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9화 〉 83.뭐? 메스가키? 그게 뭔데?(2)
*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작부터 얼탱이가 없네 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와중에 목소리는 ㄹㅇ 좋아서 더 웃김 ㅋㅋㅋㅋㅋ
[하르방방님이 50000원 후원!]
슉 슈슉
“하르방방님...5만...원 후원 감사합니드아...”
이게...추천수 1위? 시작부터 피를 토할 것 같았다. 내 트러블 감지 센서가 말하건대 이건 아직 시작에 불과했다. 진짜, 이걸 1위로 올려놓은 놈들은 무슨 생각으로 올려놓은 건지 모르겠다.
나는 기껏해야 가벼운 섹드립이나 애교나 그런 걸 줄 알았지, 이런 걸 들고 올 거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나중에는 아주 그냥 반캠 켜놓고 쌍칼이라도 휘두르라고 하겠네 시발. 그래도 도네로 차곡차곡 쌓이는 돈을 보면 목구멍 위쪽까지 올라온 핏물이 다시 내려가는 느낌이었다.
후. 멘탈 잡자. 돈은 착실하게 벌리고 있고, 무엇보다 아직 하나 밖에 하지 않았어. 오늘 하루만 고생하면 시청자도 늘고, 돈은 돈대로 벌리고, 인지도도 훨씬 높아지지 않을까. 정말 놀랍게도 지금까지 무인도로 성장해왔기에, 슬슬 나도 합방이란 걸 해보고 싶었다.
혼자 북치고 장구 치는 외로운 방송이 아니라, 좀 사람들이랑 대화도 하고 어? 하하호호 웃으면서 서로 은근슬쩍 밀어주고, 같이 레전드 장면도 만들면서 친목을 다지는 거지. 인맥이 중요하단 인터넷 방송판에서 나도 인맥이 갖고 싶다 이거야.
“자...그럼 2번째! 이번엔...”
[이벤트 신청글 입니다!]
소식 듣고 바로 신청했습니다. 듀라님 목소리로 듣고 싶어요!
이번엔 멀쩡한 거 맞지? 그렇지? 나는 떨리는 눈으로 마우스 휠을 조금씩 내렸다. 이게 뭐라고 긴장 되냐. 나는 천천히 스크롤을 내리며, 두 번째 ASMR 소재를 확인했다.
“아...”
아 ㅋㅋㅋㅋㅋㅋ
글쓴 놈 누군지 몰라도 코인 제대로 꼴아박았네 ㅋㅋㅋㅋㅋㅋ
아 괜차나 나는 화성 갈끄니까~
이거 신청한 놈은 분명히 코인 꼬라박았다가 나락간 사람이 틀림없었다. 이번 년 상반기에 유행하긴 했는데, 이거 불러도 되나? 뭐 이런 걸로 뭐라고 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좀 찝찝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뭐 일단 부르고 아니면 사과영상이라도 올리면 되지. 좀 뼈아프지만 잘 몰라서 그랬다고 하면 넒은 마음으로 이해해주지 않을까. 내가 뭐 악용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출처만 명확하게 표시하면 되지 않을까.
그런 걸로 따지면 다른 노래 밈들도 똑같잖아. 나는 편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이거 음원은 어떻게 해요?”
원곡 MR틀어놓고 부르면 되는 거 아님?
능지처참 무엇
아 그러네. 음음, 이 몸으로 노래 부르는 건 거의 처음인 것 같은데. 평소에 노래를 잘 부르지도 않고, 시국이 시국이라 노래방은 잘 가지도 않았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었다. 나는 MR버전 음원을 검색해 재생할 수 있게 맞춰놓고, 마이크 위치를 조정했다. 너무 가까우면 소리 질렀을 때 청각 테러잖아.
“아, 아. 잘 들려?”
ㅇㅇ
아까까지 잘 말했으면 그걸 왜 물어 ㅋㅋㅋㅋ
노래 불러야 하니까 마이크 위치 조정했나보지ㅋㅋㅋㅋㅋ
“그럼 지금부터 부르겠습니다. DOGE산 순간!”
