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1화 〉 외전.첫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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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위. 영어로는 마스터베이션. 일본어로는 오나니...맞나?
저번의 방송으로 미지의 영역에 대한 호기심이 고개를 치켜들었다.
아니 생각해봐. 남자들은 딸딸이 많이 치잖아. 요즘은 눈동자라던가 콘허브라던가 그런데 가 생겨서 직박구리 폴더에 저장을 하지는 않겠지만 아무튼, 여자들도 자위는 할 테니까...내 호기심은 이상한 게 아니다.
오히려 여태까지 그런 쪽 생각은 아예 하지도 않았다는 게 이상한 게 아닐까. 내 몸이긴 하지만 위화감이 느껴질 때도 있어서 무의식 적으로 꺼리는 것일 수도 있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아예’ 성욕을 못 느낄 수가 있나?
사실 회춘이 너무 과해서 2차 성징 전이라면 또 모르겠는데. 내가 여자로 태어난 것도 아니니 그것 까지는 알 수 없었다. 나 같은 사례가 이 세상에 또 있을 리도 없고, 생리를 하지 않는 시점에서 좀 이상하긴 하지만, 듀라한이라는 정체성이 뭐든지 납득하게 하니까.
애초에 머리가 분리되고 피를 리터 단위로 토하는데 멀쩡한 시점에서 일반인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 그러니까 나도 무슨 일이 일어나도 그러려니 했던 거였고.
...없지?
아주 조용한 방안을 나는 샅샅이 살피며 눈치를 보았다. 우리 집에서는 벽을 통과하고 다니는 동거인이 있었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었다. 화장실에서 할까. 거기는 들어오지 않을 테니까. 내 집에서 그래야 한다는 게 참 슬픈 일이지만, 내 방에서 했다가 걸리면 뒷일을 감당하기 어렵다.
내 집에 드나드는 사람 중에는 미성년자도 있고 미친 망아지도 있고 처녀귀신도 있고 흡혈귀도 있는 걸. 걸리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두렵다. 남자들처럼 아 ㅋㅋㅋㅋ 딸 뭐로 쳤냐? 하면서 웃어넘길 수도 없잖아.
그렇게 생각하니까 좀 서럽네. 내 집인데 내 맘대로 하지도 못 해! 연애경력 제로의 모태솔로인데 딸려온 군식구가 참 많다. 이제 좀 만 더하면 자식도 생기겠네.
...헛소리지만 부정을 못하겠다.
이제 내 인생에 뭐가 튀어나와도 이상하지 않다니까. 나중가면 외계인이던 이세계인이던 초능력자건 다 튀어나오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그런 혼파망은 벌어지지 않았으면 하지만. 혼파망은 필연적으로 경제를 혼란스럽게 하니까...내 건물주의 꿈이 위태로워 질 수도 있었다.
잡생각은 그만하고, 화장실로 가자. 나는 조용히 아직 집안일을 하고 있는 세연이를 의식하면서 화장실을 향해 움직였다.
의식하면 안 되는데.
고작 화장실을 가는 것뿐이고, 세연이를 과하게 의식할 필요는 없는데.
남들에게 말하지 못할 일을 한다는 부끄러움 때문이었을까, 나는 그 여느 때보다 조심스럽게 걸으며 화장실 문을 열었다. 세연이가 오전에 화장실을 청소한 덕에 안은 깨끗했다. 세연이의 손길이 쓸고 지나간 화장실이라.
...해도 될까?
망설임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해야 할 일은 바로 해야 직성이 풀리는 나답지 않았다. 내가 몰랐을 뿐이지, 어쩌면 내 감성이 좀 더 여성스럽게 변한 것일지도 모른다.
조심스럽게 화장실 문을 닫고, 나는 어디에 앉을까 잠시 고민했다,
샤워 룸에서 하는 게 좋지 않을까. 뭐하면 샤워 했다고 둘러대기도 좋다. 변기가 뒤처리가 편할지도 모르지만, 뭔가 꺼림칙했다. 나는 조심스럽게 샤워 룸으로 들어가 목욕커튼을 쳤다. 최소한의 안전장치였다. 아마 들어오지는 않겠지만...
어떻게 해야 되지? 야동에선 음...
조심스럽게 돌핀팬츠와 팬티를 벗는다. 수건걸이에 조심스럽게 옷가지를 걸쳐놓고, 나는 바닥에 앉았다. 엉덩이에서 느껴지는 차가운 감촉이 신경 쓰였다. 보통은 이렇게 욕실 바닥에 앉을 일이 없어서 그런 걸까.
이제 어떻게 하지? 나는 내가 지금까지 본 야동을 떠올렸다.
분명...손가락을 사타구니에 넣고...
나는 잠시 망설이다 검지로 균열을 살짝 건드렸다.
느낌이 이상한데...
자지를 건드렸을 때와는 묘하게 다른 느낌.
묘하게 간지러웠다. 그래도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
조금이나마 자신감을 얻은 나는 균열을 부드럽게 쓸어 올리고 쓸어내리길 반복했다.
그 단순한 반복 행동 속에서, 나는 쾌감을 느꼈다.
