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화 : 따님을 제게 주십시오!
그렇게 성진이 이유모를 불안감을 느끼자 유진아는 그것을 알아차렸는지 아니면 어색한 공기 때문인지 웃으면서 다들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그럼 앉자 오빠. 계속 서있으면 불편하잖아. 자."
성진은 그런 유진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유혁이 앉은 테이블 맞은편 끝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유진아는 그런 성진의 옆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유혁이 유진아가 그런 것을 보며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하지만 이내 그것을 다시 펴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 아무도 눈치를 채지는 않았지만, 성진만이 그 미세한 변화를 알 수 있었다. 아무리 봐도 자신을 못마땅한 것이 눈에 훤했다. 하지만 뭐라고 할 수 있는 그런 것이 없었기에 성진은 그냥 가만히 앉아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렇게 조금 어색한 공기가 흐르다가 유혁이 성진을 보면서 묵직한 중저음의 목소리로 입을 열며 말했다.
"아, 듣자 하니 성유진 양의 동생이라면서? 둘이 만나게 해준 것도 성유진 양이 소개를 해줘서 만난 거라고 들었는데 맞는가?"
그렇게 자연스럽게 하대가 나오는 박력을 보며 성진도 절로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자신은 기운을 쓰지 않으면 저런 박력은 보여주지 못했는데 확실히 연륜이라는 것이 대단해 보였다.
그렇게 감탄을 하면서 성진은 유혁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대답을 했다.
"예, 저희 누나가 진아를 소개시켜줘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전에도 살짝 안면이 있었는데 누나가 소개를 해준 계기로 사귀게 되었습니다."
"호오, 그렇군."
그렇게 말을 하며 유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성진이 말한 것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었으나 한번 물어본 것이었다.
젊은 놈이 너무 긴장을 해서 별거 아닌가, 해서 질문을 넌지시 던진 것이었는데 자신의 존재감을 이겨내면서 긴장감을 이겨냈다.
유혁은 역시 성진이 S급 계약자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들린 보고도 그랬지만 실제로 봐서도 알 수 있었다. 만일 성진이 그것을 속이려고 감췄다면 아마 유혁은 고위영혼과 계약을 해서 S급 계약자가 된 것이 아니기에 속았을 지도 몰랐다. 하지만 성진이 그렇게 안하고 적당히 감추고 있어서 유혁은 그것을 느낄 수 있었다.
처음에는 그저 유진아와 사귄다는 남자라고 해서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지금은 그런 것 보다 자신과 비교해서 얼마나 강한지 싸워 보고 싶은 호승심이 들기 시작했다.
"겉보기에도 내가 거칠고 저돌적으로 보이니 내가 단도직입적으로 말을 하지."
"아빠!"
그렇게 말을 하는 유혁을 보며 유진아가 꽥하고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평상시에는 유진아의 말을 잘 듣던 유혁이 그 기세를 낮추지 않으며 유진아를 보며 말했다.
"진아야, 잠시만 조용히 있으렴. 남자와 남자의 대화다."
"……네."
어릴 적부터 많은 어리광을 다 받아주던 유진아의 아버지인 유혁은 딱 한 가지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있었는데 바로 자신이 하는 일을 방해하려고 하면 가끔 따끔하게 혼을 내었다.
아무리 애지중지하는 딸이지만 엄할 땐 엄한 아버지가 되자는 유혁의 교육관이었다. 그렇게 조용해진 유진아를 뒤로 한 채 유혁이 다시 성진을 봤다.
성진은 유진아에게 그렇게 말을 하고 자신을 보는 유혁을 보며 그 눈빛을 그대로 받았다. 눈이 마주친 상태에서 유혁이 먼저 입을 열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자네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싶네. 들었는지는 몰라도 내 딸아이는 어릴 적 마음에 상처를 입어서 남자들을 모두 혐오하는 경향이 있었지. 자신의 가족이 아닌 남자들을 보면 무서워했고, 두려워했지."
성진도 유진아에게 들었던 얘기였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성진을 보면서 유혁이 다시 말을 이었다.
"그런데 솔직히 나는 저 아이가 끝까지 시집을 안가고 남자들을 계속 혐오를 하고 살겠거니 라고 생각을 했네. 고치려 고는 노력을 하나 어디 거의 평생을 그래 온 게 쉽게 바뀔 리가 없었지. 그래서 나는 별 수 없다고 생각을 했지."
유진아도 자신의 아버지가 저렇게 속생각을 털어 놓은 적이 없어서 처음 듣는 얘기였다. 그저 항상 자신을 보며 웃어주던 아버지가 저런 생각을 했다는 게 많이 가슴이 아팠다.
"그런데 어느 날 개성에 나갔던 진아의 대원들에게 차후 상황을 보고 받고 있었는데 보고를 하던 중 진아에게 남자 친구가 생겼다는 보고를 하더군. 처음 들었을 때는 말도 안 된다고 생각을 했지. 내가 보기에는 아직도 진아는 애기 같이 보이거든."
