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7화 : 전쟁의 시작 - 진격(進擊)
'여기가 어디지?'
그렇게 눈을 감아도 앞이 보이고 눈을 감지 않아도 보이는 곳.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땅인지 구분이 안 되는 곳. 이곳은 그랬다. 이런 곳에 하염없이 떠돌던 성진은 자신의 음성에 답을 해주는 목소리가 들렸다.
[혹자는 꿈이라고 말을 하고 혹자는 무의식의 세계라고 하지]
'내 목소리? 저건 내 목소리?'
[혹자는 이곳을 무의식이라고도 했다.
즉 자신의 머릿속이라는 곳이다. 그대의 음성 들려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곳이지.]
"그럼 이곳이 내 머릿속이고, 너는 무의식의 나라는 건가? 그런데 어떻게 그것이 가능한 거지? 무의식과 의식이 만날 수 있는 것인가?"
[나는 그대이며 그대가 나인데 왜 불가능 하겠는가. 혹자는 그런 말을 하지 인간은 큰 그림을 보지 못한다. 그대 역시 마찬가지다.
아니 큰 그림을 보고도 그것의 단면만 보고 있는 격이지. 그대가 이곳에 왔는데 그런 의문을 가지는 것이 신기할 다름이군.]그런 자신의 말에 성진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웃음을 터트렸다. 무의식의 자신은 자신보다 더 유식하다고 생각이 들어서 정 딴판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이미 둘이 만나고 있는데 왜 의심을 한지 이해도 되지 않았다. 그렇게 생각을 하고 그런 관점에서 생각을 하니 무의식의 자신이 한 말이 이해가 되었다.
이미 이곳에 와있고, 이미 자신의 무의식과 대화를 나누는데 그것에 대해서 의문을 가진 다는 것이 너무 신기할 다름 이었다.
"으음, 그러네. 처음에는 나도 그렇게 생각을 했는데 네 말을 들어보니 그러네. 왜 의심을 한 건지 모르겠네. 남이 불가능 하다고 했으니 나도 불가능 하다고 생각을 해서 그런 것 같네. 의심이 나쁜 건 아니더라도 부정을 하는 의심은 좀 아닌 것 같네."
[그렇다. 그대는 너무 자신의 한계를 많이 만들고 있다. 인간은 위대하다 고대에서부터 존재해왔고, 세상을 다스리게 할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그 인간들은 한계가 있다고 믿지 어쩌면 자신들의 힘이 너무 강대해 지기를 두려워하는 것일 수도 있지.]
"호오, 그렇게 말하는 너는 무슨 인간이 아닌 듯이 말을 하네? 네가 나고 내가 너이면 너도 인간이라는 뜻 아닌가? 그러면서 자신은 아닌 것처럼 말을 하네."
[나는 그대의 무의식이지 인간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하다. 그러므로 나는 인간에서 벗어났다고 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이다.]
"헤에? 그건 아까 네 말에 모순이 되어 있는 걸? 왜 내 무의식이 인간이 아니라고 생각을 하는데? 무의식조차 인간에 속해 있는 것이니 너도 인간이라는 것 아닌가? 네가 그래서 무의식일 뿐인 거 아닌가? 네가 너한테
'나는 무의식일 뿐이다.'
라고 말하는 것조차 네 한계를 만드는 것 아닌가?"
[……그렇군. 나는 너이고 너는 나이다. 확실히 그렇다면 너는 인간이고, 나 또한 인간이다.
확실히 그렇군.]무의식은 성진의 말을 들으면서 납득을 했다. 그런 무의식의 말을 들으면서 성진은 미소를 지었다.
뭐랄까 성진은 즐거웠다. 지금 성진은 매우 즐거웠다.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무의식과의 대화를 통해서 점점 자신이 변해가는 것이 느껴지고 있었다. 그때 성진에게 드는 의문이 하나 있었다.
"근데 나는 너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데? 너는 내가 보여?"
[나 역시 그대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허나 그게 중요한 것인가? 나와 그대 아니 우리가 대화를 나누는데 시각의 요지가 필요 한 것인가? 나는 그대가 그런 의문을 가진 것이 의문이 생기고 있다.]
