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돌멩이 마스터-328화 (328/381)

328화: 직감

"음……. 일단 찢어지지 않는 옷을 입고 나가고, 여분 옷은 어떻게 할까? 아마 엄청난 전투가 되겠지? 그러면 등록한 옷을 가져가면 되겠다."

전투로 인한 잦은 옷 손상 때문에 여성 계약자들이 곤란을 겪는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전투를 할 때는 비싸기는 하지만 잘 찢어지지 않는 전투복을 입는다고 해도 완벽하게 찢어지지 않는 것은 아니라서 곤란할 때가 많았는데.

그럴 때마다 자신이 등록을 한 옷을 주변 사냥터 근처에 맡긴 뒤에 GPS가 달린 신호탄을 터트리면 그곳으로 옷을 전송하는 시스템이 생겨났다. 심지어 그 가격도 전투복을 사는 것보다 상당히 저렴해서 이 기술을 선호하는 여성 계약자들도 많아졌다.

아르논 협회에 옷을 일일이 등록 한다는 것이 조금 성가시기는 했지만 한꺼번에 많이 해둔 뒤에 가져가서 쓰기만 하면 상당히 편리하기도 했다.

게다가 등록한 옷은 돌아가던 도중 몬스터만 만나지 않으면 찢기지 않아서 대부분 최초 등록을 하면 그 옷들을 자주 입기는 했다.

그래서 계약자들 사이에서 사냥마무리 패션이라고 하는 것도 생겨나는 추세다.

"으음, 오빠가 상황을 안다고 해도 아빠한테 깨어났다는 건 말해야겠지?"

전 같으면 일어나자마자 성진먼저 찾았을 유진아였지만, 지금은 성유진과의 대전을 한다는 생각에 성진에게 연락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그다지 들지 않은 모양이다.

그렇게 생각을 한 유진아가 일단은 자신의 아버지인 유혁에게 인사는 드리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이 들어 자리에서 일어나 가주실로 이동을 했다.

아까보다 시간이 지나긴 했으나 지금도 이른 아침.

그래서인지 복도에 사람들이 한명도 없었다. 아까 유진아가 방문을 열고 나왔을 때 입구를 지키는 두 명만 봤을 뿐, 그 뒤로 사람을 보지 못한 것 같았다.

그럼에도 신경을 쓰지 않고 유진아는 아무렇지 않게 가주실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아무 노크도 없이 갑자기 문이 열리는 것을 본 유혁은 깜짝 놀라서 방문을 보니 자신의 딸 유진아가 서서 그를 보고 있었다.

"오, 정말 성 사위 말대로 오늘 안에 일어났구나."

"에이, 그래도 며칠 못 본 딸한테 하는 말이 그것 뿐이에요?"

그런 미지근한 반응에 유진아는 살짝 토라졌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그렇게 말을 했다.

살짝 달라진 분위기에 유혁이 흠칫하기는 했으나 다시 호탕하게 웃으면서 유진아를 보면서 말했다.

"허허허, 나는 매일 네 얼굴을 봤지, 나를 못 본 건 너뿐이다."

"어……? 그렇게 되나?"

"그나저나 일어나자마자 나한테 인사나 하려고 온 것 같지는 않은데…… 성 사위를 보러 간다고 하려고 그러냐?"

유진아가

'그런가?'

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을 때 유혁이 말을 하자 유진아는 정신을 차리고 살짝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뇨, 언니 만나러 가요. 솔직히 제 힘으로 진오빠와 대련을 하는 건 무리라고 생각해서 유진언니와 대련을 하게요."

유진아의 말을 들은 유혁은 슬쩍 동의를 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볼 적에도 성진은 괴물 같은 자였다. 전에 전쟁에서의 그 위용만 봐도 장난이 아니다.

'솔직히 랭크 5 이상의 몬스터들을 돌멩이로만 처리를 하는 모습에 질려버렸지. 그나저나…… 이거 큰일이군.'

속으로 전쟁 때의 성진의 모습을 떠올리다가 자신의 눈앞에 있는 유진아를 봤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만 같은 유진아. 자신의 딸을 보니 전에 느껴졌던 그녀의 기운을 전혀 읽을 수가 없었다.

이것이 뜻하는 것은 단 하나.

