오늘 할 게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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