손가락을 균열 안으로 집어넣은 것도 아니고, 그저 균열의 겉부분을 가볍게 만진 것뿐인데도 아직 남성이던 시절 하곤 했던 자위와는 다른, 강렬한 쾌감이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변한 나에게 성욕이 없었던 것은 이 쾌락을 맛보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읏...”
결국 쾌감을 참지 못한 나는 신음소리를 결국 입 밖으로 내고 말았다.
나는 본능적으로 행동을 멈추고 문 쪽을 쳐다보았다.
듣진...않았겠지?
그렇게 큰 소리는 아니었으니까, 바깥에서 들었을 것 같지는 않았다. 사실 내가 소리를 지르지 않는 이상 내가 이런 짓을 하고 있다고 생각할 것 같지도 않고.
그 와중에도 내 검지는 균열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손가락이 끈적끈적했다. 이게 애액이라는 걸까. 나는 무심코 검지를 코에 가까이 대고 냄새를 맡았다.
신 냄새. 식초 냄새 같기도 했다.
이런 액체가 내 몸에서 나오다니, 이상한 기분이었다.
마치 남들 몰래 죄를 저지르는 것처럼.
몸이 뜨거웠다. 나는 상의를 벗어 던졌다.
이제 남은 건 검은색 브래지어 하나였다. 색기 라고는 하나도 없는, 단순한 디자인의 브래지어 였지만 어쩐지 지금은 그 어떤 속옷보다도 야하게 느껴졌다. 나는 10초간의 망설임 끝에, 브래지어도 벗어 수건걸이에 걸어놓았다.
후덥지근한 공기에 노출된 가슴은 마치 보이지 않는 브래지어를 찬 것처럼 동그란 모양을 유지하고 있었다. 시선을 내려 쳐다보니 내 밥공기만 한 새하얀 가슴의 끝부분, 분홍빛 유두가 서 있었다.
위에서 보는 광경은 지나칠 만큼 선정적이었다. 그저 어려보이는 몸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아니었던 걸까?
나는 좀 더 대담해졌다. 씻을 때 말고는 별로 만져본 적이 없던 가슴을 조심스럽게 주물렀다. 마치 찹쌀떡을 주무르는 듯 한 감촉이 내 손바닥을 타고 전해졌다. 마치 장난감 오리를 주무르듯 이리저리 주무르다가, 밑가슴을 감싸듯이 덮으며 내 가슴 한가운데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유두를 검지와 엄지로 살짝 꼬집었다.
“...앗!”
마치 모든 신경이 유두에 연결된 것처럼 눈앞이 반짝였다. 균열을 쓰다듬었을 때와는 다른, 격렬한 쾌감이 내 가슴을 타고 퍼져나갔다. 몸에서 땀이 흐른다. 목 근처에서 흐른 땀방울이 둥근 곡선을 타고 흘러내렸다. 이 더운 날씨에 콱 막힌 화장실에서 몸을 움직이고 있으니 당연한 일이다.
잠시 자위를 멈추고 나는 머리를 들어 내 몸을 볼 수 있게 욕실바닥에 내려놓았다.
완벽한 비율의, 하지만 아직 어림이 남아있는 신체가 보였다. 다리를 슬쩍 벌리고, 가슴과 균열을 만지고 있는. 새하얀 피부에 불그스름한 열기가 돈 모습은 너무나도 부끄러워서, 남들에게 보여줄 수 없는 모습이었다.
눈 앞에서 자위를 하고 있는 게 나인걸 아는데도, 내가 아닌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읏...앗...”
그 어떤 영상에서 본 것 보다 자극적이고, 고혹적인 모습에 나는 넋을 잃고 내 몸을 쳐다보았다. 그 와중에도 내 몸은 더 큰 쾌락을 위해 몸을 애무하고, 꼬집고, 주물렀다. 그럴수록 나는
더 내가 더욱 흥분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기분 좋아...
내 손가락은 갈수록 격렬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부드럽게 몸을 주무르던 손길은 거칠게, 그리고 더 빠르게 주무르는 손길로 변해 있었다.
새롭게 느끼게 된 쾌락은 내가 견딜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었다. 나는 본능적으로 머리카락을 움직여 샤워기를 틀어서 내 신음소리를 가렸다. 차가운 물줄기가 뜨거워진 내 몸을 식혔지만, 가슴속의 응어리는 더더욱 열기를 띄며 내 몸을 뜨겁게 달궜다.
“아...!”
차가운 물줄기가 내 균열을 끈적하게 만든 애액을 씻어냈지만 나는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절정을 맞이해버렸다는 것을.
나는 힘없이 벽에 기대 차가운 물줄기를 맞으며 여운에 잠겼다.
나는 멍하니 물줄기를 맞아 젖어버린 내 몸을 지켜보다, 번뜩이는 생각에 머리를 내 다리 사
이로 끌어당겼다.
나는 야동에서 서로의 성기를 혀로 핢아주며 애무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혀로 한다면...더 기분 좋지 않을까?
나는 30분 뒤에야 머뭇대며 욕실을 나올 수 있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