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화 : 따님을 제게 주십시오!
성진과 유혁은 그렇게 집밖에 있는 연무장으로 향했다. 둘 다 딱히 준비를 하지 않아도 되었는지 바로 연무장으로 향했다.
성진은 양복을 입고 왔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그대로 연무장 안으로 들어갔다.
쫙 빼입은 검은 슈트에 검정 구두를 신고 있는 성진은 누가 보더라도 싸우려고 하는 사람 같지 않았다.
그런 성진이 걱정 되었는지 유진아가 성진에게 다가와서 말했다.
"오, 오빠 지금이라도 아빠한테 말하면 아빠가……"
"걱정하지 마. 심해봐야 죽기야 하겠어? 걱정하지 말고 그냥 봐."
그렇게 말을 하는 성진을 보며 유진아는 걱정스럽다는 눈빛으로 말했다.
"그, 그래도 오빠가 검으로 상대를 하자고 해서. 오빠도 알다시피 검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이길 사람이 없어. 그, 그러니까 지금이라도."
"진아야. 뭐 내가 약한 건 아니지만 검으로는 아버님보다 못하겠지 근데 나도 그냥 당할 정도로 약하지는 않아."
유진아는 그렇게 말을 하고 이미 자신의 뜻을 결정을 내린 듯한 성진을 보며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뒤로 물러서서 성진을 응원 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유진아가 뒤로 빠지자 유혁이 성진을 보며 말했다.
"이거 딸을 뺏긴 기분이군. 하지만 대결은 대결 사적인 감정은 접기로 하지. 그런데 네 검은 어디에 있지? 그 악명이 자자했던 어스드래곤의 뼈로 만든 검 말이야."
그렇게 말을 하는 유혁을 보며 성진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을 했다.
"여기 있습니다."
그렇게 말을 하면서 성진이 오른손을 들면서 기운으로 검의 모양을 형상하자 기운들이 응집을 하면서 빛을 내더니 어느새 성진의 손에 용아가 쥐어있었다. 유혁은 용아를 보면서 감탄을 하며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나도 그 놈을 사냥하는 자리에 있었는데 주인이 되지 못한 게 아쉽군. 지금 보니 상당히 좋아 보이는 검이군."
그렇게 말을 하는 유혁에게도 검이 들려있지 않자 성진은 그런 유혁을 보면서 입을 열었다.
"그러는 아버님의 검은 어디 있죠?"
성진이 그렇게 말을 하자 미간을 꿈틀거리면서 조용히 말했다.
"……지금 가져오고 있다. 그리고 나를 아버님이라 부르지 마라. 아직 네놈을 인정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렇게 말하는 유혁을 보며 성진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을 했다.
"알겠습니다."
성진이 그렇게 대답을 하자 곧이어 계약자로 보이는 3명의 남성들이 자신들 보다 더 큰 무언가를 들고 오는 것을 봤다. 그리고 그 거대한 물건을 유혁에게 가져다주니 유혁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그래 그럼 물러가거라. 위험할 수도 있으니."
그렇게 말을 하는 유혁이 그 거대한 상자를 잡자 거대한 검이 뽑혀져 나왔다. 성진은 그것을 보며 정말로 놀라워했다.
저렇게 큰 검은 생전 처음 보던 것이다. 덩치가 큰 유혁의 몸이 반이나 가려지는 정도로 그 크기가 컸다.
성진의 몸과 비교를 하자면 성진보다 조금 더 커 보이는 대검이었다.
게다가 힘 좀 쓸 것 같이 보이던 계약자 3명이 낑낑 들고 오던 걸 유혁은 한 손으로 들면서 가볍게 휘두르기까지 했다.
그렇게 자신의 검을 몇 번 휘둘러본 유혁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좋군. 자, 그럼 시작해볼까?"
성진은 그런 유혁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이면서 자세를 잡았다. 그런 성진을 보면서 유혁은 그 거대한 검을 어깨에 살짝 걸치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럼 한수 배우겠습니다."
"나도 진지하게 상대를 해주마. 사소한 감정은 접어두고 대결에만 집중을 하자."
그럴게 말을 하는 유혁을 보면서 성진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을 했다.
"당연합니다. 대결은 대결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서로 좋은 대결을 부탁합니다."
"나야말로."
그렇게 말을 하며 둘은 자세를 잡았다. 성진은 허리를 꼿꼿하게 편 채로 오른손으로 용아를 낮게 잡았다. 그러면서 유혁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유혁은 성진을 보면서 어깨에 검을 얹으며 하체를 살짝 구부렸다. 마치 당장이라도 뛰쳐나갈 것 같은 자세였지만, 둘은 그 자리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호오, 애송이 치고 좀 하는 모양이군.'
그렇게 생각을 하는 유혁은 성진의 모습을 보며 나름 빈틈이 없는 것을 보고 속으로 성진을 나름 인정을 했다. 반면에 성진은 그런 자신을 보는 유혁을 보면서 긴장을 했다.
