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5화 : 잠시간의 휴식기자고 일어난 성진은 눈을 뜨니 자신의 방에 있는 천장임을 보고 여러 가지 사업이나 길드를 떠올리다 잠이 들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비몽사몽 한 얼굴로 휴대폰을 봤다.
점심때가 훌쩍 지나서 거의 초저녁의 시간인 5시였다. 그러고 보니 오늘 유준혁의 보고가 없는 것이 이상했다. 항상 이렇게 성진이 잠이 들어 있었으면 침대 앞에 있는 책상에 보고서를 올려놓았는데 오늘은 그것도 없었다.
잠에서 서서히 깨고 있는 성진은 유준혁에 대해서 생각을 해봤다. 보고서를 올려놓지 않아도 솔직히 상관은 없었다.
성진이 보고서보다는 입으로 직접 듣는 보고를 더 좋아 하기 때문에 급한 것이 아니면 보고서를 쓰지 않았다. 요즘은 그저 사업을 구상하는 단계이니 당연히 급한 일은 없어서 보고서가 없는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 생각을 하며 늘어지게 하품을 하는 성진은 기지개를 켜면서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하아아아암. 방독면 일이 엄청 많기는 하지, 월급도 적은데 고생하니까 좀 휴가 좀 줘야겠다. 오늘 내일 쉬라고 말을 해야겠네."
요즘 그가 너무 일을 하는 것 같아 성진이 생각을 한 것이다. 일을 열심히 하는 것도 좋았지만 지난 한달 동안 그런 강행군을 펼쳤는데도 휴가가 없다는 것은 성진이 생각을 해도 부당한 것이었다.
성진이야 가끔 사냥을 하기는 했지만 유준혁에게는 일을 하고, 사냥도 돕고, 사업도 구상해야 했다.
말 그대로 몸이 몇 개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유준혁에게는 그런 능력이 없었다.
전에 성진이 대지의 병사를 소환해서 일을 도우라고 시켰지만 역효과만 나서 그냥 혼자 하게 된 것이었다.
"그래 전화해서 좀 쉬라고 해야겠네. 인간적으로 너무 오래 일하는 것도 안 좋은 법이지. 아무리 계약자라고 해도 사람은 사람이니까."
성진은 혼자 중얼거리면서 자신의 휴대폰으로 유준혁에게 전화를 걸었다. 수신음이 별로 가지 않자마자 바로 자신의 전화를 받은 것을 확인하고 성진이 말을 하려고 하는 순간.
-마스터 죄송합니다만, 지금 좀 일이 있어서 죄송합니다.
그런 말만 남기고 유준혁은 전화를 끊었다. 성진은 한마디도 못하고 끊긴 전화기를 보며 화가 나지는 않았는데 뭔가 상당히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화를 낼 수도 없는 것이 일이 있다고 하고 끊었는데 성진이 뭐라고 하겠는가. 좀 쉬라고 해도 그 일을 끝내고 쉴 것이 분명했다.
그것이 유준혁이라는 인간이었다. 게다가 성진의 일이었으니 성진이 화를 낼 수도 없었다.
뭐 성진은 그렇게 생각을 하고 미소를 지으며 또 다른 곳으로 전화를 걸었다. 그렇게 수신음이 울리는 것을 들으면서 성진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뭐 내일 쉬라고 해도 되는 거니까, 뭐 서두를 필요는 없지."
성진은 그렇게 말을 하며 미소를 지으며 다른 사람이 통화를 받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후우, 후우, 후우. 내가 미쳤나? 내가 미친 건가? 왜 거짓말을 한 거지?"
성진에게서 통화가 와서 받은 유준혁은 그렇게 자신이 왜 그랬는지 이해를 할 수 없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레이나가 그때 화장실을 갔다는 것이었다.
여태껏 성진에게 단 한 번도 거짓말을 해본 적이 없는 유준혁이었으나 이번에 그것이 깨진 것이다. 그런 유준혁은 자신을 이해 할 수가 없었다.
이유도 모르겠고 영문도 모르겠는 이 짓을 왜한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유준혁이 고민을 하면서 생각을 하고 있었을 때 레이나가 화장실에서 돌아와 유준혁을 보면서 말했다.
"아, 그럼 어디 먼저 데려가주실 건가요? 서울 지리를 잘 몰라서 뭐가 유명한지 잘 모르겠네요. 그냥 유준혁 씨가 알아서 데려가 주세요."
유준혁은 자신을 보며 미소를 짓는 레이나를 보면서 멍하게 그녀를 봤다. 뭔가 모르겠지만 자신이 평소와는 다르다고 생각이 들었다.
왜인지는 모르겠다. 어떤 게 다들 건지도 확실하게 모르겠다. 다만 레이나의 말만 생각을 하게 되었다.
레이나가 서울의 지리를 잘 모른다고 하니 유준혁이 좀 고민을 하고 있었다. 어차피 그의 능력이라면 한국 어디건 갈 수 있었다.
