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돌멩이 마스터-369화 (369/381)

369화 : 계약자 토너먼트 - 시합깊고 어두운 동굴 속 안.

그곳에 오직 혼자만이 남아서 일을 하고 있는 노인이 보였다. 평생에 걸쳐서 최고의 무기를 만들겠다고 다짐을 한 최영일 장인.

그가 드디어 완성을 해냈다. 드디어 꿈에 그리던 일을 해낸 것이다. 재료를 모두 육체와 혼합시켰고, 마지막 일만 남은 것이다.

[정말 후회가 없겠느냐? 네가 그러지 않아도 저 육체에 어울리는 조율자는 찾을 수 있다.]

데카라비아. 그가 최장인을 보며 말을 했다. 72 마신들 중 인간의 몸과 계약을 한 마신 중에 유일하게 인간의 영혼을 먹고 육체를 차지하지 않은 마신이 바로 그였다.

데카라비아는 자신과 계약하기 전에도 뛰어난 무기 장인으로 이름이 날렸던 그를 보며 마음에 들었다. 영혼을 먹는 다면 자신과 바알이 생각 한 것처럼 최고의 육체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와 계약을 한 뒤에 그의 실력과 지식은 자신이 영혼을 먹는다고 해도 그대로 소화해낼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데카라비아는 최장인에게 힘과 무한한 재료를 제공해주기로 하고 최장인은 최고의 육신이자 무기를 만들어내기로 했다.

그렇게 지낸 세월이 어느덧 50년이 다 되어 가고 있었다. 악마, 마신이라 하더라도 정이 존재했다. 그들만의 의리가 존재했다.

하나의 생명체이니 당연한 것이었다. 데카라비아는 최장인에게서 친구의 정을 나눴고, 최장인도 마찬가지였다. 단순한 계약자와 계약영혼이 아닌 친구로서 서로 지낸 세월이 있기에 서로에 대해서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런 데카라비아의 말에 쓸쓸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자네도 알고 있지 않은가. 나를 제외하고 이 일을 할 수 있는 자는 없다는 것을 말이야. 뭐 시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쓸모없는 재료들을 많이 넣은 지금 상황에서 이게 최선이라는 걸 알고 있지 않은가?"

[……알고야 있지만. 그러기에 자네가 너무 걸려서 그렇다.]

"허허, 악마를 넘어 마신이라고 불리는 존재가 그렇게 나약한 소리를 하면 쓰나. 자네의 육체도 있으니 그곳으로 들어가 있게. 나는 이만 새로 태어나기를 해야겠네. 내 스스로 재료가 되어 최고의 무기 안에 녹아든다. 이 대장장이에게 얼마나 큰 영광인지 자네도 알지 않나? 그러니 나를 보내주게."

[……알겠네. 알겠어. 최고의 무기……, 자네가 꿈꿔온 꿈을 위해서 양보하겠네.]그렇게 말하는 데카라비아를 보며 고맙다는 듯 쳐다보는 최장인. 그런 최장인을 보며 데카라비아는 어쩔 수 없이 한쪽 구석에 박혀있는 새로운 육신을 향해 영혼을 넣자 최장인은 자신의 앞에 있는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는 육체를 봤다.

검은 머리에 검은 눈동자 하지만 영혼이 들어있지 않은 듯 살아 있는 느낌이 들지 않는 인형과도 같은 몸이었다. 평생을 바쳐서 겨우 완성을 한 자신의 역작을 보며 최장인은 허무하기도 하며 뿌듯하기도 했다.

그런 최장인은 조용히 자신의 역작을 보며 역작의 심장이 있는 부분에 손을 올려놨다. 그러자 그런 인형과도 같은 그 육신에서 검은 줄기들이 뿜어져 나오더니 자신의 심장에 놓여진 손을 향해 줄기들을 쑤셔 넣었다.

고통은 없었다. 아픈 느낌도 없었다. 그리고 순식간이었다.

한국 최고의 장인이라고 불렸고, 후에 마신을 만든 자라고 불리게 되는 최영일의 마지막 순간이었다. 검은 줄기들에 생기가 흡수가 되었고, 육체가 흡수가 되었고, 영혼이 잘게 부셔져 그 육체의 영양분이 되었다.

그렇게 옷을 남기고 모든 것이 흡수가 되자 데카라비아는 느낄 수 있었다. 최영일과의 맺었던 계약이 끝이 난 것을 말이다.

