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4화 : 계약자 토너먼트 전야 파티
"그럼 밥도 다 먹었겠다. 저는 이만 일어나겠습니다. 가자."
성진은 그렇게 말을 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세피르는 그럴 수 없었다. 전과 달리 죽어가는 몸이 아니라 전성기 때보다 더 강력해진 자신의 몸을 보면서 이상이 없는지 다시 확인을 하는 중이라 성진에게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성진도 그것을 알고 있기에 지금 가려고 한 것이었다. 그렇게 자리에서 일어나 파티장 출구를 향해 걷고 있었는데 누군가 자신을 보는 느낌이 들어서 뒤를 돌았더니 외국인의 모습이었지만 눈과 머리카락이 검은 한 청년이 성진을 보고 있었다.
그런 그 자의 눈을 보면서 성진이 미소를 지었다. 그런 성진을 보며 검은 머리의 사람
이 성진을 향해 검은 기운을 쏘아 보냈다.
막무가내로 쏘아 보낸 것이 아닌 아주 세밀하게 하나의 실과 같이 기운을 모아서 성진에게 쏜 것이다. 그런 총알과도 같은 기운을 맞게 된다면 아무리 S급 계약자라고 하더라도 즉사를 당할 수도 있는 위력이 담겨 있는 기운을 성진은 아무렇지 않게 가만히 맞아주었다.
애초에 기운이었기 때문에 성진은 피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을 하고 자신의 기운을 꺼내서 그 검고 찐득한 기운을 자신의 하얀 기운으로 막고 검은 기운으로 흡수를 했다. 그러면서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성진이 슬쩍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하고는 파티장을 떠나갔다. 그리고 남아있는 검은머리의 청년은 멍한 얼굴로 방금까지 성진이 있던 자리를 보고 있었다.
"……그리 간단하게 막았다는 것이냐."
사실 죽을 것을 기대하고 기운을 내뿜은 것은 아니었다. 적어도 당황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던 것이다. 힘의 차이를 알려주려고 했던 것인데…….
이런 결과가 나오자 검은 머리 청년. 아니 바알은 어이없다는 듯이 헛웃음이 나왔다.
이제는 적과 죽여야 할 목표물에서 재미있는 장난감을 보는 듯한 얼굴이었다.
"그 정도 기의 컨트롤이라면 생각을 했던 것 보다 더 재미있겠군. 괜히 루시퍼가 죽은 게 아니군. 부하가 있어야 강해지는 그 애송이보다는 나은 것 같군,"
한 번도 루시퍼를 본적은 없었지만, 신들 사이에서도 그렇게 알려진 루시퍼이기에 바알은 그 정보를 맹신하며 그렇게 말했다.
그렇다고는 해도 7대 마왕중인 루시퍼를 죽였다는 것만으로 충분한 자격요건이라 생각하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항상 생각을 하던 자신의 적수. 다수의 신들이 아닌 단 하나의 적수가 드디어 지구 안에서 나타난 것이다.
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허나 쉽게 이길 수 있을 거라고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 정도 기의 컨트롤이라면 새로운 육체로써도 좀 고전을 하지 않을까 생각을 하는 바알이었다.
"나중 행성 간 전쟁을 하기 전에 연습 상대 정도로 딱 맞겠군. 그리고 볼트라는 녀석 저놈 손에 죽게 생겼군."
바알은 그렇게 말을 하며 바알 역시 파티장 밖으로 빠져나갔다. 성진의 실력을 봤으니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이유가 없는 것이었다. 그전에 성진과 세피르가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 궁금하기는 했으나 세피르가 자신과 마찬가지로 죽어가는 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리고 이 관심을 두지 않은 것에 바알이 얼마나 후회를 하게 될지는 조금 나중에 가서야 깨닫게 되었다.
성진은 그렇게 말을 하면서 방금 전 아주 간단하게 공방을 펼친 바알의 모습을 떠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성진이 파티장에서 일부러 여러 사람들이랑 대화를 한 이유는 바알의 측근들이 섞여 있나 확인하기 위해서였는데 딱히 그런 자들이 없었기에 바알만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두운 기운들은 종종 있었으나 그것은 네이트와 같은 좀 더 맑은 어둠의 기운이었다. 말로만 하자면 표현이 이상하겠지만 더 순화 한다면 순수한 어둠의 힘이었다.
