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8화 : 계약자 토너먼트 - 개최성유진의 경기가 끝나는 것을 본 유준혁은 성진처럼 시시하게 보지 않고, 아주 인상 깊게 그것을 떠올리고 있었다. 자신의 기운과 공기 중에 날아다니는 기운을 동화 시킨 뒤에 한번에 자신의 기운으로 공기를 불로 치환을 시킨 것이다.
그러므로 순식간에 상대가 내상을 입게 되었고, 그 틈에 성유진이 상대의 몸에 있는 공기를 거의 태워먹고 기절을 시킨 것. 그것으로 끝이었다.
어떻게 본다면 잔인한 공격일 수 있었으나 다르게 본다면 가장 무난하고 상처 없이 상대를 제압을 한 것으로 봐도 무방했다.
만일 성유진이 그렇게 빨리 끝내지 않았다면 대인 전투에 있어서 서투른 상대가 실수
를 했을 것이 분명했고, 그렇게 되면 둘 중 하나가 크게 다치는 수밖에 없었다.
초반에 상대의 모습을 보며 상대가 어떤 실력인지 대략 파악을 한 성유진이 빠르게 처리를 하고 승리를 거머쥔 것이다. 그런 모습을 보며 유준혁은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을 했다. 능력이나 기운의 양으로만 따지자면 자신이 성유진보다 위라는 것을 둘 다 알고 있다.
그러나 상황대처능력이 더 빠른 것은 성유진이었다. 유준혁보다 더 많은 실전을 경험해 봤으며 자신에게 맞지 않은 격투도 도전 할 만큼 그녀는 과감했고, 또 용감하기까지 했다.
둘 다 유준혁에게는 좀 부족하다고 할 수 있는 것들이었으니 방금 성유진의 시합은 유준혁으로써는 배울 점이 많은 시합이었다.
순간적으로 광범위 공격을 하며 자신의 빈틈을 보이면서 까지 공격을 했다는 것은 그만큼 과감하고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뜻이었으니 본받아야겠다고 생각을 하며 유준혁은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이제 자신이 나갈 차례였다.
여자들의 시합이 끝나고 나서야 남자들의 시합이 시작이 되었는데 그래서 이제 유준혁도 가봐야 할 때였다.
"마스터 저도 이만 슬슬 가봐야겠습니다."
"아아, 너도 시합이었지? 나는 여기서 구경하고 있을 테니까 금방 끝내고 돌아와."
유준혁이 질 것이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는 성진을 보며 유준혁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사라진 유준혁이 있는 자리에서 다시 시합장으로 눈을 돌린 성진은 살짝 웃으며 말했다.
"S급 최상급 중에는 저놈 이길 애가 없을 거 같은데. 뭐 고전을 하나 안하나 그건 자기의 마인드 문제이니 구경이나 해야겠군."
본래라면 시합 1시간 전에 입장을 해서 기다리는 것이 맞았지만 성진의 매니저인 그에게 특례를 줘서 시합 10분 전에만 오게 되면 준비를 할 수 있게 세피르가 말을 잘 해놓았다. 그렇게 선수 대기실에 이동을 한 유준혁은 무표정한 얼굴로 아까의 성유진의 시합을 떠올리면서 명상을 하려고 하자 시합 전에 모든 선수들이 대기를 하고 있는 곳에서 한 건장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하하하하, 아까 그 노란원숭이 여자 봤어? 화끈하게 싸우더만! 안 그래 제그?"
"뭐, 판단력이 좋고, 상당히 도박수를 두면서 그런 기술을 날렸다는 것만 보자면 화끈하기도 하지만 실력에 자신이 있어서 그러는 것 아니겠어? 마이크."
아까 성유진의 얘기를 하는 것 같아 유준혁도 살짝 고개를 돌려서 그곳을 봤다. 그곳에는 서양 쪽 선수 두 명이서 얘기를 나누는 것을 봤다.
제그라는 자는 그나마 성유진을 인정하는 것 같은 분위기가 들어서 유준혁에게도 마음에 드는 평가였으나 마이크라고 불린 자의 입은 상당히 거칠었다. 처음에 동양인을 비하하는 노란원숭이라는 단어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유준혁이 그들을 봤으나 그들은 알면서도 신경 쓰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모르는 것인지 계속 대화를 나눴다.
