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돌멩이 마스터-365화 (365/381)

365화 : 계약자 토너먼트 전야 파티

"어? 어? 어어!? 자, 잔다면서 중간에 깼어?"

성진이 그렇게 말을 하며 문을 열어준 상대는 바로 네이트. 성진이 문을 열자마자 미소를 지으며 와인 한 병이랑 와인 잔 두 개를 들고 있었다.

"주인님 올 때까지 다들 술 마시다 잤지만 저는 주인님 올 때 같이 한잔 하려고 안마시고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성진은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방에 있는 테이블에 와인병과 와인 잔 두 개를 내려놓고 성진을 보며 미소를 짓는 네이트를 보며 감격을 먹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설마 자신을 기다리려고 네이트가 술을 안 마실 줄은 몰랐다는 듯이 감격을 했는데 그도 그럴 것이 네이트가 인간의 육체를 가지고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마신 것이 바로 술이었다.

아마 신들이 있는 곳은 술이 있기는 하나 지구처럼 다양하지는 않은지 네이트는 그런 지구의 술들을 마시면서 행복해 하는 여자였다. 레아에게 과자가 있었다면 네이트에게는 술이 그녀의 행복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그런 그녀가 다들 마시는 술을 마다하고 성진을 기다리다 마신 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라는 걸 알고 있기에 감격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렇게 서있지 말고 이리 와서 한잔하자고요."

"어, 어 그래 알았어."

성진이 그렇게 말을 하면서 자리에 앉자 네이트도 마음에 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성진의 잔에 먼저 와인을 따랐다.

졸졸 흐르는 자주색 와인의 색이 주황색 조명과 어울려서 더 맛있어 보였다. 딱히 안주는 없었지만, 술을 마실 때 둘 다 안주는 잘 먹지 않은 편이라 신경 쓰지 않고 잔을

들었다.

"그러면 건배해요. 선창은 제가 할게요. 흠흠. 계약자 토너먼트에서 아무 일 없이 모두 무사하게 마무리 될 수 있기를 위하여!"

성진은 그런 네이트를 보며 네이트의 와인 잔과 살짝 건배를 하며 말했다.

"위하여."

그렇게 말을 하며 둘 다 와인의 맛을 봤는데 역시 비싼 와인이라서 그런지 부드러움이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장난이 아니었다. 한 모금씩 와인이 들어가자 둘 다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와인 잔을 봤다.

둘 다 술을 마실 때는 기운을 억제하고 마시는 편이었는데 그럼에도 성진의 얼굴은 멀쩡한 편이었고, 네이트의 얼굴은 살짝 붉어진 모습이었다.

거기에 주황색 조명까지 더해져서 그녀의 검은 피부까지 예쁘게 조화가 맞으니 성진은 그런 그녀를 보며 미소를 지었고, 네이트는 그런 성진의 미소에 부끄러워 살짝 고개를 숙였다.

네이트가 술을 좋아하기는 했으나 기운을 억제 했을 때 주량은 평범한 정도라서 이

와인을 둘이서 나눠 마시면 취할 정도였다.

항상 그녀가 입버릇처럼 말하는 것이 있었는데

'취할 수 있어야 술이지 취하지 않으면 술이 아니다.'

라는 말에 성진은 항상 공감을 했다.

"이렇게 단 둘이 마시는 건 처음이네? 다 같이는 종종 마신 적 있잖아. 어제도 같이 마시기도 했고, 뭐 하란이는 항상 안 마시기는 했지만."

"그렇죠. 처음이네요, 주인님하고 이렇게 둘이서 마시는 건……."

뭔가 떨리는 음성에 성진이 네이트를 보자 네이트는 쓴 미소를 지었다. 그런 그녀를 보며 성진은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

"갑자기 왜 그래?"

"호호, 제가 오늘따라 술이 들어가서 그런 건지 솔직해 지려고도 하고, 또 외로워지려고도 하네요. 그리고……, 사실 걱정도 많이 되고요."