"으음, 서울뿐만이 아니라 한국 구석구석 갈 수 있는데 서울로 목적지를 하신다면 좀 한정 되어 있는 부분들이 많죠. 아무래도 도시이다 보니 본회에서 여러 나라로 돌아다니시는 레이나님에게는 그렇게 끌리는 곳이 있을 가 싶은데요."
"으음, 그것도 그런데 그래도 그 나라 만에 그 도시만의 분위기라는 게 있지 않나요? 게다가 도시라고 빌딩들만 있는 것도 아니고 일단 서울에도 한강이라는 강이 있잖아요."
"음, 그것도 그렇죠. 대부분의 산이나 강 지역이 몬스터들이 나오는 지역들이 되었지만 서울에서는 한강하고 남산 같은 경우에는 많이 운이 좋아서 몬스터가 나오지 않는 지역이라고 할 수 있죠."
요즘 산이나 바다, 강 같은 자연 관광지는 없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사라졌다. 운이 좋게도 아름다운 자연들에 몬스터가 나오지 않는 지역들도 있었지만 그래도 사람들의 불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사람들의 피서지 같은 경우들은 아르논 협회에서 많이 신경을 써서 요즘에야 바다나 산, 계곡 같은 곳들에 안전장치들을 설치를 해서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여러 가지들을 만들어 놓았다.
서울에 있는 한강 같은 경우에는 몬스터가 나타난 이래로 단 한 번도 몬스터가 나온 적이 없었으며 서울 남산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그런지 더욱 사람들이 많이 몰리기도 했다. 유준혁도 레이나와 남산이나 한강에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을 했지만 종종 걷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었으나 구경이라고 하니 그 둘을 빼놓을 수 없다고 해서 레이나에게 물었다.
"그러면 서울에 여러 가지 볼거리들이 많지만 그중에도 자랑이라고 할 수 있는 한강과 남산을 가보면 어떠실까요?"
"저도 좋아요. 아시다시피 몸 하나는 튼튼해서 며칠을 걸어 다녀도 거뜬 없으니 신경 쓰지 마세요."
생각을 해보니 육체적으로나 능력적으로나 유준혁보다 레이나가 훨씬 더 강했다. 그런데도 물어 보는 것은 유준혁이 그녀를 배려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유준혁은 고개를 끄덕이고 처음에 한강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순간이동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레이나의 말을 들으니 유준혁이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생각을 해보니 이게
'왜 자신이 레이나에의 서울 구경을 시켜주는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유준혁이 하려고 해서 그런 것이다. 그런데 그런 것이라면 성진에게 거짓말을 할 필요도 없었다.
그냥 사실대로 말하면 될 뿐이었다. 그런데 유준혁은 그러지 못하고 마치 뭔가를 들킨 사춘기 소년마냥 거짓말을 하고 들킬까 전화까지 끊어버렸다. 뭔가 평소의; 자신과는 매우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는 이런 문제로 고민도 하지 않을뿐더러 이런 거짓말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그 둘 다 그러고 있었다.
'내가 왜 이러지? 내가 이런 일들을 일부러 나서는 사람이었나? 아니 그보다 그때 몇 번 봤다고 해서 이렇게 내가 도와주는 스타일이었나?'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다.
'전에 본 레이나이기 때문에 도와주는 거 인가?'
라는 생각까지 들었지만 답이 그리 쉽데 나오지는 않았다.
"무슨 고민 있으세요? 뭔가 심각하신 것 같은데……? 바쁜데 나오신 거는 아니에요?"
"아, 아닙니다. 그 한강의 좌표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럼 여기."
유준혁은 그렇게 말하면서 자신의 손을 내밀었다. 레이나는 순간이동을 할 것이라고 생각을 했는지 유준혁이 내민 손을 자신의 손으로 잡았다.
두근두근거리는 심장을 느끼는 유준혁은 자신이 또 왜 이런 말도 안 돼는 거짓말을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전에 레이나를 만났을 때는 신체 접촉을 해야 순간이동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그러지 않아도 같이 순간이동이 가능했다.
그런데 그런 것을 굳이 손을 내밀어서 자연스럽게 손이 잡혔다. 그것을 느낀 유준혁은 너무 놀랐지만 애써 그런 티를 내지 않으면서 정신을 집중하고 한강의 한 좌표로 이동을 했다.
전에도 느껴본 이 능력이었지만 다시 한 번 느껴보니 신기하기 짝이 없었는지 레이나는 다시 놀라운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봤다. 아까 까지만 해도 백화점에 어느 한 카페 앞이었는데 지금은 한강 어딘가의 주차장이었다.
순식간에 풍경이 녹아내리면서 변한 것이라 환각인가? 라는 생각까지 들었었지만 자신의 피부에 느껴지는 물의 기운과 한강을 보니 그것은 아니라고 생각을 했다.
"확실히 편리한 능력이네여. 이 능력 한계도 있을 것 같은데 그래도 엄청난 능력이네요. 진짜 날아가는 것보다 훨씬 편리하고 좋아 보이네요."