"그런데 말이야 제그. 그런 화끈한 노란원숭이는 침대에서도 그리 화끈하게 굴까? 크흐흐흐 그거 궁금한데? 한번 잡아나 볼까?"
"음, 너무 그렇게 생각하지 말라고, 네가 질 수도 있는 것 아니겠어? 방금 전 시합을 보니 만만치 않은 상대 같은데?"
"크하하하하! 그래서 이 노르만족의 대 전사 이 마이크를? 그깟 노란원숭이 따위가? 크하하하하 농담도 적당히 하라고 제그."
"흐음, 글쎄. 자네가 강한 건 나도 아는데 그래도 혹시 라는 것이 있을 수 있는 것 아니겠어? 요즘 중국의 인물들이 얼마나 강한지 자네도 알지?"
그렇게 호탕하게 웃으며 자신의 거대한 몸집을 자랑하는 마이크와 성유진을 중국의 인물로 알고 있는 제그. 둘 다 유준혁의 심기를 건들고 있었다.
마이크는 그런 유준혁을 신경 쓰지. 아니 일부로 들으라는 듯이 더욱 크게 입을 열었다.
"크하하하하, 그래 중국원숭이들은 좀 강하기는 하지만 그 노란원숭이는 중국원숭이가 아니라고, 나도 여기 와서 처음 들었지만 한국? 이라고 했나? 일본은 들어봤어도 그런 한국이라는 노란원숭이들 나라가 있는지는 몰랐어."
그렇게 말을 하는 마이크를 보며 유준혁은 자신을 들으라고 일부러 저렇게 말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미리 1시간 전에 도착을 해서 준비를 하는 이유는 대게 상대를 알려 하는 것도 있었기에 유준혁은 몰랐으나 마이크는 유준혁이 상대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마이크의 티 나는 도발 덕에 유준혁도 그것을 알 수 있었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말이다.
"봐 저기 저놈도 그 암컷 노란원숭이랑 같은 나라더군. 크크크크크 저런 놈의 나라라면 내가 그 년을 어떻게 해도 되는 것 아니겠나?"
마이크가 그렇게 말을 하고 제그가 뭐라고 말을 하려고 하는 순간 누군가 대기실로 들어와서 입을 열었다.
"제그님, 이안님 시합이니 경기장으로 이동하시겠습니다."
그렇게 안내자가 말을 하자 제그는 일어서면서 마이크를 보며 다녀오겠다고 살짝 인사를 하며 대기실 밖으로 나갔다. 유준혁의 경기가 마지막이여서 그런지 이제 대기실에 남은 사람은 마이크와 유준혁 밖에 없었는데 그럼에도 마이크는 아랑곳하지 않고 유준혁을 보며 말했다.
"어이 거기 노란원숭이. 방금 오던데 그렇게 겁을 먹었으면 그냥 집에나 가지 그래? 아니면 그래도 체면을 좀 챙겨야 해서 나온 건가? 크흐흐흐 그럴 일은 없을 것 같은데?"
유준혁은 저렇게 질 나쁘고 싸구려 도발을 하는 자가 어떻게 S급 최상위 계약자가 되었는지 의문이라고 생각을 하며 그냥 무시가 답이라고 생각을 했다. 자기를 이렇게
직접적으로 도발을 하는 것을 보며 겁 많은 강아지가 더 많이 짖는 법이라 생각하며 무시했다.
마이크는 유준혁이 자신의 말을 족족 무시를 하자 화가 났는지 얼굴이 시뻘게져서 씩씩거리다 재미있다는 듯이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어이 거기 노란원숭이. 네놈 듣자하니 매니저 일을 해서 늦게 온 거라고 하던데 그런 경호를 하는 것이면 아마 그 대상은 노란원숭이의 왕이라도 되는 건가? 크하하하하."
본인이 말을 하고 본인이 웃긴 것인지 크게 웃는 마이크. 그런 마이크의 말을 듣고는 유준혁이 싸늘한 눈빛으로 그를 노려봤다.
마이크는 그것이 먹힌다고 생각을 하며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더욱 도발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유준혁을 보며 말했다.