그런 네이트의 말에 성진은 아무 말 없이 네이트를 보다 와인을 살짝 한 모금 마시고 다시 네이트를 봤다. 네이트도 그런 성진을 기다렸다는 듯이 다시 입을 열었다.

"저는 생각하기에는 좀 바알이 두려워요. 솔직히 말해서는 주인님도 마찬가지였지만 모두 이곳에 오는 게 무서웠어요."

"……그래도 용기내서 여기까지 오게 된 거네? 그래서 그 전날 술을 많이 마신거야?"

"네. 그런 것도 있죠. 솔직히 맨 정신에 가라고 했다면 아침부터 다리가 풀려서 못 갔을 수도 있어서 그렇게 비몽사몽으로 출발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어요."

솔직한 네이트의 심정을 듣자 성진의 머릿속은 살짝 복잡해졌다. 설마 그 당당하고 당차던 그녀가 이런 모습을 보이게 될지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늘 당당하고 멋있는 그녀였으나 그녀도 여자였고, 두려움이 있는 자였다. 성진이 보기에 레아는 어리광도 심하고 살짝 어린 아이와 같은 모습이 보이기도 해서 신이라고 생각이 그다지 들지 않았지만, 네이트는 아니었다.

네이트의 경우 요염하고, 섹시한 것만 뺀다면 완벽하다고 할 수 있는 여자였는데 이런 솔직한 심정을 들으니 그녀도 우리와 다를 것이 없구나 하고 생각이 들었다.

늘 강자의 여유가 묻어 나오고 장난도 칠 줄 알았던 그런 완벽한 여자인 네이트가 이런 모습을 보이니 성진으로써는 당혹스럽기도 했지만 반갑기도 했다.

성진이 그렇게 생각했을 때 조금씩 음미하면서 마셔야 하는 와인을 네이트가 단번에 들이키고 나서 성진을 봤다.

"주인님……, 제가 왜 떨렸는지 아세요? 제가 왜 무서웠는지 아세요?"

성진은 아무 말도 없이 그저 네이트를 봐주었다. 네이트도 대답을 바란 것이 아니었는지 계속 말을 이었다.

"제가 약해서 무서웠어요. 분명 제 본신이라면 제가 반드시 이겨요. 레아님도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지금은 아니에요. 바알을 보면 도망도 치지 못하고 이 몸은 죽을 거예요."

그런 네이트의 말에 성진은 살짝 생각에 잠겼는지 고개가 살짝 아래로 내려갔다. 그런 성진을 신경 쓰지 않고 네이트는 계속 말했다.

"제가 죽는 건 그다지 무섭지 않아요. 본신으로 돌아가든 소멸이 되던 그건 제 운명이라 생각을 하겠지만, 제 앞에서 제가 소중이 여기는 사람들이 사라지는 걸 보기 싫어요. 그게 무섭고…… 제가 약한 게 무서워요."

네이트는 그렇게 말을 하면서 계속 참으려고 했던 아까까지도 참아왔던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자신이 죽는 것은 상관없다.

그러나 자신이 약해서 자신의 앞에 누군가가 죽는 것을 봤을 때. 그것은 견딜 수 없이 두렵다는 것이다. 그것이 네이트였다. 당차고, 멋있고, 냉정하며 이성적이고, 많은 것을 책임 질 수 있지만 자신의 소중한 것을 지킬 수 있는 힘이 없다는 것이 그녀를 두렵게 만들었다.

"저도, 저도 잘 알고 있어요. 이곳에 오지 않아도 어차피 싸우게 될 거라는 거. 그리고 여기서 싸워서 이기지 못하면 나중에도 이기지 못할 거란 거 알아요. 그런데도 피하고 싶어요."

말을 하면서 눈물을 떨어트리는 네이트. 그리고 그런 그녀를 보면서 잔잔한 미소를 짓고 있는 성진. 네이트의 그런 모습을 보며 잔잔한 미소를 지은 성진을 보지 못하고 네이트는 계속해서 고개를 숙이며 얘기를 이어갔다.