언제 올지 모르는 저 자세가 상당히 거슬리게 만들었다. 게다가 어깨에 살짝 얹은 저 검을 보며 성진은 생각했다.
'저 검을 쓰는 걸 보면 덩치와 맞게 무겁고 강한 중검을 쓸 거다. 그러면 나에게 달려드는 순간 빠르게 대응을 하는 게 답이겠군.'
검술에는 기본적으로 3가지의 검술이 있다고 알려져 있었다. 힘과 무게를 중요시 하는 중검, 속도와 예리함을 중요시 하는 쾌검, 마지막으로 변화와 속임을 중요시 하는 환검. 이 세가지 모두 일단 계약자의 능력과 접목이 되어 있다고 할 수 있었다.
계약자들의 능력에 따라서 어떠한 검술을 쓸지는 미지수라고 할 수 있었다.
이렇게 총 3가지의 검술이 있었다.
그중 성진은 쾌검과 환검의 사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기에 중검을 쓰는 것으로 보이는 유혁이 공격을 해오는 순간을 노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중검은 강력하지만 공격의 궤도가 단조롭고, 좀 느린 감이 있어서 성진은 자신이 상대하기 편할 거라는 생각도 했다.
'아니, 그래도 일단 긴장을 늦추지 말자. 상대는 검의 정점에 오른 사람이다. 중검만 구사하리라는 보장도 없다.
긴장하자.'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는 성진을 보며 유혁이 중저음의 목소리로 크게 말했다.
"오지 않는 다면 내가가마! 죽어라 도둑놈아!"
그럴게 말을 하는 유혁은 성진을 향해서 뛰어 오르면서 어깨에 얹고 있던 거대한 검을 성진을 향해서 두 손으로 검을 잡고 강력하게 내리그었다. 그러면서 검이 심하게 떨리더니 유혁의 기운이 빠져나가면서 거대한 검은 마치 세상에 모든 것을 베어버릴 것 같은 무시무시한 예기를 담으며 성진에게 떨어졌다. 성진은 그것을 보면서 빠르게 용아를 휘둘렀다.
아직 검이 닿을 거리가 아니었지만, 성진은 왜인지 모르게 검을 빠르게 휘둘렀다.
그것을 본 유혁은 놀라서 두 눈을 부릅떴다. 성진이 용아를 빨리 휘두른 다음에 성진을 향해서 날아오던 유혁이 어떠한 힘에 의해서 빠르게 날아왔던 곳으로 되돌아갔다.
유혁이 빠르게 공격을 하려던 기운을 회수하고 자신에게 날아오는 힘을 검으로 막으면서 뒤로 물러섰다. 분명히 막거나 피할 것이라고 생각한 일격이었는데 이런 식으로 도리어 뒤통수를 맞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는 표정이었다.
"방금 그건 뭐지?"
아까의 일격이 아무리 생각을 해도 이해가 되지 않은 유혁이 성진에게 물었다. 유혁이 느끼기에는 바람과 같은 것은 절대 아니었다.
무슨 묘한 느낌이었는데 뭐라고 설명을 할 수 없고, 알 수 없는 그런 힘이라고 할 수 있었다. 영문을 모르겠는 것을 보며 유혁이 성진을 보며 물었지만 성진은 미소를 지으며 용아를 들면서 말했다.
"그건 직접 알아보시죠."
슈욱!
그렇게 말을 하는 성진이 자신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용아를 휘둘렀다. 유혁은 그런 성진의 검의 휘두름을 보며 의문을 가졌다.
지금 성진과 유혁의 거리는 어림잡아도 10미터가 족히 넘는 거리였다. 그런데 그런 거리에서 검을 휘두른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 행동이었다. 보통 능력을 썼다면 눈에 보이기 마련이었는데 그런 것도 없었다.
성진이 그렇게 검을 휘두르고 얼마 있지 않아서 유혁은 깜짝 놀라며 검을 들며 방어를 했다.
유혁이 그렇게 검으로 방어를 한 뒤에 그의 검을 무언가가 육중하게 때렸다.
캉!
엄청난 울림의 진동을 느끼는 유혁은 성진을 노려봤다. 영문을 모르겠지만, 아마 성진의 능력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을 했다. 그렇게 느낀 유혁이 성진을 보면서 말했다.
"재미있는 검술이군."
그렇게 말을 하는 유혁은 성진을 보면서 빠르게 몸을 놀렸다. 빠르게 다가오는 유혁을 보며 성진은 빠르게 용아를 두 손으로 들어서 유혁의 검과 충돌을 대비했다.
그런 성진을 보면서 유혁은 살짝 당혹스러워 했다. 피하거나 다시 그 검풍과 같은 기술을 날릴 줄 알았는데 저렇게 무작정 자신에게 덤벼들 줄은 몰랐다.