"호오, 귀를 닫고 있다가 이제야 반응을 하군 그래? 원숭이들은 다 그런가? 이 노르만족 대 전사 마이크님은 그런 소심한 행동 따위는 하지 않는데 말이야? 크흐흐흐 지고 나서 원숭이들의 왕에게 안부나 전해달라고."
그렇게 말하며 마이크가 일어나자 때마침 아까 들어왔던 안내자가 둘을 보면서 이제 시간이 되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제 두 분이 들어오시면 됩니다."
그렇게 말하며 마이크는 자신이 먼저 안내자를 따라갔고, 유준혁은 싸늘한 시선으로 그를 노려보며 경기장으로 향했다.
매우 넓은 경기장 안 한 가운데에 있는 무대에 오르며 마이크와 유준혁은 나란히 서로를 보며 서있었다. 안내자는 그런 둘을 보면서 입을 열었다.
"아, 유준혁 씨가 아까 안 계셔서 다시 말하는 것이지만, 반칙은 오직 하나 상대를 죽이는 것으로 상대가 죽는 다면 반칙패와 함께 아르논 협회에서 엄벌을 처하게 되니 유의해 주시고요. 그 외에 다른 부상들은 전혀 상관없으니 좋은 경기 하시길 바랍니다."
그렇게 말을 한 안내자가 순식간에 사라지더니 경기장에서 준비를 알리는 종이 울리고 몇 초 후에 시작한다는 것을 알리고 있었을 때 마이크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후후, 도발을 받으면 공격이 정직해지고 더 강해지는 법이지. 그 틈을 보며 공격을 해서 일격필살로 끝낸다.'
"후후, 애송이 들었지? 죽이지는 않을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라. 대신 조금 많이 아프
기는 할 거다 크흐흐흐흐."
그렇게 말하는 마이크를 여전히 싸늘하게 보고 있는 유준혁. 그런 그를 보는 마이크는 자신의 작전이 통했다며 좋아하고 있었다. 그리고 경기의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 마이크는 기마자세를 취하며 큰소리로 외쳤다.
"성공은 양보하마! 먼저 공격해 봐라!"
그것이 다였다. 마이크가 할 수 있는 말은 그것이 다였다. 시합경기를 알리는 종이 울리고 마이크가 순식간에 기마자세를 취한 뒤에 말을 외치자마자 유준혁은 두 눈을 살짝 크게 떴다. 그러자 강렬한 돌풍이 부는 느낌이 든다 싶더니 마이크의 입가에 붉은 피가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마이크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왜지? 왜? 이런 표정을 짓는 마이크는 여전히 자신은 기마자세를 취하고 있었는데 왜 넘어진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 다는 표정으로 쓰러진 자신의 몸을 봤다.
그런데 없었다. 팔을 비롯해서 두 다리와 상체의 절반이 존재하지 않았다. 아니 있기는 있었다. 다만, 자신의 몸과 이어져있지 않았다.
순식간의 자신의 몸이 잘린 것을 확인한 마이크는 더 이상 의식을 차릴 수가 없었고,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의료진들도 처음 당황해 하다 빠르게 마이크를 향해 달려가 그에게 재생 기계를 쓰며 몸을 붙이려 노력했다.
다행히 빠른 응급조치와 깔끔하게 잘린 몸 덕에 마이크는 죽지 않았다. 그리고 유준혁은 승자가 되어 그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유준혁이 이기고 나서 아무도 환호성을 지르지 못했고, 아무도 야유를 보낼 수도 없었다. 압도적인 강함. 압도적인 힘. 그것을 보여준 유준혁에게 놀란 관중들은 함성도 지를 수 없었고, 박수도 칠 수 없었다.
잠시 멍한 상태에서 유준혁이 자리를 떠난 뒤에야 그가 대단한 경기를 보여줬다는 것을 알고 뒤늦게 환호성을 질렀지만, 유준혁은 그런 것을 신경 쓰지 않으며 성진의 옆으로 와서 고개를 살짝 숙였다.
"생각보다 별로인 시합이었습니다. 기분만 안 좋아졌네요."
그렇게 말한 유준혁을 그다지 신경 쓰지 않은 성진은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가 생각을 했을 때 저기 쓰러져서 바닥에 피를 뿌린 남자가 유준혁에게 도발을 한 것 같았는데 그것이 오히려 독이 된 격이었다.
