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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라한이 되어버렸다-110화 (110/352)

〈 110화 〉 100.빵빵! X발새끼야!(1)

* * *

“오늘 할 게임은~ 버어스~ 시이뮬~레이이터~”

­아 그거 이미 단물 다 빠진 겜 아님?

­시공해줘시공해줘시공해줘시공해줘시공해줘시공해줘시공해줘시공해줘시공해줘시공해줘시공해줘시공해줘시공해줘시공해줘시공해줘시공해줘시공해줘시공해줘시공해줘시공해줘시공해줘시공해줘시공해줘

­일주일 만에 오셨는데 시공을 안 하다니, 아직 병원에 입원해 있어야 하는 거 아님?

­하루만 시공을 안 해도 시공손실을 외치던 듀라가 시공손실을 외치지 않는다고? 너 누구야!

“시공은 2부야 2부. 1부 방송은 나도 딴 것 좀 해야지! 니들 내가 시공부터 키면 시공 켰다고 또 뭐라 할거 다 알아!”

­아 들켰네.

­ㅎㅎㅋㅋ;; ㅈㅅ

내가 그걸 모를 줄 알고? 반쯤 시공 전문 스트리머 취급 받지만 일단 종합 게임 스트리머라고! 다른 게임 하는 게 뭐가 나빠! 가짜 레스토랑스들이 나를 비방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느냐!

“아 나도 운전할거라고! 재밌어 보였단 말이야!”

­현실에서 운전이나 하시는 게...

­장롱면허라서 운전 못하죠? 못하죠?

“야 내가 말 타고 도로도 달려본 사람이야! 차 정도는 30분쯤 복습하면 몰 수 있어!”

니들은 스포츠카 뺨치는 속도로 달리는 말 타본 적 없제? 물론 나는 그냥 위에 타있기만 할 뿐이지만, 어쨌든 내가 위에 타고 있으니 내가 몰고 있는 건 맞잖아?

[궤변이니라.]

쉿. 방송 할 때는 말 걸지 말아주십셔. 집중해야 한다구요.

[광대가 부자가 되는 세상이라니, 말세로다...]

말세는 맞긴 하죠. 뭐가 되었든 돈만 많으면 장땡인 세상이니까. 그래서 천민자본주의란 말도 나왔고. 근데 같은 목소리로 그러니까 내가 자아비판 하는 것 같은데. 물론 여신님이 원본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꽤 흥미롭구나, 저 아해들은 네 광대 짓을 보기 위해 모인 것이더냐?]

그렇죠 뭐. 이게 생각보다 유망 직업 같은 거라서...요즘 시대에는 정직하게 돈 벌면서 살면 답 없는 시대라서요.

­말은 뭐임 ㅋㅋㅋㅋ 제주도에서 승마 체험장이라도 갔다 왔음?

­말 타고 도로 달려도 됨? 불법 아님?

­충격...듀라 고속도로에서 말을 타고 무단 승마 한 것으로 알려져

“오늘의 꿀팁! 말도 도로에서 타고 다닐 수 있어!”

­팩트)다

­아니 사는 곳이 어디 길래 말 타고 도로를 달리는데 ㅋㅋㅋㅋ 어디 깡촌임?

“사는 곳은 비밀이니까 안알랴줌.”

내가 듀라한 스트리머하는 이유가 뭔데. 내 신상에 대한 건 먼지 티클 하나 만큼도 알려줄 생각이 없다 이거야. 어차피 알려준다고 내 집에 찾아올 수 있을 가능성은 낮지만. 여긴 이 동네에서도 꽤 구석에 있는 편이라 처음 오는 사람은 헤매기도 좋고, 터가 영 안 좋아서 보통 사람이 오면 무의식 적으로 피하는 곳이라고.

변이자들한테는 오히려 좋은 느낌이지만.