"한심하죠? 멍청하죠? 겁쟁이 같죠? 사실 그래요. 어릴 때도 그랬어요. 무서워서 죽기 무서워서 검을 배웠고, 무기를 배웠어요. 싸우는 걸 그렇게 배웠고, 강해져서 두려움을 다 떨친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요. 몸만 강해졌지 정신은 더 약해졌어요."

말을 하며 울음보가 터졌는지 고개를 숙인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바닥으로 떨어져 테이블을 적시고 있었다.

"몸만 강해지면 될 줄 알았는데…… 정신도 강해진 줄 알았는데…… 지금이 너무 행복해서 방심해버려서 이렇게 되기 전까지도 저는 놀기만 하고…… 주인님…… 저 정말 한심하죠?"

흐느끼며 우는지 울음소리도 들리지 않는 네이트를 보며 성진은 자신도 모르게 네이트를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기면서 안아주었다.

갑작스러운 성진의 행동에 네이트는 놀라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는데 성진이 그런 그녀를 보면서 입을 열었다.

"바보 같고, 한심하고, 겁쟁이면 어때? 네이트는 네이트인 걸? 나는 그런 네이트도 좋은데? 한심하면 어떻고, 바보 같으면 어떻고 겁쟁이이면 어때? 네이트는 네이트잖아. 그거면 되는 거 아니야? 왜 자신을 그렇게 못살게 굴어?"

"하, 하지만, 하지만 저는 이날이 오기 전까지 아무것도 한 게 없는데요. 지금도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약하기 까지 한데요……."

"그거가 뭐가 어때서? 노력을 하지 않고 있었으면 그게 나쁜 거야? 이런 일이 있을 줄 몰랐잖아. 지금 할 수 있는 게 없어? 약해? 내가 보기에는 네이트는 너를 너무 과소평가 하는 것 같은데?"

"그, 그럴 리가 없어요. 저, 저는……"

"내가 보기에 이렇게 훌륭한 여자인데 뭐가 나약하고, 한심하고, 바보인 데에다가 겁쟁이이기까지 해? 지금도 먼저 나한테 용기 내어 나한테 말해주고, 지금도 나 혼자 쓸쓸할까 나를 기다려서 이렇게 술 한 잔도 하고, 항상 나한테 조언을 해주는 게 한심하고 바보인거야?"

성진의 말이 이어질수록 목이 먹먹해지고 눈물이 나는 것을 멈출 수가 없어진 네이트는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하고 그저 성진의 품에서 고개를 저었다.

"봐, 얼마나 훌륭한 여자인데. 왜 그렇게 자신을 못살게 굴어. 네이트는 정말 예쁘고, 똑똑한데 왜 자기를 그렇게 괴롭혀. 잘하고 있는데."

말을 하며 성진은 자신의 품안에 안겨 있는 네이트의 얼굴을 보며 눈물을 닦아주었다.

"그리고 네이트가 약하다고는 해도 그거에 대해서 제일 속상한건 네이트잖아. 자기가 얼마나 속상한지 자기가 얼마나 괴로운지 자기가 얼마나 두려운지 아는 것도 다 네이트잖아. 네이트는 다 알잖아. 그럼 겁먹은 자신을 괴롭힐게 아니라 달래주고 안아줘야지. 이렇게."

성진은 그렇게 말하며 다시 네이트를 꽉 안아주면서 등을 토닥여주고 있었다.

"지금도 봐. 왜 소리 내서 안 울어. 참지 마. 나잖아. 나보고 주인님이라며. 나는 네 모든 걸 가지고 싶은데? 나는 네 주인이니 네 모든 걸 보고 싶어. 그러니 속 시원하게 울어."

"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히끅, 흑, 흐으으으으윽. 으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앙."

"그래, 그래 너무 참았다. 그래 시원하게 울면 속이 시원하고 이제 겁쟁이도 아니고 나약한 것도 사라질 그렇지. 그렇지."