그러나 바알의 힘은 불쾌하고, 기분이 나빠지는 그런 더러운 어둠의 기운이라고 표현할 수 있었는데 성진이 보기에는 그 파티장에서 그런 기운을 가지고 있는 것은 바알 밖에 없었다. 제일 강한 기운이었으니 바알이 맞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다시 생각을 해보니 바알의 몸을 보고 한 가지 떠올린 것이 있다면 세피르보다 몸 상태가 더 엉망인 것을 보니 이상한 점이 있었다.
"으음, 생각보다 더 그놈의 몸 상태가 나쁜데 그놈은 그전에 어떻게 토너먼트를 올라올지 기대가 되네? 세피르 회장보다 몸이 더 안 좋았는데 아마 3일이면 결승에서 나와 붙으려고 하는 것 같은데……. 생각해봐야 뭐하냐. 걔가 뭐 알아서 하겠지."
"무슨 말씀이십니까?"
"아아, 그런게 있어. 그나저나 너 먼저 들어가 있어 나 산책이나 하고 갈게. 여기 야경이 너무 멋있네. 좀 둘러보다가 갈 거니까 걱정 말고 먼저 가있어."
성진의 말에 뭔가 이상한 것이 있다는 걸 눈치를 챈 유준혁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 자리를 빠져나갔다.
그렇게 유준혁이 가고 나자 성진은 미소를 지으면서 뒤를 돌았다. 그러자 그곳에서 어둠의 형상을 하고 있는 한 사람이 나타났다.
"나는 무슨 일로 찾아 왔을까? 북한에서 본 의문의 사내 씨?"
그런 성진의 말에 성진의 뒤에 서있던 남자는 미친 듯이 웃어재끼며 성진을 봤다. 그리고는 자신은 뭐든 것을 다 알고 있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성진을 보고 말했다.
"크크크큭, 크크크크크 네놈도 나를 기억하는 구나. 레아의 계약자."
사내는 파티장에서 성진이 오기 전에 바알과 살짝 신경전을 펼친 뒤에 밖으로 나간 볼트였다. 처음에는 성진이 파티장에서 나오는 것을 보고 그냥 지나칠 뻔했다. 성진은 처음과 마찬가지로 기운을 숨기고 있었기에 볼트로써도 찾을 때 그의 얼굴을 보고 찾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성진의 얼굴을 확인하고 이곳으로 온 것이었다.
그런 그의 말을 듣고 성진은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오호, 레아의 계약자인걸 아는 걸 보니 너도 그리스 신화에 가까운 놈하고 계약했겠구나? 으음, 그리스신화에서 어둠이라고 하면 하데스 정도인데 하데스 따위가 이렇게 강할 리가 없고 밤의 여신 닉스 정도인가?"
성진의 추리에 볼트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여태껏 이렇게 추정을 하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는데 단번에 추정을 해내는 성진을 보며 의외라는 듯이 성진을 노려봤다.
"크크크크크, 보던 거와 달리 머리가 상당히 좋군. 그래 나는 닉스의 계약자다."
"으음, 나도 닉스가 듣던 거와 달리 이렇게 타락 한 줄 몰랐는데? 닉스의 영혼이 이렇게 더러운 신일 줄이야. 바알과 같이 추방되지 않은 것만으로 신기할 정도인데?"
"네놈이! 뭘 안다고 그녀에 대해서 떠드는 것이냐! 그녀는 나의 전부다! 내 모든 것이고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여신이란 말이다!"
"뭐 그거는 네놈의 판단에 맡기고 그래서 지금 한판 붙을까? 그러려고 온 거 아니야? 너도 X급 계약자인데도 지금 온 걸보니 토너먼트를 기다리지 못한다는 거 아냐?"