그렇게 말을 하는 유혁의 말에 유진아는 부끄럽다는 듯이 고개를 숙이며 살짝 얼굴을 붉혔다. 그러는 유혁은 유진아의 반응을 신경 쓰지 않고 계속 했다.
"그래서 호기심이 들었지. 우리 진아가 과연 어떤 남자에게 반해서 그 심하던 남자혐오증이 풀렸는지 궁금했지. 그래서 알아본 결과 그 남자 친구의 정체가 성유진 양의 동생이면서 이번에 크게 이슈가 되었다는 S급 계약자라는 정보가 나오더군."
성진은 작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부정하지 않았다. 이미 이 정도는 알고 있으리라 예상을 하고 있었기에 그렇게 크게 놀랄 만한 얘기도 아니었다.
그리고 저렇게 당당하게 자신의 뒷조사를 했다고 말을 하니 왜인지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일단 사실을 말하는 것이라서 그런지 별로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유혁은 그런 성진을 보며 담담하게 말을 했다.
"솔직하게 말해서 자네에게는 두 가지 감정이 드네. 하나는 고마움이지만, 다른 하나는 괘심함이네. 남자혐오증이었던 진아의 마음을 연 것은 상당히 고마워하네. 하지만 딸을 가진 아버지의 입장에서는 솔직히 좀 화가 나는 건 어쩔 수 없더군."
그렇게 말을 하는 유혁을 보며 성진은 살짝 놀랐다. 저렇게 대놓고 나올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아니 대놓고 나와도 저렇게 말로 하면서 담담하게 말로 할 줄은 몰랐다.
정보들과 비교해서 상당히 다른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성진은 그것을 굳이 티를 내지 않고 계속 유혁의 말을 들었다.
이다음에 나올 말이 진짜 본론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일단, 자네도 알다시피 우리 유성검가는 무(武)를 갈고 닦는 그런 가문이라네. 이런 무를 중요시 하는 가문에서 어떤 것을 볼지 예상은 하고 있겠지?"
성진은 결국 이렇게 되는 상황을 보며 고개를 끄덕이면서 유혁의 말에 수긍을 했다. 이것도 전에 생각했던 것이었다. 무을 중요시 하는 가문이니 무를 보여주면 되리라.
유혁도 성진을 보면서 호승심이 이르렀지만, 성진도 마찬가지였다. 유혁을 보면서 호승심을 키웠다.
솔직히 말하자면 능력을 써서 싸운다면 성진이 능력을 10개를 쓰기도 전에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검으로 상대를 한다면 또 몰랐다. 요즘 들어서 검술을 연습하는 성진으로써는 확실히 호승심이 들 수밖에 없었다.
유준혁과의 대련은 유준혁은 모든 능력을 동원해서 대결에 임했고, 성진은 거의 능력을 쓰지 않으면서 검술을 위주로 대련을 했다.
그러면서 짧은 시간 내에 엄청난 성장을 거두고 있는 성진이었다.
네이트의 권능 중 하나인 '전사의 가호' 라는 권능이었는데 어떠한 무기를 다루더라도 근방 그 무기를 쉽게 다룰 수 있게 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인지 성진은 하루가 다르게 검술이 늘어가고 있었다. 그래서 유혁을 보며 자신의 검술이 어느 정도에 이르렀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게다가 자신이 검술과 몇몇 능력들을 살짝 접목시킨 검술의 위력도 상당히 궁금했다. 그래서 인지 유혁의 저 말을 들은 순간 성진도 피가 끓는 듯한 투쟁심이 일어났다.
"당연합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아버님의 기도(氣度)를 보고 놀랐습니다.
아버님도 아실 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영혼과의 계약으로 강함을 얻은 S급 계약자입니다만, 아버님은 순수하게 검에 정점에 오르는 것과 같이 강해진 것 같더군요. 저도 검을 배우는 사람으로서 가르침을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록 마음에 들지는 않으실 수도 있지만 한수 배워보고 싶습니다.
"
그렇게 말을 하는 성진을 보며 유혁은 어이가 없고, 황당하기까지 했다. 자신을 보며 입에 발린 칭찬을 하는 자들은 많았다.
성진의 말을 들어보면 성진도 유혁을 보고 칭찬을 하고 낮게 들어오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유혁은 그렇게 받아드리지 않았다. 성진이 왜인지 자신보고
'그렇게 실력이 있다면 나와 겨루자.'
라고 도발을 거는 것 같다고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어느 미친놈이 자신의 장인어른에게 도발을 걸겠냐만은 유혁도 성진의 마음이 이해가 되었다. 성진도 지금 자신에게 호승심을 느끼고 있는 것이었다.
검을 배운다고 말을 하고 또 조사를 해본 바로는 성진이 용아의 주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 검을 배운다고 한 것이 맞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한국에 있는 검사들 중에 가장 정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검을 잡은 지 두 달도 안 된 애송이가 나에게 검으로 도전을 해? 이거 한방 먹었군.'
세상에 알려진 유혁은 저돌적이며 감정적인 사람이라고 알려졌다. 하지만 유혁은 그런 인물이 아니었다. 확실히 저돌적이며 감정적인 사람이었다.