[완성 됐군. 이 데카라비아님과 최영일의 처음이자 마지막 합작품이 말이야.]기뻐해야 했지만 기쁘지 않았고, 오히려 쓸쓸해진 마음이 드는 데카라비아는 그런 육신을 기운으로 띠우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최영일과 함께 지내던 곳. 이제는 누가 주인인지 모를 옷들만 널브러져 있었고, 데카라비아의 시선에는 낡은 작업복으로 보이는 옷만 보이다가 동굴에서 빠져나갔다.

나가면서 동굴의 입구를 자신의 광물로 막아 둔 것도 잊지 않고 하며 어디론가 홀연히 사라져버렸다.

계약자 토너먼트의 제 이튿날 아침. 성진과 네 명의 여자들은 어제 왔던 관람 룸으로 와서 집중을 하고 있었다. 어제는 그저 그렇게 보냈지만 오늘은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을 해 미리 준비를 하고 이곳으로 온 것이다.

오늘은 성유진도 없었고, 유준혁도 없었다. 오늘 S급 계약자 4강전과 마지막 결승전을 하는 날이었음으로 꼭 집중을 하자고 한 것이다. 유준혁의 경우 남자 S급 최상위 계약자 중 신청을 한 사람이 6명밖에 안 되서 8강전 후에 제비뽑기로 결승으로 올라갈 부전승을 정하기로 했는데 공교롭게도 그것이 유준혁이 된 것이다. 그런 부전승에 유준혁은 살짝 아쉬워했고, 다른 참가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고 했다. 유준혁은 이렇게 운이 좋았지만 성유진은 그렇지 못했다.

그녀와 4강전에서 싸울 상대는 바로 아르논 협회 차기 회장이라고 불리고 있고, 현제

여자 S급 최상위 계약자들 중에서 1위라고 알려져 있는 에이미. 그녀가 성유진의 상대였다. 성진이 보기에는 사실상 결승전이 이번 경기라 생각을 하고 이 흥미진진한 경기를 위해 아침부터 일찍 일어나 준비를 하고 온 것이다.

"후우, 후우, 후우. 긴장하지 말자, 상대는 이미 한번 봤던 상대다."

이미 면식이 있는 에이미였으나 그렇기에 성유진에게 더 부담이 되었다. 전에 봤을 때의 이미지가 너무 큰 것인지 아니면 그것을 과장을 해서 생각을 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확실히 에이미는 강한 상대였다.

이기고 싶었고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허나 그 자신감과 현실은 다르다고 생각을 했다. 유진아와 대련을 하면서 느끼고, 성진에게 들은 방법을 쓴다면 희박한 것이 아니라 생각했다.

홀로 쓰는 대기실에 성유진의 숨소리만 가득했다. 긴장이 되었지만 동시에 흥분이 되었다. 자신의 가족, 유진아나 성진과 같은 자와 싸우는 것이 아닌 남이면서 진정한 강자와 싸우는 것이다.

진정한 실전을 갈망하는 성유진에게는 정말로 의미가 있는 자리라고 할 수 있었다.

"

"그래, 당당하고, 냉정하게. 뜨거우면서 차갑게 그게 나다."

그렇게 말하며 차갑게 식은 표정에 오직 두 눈만은 이글거리며 불타고 있었다. 반면에 성유진이 그리 에이미를 신경 쓰고 있었을 때 에이미는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히며 자신의 생각과 기술들을 정리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계속 머릿속에 걸리는 말이 있었다.

'헛똑똑이, 헛똑똑이, 헛똑똑이, 헛똑똑이.'

계속 한 사람의 음성이 그렇게 말을 하며 에이미의 머릿속을 뒤집어 놓고 있었다.

"으아아아아! 왜 자꾸 생각나는 거야! 내가 헛똑똑이라고!? 말도 안 되는 소리! 그래 나보다 네가 더 똑똑 할 수 있지만 나는 헛똑똑이가 아니라고!"

절규에 가까운 소리를 지르는 에이미는 분에 못 이겼는지 어깨까지 들썩이면서 울분을 토해내고 있었었다. 엊그제 성진이 에이미에게 한 소리가 계속 머릿속에서 맴돌아서 신경이 쓰이는 에이미는 집중을 할 수 없었다.