­오늘 텐션 높네 ㅋㅋㅋㅋㅋ

­일주일만에 방송해서 신났음 ㄹㅇ

­방송체질 ㄷㄷ

하루에 몇 십만 원씩 벌면 방송체질 아닌 사람도 방송체질이 될 수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 돈이 있다면 안 될 건 없지. 애초에 난 방송 이외의 선택지가 거의 없기는 하지만, 어쨌든 그렇다.

[AAAA님이 100000원 후원하셧습니다!]

­복귀 축하드립니다. 그래서 시공은요?

“아이고! 10만원 후원 감사합니다 AAAA님! 시공은 2부에요 2부! 1부는 버스 시뮬레이터야.”

[치킨은닭날개부터먹는파님이 200000원 후원하셧습니다!]

­복귀 기념 선물이에요! 맛있는거 사드세요!

“아이고! 치킨은닭날개부터먹는파님 200000원 후원 감.사.해.요♥”

병실에서 할 게 없어서 연습한 거액 후원용 보이스다! 여자도 헤으응하게 만드는 마성의 목소리라고! 펀! 쿨! 섹시! 삼위일체! 듣기만 해도 싸버릴 것 같은 목소리로 속삭이듯이 말하는 리액션이다. 예상대로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와씨 자본주의 보이스 무쳤네;;

­ ㅜㅑ ㅜㅑ ㅜㅑ ㅜㅑ ㅜㅑ ㅜㅑ ㅜㅑ ㅜㅑ ㅜㅑ

­눈나 나 죽어

죽기 전에 돈은 내고 죽으렴! 나는 ㅜㅑ로 도배되는 채팅창을 지켜보며 만족스럽게 웃었다. 일주일 만에 돌아온 덕인지 평소보다 시청자가 많아서 무려 5000명을 넘어서니 이젠 자잘한 도네도 정신없이 들어오고 있었다. 9900원 이하 도네는 컷해서 다행이지 전부다 보고 있었으면 두 시간 정도는 도네 읽는 듀라한이 되지 않았을까.

방송 킨지 30분 만에 50만원이다, 50만원! 인방 만세! 평소보다 강력한 화력덕분에 벌어들이는 돈이 심상치 않았다. 이러다 오늘 하루 수익 신기록을 갱신 할지도 모르겠네! 내일 점심은 소고기 파티다! 한우 1++ 양념갈비를 최고급으로 사와도 돈이 남아!

역시 TS인방은 돈 복사 하나는 확실해!

[내 얼굴로 이런 천박한 생각을 하다니, 불쾌 하느니라.]

저 돈이면 엄청 맛있는 고기를 쌓아놓고 먹을 수 있다니까요? 제가 이 고생을 하니까 매일매일 먹는 식사가 호화로운 거라고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벌어오는 사람은 신이나 다음 없으니 여신님은 신세계의 신이 되는 거라고요!

[...뭔가 듣기 좋지만 거슬리는 말이로다.]

아, 신세계의 신 소리를 하던 인간은 인간관악기가 되는 형벌을 받았긴 했죠. 예리하시네.

[인간관악기가 무엇이냐? 인간을 가공해 악기로 만든 것이더냐?]

...옛날 신이라 그러신지 발상이 참 끔찍하십니다 그려.

[자네가 알아듣질 못하는 소리를 하니 내 스스로 추측해보는 수밖에 없지 않느냐?]

그건 그러네요. 근데 지켜보고 있다고 하지 않았어요? 그럼 웬만한 건 다 아실 거라 생각했는데...

[내가 지켜본 것은 자네의 내부이지 외부가 아니니라. 자네의 몸을 내가 안에서 조정하느라 얼마나 바빴는지 알고 있느냐? 자네가 완전히 바뀐 몸에 적응할 수 있게 안에서 조정을 하고 있었노라. 자네가 밖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대충이나마 알고는 있었으나, 자네가 매번 사고를 치는 덕에 영혼과 몸을 안정화 시키는 것이 지연되었느니라.]