성진은 그리 말하며 네이트의 등을 토닥여주며 네이트를 달래주었다. 토닥여주며 성진은 울부짖으며 마치 아기처럼 우는 네이트를 보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람이 떼도 쓰고, 어리광도 부리고 그래야지 물론 모든 사람한테 그러면 안 되겠지만, 나는 너의 남자잖아? 그러니 나에게는 그래도 돼."

자상하게 말해주며 그녀를 달래주는 성진. 그리고 그런 그의 품에서 울면서 지쳐서 잠이 든 것인지 술기운에 울다가 잠이 든 것 인진 몰라도 아이처럼 울부짖다가 다시 얌전해 져서 자는 모습이 영락없이 아기였다.

"하하하, 진짜 무슨 내 여자들은 다 이렇게 애기 같아? 네이트도 그냥 귀여운 구석이 좀 있구나했는데 이렇게 어리광을 부릴 줄이야. 상상도 못했는데?"

벌써 이틀 연속으로 자신의 여자를 두 명이나 달래준 성진이 그렇게 네이트를 자신의 옆에 눕혔다. 딱히 네이트의 방에서 재우려고 해도 귀찮아서 그냥 같이 자기로 생각하며 눕힌 것이다. 거기에다가 이런 귀여운 모습의 네이트를 또 언제 볼지 몰랐으니 같이 자면서 구경을 할 생각으로 자신의 침대에 눕힌 것이었다.

"나도 슬슬 옷이나 벗고 자야겠다. 후우, 오늘 하루가 왜 이렇게 긴지 모르겠다. 한국에서 여기까지 오고, 파티도 하고, 네이트도 달래주고 말이야."

성진이 그렇게 말을 하며 넥타이를 벗고 있을 때 자신의 셔츠 끝자락을 잡아당기는 힘을 느끼고 성진이 그 힘의 주인을 봤다.

"어어? 안 잤어? 잔줄 알았는데? 너 잔지 1시간도 안됐어."

성진은 그렇게 말을 하며 자신이 안아주고 달래면서 네이트를 달래준거가 1시간이나 넘었다는 것을 떠올리며 자신도 참 이상하다고 생각을 하며 씩 미소를 지었다.

그런 성진의 말에 네이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성진을 보기만 하고 있었다. 성

진은 그렇게 자신을 보고 있는 네이트를 보며 미소를 짓고 말했다.

"그래, 우리 네이트 왜 그럴까? 다시 안아줄까?"

성진이 그렇게 애기를 다루는 듯한 말투로 하자 네이트는 심통이 난 것인지 그렇게 성진이 말하는 것이 자존심이 상한 것인지 자신의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살짝 취기가 돌았는지 네이트의 모습이 상당히 거침이 없어보였는데 아무래도 취한 것 같았다. 아무리 술이 약해도 그렇지 그렇게 빨리 취한 네이트를 보며 성진도 고개를 살며시 저으며 입을 열었다.

"에이, 취했으면 자야지. 안 그래? 그래야 내일 토너먼트 같이 구경하는데?"

성진이 그렇게 네이트를 달래려고 해도 네이트의 깨문 입술은 풀일 생각이 보이지 않았다. 그런 네이트의 모습에 성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이트는 애가 아니라서 그런 걸로 안 통하는 구나?"

성진은 그렇게 말을 하며 자신의 셔츠를 아직도 잡아당기고 있는 네이트를 봤다. 그리고 네이트도 더 이상 못 참겠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오, 오늘 만 떼쓰는 거니까. 그, 그러니까. 뭐라고 하지 마세요."

네이트는 그렇게 말하면서 자신의 입술을 성진의 입술에 가져갔고, 그것을 보며 성진도 미소를 지으며 네이트에게 키스를 해주었다.

그렇게 점점 키스는 진해졌고, 성진의 방안은 두 사람의 뜨거운 열기로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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