뭐라도 해야 할지 난감했지만, 성진의 말이 일종에 트라우마처럼 변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으려고 안전을 하려고 해도 헛똑똑이라는 말이 계속 맴돌아서 짜증이 솟고 있

었다.

명상을 하려고 해도 그 목소리가 계속 떠올라서 방해를 했고, 조금만 눈을 감아도 그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느낌에 들었다. 처음에는 잠도 못자다가 결국 기운을 써서 억지로 잠을 재워야만 잠을 잘 수 있는 지경까지 이르게 되었는데 오늘 아침에는 헛똑똑이를 반복하는 성진이 수도 없이 나타나는 악몽을 꿔서 컨디션이 최악이라 할 수 있었다.

"하아, 하아, 하아, 하아. 그리고 왜 하필 상대가 그자식의 누나인데! 더 신경 쓰이잖아! 으아아아아악! 진짜! 짜증나 짜증난다고! 왜 이렇게 신경 쓰이냐고! 이제 그만 좀 나타나!"

에이미가 그렇게 비명을 지르면서 주변을 둘러보다 입구에서 어정쩡하게 서서 에이미를 보고 있는 안내원이 보였다. 머리를 헝클어트리면서 비명을 지르던 도중 그것을 발견했기에 에이미는 아직도 두 손으로 머리를 잡고 있었는데 그런 모습을 보며 안내원이 말을 더듬었다.

"그, 그, 그게 죄, 죄송한데 저, 저도 이게 일이라 흑. 죄, 죄송합니다."

"흠흠, 아니에요. 자, 잠깐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고 있어서 그랬습니다. 시합시간이 다 된건가요?"

"예, 예, 예. 정말 죄송합니다. 정말로 죄송합니다."

그렇게 사라질 때까지 사과를 하는 안내원의 모습에 생계를 책임지는 소녀가장의 모습이 보이기도 했지만 에이미는 민망함에 그런 것을 애써서 무시하며 헝클어진 머리를 다시 정리를 하고 있었다.

"그래, 그래 진정하자. 그냥 싸워서 이기면 되는 거야. 악의 종자들이 뭔가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하면 그때 가서 생각을 해도 늦지 않아. 스읍, 후우."

그렇게 다짐을 하며 심호흡을 한 에이미는 당당한 모습으로 경기장 안으로 입장을 했다. 한 가운데에 있는 경기장으로 입성을 한 에이미는 그곳에 미리 와있는 성유진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아, 우리 오랜만이라고 해야하나요?"

"그렇게 보면 그럴 수 있죠. 오늘은 그때처럼 약하지는 않을 겁니다."

"네, 저도 최선을 다하도록 할게요."

서로 그렇게 말을 하며 엄청난 기운들을 뿜어내고 있었다. 살짝 얼음의 기운이 느껴지는 에이미의 기운과 그와 반대로 매우 강렬하고 뜨거운 열기를 내뿜을 것 같은 성유진의 기운이 충돌하고 있었다. 공기 중에서 서로 터져나가면서 신경전을 벌이던 도중. 시합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리자마자 에이미는 뒤로 거리를 벌렸다. 그러면서 둘 다 동시에 강대한 기파를 날려 서로의 시야를 흐려 놓았다.

그 타이밍을 보며 에이미는 빠르게 머릿속으로 작전을 짰다. 사람과 대전을 할 때 제일 중요한 것은 상대의 움직임 예측이다. 지능형 몬스터와 많이 싸워봤으니 그런 것에 익숙한 에이미가 머릿속으로 작전을 나열하면서 어떤 식으로 공격을 할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전에 불을 쏘는 타입이었으니 거리를 벌리려고 들 거다. 그렇다면 나도 뒤로 물러난 뒤에 틈을 노리고……!'

속으로 빠르게 작전을 이어가려던 에이미의 눈앞에 공기 중에 흩날리는 먼지들을 뚫으면서 성유진의 주먹이 보였다.

불꽃 공격일 줄 알았지만, 그것이 아닌 주먹에 불을 두른 공격을 보자 적잖이 당황한 에이미의 회피가 살짝 늦어졌다. 에이미의 얼굴을 살짝 스치며 지나간 성유진의 주먹. 그러나 그 살짝 스친 것만으로 성유진에게는 충분했다. 엄청난 기운의 파동으로 인해 공중에 떠있던 에이미의 몸이 살짝 틈이 생기자 그것을 성유진은 놓치지 않고, 허리를 틀어 빠르게 왼손을 휘둘렀다.