그래서 뭔가 RPG게임에서 스킬 트리 타고 올라가듯이 순차적으로 하나하나 능력이 생겼던 거구나. 난 또 경험치가 쌓여서 새로운 능력이 개방되는 건 줄 알았지. 상태창은 없다지만 내가 못 보는 것일 뿐 상태창이 있을 수도 있잖아.

[내가 조율하지 않았다면 자네는 몸조차 제대로 가누지 못했도다.]

그건 감사합니다. 근데 굳이 듀라한으로 바꿀 필요는 없지 않았나요?

[이 시대에 가장 친숙한 모습이 그 모습 이었노라.]

하긴, 듀라한은 켈트 계열에서 가장 유명한 요정중 하나니까, 인지도가 제일 높긴 하겠다. 그래도 머리는 멀쩡하게 달려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듀라한인 것을 감사하게 여기 거라. 자칫하면 인간형이 아니라 까마귀가 되었을 수도 있었느니라.]

에반데. 축생으로 변하는 건 좀...말하는 까마귀는 동물원에서나 수요가 있을 텐데.

[흠...자네의 기억을 조금 살펴보니, 궁금한 게 생겼느니라.]

네? 내 기억이요? 그건 비매너 아니에요? 기억을 엿보는 건 좀...내 부끄러운 흑역사까지 다 들춰보는 거는 에반데.

[자네의 머릿속에서 살고 있으니 조금 정도는 알게 될 수밖에 없느니라. 그래서, 쿠훌린은 왜 또 죽었다고 놀림당하는 것이더냐? 그는 용맹하게 싸우다 죽었느니라!]

아, 그건 게임에서 나오던 건데...그냥 농담 따먹기 같은 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게임? 네가 한다던 그 오락거리 말이더냐?]

뭐 시야도 공유하신다고 하셨으니까 제가 하는 거 지켜보시면 대충 뭔지 이해하실 수 있지 않을까요?

[흠...알겠느니라. 그럼 그 오락거리를 나에게 보여 주거라.]

아, 채팅창이 물음표로 도배된다. 잠시 여신님과 대화를 나누느라 방송에 집중하지 못해서 말이 끊긴 탓에 생긴 일이었다. 제가 지금 바쁘니까 웬만하면 말은 걸지 말아주시고, 그냥 지켜보기만 하세요.

[알았느니라. 용사가 나를 위해 일을 한다는데, 여신으로서 방해할 수는 없는 일이니.]

언제부터 여신님을 위해 일하는 노예가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대로 도네 들어오는 거 계속 보고 있으면 하루 종일 볼 테니까 이쯤에서 소리 끄고 게임 시작할게요!”

­ㄱㄱ

­과연 듀라의 운전 실력은 어떻게 될 것인가

­극

­락

­극

­락

“그거 내가 승객을 극락으로 보내버릴 거라고 치는 거 아니죠?”

­극락 ㅜㅑ ㅜㅑ

­ㄹㅇㅋㅋ

내가 김여사도 아니고. 내가 현실 운전은 모를까 게임 속 운전은 기깔나게 하는 편인데 말이야. 내가 한때 빌리지 손가락을 밥 먹듯이 드리프트 하면서 질주한 드라이버라고. 슬슬 잡담 그만하고 시작해야지.

마우스를 머리카락으로 움직여 시작 버튼을 누른다.

화면이 잠시 점멸하고, 잠깐의 인트로 끝에 타이틀이 뜬다.

버스 시뮬레이터. 꽤 오래전에 나온, 이래저래 방송하기 딱 좋은 게임이다. 원래 시뮬레이션 게임쪽이 웃긴 상황이 많이 나와서 인터넷 방송인들한테는 꿀단지거든. 게임이 잘 만들어져도, 못 만들어져도 평타 이상은 친다는 거다.

게임의 내용은 간단하다. 버스기사가 되어 버스를 운행하는 것 뿐!

“그럼 오늘 듀라버스 운행~시작합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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