그녀가 유혁의 힘을 넘어서고도 한참을 넘어섰다는 말이다. S급 최하위의 힘을 가지고 있는 유혁도 약한 것이라고 할 수 없었지만, 며칠 사이에 자신을 훌쩍 넘은 S급 중급 이상이 된 딸을 보니 뭔가 기분이 이상했다.

'이거, 이거 가주로써 집안에 인재가 생겼다고 기뻐할 동시에 슬퍼해야 하는 일인가?'

유진아는 여자다. 그러니 언젠가는 밖으로 나가서 누군가의 아내가 될 것이라고 예전부터 생각해온 것이다.

아무리 자신의 딸이 예쁘더라도 누군가와 결혼할 것은 당연하다고는 생각했다. 그런데 그것이 거의 성진이라고 단정이 지어지자 속이 쓰린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냥 남자라면 데릴사위로 들여서 유진아는 계속해서 가문의 일원으로 남길 수 있었다. 그런데 성진이라는 거대한 존재에게 데릴사위로 들어오라는 것은 그냥 미친 소리라고 할 수 있었다. 게다가 그렇게 되면 저리도 강해진 유진아가 유성검가를 떠나서 성진의 아내가 되는 것을 생각하자면 유성검가의 가주로써 속이 쓰린 것이 당연했다.

'그래도 아비로써 딸아이가 좋아하는데 반대를 할 수는 없겠지.'

그렇게 유혁이 자신의 머릿속에서만 혼자 북치고 장구를 칠 동안 유진아가 지겹다는 듯이 유혁을 보면서 말했다.

"아빠, 아무튼 대련 좀 하고 올게. 괜찮지?"

"아, 아. 그래 내가 잠시 딴 생각 좀 했구나. 그래 다녀와라 유성검가의 자식이라면 강해진 자신의 힘을 시험하는 게 가장 먼저지."

"헤헤, 알았어요. 좀 늦을 수도 있으니까 가기 전에 전화 할게요."

"그래그래."

유혁은 자신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이미 가주실을 나가고 있는 유진아의 뒷모습을 보며 살짝 씁쓸해 했지만, 그래도 딸아이가 강해졌다는 생각에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유혁이었다.

"음, 내가 너무 빨리 왔나? 왔을라나?"

성유진은 그렇게 말을 하면서 아르논 협회에서 등록한 옷을 담은 가방을 매며 북한에 진입하기 직전에 있는 아르논 협회 검문소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능력으로 하늘을 가로질러서 빠르게 온 성유진은 걱정을 하며 주위를 둘러보니 어째 낯익은 사람이 보였다. 그 사람도 성유진을 발견을 했는지 성유진을 보면서 반갑다는 듯이 두 손을 들며 흔드는 사람을 보며 성유진은 미소를 지었다.

"언니! 여기에요! 여기!"

"하긴 나도 처음에 S급 계약자가 된 후에 저렇게 들뜨기는 했었지. 그래! 갈게!"

"헤헤, 언니 그러면 일단 옷을 맡기고 신호탄도 받아가요."

그렇게 말을 하는 유진아를 보며 성유진이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저으며 가방을 검문소 입구에 있는 데스크에 건네면서 말했다.

"우리는 굳이 그럴 필요 없어 우리가 손에 있는 헌터워치가 위치를 잡아줘서 버튼 몇 개만 누르면 전송이 되게끔 만들었더라고."

유진아는 처음 알았다는 듯이 성유진을 보자 성유진이 미소를 지으면서 대답을 해줬다.

"나도 S급 계약자가 되고 나서 알게 된 기능이야. 후후, 상당히 편리하더라고 솔직히 전투용 옷도 찢어지는데 신호탄이라고 안 찢어지겠냐고."

"아아, 그렇기는 하겠네요."

유진아도 금세 수긍을 하며 자신의 옷가지도 데스크에 맡겼다. 보통 등록을 할 때 가방까지 같이 등록을 해서 가방채로 전송이 가능했다. 안에 있는 옷이 등록이 안 되었을 때는 가방만 전송이 되는 불상사도 있었지만 둘은 그럴 일 없이 잘 챙겨온 듯 했다.