그런 성진의 말에 볼트는 뭔가를 듣고 있다는 듯이 멍한 눈으로 있다가 다시 초점을 찾으면서 성진을 노려봤다.
"아직 때가 아니다. 네놈은 사람들이 모두 보고 있는 앞에서 죽이고 레아의 그 영혼을 흡수해서 내 것으로 만들 것이다."
그렇게 말하며 어둠 속으로 스며들어가며 모습을 감췄다. 그런 볼트를 보면서 어이없는 미소를 짓는 성진은 입맛을 다셨다.
"아쉽네. 싸울 줄 알고 공간이동까지 준비해줬더니만, 그냥 가네. 뭐 그동안 준비할게 있나보지? 하아, 뭐 진짜 야경 구경이라도 하다 올까?"
성진이 그렇게 말을 하며 주변을 보자 빈말이 아니라 정말 아름다운 야경들이 하늘에 있는 별빛들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장관을 이어내고 있었다. 시간은 어느새 새벽 12시쯤이었다.
"으음, 오기 전에 늦을 거라고 먼저 자라고는 했는데 아직 이른 시간이지?"
그렇게 혼자 말한 성진이 자신의 손목에 차여져 있는 시계를 보니 아직 12시쯤이었으니 성인들이 느끼기에는 좀 이른 시간이라고 할 수 있었다.
먼저들 자고 있으라고는 했으나 자고 있지 않을 그녀들을 떠올리며 그냥 좀 더 있다 가자고 생각한 성진은 아름다운 야경을 보며 하늘을 날아다니며 자유를 만끽하고 있었다.
"닉스 나를 왜 말린 거지? 지금 끝낼 수 있었잖아. 그런데 왜 지금 말려서 그 놈의 힘을 얻지 못하게 한거지?"
[아직 때가 아니다. 계약자여. 아직은 때가 아니다 그 전까지 더 많은 계약영혼들을 먹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레아에게 먹히고 만다.]그렇게 말하면서 튀어나온 매혹적인 여성을 보니 볼트는 또 다시 뭔가에 홀린 것처럼 고개를 끄덕이면서 혼자 중얼거렸다.
"아아, 당신 말이 맞아. 당신이 하라는 대로 해야해."
볼트는 그렇게 말을 하며 초점이 맞지 않은 눈으로 자신과 함께 다른 섬 동굴 안에 있는 여자를 보고 있었다. 계약자 토너먼트가 있다고 해서 꽤 강해보이는 여자를 납치해서 왔는데 잘한 모양이었다.
볼트는 그런 여자의 목을 잡고 고통을 느끼기도 전에 괴기한 방향으로 목을 꺾었다. 그러고 난 뒤에 뱀파이어가 하는 것처럼 그녀의 목덜미에 입을 가져가더니 뭔가 영롱한 빛의 무언가가 빠져나와 볼트의 입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 영롱한 기운을 먹은 볼트는 전보다 조금 더 강해진 자신의 기운을 느끼지도 못하고 초점이 이상한 눈을 하며 말했다.
"부족해. 아직은 부족해. 많이 부족해. 그치 닉스? 이걸로 아직은 부족한거 맞지?"
[그래. 더, 더, 더! 먹고 나에게 바쳐라. 그럴수록 나의 힘은 더욱 강해질 테니. 더 먹고, 더 흡수해라.]그렇게 말하는 닉스를 보며 볼트는 미친 듯이 웃어재끼며 아르논 협회의 땅으로 몸을 이동시켰다. 그곳에는 맛있고, 강한 계약자들이 많으니 볼트에게 있어서 좋은 식당과도 같았다.
그렇게 몇몇의 계약자들이 사라졌지만 다음 날 있을 토너먼트의 열기 때문에 그것을 눈치 채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
그렇게 장장 3시간 동안 야경을 본 성진은 민망해서 머리를 긁적이고 있었다.
"아, 어쩌다보니 구경을 하다 음식점들을 봐서 엄청 먹다보니 시간이 엄청 지나있네. 이쯤이면 다들 자려나?"
말은 그렇게 하고 있었지만 다들 안자고 있을 것이라고 내심 기대를 하고 있는 성진
이었다. 솔직히 자신이 아직 안 들어왔는데 걱정이 들어서라도 아직 안자고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었다.