"그렇군. 대화를 하는데 시각적인 요인 즉, 우리의 대화로 통하는 것은 시각적인 요인은 필요하지 않다는 거네."
[그렇다. 허나 나도 의문이 들기는 하는 군. 그대와 나는 한 곳에 있는데 어떻게 보이지 않을 수가 있는지 의문이 들기는 하는 군.]
"그래. 이곳은 보지 않아도 보이고, 보고 있어도 보이지 않는 곳이 되는 것인가? 뭐 자신의 무의식과 대화를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으니 그런 사소한 것은 넘어 가자."
[그러는 것이 좋겠군. 그런 사소한 것들까지 신경을 쓴다면 상당히 복잡해지겠군. 차라리 그런 부분들은 과감하게 넘어가는 그런 결단력이 있는 것이 중요하겠군.]그렇게 말하는 무의식, 아니 자신을 보며 성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과거부터 성진에게 있던 장점 중 하나가 돌파력 있게 결정을 내리는 결단력이라고 할 수 있었다.
물론 지금도 그런 점이 있었다. 한번 선택을 한다면 그것으로 끝까지 밀고 나간다.
그것이 성진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점이 성진의 발을 잡을 때가 물론 많았다.
돌파력이 있다 보니 시야가 좁다는 단점이 있었고, 그것을 끝까지 밀고 나가는 것 때문에 생기는 일의 크기가 커질 때도 있었다. 하지만 성진은 그런 것들로 인해서 후회는 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다.
그것으로 후회를 한다면 성진은 자신의 선택에 후회를 하는 것이고, 미련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것이야 말로 자신의 발목을 붙잡는 아주 안 좋은 일이었다. 그래서 성진은 후회 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그대는 어떻게 이곳으로 들어 올 수 있는 것이지? 그대가 들어왔으니 가능 한 것이지만 보통은 이런 일을 하지 못하는 게 정상 아닌가? 우선 이곳에 들어 올 수 있냐는 의심이 있는 상태로 이곳에 들어 올 수 있는 것 자체가 나는 의문이 드는 군.]
"확실히 그러네. 하지만 나도 잘 몰라. 그런 것은 신경 쓰지 않는 주의라서 말이지. 그런데 궁금하기는 하네. 내가 어떻게 해서 이곳에 들어 올 수 있었을까?"
[아마 전에 나를 그대의 몸에 깨워서 그런 것이 아닌가? 그대는 분노를 했고, 그로 인해서 그대는 그대의 몸을 다스리는 것을 포기했다. 그 결과 내가 그대의 몸 그러니까 내 몸이기도 한 그 몸에 일어난 것이다. 내가 생각을 하기에는 그것인 것 같은데 그대 생각은?]
"그러고 보니 내가 확실히 이성을 잃고 날뛰기는 했지. 그 강한 녀석이랑 싸워서 죽기 직전까지 갔고, 검의 깨달음도 얻었는데 말이야. 그리고 죽기 직전까지 갔었지."
[나도 거기까지밖에 기억이 안 난다. 그대도 기억을 못하는 가? 아니 그전에 그 후로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잘 모르겠군. 이게 어쩌면 한편의 꿈인 것일까?]
"꿈이라. 아니 꿈이라는 것 보다 뭐랄까 나도 그 뒤로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겠는데? 와 이거 뭐지? 아니 그보다 우리가 여기에 있는 이유가 우리의 몸에 이상이 생겼거나 우리가 서로 대화를 해야 하는 이유가 생긴 건가?"
[나도 잘 모르겠다. 그대가 어떻게 무의식인 나와 대화를 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고, 어떤 이유에서 우리가 대화를 나누는 것인지 모르겠다.
나는 그저 이 시간이 즐거울 뿐이다. 그래서 하는 것이고, 그래서 대화를 하는 것이다. 그것이면 충분하지 않는가?]그랬다.
둘은 즐거웠다. 아니 성진은 즐거웠다. 이 대화가 이 이어짐이 즐거웠다.