성유진은 그러면서 슬쩍 유진아의 상태를 확인을 해봤다. 호승심이 드는 만큼 상대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 하는 것은 당연한 것.

그렇게 확인을 해본 결과 성유진는 살짝 난감하다고 할지, 아니면 기쁘다고 해야 할지 모를 만한 상황.

성유진이 확인을 한 바로는 유진아가 자신과 동급이면 동급이었지 자신의 아래가 아니라고 느끼고 있었다. 아까까지 그나마 떨어져 있을 때는 몰랐다가 지금 이렇게 가까이 거리를 좁혀야 그나마 알 정도로 유진아가 자신의 실력을 잘 숨겼다고 할 수 있었다.

'기를 숨기는 것을 내가 파악한 것이라면 최소 나랑 동급이고, 기를 교묘하게 더 숨긴다면 아마 기운의 양으로 따졌을 때 생각을 해보면 나보다 위라고 생각을 해야겠지?'

가뜩이나 기운만 딸리고 기술면에서는 월등하다고 여겨지던 유진아였는데 이제는 그 부족한 것을 얻었으니 어떻게 변했나. 궁금하기도 했다.

그럴수록 성유진의 투지와 열정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얼마 전에 성진에게 배운 감정 조절을 익히고 있었는데 그 위력이 매우 뛰어나서 응용을 잘해서 기술로 잘 써먹는다면 강력해 지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것들을 오늘 처음 실험해보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유진아와 레닌이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레닌도 기술적인 면에서 대단하면서 자신과 대비가 될 만한 기운을 가지고 있었으니 말이다.

이번 대련으로 통해서 성유진은 자신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성진이하고 대련을 하기는 했어도 내 힘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니 답답하긴 하지.'

"언니 다 됐어요. 바로 갈까요?"

"그래, 바로 가자. 일단 네가 새로운 힘에 적응을 해야 하니까 몬스터를 잡은 뒤에 대련하자. 그게 더 실력을 끌어낼 거 같아."

"네. 그럼 가요."

'어딘가 살짝 분위기가 달라진 것도 같은데? 기분 탓인가?'

"아, 언니 빨리요!"

"응응, 그래 갈게! 뭐 기분 탓이겠지. 뭐 그리고 아니라고 해도 활발해진 것 같으니 좋은 건가?"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성유진과 유진아는 북한의 땅을 향해서 날아갔다.

성진은 지금 이 상황이 어떻게 된 것인지 정말로 궁금하다는 듯이 미간을 좁히고 있었다. 아니, 이제는 이 상황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제는 그냥 좀 난감해지고, 난처해져서 어떻게 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는 상황이다.

"오빠! 오빠가 우리 반 애 회사 건드려서 사버렸어? 진짜야?"

"……."

성진은 이 상황에서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할지 몰라 그저 가만히 있었다. 대뜸 학교에서 다녀온 성유나가 불러서 거실로 나가니 앉으라면서 저렇게 소리를 지르는 것이 다였다.

여기서 성진이 난처한 것은 바로 성유나의 표정이다.

지금 성유나의 표정은 얼굴이 시뻘게 졌고, 미간사이도 상당히 좁혀져있었다. 그런 성유나의 앞에서 고개를 숙이면서 생각에 잠겼다.

저 일을 어떻게 안 것인지 성진으로써는 납득이 되지 않았다. 분명 유준혁이 주동자들을 전학가게 만들었고, 주작파를 없애버리고, 주동자의 아버지 회사를 인수한 것이 작은 일은 아니었지만 눈치를 채지 못하게 은밀하게 진행을 했다.

그런데 어떻게 성유나가 안 것인지 생각을 해보고 있었다. 요즘 들어서 레아나 네이트, 이하란이 심심하다고 하며 성유나 몰래 그녀를 경호하고 있었는데 그것도 들키진 않았는지 그 세 명도 조용히 계단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오빠! 대답 안 해?!"

"그……, 그걸 어떻게 알았어?"

결국 성유나에게 이기지 못하고 그렇게 굴복을 하며 고개를 들고 말했다.

성유나는 그런 성진의 모습을 보면서 기가 차다는 듯이 한심해 했고, 성진은 그런 성유나를 보며 수험생의 기분을 건들지 않게 최대한 배려를 하는 식으로 행동하고 있었다.