"다만 기운의 소모가 상당히 크고 공격의 한계점이 뚜렷하다는 것이 단점이지만요. 공격의 경우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커버를 하는데 능력을 쓸 때 기운의 소모는 그래도 크더라고요."
"하긴, 공간을 이동하는 능력이니 만큼 기운의 소모가 클 것 같네요. 이런 것들을 보면 능력들은 너무 윤통성이 없는 것 같아요. 음, 그런데 손은 언제까지 잡고 계실 건가요?"
레이나의 말을 들은 유준혁은 화들짝 놀라면서 자신과 레이나의 손이 닿고 있는 부분을 보고 있었다. 아니 레이나가 잡고 있었던 것이었지만 지금은 유준혁이 레이나의 손을 잡는 형태가 되어버렸다.
"죄, 죄, 죄, 죄송합니다. 그, 그게 그, 그러려고 그런게 아닌데."
"후훗, 장난이에요. 그렇게 겁 안 드셔도 고소는 안할 거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유준혁은 레이나의 말을 듣고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이 느껴지고 있었다. 표정 관리를 잘하고 있어서 크게 당황하지 않은 것 같아 보였지만 옅게 붉어진 얼굴과 심하게 요동을 치는 눈을 봐서는 상당히 동요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레이나는 그런 유준혁을 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유준혁은 그런 그녀의 미소에도 자신이 손을 잡은 것을 두고 왜 그랬는지 진지하게 생각을 하고 있었다.
자신이 왜 이러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다. 알 수 없었다.
아니 알기 힘들었다. 이런 감정의 동요는 별로 있었던 것이 아니라서 더욱 모르는 것 같았다. 그렇게 너무 고민을 하고 심각한 분위기를 내고 있는 유준혁을 보면서 레이나는
'이 남자 정말 무드가 없구나.'
라고 생각을 하며 미소를 짓고 말했다.
"으음, 그런데 확실히 괜찮네요? 뭐 강물의 색깔도 아름답고 전체적인 분위기들도 상당히 좋아서 마음에 드네요. 도심에 이런 강이 있는 것도 상당히 아름다워 보이네요."
"아. 한강의 경우 처음에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때문에 강의 수질이 안 좋아지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정부에서 계약자들로 한강의 수질 개선에 나섰고, 그 결과 이렇게 푸른 강이 될 수 있었습니다. 전에는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안 좋아서 좀 평이 안 좋았습니다."
"오호, 계약자들로 많은 일을 한다지만 이렇게 환경에 신경을 쓴 일은 좀 의회네요? 뭐 전 세계적으로 환경 파괴가 몬스터의 생성의 원인이라는 소리에 상당히 많이 신경을 쓰기도 하지만 말이죠. 뭐 한국도 그런 거군요."
"예, 게다가 그런 덕에 사람들도 한강에 많이 오고 알아서 쓰레기를 처리 할 수 있게 시설들을 만들어 놓았죠."
레이나가 보기에도 그런 여러 시설들이 보였다. 사람들도 귀찮더라도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고, 꼭 쓰레기통에 버릴 수 있도록 했다.
그런 것이 생활이 되다 보니 당연하게 여겨진 것이 레이나가 보기에는 좋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도 있기는 했으나 바로바로 치우려고 하는 환경미화원들도 있어서 한강의 주변은 상당히 깨끗하다고 할 수 있었다.
"그럼 여기 좋은데 우리 걸어 보죠? 구경을 하려면 걷는 게 최고죠. 그럼 가볼까요?"
"으음, 그러죠,. 저도 서울에 살고 있으면서 이렇게 한강에 나와서 걷는 것은 또 처음이군요."
"유준혁 씨는 공간 이동으로 너무나도 간단하게 목적지에 도착을 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은데 그 중간들에 있는 그 아름다운 풍경들을 놓치는 것도 같네요. 빠른 게 좋고 편리한 세상이라지만 여유도 있는 것이 좋은 것 같네요."
"그런 것 같네요."
유준혁은 생각을 해보니 너무나도 자신이 빨리 빨리 살아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성진에게 휴가를 받아도 집에서 쉴 뿐이지 뭔가를 한 적은 딱히 없었다.
어떻게 보면 이것도 유준혁의 일탈이라고 할 수 있었다.
============================ 작품 후기 ============================아 어제 죄송해요. 그 가족들하고 영화 보러 가서 한화를 못올렸네요.
;;음 그래서 대신이라고 할 것 까지는 아닌데 오늘은 3연참으로 가겠습니다.
뭐 무리는 아니라 걱정하지는 마시고 편안하게 봐주세요.
솔직히 얘들 연애 부분때문에 늦은 것도 있어요진짜 쓰기 싫거든요. 오늘 안에 이부분 넘어갈 수 있게 하겠습니다.
선작, 추천, 코멘, 쿠폰, 사랑, 걱정, 응원, 후원, 지적, 서평 감사합니다.
< -- 잠시간의 휴식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