서로의 말에 즐거움을 느끼고 있었다. 이것으로 더 이상의 이유는 필요 없었다.
그렇게 생각을 한 성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그때 성진의 머릿속으로 스쳐지나가는 것이 있었다. 무언가.
무언가 놓치고 있는 그런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는 그런 느낌이었다.
"……그러네. 그런데 아까 네가 한계를 스스로 정하고, 그 한계로 인해서 자신이 가로막힌다고 했었나?"
[그랬다. 그래서 그대가 나보고 인간이라고 한 것이고, 그래서 그대는 나의 한계를 없앤 것이다. 그런데 그 이야기는 왜 나온 것이지?]
"그러니까 네가 무의식이고, 내가 의식이라는 건가?"
[당연한 것 아닌가? 갑자기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가? 우리가 대화를 나누고 있기에 그것이 성립이 되는 것이 아닌가?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을 하네.]
성진의 그런 말에 성진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저런 것을 말하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고,
'그것이 중요한가?'
라는 생각을 했다.
'그저 대화를 하는 것이 즐거웠는데 그렇다면 대화를 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는 이 대화를 멈추고 몸을 찾아야겠지만, 그것은 급하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마도 곧 그리 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느낌이 그랬다. 그래서 성진은 더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
그래서 그렇게 시간을 허비하는 듯한 느낌의 성진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그때. 성진은 멍하니 공간을 보고 서있으면서 입을 열었다.
"일단 내 가족이 위험하다. 그게 떠올랐다. 구해야 한다. 아니 이미 늦었을 지도 모르지만 이렇게 계속 있을 시간이 없다."
[그런데 그대는 이곳에 빠져나갈 수 있나? 의식과 무의식의 중간의 경계를 나갈 수 있는 것인가? 나는 그 방법을 몰라서 그대에게 도움을 줄 수가 없네. 안타깝게도 말이야. 그런데 그대는 그것에 대해 알고 있는가?]
"아냐고? 지금 장난해? 의식과 무의식의 세계? 너도 확실히 인간이 맞기는 하구나."
그렇게 말하는 성진을 보며 무슨 이상한 소리를 하냐는 듯 입을 열었다.
[지금 그 말이 왜 나오는 것인지 나는 이해를 할 수 없는데 설명을 해주겠나?]
"나는 도무지 네가 한말을 네가 이해를 하지 못할 줄은 상상도 못했네. 아니 내가 한말을 내가 이해를 못하다니. 이거 완벽한 찌질이군."
그렇게 말하는 성진을 이해하지 못했다. 아니 이해 할 수 없었다. 이해하는 것이 그의 한계라고 느껴지는 것이었다. 왜 그런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한계라고 느껴졌다.
"자신의 한계에 자신이 걸려 넘어진 꼴이라니. 내가 이렇다니 정말로 참을 수가 없군. 나에게 질문을 하마 잘 들어라. 그리고 생각을 해라. 너는 누구지?"
[나는 너이자 너의 무의식이다. 그리고 나는 인간이다. 이것으로 된 것 아닌가?]
"하아, 잘 들어. 너는 지금 너의 한계를 네가 만들고 있어. 너는 지금 아직도 깨닫지 못하고 있다. 다시 한 번 물어보마. 너는 누구지?"
[……? 나는 진심으로 모르겠다. 나는 너이자 너의 무의식이다. 그것이 나 아닌가? 아니 이상하군. 내가 너인데 너의 무의식이라는 것이 맞는 말인가?]
"당연히 아니다. 그건 틀린 말이다. 다른 질문을 해보마. 우리 둘 중 무의식은 누구지?"
그런 성진의 입에서 납득이 되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니, 둘이 아닌 혼자서 말을 했다.
"……그렇군. 내가 나의 한계를 만들고 있었군. 나는 나이며 너도 나이다. 너는 너이며 나는 내가 아닌 우리는 우리이다. 인 것인가? 애초에 무의식은 없는 것인가?"