"그러면! 나 건드는 애들이 족족 전학을 가거나 어쩔 때는 결석을 하고 난 뒤에 보면 병결로 몇 주를 못나오고 있는데 모르면 그게 사람이야?!"

성진은 병결로 몇 주 못나오는 애들의 얘기는 처음 듣는 다는 듯이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세 여자가 대기 하고 있던 곳을 보니 어느

새 눈치를 채고 도망을 가고 없어져 버렸다.

이 일만 해결이 된 뒤에 각오하라는 듯이 표정을 지으며 성진은 자신의 생각을 그 세 명에게 전달을 했다. 그러자 위에서 살짝 들썩이는 소리들이 들리기는 했다.

성유나는 그런 자신의 오빠를 보면서 한숨을 쉬며 차분하게 말했다.

"하아. 오빠, 오빠가 나를 위한다는 건 잘 알겠어. 솔직히 학교에서 자기 동생이 그런 일을 당한다는 게 화가 나겠지."

성유나는 그렇게 말을 하면서 성진을 공감도 해주고 있었다. 그러다가 표정이 변하면서 성진을 보며 말했다.

"하지만 오빠. 이건 내 문제였고, 내가 가만히 있으니 오빠도 가만히 있어야 하지 않았을까?"

"그, 그래도 모르면 몰랐다고 해도 알고 난 뒤에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가 있어."

성진이 살짝 기죽은 목소리로 그렇게 말을 하자 성유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에게 동생은 없었지만 자신의 동생이 그런 일을 당하는 것을 봤을 경우에 그녀의 경우라도 끼어들기는 할 것 같았다.

하지만.

"오빠. 그럴 때는 오빠가 그렇게 터무니없이 일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먼저 나하고 얘기를 하는 게 우선이지. 그렇게 하면 나한테 이상한 소문이 퍼지잖아. 안 그래?"

"끄응."

성진도 성유나가 하는 말이 뭔지 알고 있었기에 더욱 뭐라고 하기가 좀 그랬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평소라면 이성적으로 대처를 하게 된다면 성유나의 말대로 그녀와 대화를 하고 적당한 선으로 타협을 했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자신의 동생 문제라고 생각을 하니까 묘하게 감정적으로 변하게 돼서 일을 그렇게 크게 만들게 되어버린 것이다.

"그, 그 소문이 난건 미안하게 생각해. 내가 잘못했어. 좀 더 너를 생각했어야 하는데 미안."

"그래. 사과해줘서 고마워. 나도 오빠한테 소리 지른 거 미안해. 일단 씻고 올게."

성유나는 그렇게 말을 하면서 자신의 방으로 올라갔고, 성진은 그런 성유나를 보면서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냥 보기에는 성진이 무작정적으로 동생에게 혼난 것이라고 볼 수도 있었지만, 전이라면 성유나가 일방적으로 화만내고 끝날 일이였다.

그런데 이제는 이렇게 화해를 하고 끝났으니 성진에게 있어서 이런 흐뭇한 것을 발견할 수는 없을 것이다.

"으음, 그나저나 이 애들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나."

성진은 양 손을 주무르면서 말을 하니 위에서 우당탕탕 하는 소리와 함께 3명의 여자들이 동시에 1층으로 내려왔다.

성진은 그런 그녀들을 보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후후후, 내가 시키지 않는 일은 하지 말라고 했을 텐데?"

"……"

성진의 말에 3명의 여인은 그 자리에서 얼음이 되어버렸다.

============================ 작품 후기 ============================후후 딱 오늘까지만 2연참 하겠습니다.

"끄응."

성진도 성유나가 하는 말이 뭔지 알고 있었기에 더욱 뭐라고 하기가 좀 그랬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평소라면 이성적으로 대처를 하게 된다면 성유나의 말대로 그녀와 대화를 하고 적당한 선으로 타협을 했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자신의 동생 문제라고 생각을 하니까 묘하게 감정적으로 변하게 돼서 일을 그렇게 크게 만들게 되어버린 것이다.

"그, 그 소문이 난건 미안하게 생각해. 내가 잘못했어. 좀 더 너를 생각했어야 하는데 미안."

"끄응."

"끄응."

< --  직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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