유혁은 그렇게 간단히 생각을 하며 더 빠르고 더 강하게 성진을 향해서 대검을 위에서 아래로 휘둘렀다. 아까와 같은 강력한 검이 성진에게 떨어지고 있었고, 성진은 그 검을 보며 두 손으로 용아를 잡으며 아래에서 위로 올려서 유혁의 검을 막으려고 했다.
그런 성진을 보며 유혁은 비웃음을 지으며 자신의 승리를 자신했다. 상식적으로 위에서 아래로 내려치는 검이 아래에서 위로 올려치는 검보다 강력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성진은 그런 유혁을 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를 본 유혁은 1초도 안 되는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 순간 이상한 것을 느꼈다. 그러나 이미 늦었다. 성진의 용아와 유혁의 대검이 부딪히면서 엄청난 충격파를 만들었다.
쾅!
그러면서 생기는 흙먼지에서 한 사람이 튀어나왔고, 바람이 불면서 흙먼지를 살짝 없애자 둘이 충돌했던 자리에 유혁이 가만히 서서 뒤로 빠져나간 성진을 노려봤다.
"……."
그렇게 자신을 보는 유혁을 보며 성진은 휘파람을 불면서 말했다.
"휘유, 줄인다고 줄였는데 역시, 감당하기는 힘드네요."
그렇게 말을 하는 성진의 두 손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고, 몬스터의 외피로 만든 양복의 양손이 찢어져서 어깨까지 드러나 있었다.
그런 성진을 보면서 유혁이 조용히 말했다.
"뭔가 염동력의 능력 같지는 않고, 중력을 다스리는 힘, 같은 건가."
유혁은 그렇게 말을 하면서 확신을 가졌다. 성진과 방금 충돌을 하기 직전에 검이 몹시 가벼워지면서 뭔가 공중에 뜨는 기분이 들었다. 그러면서 검이 위력이 당연히 반감이 되었지만, 그의 검의 위력을 너무 무시한 성진이 훨씬 다쳤다.
손아귀만 살짝 찢어진 것이었지만 그것이 문제가 아니라 성진은 정신적으로도 상당히 충격을 먹었다. 자신의 능력인 무게조절과 중력조절로 최대한 검의 무게를 줄이고 위력을 낮췄지만 이정도의 위력을 얻은 것이다.
만일 검으로 막으면서 능력을 쓰지 않았다면 성진은 그대로 베였을 지도 몰랐다. 그렇게 생각을 하는 성진은 고개를 내둘렀다. 기술이 먹힌다는 것에 너무 흥분을 해가지고 자만을 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유혁도 마찬가지였다.
검술로는 유혁이 높다고 할 수 있었다. 기술이라고 하기보다는 순수한 힘과 기운의 힘으로만 검을 휘두르고 있었고, 성진은 기운과 능력을 검술과 융합시키면서 강력한 힘을 내는데도 많이 밀리고 있었다. 그러나 이기고 있다고 할 수 있는 유혁의 기분은 좋지 못했다.
자신이 예상하지 못한 기술과 승부를 끝 낼 수 있던 공격이 생각보다 너무 잘 막은 것이다. 성진의 공격들은 위력적이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눈을 속이고, 변화를 하는 점에 있어서는 놀랍다고 할 수 있었다.
검의 정점에 도달했다고 할 수 있었던 유혁은 성진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인정을 했다.
성진이 그냥 애송이인줄 알고 너무 간단히 이길 것이라고 생각한 유혁의 착오였다.
그렇게 생각을 한 유혁은 성진을 보면서 입을 열었다.
"꽤 하는군. 생각보다는 상당히 하는 편이군. 검술을 잡은 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하기에 너무 무시를 했는데 능력을 쓰는데 있어서 검술과 아주 절묘하게 섞어놓았더군."
그렇게 말을 하는 유혁을 보면서 성진은 새삼스럽게 기분 좋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
"이거 영광이군요. 제가 검술에는 아직 부족해서 능력을 섞어가면서 썼는데. 그것만으로 안 되나 보군요."
"확실히 대단하다고 할 수는 있다. 그런 환검은 처음 보는 것이었다. 그러나 너무 얕다. 변화로 상대의 이목을 끈 뒤에 쓰는 공격들이 너무 얕다."
그렇게 말을 하는 유혁을 보면서 성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을 했다.
"조언 감사합니다. 그럼, 제가 가진 검 기술 중 가장 강력하다고 하는걸 보여드리죠."
그런 성진의 말에 유혁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자세를 고쳐 잡으면서 말했다.
"어떤 기술이지."
그렇게 묻는 유혁을 보며 성진이 나긋이 말을 했다.
"만개의 검이라고 설명할 수밖에 없군요."
"기대되는 군. 그렇다면 나는 모든 것을 부시는 검을 보여주지."
그렇게 말을 하며 서로를 향해 눈에 불을 켜면서 당장이라도 덤빌 것 같은 모습을 했다. 제 2차전의 시작이자, 마지막이라고 할 수 있는 공방이 곧 시작되려고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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