과감성과 결단력이 살짝 부족한 유준혁에게 그 두 가지를 선물해 주는 행위는 바로 도발이었다. 다른 사람들에게 도발은 신경 쓰이고 평상시의 실력을 내지 못하게 할 수도 있었으나 유준혁에 경우는 평소 그 이상의 실력을 낼 수 있게 해 준 것이다.
"뭐 그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는 법이지. 세상이 자기 뜻대로 흘러가면 그건 신이게? 오늘 경기도 다 끝난 거 같으니까 방가서 애들 데리고 가서 자자. 나도 솔직히 피곤하다."
그렇게 말한 성진은 자신의 시계를 보며 어느덧 6시가 다되어 가는 시간이라는 것을 알고 시간이 참 빨리 가는 구나를 생각하며 방으로 이동을 했다. 방으로 순간이동을 하며 이동을 해서 크게 별다른 소리는 나지 않았는데 여전히 자고 있는 그녀들을 보자 성진은 미소를 지으며 못 말린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리고 방에 시합을 마친 성유진도 조용히 앉아있다 성진이 온 모습을 보자 반가워하면서 성진을 보며 말했다.
"어? 왔네? 내 경기 봤어? 어땠어?"
"으음, 결과적으로는 좋았어. 누나의 과감성은 언제 봐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데 그런 공격 에이미한테는 먹히지도 않을 거야. 누나도 잘 알고 있지?"
"응, 그래서 물어보는 거잖아. 어차피 그런 상대한테는 그런 공격은 하지 않을 거지만. 빈틈이 많이 보였어?"
"아니 오히려 빈틈을 일부로 준다는 느낌이 강해서 공격을 하는 척만 하고 뒤로 물러서면 누나도 모르게 반격을 하려다가 빈틈이 생겨서 게임오버랄까?"
"……, 너는 그런 거 어떻게 보는 거야? 아니 그게 다 보여? 어떻게?"
"……마스터 저도 궁금한데 그런 건 어떻게 보시고 어떻게 판단을 하시는 겁니까? 저도 볼 때마다 신기합니다. 정말로 독심술을 하는 것입니까?"
그런 둘의 반응에 성진은 어이없다는 듯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야 내가 신도 아니고 어떻게 독심술을 하냐. 그냥 어떻게 보냐면……"
성진이 그렇게 말을 하려고 하자 두 사람 다 성진의 말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귀를 기우리고 있었다.
"그냥 눈으로보고 그냥 머리로 판단하면 되. 그게 다야."
"……"
두 사람 다 성진을 보며 할 말을 잃었는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성진은 머쓱했는지 어색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에이 그나저나 얘들 빨리 옮기기나 하자 피곤해 보인다. 누나나 너도 시합이 빨리 끝나기는 했는데 그래도 정신력소모가 장난이 아니니 가서 쉬는 게 어때? 그러는 게 좋을 거 같은데. 응?"
"하아, 또 저렇게 자기가 불리할 때만 이유대면서 피하려는 거 봐. 에휴 틀린말도 아니니 그래야지."
"예, 알겠습니다. 강한 사람이 하라면 하는 거고 그렇다면 그런 거죠. 저나 유진님이나 나중에 그냥 눈으로 보일 때까지 강해지면 되는 것이겠군요."
그렇게 말하며 두 사람 다 고개를 절래 절래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 그런 두 사람의 모습에 미안해 지는 성진이었으나 그로써도 뭐라고 할 수 없었다.
'아니, 그러면 눈으로 보이고 머리로 생각이 나는걸 뭐 어쩌라는 거야.'
이번에도 다소 억울한 성진이었다.
============================ 작품 후기 ============================그쵸 눈으로 보였으니 눈으로 봤다고 하고, 머리로 생각했으니 머리로 생각했다고 말하겠죠?
ㅋㅋㅋㅋㅋㅋㅋ저 근데 진짜 쓰러질거 같아요. 아니 머리나 눈은 괜찮은데 허리가 너무 아프네요 ㅋㅋㅋㅋㅋ그럼에도 다음화는 6시에 올라옵니다! 두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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