[도지 산 순간...내 상상은~]
이 노래 부르게 될 줄은 몰랐는데...그래도 노래 자체는 몇 번 들어봐서 가사를 아는 게 다행이다. 이 노래 원본이 원본이라 좀 어렵긴 하지만, 뭐 이거 잘 부르라고 하는 것도 아니니까 그냥 부르면 되겠지.
[본전 찾으면~다시는 코인 안 해요~]
노래는 부를만한데, 가사 때문에 미치겠네!
원래부터 웃긴 가사와 x론 머스크의 딥페이크, 얄미운 목소리가 섞여 5월을 뜨겁게 달군 노래여서 비교적 덜 웃기긴 하겠지만, 내가 이걸 부른다는 것 자체가 X수들에겐 반응이 좋은 것 같았다.
[도지여 상승하~소~서~]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
ㄹㅇ...노래는 웃긴데 목소리는 감동적이라 웃프다 ㅋㅋㅋㅋㅋㅋ
노래 정말 잘 부르네...그냥 노래방 컨텐츠로 하셧어도 괜찮았을 듯.
정말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소프라노 근처만 가도 괴성을 지르던 내 목소리는 어디가고 깔끔하게 3단 고음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성대라니, 역시 TS미소녀야. 성능하난 끝내주지.
ㄹㅇㅋㅋ
[GROUNDPOUND님이 1000원 후원하셧습니다!]
듀라님 말 해봐요 저희 X수들 코 묻은 돈으로 코인 샀죠? 코인 안 샀으면 이렇게 코인 감수성 넘치게 부를 수 있을 리가 없음
“저는 시공에 걸고 코인에 손 한번 대본 적 없는 사람임.”
그놈의 시공 ㅋㅋㅋㅋ
아 시공 뒷광고는 에바지 ㅋㅋㅋㅋ
레스토랑스가 시공을 걸고 안했다고 한 거면 안한 거 맞지 ㅇㅇ
난 코인 안 샀어 망할 x수들아! 내가 그런 도박에 돈을 투자할 것 같아? 이제나 저제나 난 안전자산에 집착하는 미래의 건물주라고! 돈을 모을 때는 헛된 이익에 눈에 팔리면 안 되는 법! 코인은 시발 나한텐 ㅈ같은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야!
그래픽카드 가격만 떡상해서 웃돈 얹어서 사야 되고, 정가가 아니라 시가로 글카를 판다고 배짱장사를 하고 있으니 복장이 터질 것 같다고! 나도 슬슬 그래픽 카드 바꿀 시기인데 좀 싸게 사자!
물론 요즘 벌어들이는 돈 생각하면 그냥 살 수는 있지만! 사람 마음이 조금이라도 더 싸게 사고 싶은 거 아니겠냐! 제에발!
“...그럼 3번째 가겠습니다!”
이번엔 좀 쉬운 거면 좋겠는데. 좀 평범한 밈 같은 거였으면 좋겠다. 하르방은 너무 헷갈려서 빡세...도지 산 순간은 뭐라고 해야 하나, 원본 노래가 부르기 어려운 노래라 힘들었어.
[ASMR이벤트 신청 글입니다!]
아기상어 불러주세요!
심플한 요구 감사한데, 2412명의 시청자들 앞에서 동요를 부르게 하는 건 좀 그렇지 않니? 물론 내가 하라 한 거니까 나에게 거부권 따위는 없지만. 내가 거부하는 낌새가 보이면 곧바로 채팅창이 나락으로 도배될게 뻔했다.
이것도 MR찾기는 쉽겠네.
“그럼 이번 곡도 바로 갑시다.”
[아기 상어 뚜루루뚜루 아빠 상어 뚜루루뚜루~]
이 나이에 동요라니, 유라야 넌 왜 세연이랑 같이 와서 듣고 있는 거니. 보면서 웃지마! 으아아아아! 얼굴에 열이 잔뜩 오르는 게 생생하게 느껴져! 쪽팔려 죽겠네 진짜! 이게 무슨 수치플레이야! 차라리 귀요미송이 낫겠다! 나는 부끄러워 죽을 것 같으면서도, 앞으로 더 들어올 도네를 생각하며 필사적으로 동요를 끝마치는데 성공했다.
벌써부터...죽을 것 같애...나 정신 나갈 것 같아...