하지만, 단지 그것뿐이라면 그가 지금의 유성검가를 키울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는 세상에 알려진 것보다 겉과 달리 생각을 많이 하고 계략을 잘 짜는 인물이었다.
그런 자가 성진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젊어서 그런지 기세등등했다. 하지만 성진이 한 가지 잘못 생각한 점이 있었다.
'내 검은 그리 무르지 않다.'
그렇게 생각을 한 유혁은 솔직히 좀 자존심도 상했다.
저런 애송이에게 검으로 대결을 하자는 소리를 듣자니 너무 자존심이 상했다.
다른 말로 하자면
'원래대로 싸우면 내가 이기니 재미없으니까 네가 잘하는 걸로 싸우자.'
라는 의미도 되었다. 그렇게 생각을 하니 유혁은 더 열이 뻗혔다. 하지만 일단 참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성진을 보며 말했다.
"그럼 아직 음식 준비도 덜 되었으니 간단하게 몸이나 풀지 그래. 운동 후에 먹는 밥맛이 최고니 어떤가."
그렇게 말을 하는 유혁의 말에 성진은 미소를 지었다. 자신의 도발을 받아 드린 유혁을 보며 고개를 끄덕이면서 성진이 대답을 했다.
"좋습니다. 한국의 최강 검과 대련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저에게는 영광입니다."
그렇게 말을 하는 성진을 보며 유혁이 낮은 눈빛으로 성진을 봤다. 성진도 질 수 없다는 듯이 미소를 띤 눈빛으로 유혁을 봤다.
그런 두 사람의 기 싸움에 유진아는 어쩔 줄 몰라 했고, 유태현은 그냥 그러려니 생각을 하는지 그냥 조용히 자신의 팔짱을 끼고 눈을 감고 있었다. 그리고 유현은 성진이 S급 계약자라고 말을 들은 후부터 멍하니 있으면서 조용히 중얼거렸다. 하지만 너무 작아서 아무도 그 소리를 듣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성진과 유혁이 기 싸움을 하는데 성진은 속으로 생각을 했다. '장인어른이라고 봐주고 그런 건 없다.
그냥 대련이니 나도 최선을 다할 뿐이다.'성진이 그렇게 생각을 하는 반면 유혁도 성진을 보면서 속으로 생각을 했다.
'건방진 놈 감히 누구 딸을 넘봐? 제발 죽여 달라고 할 정도로 괴롭게 만들어주지.'
그렇게 서로를 향해 투지를 불태우고 있는 두 사람은 마음이 통했는지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면서 유혁이 성진을 보면서 입을 열었다.
"연무장으로 향하지. 오늘 마침 수련생들이 쉬는 날이라 비어있기도 하고 다른 곳에서 우리가 싸우면 상당한 피해가 올 테니 그곳만큼 적당한 곳이 없을 걸세."
그렇게 말을 하는 유혁의 말을 듣고는 성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을 했다.
"아까 얼핏 둘러보니 엄청나더군요. 장인 몇 명을 투입을 한 건지 셀 수도 없을 정도라 느껴졌는데 과연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군요."
성진도 그렇게 말을 하면서 유혁의 말을 되받아 치고 있었다. 마치 올 테면 와봐라 하는 식이었다.
그런 성진과 유혁의 사이에서 껴서 어쩔 줄 몰라 하는 것은 유진아였다.
여기서 끼어들면 유혁이 화낼 것 같았고, 그렇다고 말리지 않으면 검으로는 성진이 안 된다고 생각을 했는지 성진이 다칠 거라고 생각을 했다.
말리고 싶었지만 어쩔 줄 몰라 하는 유진아를 보며 성진은 안심을 하라는 듯이 미소를 지었다. 안심을 시켜준 것이다. 그리고 이제 부터는 사위나 장인이 아닌 그저 검을 배우는 두 사람으로써 서로의 힘을 확인 하려고 하고 있었다.
그렇게 생각을 한 성진이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으면서 유혁에게 말했다.
"그럼 가시죠."
성진은 드디어 자신의 검술이 세상에 나올 때라는 것을 느끼고 온 몸에 전율을 느끼고 있었다. 이제 여자 친구의 아버지고 뭐고 없었다.
지금 이 자리에는 계약자의 제일 위에 속해 있다는 S급 계약자 두 명이 아닌 그냥 전투에 흥분을 한 두 멍청이만 있을 뿐이었다.
============================ 작품 후기 ============================후우, 지루하다고 하시는 분들 있으신데.
인정합니다.
고칠게여 ;ㅅ;요즘 글이 안써져서 전에 쓰던 스타일이 계속 나오네요 좀 빠르게 전개가 되게 노력하겠습니다.
뭐 근데 어느 분이 그러지는데 주인공 개허접이라고 하시던데 운빨하고 각성능력으로 저기까지 올라온 거라서 개허접이라고 하신거 같은데일단 올라왔으니 개허접은 아닌거 아닌가요?
;; 몰랐슴요 ㅠㅠ선작, 추천, 코멘, 쿠폰, 사랑, 걱정, 응원, 후원, 지적, 서평 감사합니다.
< -- 따님을 제게 주십시오! -- >