솔직히 남자친구가 밤늦게까지 들어오지 않는데 의심과 불안과 걱정이 섞여 있는 심정으로 자지 않고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하고 있었다.
"하하하하, 이거, 이거 혼 좀 나겠는데? 하하하하. 뭐 혼나지 뭐. 내가 잘못한거 맞으니까 혼나고 말지 뭐."
그렇게 웃으면서 자신이 배정이 된 스위트룸으로 들어가니 모든 불이 꺼져있는 것을 보고 말았다. 불빛이라고는 창문에서 보이는 야경들 뿐이었다.
그때 성진이 들어오자 유준혁만이 깨서 성진을 보며 인사를 했다.
"아, 무사히 다녀오셨군요. 다들 주무시고 계시니 이때 방으로 들어가시죠?"
"……, 다, 다들 자고 있다고? 벌써?"
"아, 네. 다들 제가 들어 왔을 때부터 주무시고 계시더라고요. 저희가 파티 갔을 때부터 술을 마시다 내일이 계약자 토너먼트니 일단 자자해서 모두 주무시게 된 것 같습니다."
"……이게 아닌데."
그렇게 혼잣말을 중얼거린 성진은 살짝 시무룩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물론 늦게 온 게 걸리지 않아 다행이기도 했는데 뭔가 이거는 그 다행인 것 보다 안 다행인 것을 바라고 있었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끝이 나니 슬프기도 한 감정을 뭐라고 할지 모르겠는 성진이었다.
"그러면 저는 이만 들어가 자겠습니다. 마스터도 안녕히 주무십시오."
유준혁이 뭐라고 인사를 하기는 했으나 성진에게 그런 것이 들릴 리가 만무했다. 이미 시무룩해서 저리 하고 있는데 들리면 그것도 이상 한 것이었다.
성진은 그렇게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서 한숨을 지으면서 침대에 걸터앉았다. 자신이 늦게 와서 다들 지쳐서 잠들었다고 하면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그런데 그것도 아니라 이미 자고 있었다. 성진이 오기 한참 전부터 자고 있었다고 하니 왜인지 모르게 민망하면서 서운한 그런 감정들이 밀려들면서 가장 짜증이 난 것이 자신이었다.
"아니, 뭘 기대를 한거냐. 진짜 한심도 하다. 애써서 옷 입고 데이트 하자고 생각했으
면 미리 말을 하던가. 아니면 좀 일찍 들어와서 자는 거 보고 서운해 하던가. 아니 늦게 들어오고 말도 안했으면서 왜 서운해 하냐 한심한 짜식아."
그렇게 말을 하며 자신이 뭘 하는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쓰게 웃으며 거울을 봤다. 자신이 봐도 멋있는 옷에 오늘 따라 머리빨이 잘 받아줘서 자신이 보기에도 괜찮았다.
장장 2시간 동안 준비를 해서 이렇게 된 것이니 바로 벗고, 씻는 것도 아깝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뭐하는가. 같이 아깝다고 생각해주는 사람이 없는데!
"하아, 다음부터는 미리 말하고 나가기나 하자 자지 말고 기다리라하자. 깜짝 파티로 나도 깜짝 데이트 하려고 한게 나쁘지."
성진이 그렇게 옷을 벗으려고 하는 순간 누군가 성진의 방에 노크를 했다.
"음? 유준혁? 왜 뭐 할 말 있어?"
그렇게 말하며 성진은 문을 열었다.
============================ 작품 후기 ============================음 저건 누굴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음 화는 6시에 나옵니다.
그리고 한 분이 연참이 연참 같지 않다고 말씀을 하셨는데.
제가 3연참은 맛보기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동안 10연참 그건 비축분일 겁니다! 전 쌩으로 바로 써서 바로 올리는 거랍니다! 자기 전에도 겁나 써서 예약 돌리고 잘꺼니까 6시꺼 9시꺼 안올라오면 예약아이템에 문제 생긴줄 아십쇼!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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