이번엔 직접적인 공격이 아닌 거대한 불꽃의 구를 날리는 공격이었는데 이번에도 주먹을 휘두르며 공격을 하는 모션을 취했기 때문에 에이미는 그것에 속아 날아오는 불꽃을 막는 것이 살짝 늦어졌다.

강자와의 싸움에서 조금의 틈은 패배까지 이어지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는 에이미는 여기서 더 이상 공격의 여지를 준다면 자신이 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며 빠르게 뒤로 물러나며 일자형 창을 하나 소환했다.

찌르는 용도의 창은 마치 얼음과도 같은 모습이었는데 엄청난 한기가 주위에 몰아치는 느낌이었다. 성유진은 그 창을 보며 상관없다는 듯이 빠르게 몸을 날려 자신의 온 몸에 황금빛 불꽃을 두르며 태양의 여신과 같은 모습을 했다.

신의 모드 바로 전단계인 신의 무기들을 소환한 둘은 서로를 보며 기운을 모으다가 에이미는 창에서부터 기운을 모아 창의 모습을 한 기파를 날렸고, 성유진은 두 손을 모아 거대한 황금불꽃으로 만들어진 용을 날렸다.

용의 아가리가 입을 벌리면서 푸른색의 창을 삼키자 용의 덩치가 부풀어 오르더니 사방으로 터져나갔다. 용호상박(龍虎相搏)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둘의 전투를 보며 관객들의 환호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었다.

그러나 기운의 폭발음 때문에 그런 것을 들을 여유가 없는 두 사람은 다시 빠르게 격돌을 하려고 하고 있었다.

성유진은 빠르게 에이미와 거리를 좁히려고 했고, 에이미는 필사적으로 거리를 벌렸다. 한두 번 상대를 하니 방심을 했다고는 하나 거리를 좁히게 되면 자신이 불리 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에이미는 거리를 벌리면서 계속해서 창을 만들어 내며 성유진을 향해 쐈다.

오딘의 계약자인 에이미가 쏘는 창은 오딘의 신창 궁니르의 능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열이면 열, 백이면 백 모두 성유진을 향해서 날아가고 성유진은 그것을 막는데 급급해서 거리를 좁힐 수 없었다.

성유진이 밀리고 있지는 않았지만 밀수도 없는 공방전. 이대로 가다 성유진은 자신이 불리해 질 수 있다는 걸 눈치 챘는지 빠르게 온 몸을 불꽃으로 뒤덮이게 하며 에이미

를 향해 몸을 날렸다.

갑자기 자신에게 향하는 성유진을 보며 에이미는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창들을 소환하며 그것을 던지는 것으로 그녀를 막으려고 했다.

'그래 이런 식으로 가다 한순간에 신의 모드로 변환하고 속전속결로 끝내는 거야.'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는 에이미의 눈앞에 수많은 창을 막으며 당황한 표정을 짓고 있어야할 성유진의 모습에 미소가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갑자기 왜 미소를 짓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은 에이미는 뭔가 모를 불안감에 수없이 많은 창들을 소환해 일제히 성유진에게로 쐈지만 성유진은 미소를 지으며 한손을 들고 강력한 화염을 토해냈다.

그 강렬한 불꽃을 보며 에이미는 짐작할 수 있었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척을 하며 몸에 화염을 두르고, 그 사이에 신의 모드로 변한 뒤에 마지막 일격을 날린 것이다.

'다, 당했다.'

그런 에이미가 우연히 성유진의 뒤에서 한 관람 룸에서 자신과 성유진의 경기를 보고 있는 성진이 보였고, 그의 얼굴을 보자 그의 음성이 들리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헛똑똑이.'

============================ 작품 후기 ============================하 힘드네요 ㅋㅋㅋㅋㅋㅋㅋ 그만 하고 싶다는 생각을 수백번은 한 듯요.

하 오늘 꺼 못해도 9시 꺼랑 12시꺼 남았네요, 하하 힘난다 하하하하하. 하하하 하아.

하,,,,,아 쿠폰 3개 얼마냐고 질문 해주셨는데 음;.... 노코멘트하겠습니다. 참고로 제가 좋아하는 허쉬 쿠키엔크림 못사먹음여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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