"아니, 하나가 된 것이다. 이것으로 나나 너나 서로를 볼 수 없었고, 서로를 느낄 수 없던 이유다. 자기 자신을 느낄 필요는 없다. 그러니 볼 수 있어도 볼 수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굳이 둘일 필요가 있나? 아니 우리는 이미 둘이 아니군."
그렇게 자기에게 말을 하며 자기에게 대답을 하는 꼴이 되어버린 성진은 그래도 썩 나쁘지 않다고 생각이 들었다. 자기 자신과 대화를 나눈 그런 경험이 또 언제 있겠는가. 혹자는 이것을 이중인격이라고도 했지만, 혹자는 이것을 정신의 합일이라고도 불렀다.
성진은 그렇게 온전한 정신이 되었다. 자신의 모든 것을 하나로 만들었다.
아니 모든 것을 원래대로 자신의 것이라는 것을 인지했다.
애초에 나눠진 적이 없었다. 단지 성진이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이제는 성진은 자신이 자신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 내가 나갈 차례로군."
성진은 변화했다. 아니 원래대로 돌아왔다. 자신이 깨닫지 못한 것을 깨닫고 자신의 한계를 부셨다.
아니 자신이 잡고 있던 자신의 발목을 풀어 주었다. 이제 그는 한계를 떠올리지 않았다.
그에게는 한계란 존재 하지 않았다.
<호오. 깨어났군. 기다리기 지루했다.>그렇게 말을 한 카르엔은 피의 공간이라고 부르고 싶은 이 공간 한 가운데에 마치 왕좌와 같은 의자에 앉아서 턱을 괴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하하하, 본작이 너무 지루해서 그런지 실수로 인간들에게 본작의 부하들을 보내봤는데 반응이 어떻던가?>
카르엔은 왕좌 앞에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고 있는 5명의 수하를 보며 물었다. 그 중 가운데에 있던 수하가 카르엔의 말에 대답을 하였다.
<너무나도 간단하게 처리를 했습니다. 그중에 피해를 입은 것이 거의 전무하다고 할 정도로 깔끔하게 처리를 했습니다.>수하의 보고에 카르엔은 의외로 놀랍다는 듯이 감탄했다. 그러곤 다시 수하를 보며 말했다.
<좀 놀라라고 한 것인데 아무런 피해가 없다니 좀 아쉽기는 하구나.><제가 전에 말했던 계약자 무리들이 몰려서 그런 것 같습니다. 과거 저 또한 계약자라고 불리고는 했습니다.><뭐 그래도 그 녀석은 재미있었다.
다시 한 번 싸워보고 싶구나. 방금 그 녀석의 기운이 깨어난 것을 느꼈다. 별로 멀지 않은 곳인 것 같더군. 그리고 우리도 준비가 끝났고 말이야. 딱 잘 되었군, 그럼 가자 제군들. 진격의 피 냄새를 진동시키자.><인간을 멸하러 가자. 피로 물든 하늘을 보며 즐기자.><예! 명령을 받들겠습니다!>
그렇게 말하는 카르엔의 앞에 수만이라고 느껴지는 몬스터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피의 축제가 벌어지려는 때가 곧 생기려고 하고 있었다.
그것을 보며 카르엔은 광기어린 미소를 지었다.
============================ 작품 후기 ============================뭐 이번화 엄청 끌었다;;;;뭐 어때! 오늘은 3연참인걸!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ㅡ 다음화는 12시에 올라와여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근데 노트북 바꾼게 좋아서 그런지 글이 훨씬 잘써지는 느낌임요 ㅋㅋㅋㅋ적응이 안되서 살짝 지루하게 끌기는 하다만뭐 제 독자들이라면 여기까지 보는데 이미 부처님이 되었으리라 믿고 빠르게 소설을 더 쓰러 가보겠습니다.
아 그리고 내일도 좀 기분 좋으면 3연참 할게요.4연참이나 5연참은 무리일 듯요 ㅠㅠ 그래도 3연참 좀 많이 하는게 좋지 않아요????
선작, 추천, 코멘, 쿠폰, 사랑, 걱정, 응원, 후원, 지적, 서평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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