목소리 ㅈㄴ 귀엽네 ㅋㅋㅋㅋ
오늘 클립 오지게 뽑히네 진짜ㅋㅋㅋㅋ
이건 우리만 들을 수 없지 ㅋㅋㅋㅋㅋㅋ
안돼! 클립만은!
“클립 수출 멈춰!”
허나 거절한다.
우리 듀청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듀라의 부탁에 NO라고 대답하는 거다!
ㄴㄷㅆ
“그게 도대체 뭔 드립인데! 일반인들이 알 수 있는 드립을 쳐줘!”
[GROUNDPOUND님이 1000원 후원하셧습니다!]
일반인인척하는 레스토랑스가 있다?
“레스토랑스는! 지극히 정상적인 상식인이야!”
시공은! 역사와 전통을 가진 게임문화를 가진 갓겜이라고! 운영진이 몇 달에 한번 패치 할까 말까 하지만 그게 갓겜의 품격인 것을 모르다니 니들이 그러고도 게이머냐!
심각한 시공 중독입니다
이게 레스토랑스?
레스토랑스가 되면 다 저러는 거임?
“아 몰라! 4번째 갑니다!”
[ASMR이벤트 신청합니다!]
X맥송 불러주세요!
“싫어!”
?????????
나
락
나
락
“아, 아니 그게 아니고요. 제가 저 노래에 정말 안 좋은 추억이 있어서...”
으아아아 분위기 곱창난다! 아니 진짜 저거 신청한 놈 누구야!
“부를 테니까 이제 뇌절 멈춰!”
노래보다 썰이 더 궁금하네 ㅋㅋㅋ
ㄹㅇ 썰 풀어주면 안됨? 뭘 하면 X맥송에 트라우마가 생기는 거야 ㅋㅋㅋ
아 집어치우고 X맥송 썰이나 이야기 해주세요
“국가기밀이니까 못 말해줌.”
나락치지마라.
진짜니까.
진짜 국가기밀임.
“그럼 부를게요~”
[참깨빵 위에 순쇠고기 패티 두장 특별한 소스 양상추 치즈 피클 양파까지~]
짦아서 다행이었다. 긴 노래였으면 노래 시간 내내 개판났을 게 뻔했으니까. 나는 심하게 뇌절하는 사람들을 죄다 짜르고, 바로 다음 신청글로 넘어갔다.
[ASMR 이벤트 신청입니다!]
애자리얼 도발 대사 해주세요!
나한테...분식점 캐릭터 성대모사를...시킨다고?
그래도 안할 수는 없으니 글에 첨부된 대사 샘플을 틀었다. 와. 진짜 얄밉네. 정말 듣기만 해도 짜증나는 목소리 라는게 이런 거구나.
스트리머로서의 나인가 레스토랑스로서의 나인가
아 설마 레스토랑스가 분식집 캐릭터 성대모사를 해줄라고 ㅋㅋㅋㅋ
“여러분. 저는 레스토랑스이기 전에 한명의 스트리머 입니다! 시청자의 간절한 부탁을 들어주는 게 당연한 거 아닙니까!”
나도 먹고는 살아야지!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나를 기다리는 식구들이 뒤에서 간절한 눈빛으로 쳐다보는데 레스토랑스로서의 나는 잠시 접어둘 수 있어! 돈이 있어야 게임도 할 수 있다는 걸 모르냐!
ㄹㅇㅋㅋㅋㅋㅋㅋㅋ
고객감동서비스ㄷㄷ
이 집 서비스 후하네 ㅋㅋㅋ
듀라님 실망했습니다. 듀라님 팬 그만둡니다.
“자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많고 많은~스트리머중에~ 내가 제일 잘 나가!”
ㅈㄴ 얄밉네 ㅋㅋㅋ
클립 ㄱㅅ
그래...가져가...내가 막아도 어떻게든 가져갈 거 아니까 수출 잘하고...\
“다음 거는 좀 멀쩡한 거였으면 좋겠네요.”
그럴 확률 0%
코럴 리가 없제 ㅋㅋㅋㅋ
6번째 글을 연다. 이번에도 똑같은 제목에 짦은 내용.
문장은 간결했다.
메스가키처럼 말해주세요!
그게 뭔데 씹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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